서민은 그런 사람'이다 

    

이 글은 뽀삐에게 바칩니다

 

 

                                                                                       평소 " 풀 - 네임 " 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다. 서양에서 태어나 스스로 내 이름을 지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반드시 고급스러운 < 미들 네임 > 을 넣고 싶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은 릴케의 풀네임이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그 이름을 소리 내어 부를 때마다 혀 끝에서 톡톡 터지는 청량감이 나를 기분 좋게 만든다. 소설 << 롤리타 >> 에서 험버트가 롤리타'라는 이름에 대해 애착을 갖는 장면이 나오는데 나는 그 사내의 애틋한 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가끔 혼잣말을 할 때는 뜬금없이 라이너 마리아 릴케'라는 이름을 소리 내어 부르고는 한다.

세상에나,   이토록 아름다운 이름이 존재하다니(잠시 눈을 감고 소리 내어 라이너 마리아 릴케라고 낮고 읊조려보라) ! 어느 문학 모임에서 있었던 일이다 _ 킨포크 스타일'을 추앙할 것 같은 여성이었는데 이야기 도중에 자꾸 라이너 마리아 릴케'를 마리아 라이너 릴케'라고 호명하는 것이었다. 아마도 지적 과시'를 위해서 풀네임으로 부르는 것 같은 뉘앙스'였다. 애초에 " 쫑코 " 를 줄 생각은 없었다. 내 귀에는 < 마리아 라이너 릴케 > 와 < 라이너 마리아 릴케 > 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보니 그 소리가 점점 < 귀 > 에 거슬리기 시작했다. 당시 그녀는 내 옆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옆에서 보니 콧대가 도도'해 보였다. 콧대 때문이었을까 ?  그래, 도도해 보이는 콧대 때문이었다고 해 두자.

시시해 보이는 콧대'였다면 모른 척했을 테니깐. 이미...... 나는 " 라이너 마리아 릴케 " 라는 이름이 주는 청음'에 반해버린 터. 그러니까 그 이름이 선사하는 " 기쁨을 아는 귀 " 가 된 지 이미 오래였던 것이다. ( 그 이름은 ) 청일한 아름다움 속으로 관능은 향기롭고 풍요롭게 내 귀에 배어들었으며,  그 무르익음은 이름을 부를 때 목소리 속으로도 기름지게 스며들어 이젠 내가 라이너 마리아 릴케를 부르는 게 아니라 라이너 마리아 릴케를 나에게 빨려오는 듯했다1. 참다 참다 못 참고 결국에는 시큰둥하게 지적했다.      " 마리아 라이너 릴케'가 아니라 라이너 마리아 릴케'입니다. 마담 !  "  영화 << 넘버 3 >> 에서 조폭 우두머리'인 조필(송강호)에게 " 임춘애입니다, 행님 ! " 이라고 지적했다고

좆나게 맞은 불사파 양아치'가 생각나서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는 했다. 하지만 어쩌랴. 이미 엎질러진 물인 것을. 나는 잠시 후면 예쁜 얼굴에서 느닷없이 송강호의 목소리가 튀어나오는 환청을 상상하기 시작했다.2    

내, 내내내내내가 말이야. 내가 마리아 라이어 릴케'라고 하면 마리아 라이어 릴케'라는 말이야.  휴우 ~  내 말에 토, 토토토다는 놈은 배신, 배, 배배배반형이야.  릴케, 휴우 ~  라면에 밥 말아먹구, 휴우우 ~  수돗가에서 맹물 먹구, 휴우우우우우 ~  시를 썼다구 하면 마리아 라이너 릴케는 맹물 먹구 시를 쓴 거야. 나도 알아. 너희들, 괴기에 쌀밥 먹구,  벤츠 타구 룸쌀롱 가서 양주 먹구 싶지 ? 하지만......   마리아 라이어 릴케의 헝가리 정신은 잊으면 안 돼, 헝가리. 부다페스트. 휴으~  내가 빨간색 보고 파란색 !  하면 파란색'인 거야. 알아↗  이 씹때끼야야야야아아아~      

여자는 잠시 표정 없는 얼굴을 보이다가 이내 방긋 웃으며 말했다.  " 호호, 아.. 저의 착각이었어요. 뭐... 호호 ! 마리아 라이너 릴케나 라이너 마리아 릴케나 다 거기서 거기죠. 호호호... "  하하하, 호호호, 하하하, 호호호. 우린 서로 웃었지만 그 웃음 속 행간은 서로에게 " 앙칼진 에미나이 새끼(혹은 남조선 아새끼) 그래, 네 똥 굵다 ! " 였다.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지만 그렇다고 이름이 너무 길면 우스꽝스럽게 되니 작명할 때는 피카소의 이름에서 교훈을 얻길 바란다. 피카소 풀네임은 다음과 같다.

< 파블로 디에고 호세 프란시스코 데 파울라 후앙 네포무세뇨 크리스핀 크리스피뇨 드 라 상띠시마 트리니다드 루이스 이 피카소 (Pablo Diego Jose Francisco de Paula Juan Nepomuceno Crispin Crispiano de la Santisima Trinidad Ruiz y Picasso) >

​대한민국'에도 피카소를 능가할 만한 위인'이 있었다. 성이 김으로 시작해서 < 수한무 거북이와두루미 삼천갑자동방삭 치치카포사리사리센타 워리워리세브리캉 무두셀라구름이 허리케인담벼락 서생원에고양이 바둑이는돌돌이 > 로 끝나는 어르신이었다. 바람이 전하는 말에 의하면 이름 끝자'인 < 바둑이는돌돌이 > 다음에도 이름이 계속 이어진다고 했다. 김수한무 선생이 주민등록등본 1장을 뗐는데 긴 이름 때문에 무려 등본이 18,000장이나 되었다고 한다. 김수한무 선생 이름은 파이( π ) 였던 셈이니 기네스북에 오를 만하다. 이렇듯 이름이 너무 길면 웃긴 이름'이 된다. 내가 무턱대고 긴 이름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식 이름은 오히려 외자(-字)가 근사하다. 강타, 윤상, 허준, 최강, 류근 따위 말이다.

하지만 외자 이름이라고 해서 모두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 허만이라는 이름과 서민'이라는 이름은 서로 엇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운명이었다. 허만 씨는 내 옛 직장 동료'였다. 그는 전형적인 마초였는데 자신의 이름에 대해 꽤 불만이 많았던 인물이었다.  그가 내뱉는 하소연'에 귀를 기울여 보도록 하자.  

" 내 말 좀 들어봐. 옛날에는 고객이 은행이나 관공서 혹은 병원'에서 대기표를 받고 기다리면, 잠시 후 창구 직원들이 안내방송으로 고객 이름을 부르고는 했는디, 아따 시부랄..  질 낮은 마이크와 스피커 때문에 " 허만 손님 " 이라는 고상한 이름이 스피커를 거치면 사람들 귓구멍에는 " 험한 손님 " 으로 들린다는 거시지. 오호츠크 시밤바 새끼들..    내가 서울 사람 될라고 을마나 애를 썼냐. 뜩이나 변두리 촌놈 출신'이어서 인상을 쓰면 험한 표정이 되는디,  깽깽이에서 울려퍼지는 " 험한 손님 " 이라는 말에 내가 양 미간을 찡그리면 진짜루 험한 손님이 되는지라. 그 싸구려 스피커에서 울려퍼지는 애코 땜시,  사람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창구 앞으로 다가갈 사내를 노려보는 것이라. 얼마나 험한 쌍판인지 한번 보겠다는 거시지비. 니미. 시바 조낸 쪽팔리더라. "

그는 술만 마시면 자기 이름이 뒷골목 양아치 이름 같다며 영 못마땅하다는 투로 말을 하고는 했다.  술 마실 때마다 하는 소리였는데, 신기하게도 이 자학 만담을 자주 들어도 질리기는커녕 들을수록 재미있는 에피소드'였다. 나는 그에게 위기철의 << 아홉살인생 >> 이라는 책을 건내며 따스한 위로 한 마디를 던졌다. " 그래도 성이 허씨요, 이름이 만'이니 다행인 줄 아쇼. 위씨 성을 가진 사람이 허만'이라는 이름을 가졌다고 생각해 봐요. 위험한 손님보다는 험한 손님이 낫잖아요 ! " 험한 손님은 잠시 생각하더니 급기야 빵도 아니면서 빵인 척, 빵 터지는 연기를 펼치며 낄낄거렸다. 이럴 때는 맞장구를 쳐야 하는 법. 나는 동태인 척하기 위해 " 이런,  얼어 죽을 !!! " 이라고 외쳤고, 막내 사원은 죽은 척하는 생태 연기를 펼쳤다. 머, 머머멋진 하모니'였다.

우리는 소주를 마시면서 험한 손님보다 더 최악인 이름을 찾기 위해 3차는 호프집으로 향했다. 아침에는 팔팔한 꼴뚜기였으나 밤만 되면 오징어가 되어서 흐느적흐느적 종로3가를 휘졌고 다녔던 시절에 있었던 일이다. 반면 티븨 출연은 물론 한겨레와 경향신문에서 칼럼리스트'로 왕성한 활동을 하는 서민 씨'는 이름 덕을 톡톡히 본 사람이 아닌가 싶다. < 서 > 와 < 민 > 의 조합은 탁월한 한 수'였다. 압도적인 비주얼을 자랑하는 원빈'이 서민'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고 상상해 보라. 서민이 서민이라는 이름으로 신문 칼럼에서 " 윤창중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 " 라고 하거나 서민이 서민이라는 이름으로 서슬 퍼런 이명박과 박근혜를 가차없이 깔 때, 거개가 서민 신분이었던 독자는 알 수 없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고는 했다. 

지금까지는 농담처럼 말했지만 정색을 하고 진담을 말하자면 그는 용감한 사람'이다. 서슬 퍼런 권력 앞에서 글 깨나 쓴다는 사람들3이 모두 몸을 사릴 때  서민이란 이름을 가진 그는 용감하게 권력자에게 " 쫑코 " 를 준다. 학벌과 직업으로 평가를 내리는 한국 사회'에서 보자면,  사실 그는 서민이 아니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단국대 정교수로 재직 중이며, mbc오락 프로그램 << 컬투의 베란다쇼 >> 에서 고정 멤버로 활약했던 인물이니 말이다. 더군다나 책도 여러 권 펴냈으니 그는 꽤 알아주는 < 셀럽 > 인 셈이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다. 정치인이나 연예인이 서민인 척하며 연기를 하면 가증스럽기 마련4인데 서민 씨가 서민인 척 연기를 하는 것은 꽤 유쾌하다.

그럴 수밖에 없다. 서민이 서민인 척 연기 하니 그야말로 진정한 서민인 것이다. 그가 최근에 책을 출간했다. << 서민적 글쓰기 >> 라는 제목이다. 무릎 탁, 치고 아, 했다. 자고로 옛말에 좋은 이름이 좋은 팔자를 만든다고 했다. 허만 씨가 자기 이름을 따서 << 험한(허만) 글쓰기 >> 라는 제목으로 책을 출간한다고 생각해 보라. 그 아무리 글솜씨가 아스트랄하다 해도 이름이 허만인 사람은 책을 쓸 생각은 하덜덜 마시라. 더군다나 위허만, 소시만, 한시만, 천박한, 방만한 씨는 더더욱 말이다.  << 서민적 글쓰기 >> 라는 책이 많이 팔린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서민 씨의 글솜씨 때문이 아니라 이름 덕'이 팔 할이리라. 성이 촌스러워서 그 아무리 세련된 이름을 붙여도 촌스러운 이름을 가진 나는 내 이름으로 덕 볼 생각은 추호도 없다.

대신 개 이름을 멋들어지게 지을 것이다. 펄럭이, 봉달 씨, 밍키 따위는 지나가는 방동사니에게 주리라. 앞으로는 개 이름을 << 아름다우세요 >> 라거나 << 연락처좀알수있을까요 >> 라고 지을 생각이다. 개를 산책시키다 보면 아름다운 여성들이 다가와서 자주 내게 묻고는 한다. " 우쭈쭈, 우쭈쭈. 어머... 귀여워라. 이 개 이름이 뭐예요 ? "  그때 나는 당당하게 말하리라. " 아름다우세요, 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요 ? " 이 고백을 들으면  처음에는 당황하겠지만 개 이름이 < 아름다우세요 > 와 < 연락처좀알수있을까요 > 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여성들은 호기심을 가지고 나를 새롭게 볼 것이다. " 어머, 그러세요 ? 유머 감각 있으시다.  호호. 여기, 제 아파트 현관문 도어롹 비밀번호예요. 밤엔 언제나 혼자랍니다. 호호... " 

재치 있는 유머 감각이나 글솜씨는 사람의 호감'을 사는 데 아주 좋은 무기이다. 서민처럼 말이다. 서민은 그런 사람이다.






덧대기

< 미문 > 에 대한 집착을 버렸다. 글이 아름답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다는 증거'다. 글솜씨를 도끼'에 비유한다면, 도끼질에서 중요한 것은 도끼가 아니라 나무'다. 비록 낡은 쇠도끼'라 해도 죽은 나무를 베어 땔감을 장만하는 주인장의  도끼'가 윤리적 연장'이다. 그 아무리 번쩍번쩍 빛나는 금도끼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땔감을 얻기 위해 산 소나무를 베는 도끼는 좋은 연장이 아니다.  내가 서민을 지지하는 이유는 날은 비록 무디더라도 그는 정직하게 죽은 나무들만 벤다. 그래서 나는 신형철의 평론집 << 몰락의 에티카 >> 보다는 서민의 서평집 << 집 나간 책 >> 이 더 낫다. 내가 비록 서민 님으로부터 책을 보따리로 선물 받았다고 해서 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나는 그럴 사람이 아니다.









 

  1. 신경숙이 < 전설 > 에서 표절한 문장을 읽을 때마다 항상 추억의 부스러기'라는 코너에서 나레이터를 맡은 원호섭 목소리가 들린다.
  2. 이 일은 실제로 벌어진 일'이다. 그녀는 계속 마리아 라이너 릴케'라고 불렀다. 하지만 내가 그녀에게 마리아 라이너 릴케가 아니라 라이너 마리아 릴케'라고 지적하지는 않았다. 재미를 위해 이 부분은 각색한 것이니 " 판타지 " 로 이해하시라
  3. 정치인이 선거철만 되면 시장 가서 순대 먹는 짓은 하지 마시기를, 당신의 고급진 입에 고통을 주시지 마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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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행복하자 2015-09-19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대국밥에 소주한잔 땡기게 하시는 군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5-09-19 20:54   좋아요 0 | URL
캬... 술맛을 아시는군요. 순대국밥에 찬 소주`가 제격이죠..ㅎㅎ

yamoo 2015-09-19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본명은 말이쥐요....외자 입니다..외자...수자가 제 이름이지요...근데, 오 씨이면 좀 낭패인 이름 같습니다...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09-20 11:40   좋아요 0 | URL
앗. 저의 로망이로군요. 이리 부러울 때가....

제가 본 가장 아름다운 외자 이름은 섬이었습니다. 영문 이름이 island입니다.

라로 2015-09-20 0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ㅎㅎㅎ 이거 강조하신 부분이 반대로 들리는 걸요?ㅎㅎ 책 많이 받으셔서 쓰신 거 아냐요???ㅎㅎㅎ (농담입니다~~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9-20 11:40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마자요. 저 그런 사람입니다 -_- ㅋㅋㅋㅋ

라로 2015-09-20 0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저는 최근에 참 좋은 이름을 알게 되었는데 왜 그런지 발음은 안 좋게 들려요~~. ㅋㅎㅎ 배 려자. 이 이름 참 좋은 이름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자` 라는 글자 때문인 것 같아요. 뭐 그렇다구요. ㅋ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09-20 11:42   좋아요 0 | URL
그래도 옛날에는 자` 가 꽤 새련딘 이름이었을 겁니다. 가만 이 < 자 > 로 끝나는 이름 유행이 아마
일본 잔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문득.. 든 생각이 < 자 > 로 끝나면서도 세련된 이름이 있을까요 ?
리자? 리자도 뭐 촌스럽네요..ㅎㅎ

2015-09-20 0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20 1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다맨 2015-09-20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라리 김훈은 정직한 구석이라도 있지요. 그는 웬만해선 대사회적 발언을 하지 않고 스스로를 일러 사회나 역사보단 개인의 내면만을 탐색하고자 하는 `작은 작가`로 정의하고 있으니까요. 김훈의 글에도 분명 모순적인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그는 자신이 했던 말은 지키면서 살지요.
하지만 신형철은 심히 아쉽습니다. 그가 한겨레에 고정 지면을 얻어서 칼럼을 쓸 때는 정치적 성향을 띤 글도 적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정치적 현안을 논할 때는 글에 서 있던 예각이, 문학장에 들어오면 바로 무뎌지는 현상이 생기더군요. 그는 무익한 비판보다 정확한 칭찬을 하고 싶다고 강변을 하지만, 이러한 태도가 문학장에서만 관철되고 사회적 권역에선 드러나지 않으니 심히 안타깝게 보입니다. 차라리 저는 김훈이ㅡ적어도 이중적이지는 않다는 점에서ㅡ신형철보다는 낫게 느껴지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9-20 16:04   좋아요 0 | URL
동의합니다. 다만 ˝ 밥벌이 ˝ 에 대한 지나친 강조가 따분한 감이 있죠. ㅎㅎㅎ. 적어도 김훈은 뒤로 호박씨는 까지 않는 스타일.

신형철 같은 경우는 비판보다는 칭찬의 글을 쓰고 싶다는데 그 정신 상태가 바로 사망이 아닌가 싶습니다. 평론의 정신은 날카로운 화살의 촉이지 부드러운 깃털은 아니지 싶습니다. 평론가가 가져야 할 무기는 깃털이아니라 화살. 이걸 신형철은 모르더군요.

yamoo 2015-09-20 23:39   좋아요 0 | URL
흠...신형철이 평론가였군요! 전 첨알았습니다~ㅎ
평론다운 글을 본 적이 없어서뤼..--;; 물론 신형철의 글을 다 찾아 본 것은 아닙니다만..ㅎ

곰곰생각하는발 2015-09-21 16:58   좋아요 0 | URL
꽤 잘나가시는 분입니다. 항상 드는 의문...
늘상 팟캐스트에서 문학하는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데
평론가가 과연 작가들과 친분을 쌓는 것은 좋은 일일까 하는 생각입니다.

samadhi(眞我) 2015-09-20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모시던 상사가 전에 조썬일보를 봤는데(아 진짜 꼴통 하면서 욕을 해댔었죠. 그땐 신문을 유리창이나 거울 닦는 용도로만 썼지요.) 배달사고가 여러번 나는 바람에 썽이 나신 우리 상사가 과감히(모기만한 목소리로 흑심((제가 읽고 싶은 의도))이 있던 제가 추천했죠.)경향신문으로 바꿨어요. 으하하하. 만날 상사가 다 읽고 신문이 나오기만 기다리곤 했지요. 박홍규 교수 칼럼이랑 서민과 사회부터 보고 사회면 정치면들을 읽어댔지요.
아직 서민씨(?) 책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유쾌할 거라 생각은 돼요. 칼럼 읽을 때마다 많이 웃었으니까요.
곰발님 뻥카(?)가 돌아와 기뻐요. 으하하핫

곰곰생각하는발 2015-09-20 20:58   좋아요 0 | URL
그나마 개인적으로 경향이 제일 낫지 않나 싶습니다. 요즘은 조썬 일보는 식당에 가야 있지, 이젠 신문 구경하기도 힘들죠. 언론 자유가 최고조였던 노무현 때는 아무리 쌍욕을 해도 끌려가지 않으니 마치 용자처럼 현 정권을 씹더니 이제는 말 잘못하면 끌려가니깐 입 다물더군요. 그땐 왜그리도 입바른 소리를 하셨던 분들이 왜 쥐새끼처럼 찍소리도 못하는 지 궁금합니다. 서민 님 보세요. 할 말은 하잖아요. 보면서 속으로 이거 좀 쎈데 이런 느낌이 들 때도 있는데... 읽으면서 용기 있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