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알라딘 리뷰 대회 당첨자 발표.
<마이리뷰/TTB리뷰 부문>
<포토리뷰/사진이 담긴 리뷰 부문>
문태준과 밀란 쿤데라,

기쁜 소식이다. 당첨자 발표를 보고 느낀 기쁨은 < 뙇 ! > 였다. " 어랍쇼 ? " 와 " 뜨악 ! " 이 교묘하게 압축된, 그 묘한 느낌 말이다. 태어나서 1등은 처음 해보는 듯하여 눈물이, 아..... 앞을 가린다. 알라딘 리뷰 대회 공지가 12월 02일이 떠서 부랴부랴 다음날인 12월 03일에 문태준 시집 < 가재미 > 에 대한 리뷰를 급히 올리고는 잊고 있었는데, 며칠 전 알라디너 이웃인 보슬비 님이 댓글에 " ( 물만두 대회에) 당선되소서 ! " 라는 희망 덕담을 " ( 9회 알라딘 리뷰 대회에 ) 당선되었소 ! " 라고 잘못 읽고 기쁜 마음에 신도 신지 않은 채 맨발로 뛰어나가 후다닥 리뷰 공지 페이퍼를 살펴보다가 기쁨은커녕 낙담만 크게 하고 말았었다. 대략 2300건'에 가까운 리뷰가 이번 대회에 응모한 것이 아닌가 ? 뙇 ! 나는 확률적으로 계산했을 때 당선이 희박하다고 생각해서 포기했었다. 눈치 빠른 사람은 이 글이 " 2300 대 1 " 의 경쟁을 뚫고 당선된 것을 자랑하기 위한, 겸손을 가장한 자랑질'이라는 사실을 간파했을 것이다. 맞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해해 달라. 평생 꼴등만 하고 살아온 몸이다. 이 말은 겸손도 아니고 과장도 아니다. 상금 50만 원'을 받으면 니체 전집을 구매하리라 마음 먹었었다. 현재 내 책장에 있는 것은 청하에서 나온 니체 전집'이었는데 그동안 호시탐탐 책세상 판 니체 전집'에 욕심을 부렸었다. 하지만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다르다고 했던가 ? 있는 책이나 열심히 보자는 쪽으로 생각을 바꾸었다. 대신 쿤데라 전집을 사야 할 것 같다. 문태준 시인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전집을 사고 남은 돈은 문태준 시집을 사서 이웃들에게 나눠 줄 생각이다. 그리고 알라딘 이웃들에게 감사의 말 전한다. 알라딘이여, 가는 길에 영광 있으라 ! 사실 감사의 말은 이미 오래 전에 써 둔 적이 있다.
http://blog.aladin.co.kr/749915104/6731896 : 감사의 말.
+
끝으로 " 새벽 3시 클럽 회원 " 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새벽 3시에 글을 올리고, 새벽 3시에 그 글에 덧글을 다는 사람들끼리 재미 삼아 만든 모임'인데 가끔 새벽 3시에 당일 " 벙개 모임 공지 " 를 올리면 각자 택시를 타고 종로 3가에서 새벽 4시에 모여 해가 중천에 떠 있을 때까지 술을 마시는, 좀 독특한 모임'이 있었다. 새벽 3시에 깨어 있다는 사실도 신기했고, 또 그 공지를 보고 새벽에 모인다는 게 정말 재미있어서 종종 세력 과시와 충성도 확인 차 분기별로 모임을 갖고는 했다. 아시다시피 대부분은 비주류 인생들이었다. 실직자, 자살중독자, 골방 은둔자, 시인, 소설가 등이 모임 맴버'였다. 하지만 이 모임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6회였나 ?! 7회 모임이었나 ? 하여튼... 그날 모인 사람 중에 낯선 여자 한 분이 있었다. 누구냐고 했더니 그녀는 블로그에 올린 새벽 3시 모임 공지 보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염치 무릅쓰고 참석해서 미안하다는 대답을 했다. 새벽 3시 회원은 모두 손사래를 치며 환영했다. 그녀는 무척 예뻤다. 한가인을 닮았다. 너무 아름다워서, 나는 흘끔흘끔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다가 그만 못 볼 것을 보고야 말았다. 그녀는 맨발이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발이 땅에 닿지 않고 떠 있는 것이었다. 나는 너무 놀라서 뒤로 자빠졌다. 그녀가 나를 슬픈 눈으로 바라보더니 높낮이 없는 말투로 내게 말했다. 외롭다고, 너무나 외롭다고. 모두 다 잠든 새벽 3시에 혼자 깨어 있는 사실이 슬프다고, 정말 외로운 존재는 죽은 자라고, 귀신은 외로운 존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