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 생명체 괴물 영화 베스트 10'
10. 우주생명체 블롭 ( 1988, 척 러셀 )
09. 인 투 피치 블랙 ( 2000,
08. 외계인 삐에로 ( 1988, 스티븐 치오도 )
07. 우주의 침입자 ( 1978, 필립 카우프만 )
06. 스타쉽 트루퍼스 ( 1997, 폴 베호벤 )
05. 우주 전쟁 ( 2005, 스티븐 스필버그 )
04. 스타트랙 시리즈
03. 프레데터 시리즈
02. 괴물 ( 1982, 존 카펜터 )
01. 에일리언 ( 1979, 리들리 스코트 )
한때 " 컬트 영화 " 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컬트'란 특정 영화에 대한 숭배를 뜻하는데 " 이음새 없고 잘빠진 A급 주류에 대한 비주류의 삐딱한 B 서정 무비 " 라 할 수 있다. 숭배 목록에는 주로 공포 영화나 특수 효과가 조악한 괴물 영화들이 이 목록을상당수 채웠다. 대부분의 평론가들이 엄지손가락을 < UP > 이 아닌 < DOWN > 을 향해 찍어눌렀기에 구해 보기도 쉽지 않았다. 그런데 " 구해 보기 힘 " 이 드는 상황'이야말로 컬트族에게는 극복해야 할 지상 과제'처럼 느껴졌다. 쉽게 구해서 볼 수 있다면 그것은 더 이상 컬트'가 아닌 것'이다( 라고 그 당시에는 생각했다 ) 에드워드 우드의 < 외계로부터의 9호 계획 > 이라는 영화를 시네마떼크에서 드디어 보았을 때는 너무 기뻐서 눈물이 앞을 가렸다. 영화 역사상 최악의 영화로 선정된 이 영화는 정말 이보다 더 나쁠 수는 없었다.
SF 영화의 화룡정점은 우주선이나 외계인이 출몰하는 장면일 텐데 영화 속에서 등장한 우주서는, 아...... 꾀죄죄죄죄죄죄죄죄죄죄했다. 테엽 시계 부품처럼 생긴 우주선 위로 끈이 보였다. 줄에 매달린 인형극을 보고 있는 듯했다. 영화 속 우주선은 떠다니는 것이 아니라 매달린 것이다. 여기저기서 박장대소하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이 웃음은 조롱이 아닌 어떤 숭고한 기쁨이었다. 나는 그만 침대에서나 내지를 법한 교성을 질렀다. 끈적끈적한 소리였다. 50년대 헐리우드에서 동시 상영용 영화로 만들어진 외계 괴물 삐 무비'는 대부분 조악했다. 스티븐 맥퀸이 출현한 58년도 영화 < 블롬 > 도 마찬가지'였다. 외계에서 유입된 끈적끈적한 액체가 닥치는 대로 사람들을 먹어치운다는 이야기인데 특수 효과가 어색하다 보니 무섭기는커녕 웃기기만 했다.
우우, 해야 할 때 와와, 했고 와와, 해야 할 때 우우, 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영화였다. 척 러셀 감독이 만든 10.< 우주 생명체 블롬 > 은 이 엉터리 영화를 그럴 듯하게 만들었다. < 나이트메어 3 > 에서 " 펑크한 감각 " 을 선보인 척 러셀 감독은 < 우주 생명체 블롬 > 에서 정말 끈끈한 게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바끄네 비서실장인 김기춘이 초원복집'에서 내뱉은 " 우리가 남이가 ? " 라는 끈끈한 서정 따위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끈끈하다. 역시 내 취향은 이런 쪽이다. 주목해야 될 부분은 각본이다. 낯익은 이름이 보이다. < 쇼생크 탈출 > 을 만든 프랭크 다라본트'다. 그가 작정하 고 만든 B급 취향의 영화 < 미스트 > 이전에 이미 < 우주 생명체 블롬 > 이 있었던 것이다. 09. < 인 투 피치 블랙 > 과 08. < 외계인 삐에로 > 는 보지 않았다.
07. < 우주의 침입자, 1978 > 는 돈 시겔 감독이 만드 걸작 < 우주의 침입자, 1956 > 를 리메이크한 영화'다. 필립 카우프만'이 만든 영화도 좋지만 원판'이 워낙에 뛰어나서 상대적으로 묻히는 감이 있다. 돈 시겔 이후로 만들어진 우주의 침입자 리메이크'는 모두 불초 소생'이라 할 만하다. 아무리 아버지(오리지날) 을 닮으려고 해서 닮을 수 없다. 원판불변의 법칙'이다. 아벨 페라라 감독이 93년도에 만든 < 바디 에이리언 > 과 2007년도에 만든 < 인베이젼 > 모두 불초라 할 수 있다. 이 영화가 나오기 전까지, 대부분의 영화는 < 적 > 은 모두 외부'에서 왔다. 그래서 이웃들은,내부에 있던 사람들은, 힘을 모아 외부에서 온 괴물'을 물리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다르다. 적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 있다. 믿었던 이웃이 바로 신체 강탈자'이다.
06. < 스타쉽 트루퍼스 > 는 지나치게 과소평가된 영화'다. 그저 그렇고 그런 영화 취급을 했는데 이 영화는 그저 그렇고 그런 영화'가 절대 아니다. 훗날 제대로 된 평가'를 기대해 본다. 이 영화는 로버트 하인라인이 쓴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었는데 당시에는 지나친 폭력성과 군국주의적 이미지 때문에 논란이 있었지만 내가 보기에는 전체주의'에 대한 조롱으로 읽힌다. 이 영화에는 군대'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전략과 전술이 전무하다. 그냥 벌레 같은 적이 쳐들어오면 떼거지로 나가서 우왕좌왕하는 게 전부'다. 폴 베호벤은 목적도 없이 우르르 몰려나가서 처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트루퍼'들을 통해 정치적 인간'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 왜 싸우는가 ? 어떤 신념을 가지고 싸우는가 ? < 스타쉽 트루퍼스 > 과 과소평가된 영화라면
05. < 우주 전쟁 > 은 과대 포장된 영화'다. 21세기 시작되면서 칸느는 집요하게 스티븐 스필버그를 정략적 이해 관계를 위해서 밀어부치는 경향이 있다. 그 노림수가 너무 뻔해서 뻔뻔해 보인다. 이 영화는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다. 이음새 없는 잘빠진 특촬과 최고의 스탭과 배우가 모여서 만든 영화이니 꾀죄죄죄죄한 에드워드 우드 영화에 비하면 반지르르르르하지만 딱 거기까지'이다. 02. < 괴물 > 은 정말 뛰어난 영화'다. < 에일리언 > 이 1979년도에 만들어진 영화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감동이 배가 되듯이, 이 영화 또한 시대적 핸디캡을 감안하면 놀라운 영화'다. 외계 생명체가 인간의 몸을 숙주로 이용한다는 신체 강탈 서사'를 차용했다. 존 카펜터는 공포 영화계의 소크라테스다.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만들어냈다.신체는 변형되고 쪼개지며 합쳐진다.
만약에 당신이 이 영화가 주는 교훈이 무엇이냐며 훈계를 한다면 나 또한 똑같은 방식으로 되돌려줄 수 있다. < 쉰들러 리스트 > 가 당신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 혹은 < 지옥의 묵시록 > 이 당신에게 끼친 영향은 ? 전쟁'은 나쁘다 ?! 어떻게 해서든 교훈을 억지로 끄집어내려는 태도'는 잰 체하는 먹물 근성'에 지나지 않는다. 현실을 날것 그대로 직시하게 만드는 영화는 좋은 영화이지만 현실을 왜곡해서 교훈을 강요하는 영화는 나쁜 영화'다. 내가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지나치게 보수적인 가치로 설교를 하려 하기 때문이다. 01. < 에일리언 > 은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1979년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기적처럼 보인다. 2013년에 만들어진 SF 영화보다 황홀하다. 여기에는 에이리언을 디자인한 HR.기거'의 공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