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욕 먹을 각오로 쓴다 > 시리즈 2탄.
- 한국적인 것'은 한국적인 것일 뿐
mbc 뉴스'에서 < 강남스타일 > 열풍에 대한 분석을 내놓은 적이 있다. 강남스타일 리듬'이 국악 가락'을 바탕으로 한 장단'이란 분석이었다. 뉴스는 친절하게 국악 가락과 강남스타일 리듬를 비교 분석한 후, 두 리듬의 유사성'을 강조했다. " 오, 오오오오 !!!! 국민 여러분, 이 또한 아니 좋을 수 없다고 할 수 없지만 또, 또또또또, 똑같습니다. " 내가 가는귀먹어서 그런가 ?! 귀를 쫑긋 세워 다시 들어도 유사하기는커녕 닮은 구석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을 수가 없었다. 시부랄, 이게 무슨 휘모리 장단인가, 읭 ?! 나는 3옥타브 < 라 > 음'으로 거칠게 웃었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여, 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눈물겨운 안간힘'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이런 태도, 좋지 않다 ! 한국적인 것은 그냥 한국적인 것이다. < 강남 스타일 > 이 빵도 아니면서 빵 터진 이유는 그 리듬이 지구촌 사람들 코드에 맞아떨어졌기 때문이지 국악 가락'이 빌보드를 점령했기 때문이 아니다. 이런 억지, 촌스럽다.
자기 자식 귀하지 않은 사람 어디 있을까 ? 하지만 무조건 내 자식만 귀하다고 하는 부모를 만나면 천박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자기 자식 귀하면 다른 사람 자식도 귀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게 에티켓'이다. 종종 한국어'가 가장 위대한 언어'라고 말하는 사람을 보고는 한다. " 영어, 중국어, 일어, 스페인어 모두 한글 앞에 나와서 무릎 꿇어. 우후훗 !! " 병신 같은 소리다. 언어'란 것은 순위를 매길 수 없는 고유 영역이다. 모국어'란 어머니와 같은 존재이다. 몸빼 입은 어머니가 창피하다고 어머니를 바꿀 수는 없는 거 아닌가 말이다. 부시맨이 사용하는 언어가 한국어보다 비과학적일까 ? 웃기는 소리다. 도대체 한국어가 타 언어에 비해 무엇이 우월하다는 것일까 ?
그리고 순우리말'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들면 조사 < ~ 의 > 의 쓰임에 대하여 강박적으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부류인데, 지나친 < ~ 의 > 사용을 자제해야 된다는 지적에는 100% 동의하지만 < ~ 의 > 를 사용하지 않는 문장이 매우 훌륭하다는 엉뚱한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니깐 과도하게 남용하지는 말자, 라는 말에는 동의하지만 그것을 굳이 일본 번역체가 낳은 찌꺼기'이므로 청산해야 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언어'란 기본적으로 시대에 순응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바로 언어가 가지고 있는 생명력이다. 언어가 오염되었으니 옛말을 살리자고 하는 것은 언어가 가지고 있는 생명력'을 무시하는 것이다. 오염된 언어는 오염된 언어로써 존중할 필요가 있다.
위에서도 지적했지만 한국적인 것은 그냥 한국적인 것이다. 그것은 생래적인 것이다. 지구촌 사람들이 어느 특정 한국 문화에 관심을 보인다는 것은 그것이 한국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세계적인 보편성을 공유했기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김윤옥 여사가 한식 세계화 캠페인을 주장했을 때, 나는 웃으면서 코 팠다. 진정한 한식 세계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홍어가 과연 세계화에 성공할 수 있을까 ? 그럴 가능성은 제로다. 한식을 세계화한다는 것은 한국적인 맛을 제거해야 된다는 소리가 된다. 한식 세계화란 곧 한국적인 것도 아니고 세계적인 것도 아닌 퓨전, 믹스, 짬뽕으로 만드는 작업이다. 김윤옥 여사가 진행한 한식 세계화는 곧 한식 파괴'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적인 것에 대한 가치'를 폄하할 생각은 전혀 없다. 하지만 한국적인 것이니깐 무조건 옹호해야 한다는 태도에는 문제'가 있다. 내가 보기엔 그것은 컴플렉스'처럼 느껴진다. 오, 오오. 발끈하지 마라. 국수주의와 파시즘은 종이 한 장 차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