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며칠 맘이 무척 심란하여 혼자 혼이 났었다.
뭐 이유는 굳이 설명치 않겠다.

암튼...이생각,저생각 생각이 많아 머리도 지끈거리고 기운도 딸려 자꾸 가라앉는게 안되겠다 싶어 오늘 예전에 살던 통도사에 바람을 쐬러 다녀왔다.

 

그동네 살적엔 통도사절을 자주 찾곤 했는데 이사를 한 뒤론 절을 찾은지가 두 어 번 정도밖에 안되는 것같다.올해는 아예 발길을 하지 않은 것같다.

마음이 심란할때 절을 찾아 합장하고 절을 몇 번 하고 나오면 그렇게 마음이 평안해질 수가 없었다.동네언니들이 절실한 불교신자들이 아님에도 절을 찾아 자신들이 즐겨찾는 절당에 각자 들어가 불전함에 천 원정도 돈을 넣고 절을 하고 나오곤 하는 모습이 처음엔 의아했었다.특히나 한언니는 시댁이 기독교집안이라고 하던데 시댁을 가면 교회를 따라가고,집에 돌아오면 아래층 언니랑 절을 찾는 모습이 참 이상해서 내가 놀려대면 그언니도 그러게~ 하고 웃어넘긴다.

 

절이란 곳을 맨날 관광지 찾는 듯한 기분으로 다녀봤지,나의 마음수양의 공간으로 바라본적이 없었던 듯하다.그냥 사찰을 터벅터벅 팔자걸음으로 거닐면서 사진이나 찍어대면서 대웅전에서 절을 하면서 불공을 드리는 분들을 마냥 부럽다라고 여겼지,내가 그공간에 함께해야 한다는 생각은 해보질 못했다.  
그런데 통도사동네에 살면서 내삶이 좀 변화한 것이 있다면,간절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마음을 다스릴만한 공간이랄까,휴식처랄까...그런 것을 하나 만들고 왔다는 것이 좀 변화중의 변화였다.

그런 것이라고 한 것은 아직까지 내종교라고 명하기엔 내가 너무 나일론식으로 내편할때,내가 아쉬울때 스윽가서 절하고 오는 것이 다이기에 절실한 종교인들 앞에서 명함내밀기가 죄송하기때문이다.


암튼...절에 올라가면 칠성각(자식들의 복을 빌어주는 곳)과 삼신각(신랑은 이곳을 항상 찾기에)과 대웅전 그리고 대웅전 뒤에 금강계단순으로 돌면서 절을 하곤 했었는데 그중 금강계단쪽의 탑돌이를 하면서 동서남북 방향으로 있는 석등앞에서 합장하여 반절을 할때가 가장 심적으로 수양이 되는 듯하여 많이 즐기곤했었다.몇 바퀴를 도는 것이 맞는지 몰라 맨날 언니들 눈치를 보니 한언니는 세 바퀴 돌고 끝내고,한언니는 다섯 바퀴를 돌고 끝내고..또 어떤날은 한 바퀴만 돌고 끝내기도 하고 여튼 뒤죽박죽이던데...나는 몇바퀴를 돌아야할지 몰라 되게 간절히 바라는날이 있었을적엔 내나이대로 돌아야겠다 다짐하고 돌았는데 정말 허걱~ 했다.

나는 내나이가 그렇게 몸이 힘들게 느껴질만큼 많다라는 것을 처음 느낀 것같았다.ㅠ

다돌고나니 합장한 손이 떨어지지 않고,허리가 끊어질 것같았다.ㅠ
도대체 스님이나 보살님들은 어떻게들 백팔배를 하고,삼천배를 하시는지??
그래도 그렇게 좀 탑돌이를 하고나면 무념무상,해탈경지 뭐 그런단어가 나를 감싸주는 듯한 착각에 빠지곤하여 절을 나설때 발걸음이 너무도 가벼워 좋았다.

아마도 다들 그러한 맛에 종교를 찾는지도 모르겠다.

 

그러한 기운을 좀 받으려고 통도사를 찾긴 찾았는데 절입구에선 입장료를 받는다.

여기서 살땐 주민들은 무료입장이었는데 외부인들은 입장료를 내야만 한다.입장료가 좀 쎄다.ㅠ

통도사대웅전까지 왔다,갔다 하려면 족히 2시간은 걸릴텐데...집에 돌아가야할 시간도 안맞다.
입장료가 아깝단 아줌마의 생각과 애가 학교 마치기전까지 집에 돌아가야할 엄마의 본분(?)의 치밀한 계산하에 통도사절에 가서 수양닦는 시간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포기했다.

이래서 난 나일론 불교신자라는 소릴 들을 수밖에 없다.

지인들은 내가 절에 가서 절 좀 해야겠다라고 하면 또 뭔가 요구할 것이 생겼냐고 항상 아쉬울때만 가서 빈다고 부처님이 자기 소원 들어줄줄 아느냐고 빈정댄다.

아랑곳하지 않는다.현대인은 너무 바쁘기 때문에 부처님도 이해하실꺼라고 대답해준다.^^

그래서 그동네에 살고 있는 언니를 만나 반찬이 가득한 보리비빕밥을 얻어먹었다.반찬이 너무 많아 둘이서 먹지도 못하는데 정말 집에 싸오고 싶었다.(울집엔 반찬이 없어서 애들이 입이 헐고 있는데..ㅠ) 커피도 얻어마시고,이런 저런 얘길 나누다 다시 긴시간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비록 통도사절에 올라가진 못했지만 그래도 그동네 어귀에만 발을 들여놓은 것으로도 절의 기운을 얻고 온 것같다.마음에 쌓여 잘 내려가지 않던 것들이 좀 시원하게 내려간 듯하다.

역시 수양은 공부처럼 하고볼일이다.(물론 나는 시험이 닥쳤을때 항상 벼락치기처럼 수양공부를 하는셈이지만..ㅠ)

며칠전 새벽에 자고 일어났더니 식탁위에 법정스님의 법구경의 <진리의 말씀>이란 포켓북이 놓여 있었다.정말 거짓말같이 식탁위에 딱 놓여 있었다.날더러 어서 읽어보라는 듯한 분위기!
아이들이 올려놨나? 싶다가도 참말로 어찌 내게 필요한줄 알고? 좀 뜨끔했다.

사다놓고 읽지도 않고 있었는데 포켓북을 펼쳐보니 구절구절들이 나를 야단치는 듯했다.ㅠ

그중 가장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이 있어 옮겨본다.


"전쟁터에서 싸워 백만인을 이기기보다
자기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가장 뛰어난 승리자다"

"자기 자신을 이기는 일은 남을 이기는 일보다 뛰어난 것
그러니 자신을 억제하고 항상 절제하는 사람이 되라"  
 

"그는 나를 욕하고 상처입혔다.나를 이기고 내 것을 빼아았다'
이러한 생각을 품지 않으면 마침내 미움이 가라앉으리라"

"이 세상에서 원한은 원한에 의해서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원한을 버릴 때에만 사라지나니 이것은 변치 않을 영원한 진리다" 
 


고리타분해 보이지만 읽고 있으면 한 번씩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을 느끼게 되어 마음이 심란할적에 두서없이 넘겨 손에 잡히는 문구를 또박또박 읽어보곤한다.

나를 다스리는 일이 쉽지가 않은데...
그럴때 갈 수있는 절이 있다는 것(물론 나처럼 이렇게 멀리 있으면 안되겠지만...
사실 우리아파트 바로 뒤에도 작은절이 하나 있긴한데,넘 낯설어 발걸음이 안떨어진다.ㅠ)
이렇게 마음 다스리는 책이 한 두 권 곁에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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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12-06-06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우리 애들 입이 왜 허나 했슴다~

언제 여유 되심 통도사 풍경 좀 올려 주세요~

넉넉한 불심도 좀 노나 가져 보자구욤.ㅋ

책읽는나무 2012-06-06 02:32   좋아요 0 | URL
지난주에 시어머님 제사를 지냈어요.
그래서 그음식들 계속 먹어치우고 있는데...
아이들과 신랑이 이젠 반기질않더라구요.
지윤인 입안이 헐어 아프다고 그러공.ㅠ
그래서 오는길에 오리고기 사와서 구워줬어요.^^
절까지 가진 않았지만...절얘기 실컷하고,고기얘길하다니..
참 언행일치가 안되네요.ㅠ

통도사 사진은 언제 좀 올릴 수있을까요?
또 뭔가 간곡하게 바랄일이 생겨야할껍니다.ㅋㅋ

icaru 2012-06-07 17:25   좋아요 0 | URL
ㅋㅋㅋ 절 이야기 실컷 하다가, 그 길에 고기사 구워먹었다는 말이 재밌어서요 ^^ 언행일치를 못하는 것은,,, 우리네 인생의 숙명이라는 이야기를 바로 어제! 나눴더랬어요. (뭔소리하는 거지? 이 아짐이 하시겠당 ^^)
ㅋㅋ 어제 국경일이어서 쉬었잖아요~ 애들은 항상 어딘가 나가곡 싶어 몸닳아 하는데, 하루 종일 외출을 안 한 거죠!
좀 이른 저녁을 먹었는데, 아빠가 아이에게
"밥 다 먹고, 낙성대 공원으로 산책 갈까?" 하니까, 아이가 아빠한테,
"그럼, 자전거도 가져가요!"
"자전거는 됐고. 그냥 가자"하니까
"아빠는 왜 (사달라고 조르지도 않은 자전거를) 사주시고, 타러 가자고 하면 매일 '다음에~'그래요?"라고 제 아빠에게 묻더라고요.
그러니까 아빠가 "살다보면, (싫어하는 것을 사 주게 되는) 그런 모순이 있단다. 지금 이야기해주면, 이해 못하니까 좀 크면 얘기해 줄게" 하면서 넘어가더라고요. 이런 언행불일치라니...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12-06-08 07:37   좋아요 0 | URL
한 번씩 님의 유머코드와 저의 코드와 참 잘통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ㅋ
심각한 것보다 유쾌한 것을 좋아하여...
나름 유머라고 한다고 하는데..
모두들 좀 뜨악하는 것같은~~
실제로 어떤지인들은 농담을 진담으로 받아들이기도 하고..ㅠ
내가 하는 농담은 농담이 아닌가봐요.ㅋ
헌데 님은 제얘길 매번 받아주시고 웃어주시니ㅋㅋ

남편분도 좀 비슷한 부류이신 것같기도 하네요.
너무 재미있으신분 같아보여요.^^
아이들은 지금 이해하기 힘들겠지만요.ㅋ
언젠간 아빠의 깊은 마음을 이해할꺼에요.
그때 그때마다 달라지는 어른들의 마음과 세상을 말이에요.
적고보니 이거 너무 슬픈말이 아닌가? 싶군요.ㅠ

기억의집 2012-06-10 20:48   좋아요 0 | URL
부군께서 오이소박이도 담으시면서~
영양결핍으로 입이 허는 것 같지는 않은데요. 입안이 헐면 양파를 자주 먹으면 된다고 하더라구요. 저의 형부와 조카가 입이 자주 헐어서 누가 양파 먹으면 안 헌다고 해서 양파를 꾸준히 섭취했더니 이젠 헐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양파가 좋다고 해서 저는 꾸준히 섭취하는편이라서 그런지 입은 안 허는 것 같아요. 근데 문제는 애들이 양파를 안 좋아하죵~

책읽는나무 2012-06-11 06:41   좋아요 0 | URL
울신랑은 오이소박이 못담는데요?? 다른 부군님이랑 헛갈리셨네요.ㅋㅋ
울아버님이 가끔씩 총각김치를 담그세요.며느리는 김치를 못담아 친정엄마가 해주시면 그거 갖다 드리고 아버님댁에 가서 맨날 "아버님! 이번엔 총각김치가 맛이 딱 알맞게 익었네요~" 뭐 그런 너스레만 떨고 온다는~~ㅠ
그래서 아버님은 며느리 복이 좀 없으신가보다~ 뭐 그런 생각을 하곤하죠.^^

양파가 효과가 있나요?
그러고보니 울신랑이 좀만 피곤하면 입이 헐고 하는데 애들이 딱 지아빠 닮았더라구요.신랑은 혈압도 좀 높아(젊은 사람이 별 것 다하죠?ㅋ) 양파즙을 내서 억지로 먹이고 있는데요.요사이 입이 헐었단 소릴 못들은 것같네요?
양파 좋은 것 맞나봐요.헌데 애들을 양파를 어찌 먹이나??
저도 생양파는 못먹고 반찬에 나온 것만 골라먹는 수준인데..ㅋㅋ
채소,과일이 몸에 좋다라는 것을 이번엔 또 깨달았어요.
그날 오리고기 먹고 울신랑 통풍이 재발되었다는~~ㅠ

기억의집 2012-06-12 16:24   좋아요 0 | URL
이카루님 부군께서 오이 소박이 담는다는 말이었는데, 제가 너무 생략을 많이 했죠!

기억의집 2012-06-12 16:29   좋아요 0 | URL
그럼 고기는 전혀 안 먹는 게 좋은 건가요? 우째요. 고기 먹을 때마다 통풍이 재발되서. 보는 나무님도 맘이 편치 않을 것 같아요. 대신 일 나가 줄수도 없고. 제가 딱 그짝입니다. 애아빠도 퇴원하고 어제부터 회사 나가는데,,, 미안하더라구요.

hnine 2012-06-06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지난 토요일에 남편과 아이 두고 혼자 서울행 고속버스에 올랐더랬습니다. 하루 종일 돌아다니다 해진 후 돌아왔지요. 그렇게 나가서 들른 곳 중 한 곳이 조계사였는데 역시 도심 한복판에 있는 절이라서 그런지 북적거리고 좀 어수선하다 싶었습니다. 절 한번 못드리고 둘러만보고 나왔지요.
통도사를 언제 가봤는지 까마득합니다.
심란한 마음 좀 가라앉히셨는지요. ^^

책읽는나무 2012-06-06 02:35   좋아요 0 | URL
댁이 어디시길래 홀로 여행하시는데 한적한 곳이 아니라 되려 서울로 가셨어요?^^ 님도 심란한일이 생기셨던가요?

통도사는 시골에 있지만서도 워낙 유명한 절이다보니 그곳도 사람들이 북적거려요.신도들과 관광객들과 어우려저 시끌시끌합니다.특히 어떤 행사가 있는날은 관광버스가 차고도 넘치더라구요.ㅠ
그래서 평일 무신날에 가야 그나마 절을 할 수 있어요.
네..덕분에 털 것은 좀 털고 왔네요.^^

숲노래 2012-06-06 0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이 좋은 까닭은, 천천히 숲길을 걸어 한참 지나고 나서야
나무로 지은 집을 만나기 때문 아닌가 싶어요.

예배당은 온통 도시 한복판에 시멘트 건물이잖아요.

한국땅에서 절이 숲속으로 들어가게 된 일은
참 '좋은(?)' 선물이 된 셈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책읽는나무 2012-06-06 02:42   좋아요 0 | URL
숲길을 천천히 걸어 나무로 된 집을 만난다! 그런 것같네요.^^

근데요.된장님!
요즘 절도 이상하게 도심지로 많이 나와 있더라구요.
혹시 못보셨나요?
우리 아파트 주변에도 절만 해도 네 개인가? 있어요.
더 웃긴 것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절과 교회가 사이좋게 마주보고 있더라구요.ㅋ
요즘은 교회도 그렇지만 절도 종교같이 안보이고,하나의 사업체로 내눈에 비쳐져 좀 냉소적으로 바뀌었습니다.예전에 큰아이 통도사절유치원에 보냈었는데 어휴~~ 주지스님이 좀 ceo의 기질을 발휘하시던데..그래서 실망많이 했습니다.

울보 2012-06-07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만남 하고 오셨네요,저도 요즘 홀로 어딘가로 여행하고 싶은데,,
잘 안되요, 겁도나고,
숲길을 천천히 홀로 걷는 기분, 참 좋을것같아요,
더운 여름 솔솔 바람부는 길을 걷는 그 기분
마음이 많이 여유로워질것 같네요,
우리동네에는 불암산,에 가야 하는데 너무 북적거리고 숲길은 없습니다,,ㅎㅎㅎ등산을 하는 많은 이들만 있답니다,

책읽는나무 2012-06-08 07:21   좋아요 0 | URL
우리 아파트도 산밑에 있어 등산로가 갖춰진 멋진산이 있어요.
헌데 과격한 운둥(?)을 안좋아해서 등산하기가 참 부담스럽더라구요.
헌데 등산을 하고 나면 확실히 무릎이나 허리 아픈 것이 낫고,
일단 땀을 쫙 빼고 나면 좀 개운한 느낌은 들더라구요.
귀한 장소를 놔두고 부러 먼 곳에 갔다온 것이 참 비생산적이다 싶지만..
그래도 훌쩍 어디론가 짧은시간이나마 좀 다녀오면 확실히 기분전환은 된다 싶어요.여럿 갔다오는 것도 괜찮은데 홀로 다녀오는 것도 나름 괜찮네요.^^
워낙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하는지라~~ㅋ

하늘바람 2012-06-07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통도사 한번도 못 가보았는데 가보고 프네요
반찬 가득한 보리비빔밥 먹고 프네요
전 열무김치조차 못 담가 사먹고 있는데 어찌나 헤픈지
비빔밥 해먹을 생각은 못하네요.

책읽는나무 2012-06-08 07:29   좋아요 0 | URL
한 번도 못가셨어요?
시댁에 내려오시면 시간 내서 한 번 다녀가세요.
아마도 한 시간 정도면 오실 수 있으실꺼에요.^^
에궁~ 예쁜아가 낳고 걸음마 할때쯤 되어야 할지도 모르겠군요.
임신중일때 조용한 숲길 산책해도 참 좋으실텐데,
주변에 그런 풍경이 있다면 태은이랑 거닐어 보세요.입덧에 도움이 되려나 모르겠네요.집에만 있어도 계속 머리가 좀 아프고 처졌었던 기억이 나네요.ㅠ

님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김치도 못담궈먹고 얻어먹는 처지에 자꾸 귀한 김치들은 빨리 없어지고 말입니다.ㅎㅎ 저도 김치는 친정서 얻어먹는데요.다른반찬들보다도 참 귀하게 먹고 있습니다.그리고 지금 이나이에도 김치를 얻어먹을 수 있다는 것만도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을 신랑이랑 매번 얘기하곤하죠.
헌데 울신랑은 겁없이 열무비빔밥을 혼자서 만들어 먹어대서 곁에서 뭐라고 말도 못하겠고...쑥쑥 없어지는 것이 좀 아까워서 말입니다.ㅠ

여긴 일어났더니 비가 오네요.덥다가 비가 와도 나름 좋으네요.
반디에게 시원한 빗소리를 보냅니다.^^

 

 

 

 

 

 주말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을 다녀오다 네잎클로버를 발견했다.
그것도 각자 하나씩!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고..아주 순식간에..

얼마전에도 오전에 운동겸 동네를 산책하다 그냥 고개를 아래로 향했는데 내눈에 바로 네잎클로버가 있었다.어린시절엔 그렇게 목숨 걸고 찾아도 찾아지지 않던 네잎클로버가 요즘 왜 이렇게 많은 것인지? 아님 내눈에만 띄는 것일까?

 

아마도 환경탓인 것같다.

(환경이란 단어를 보니 아침에 읽어본 삼성 사망 노동자 추모 페이퍼가 생각나 좀 숙연해진다.)
네잎클로버도 일종의 돌연변이라는데 환경이 예전같지 않다보니 돌연변이들이 많이 생겨나나보다.그래서 요즘은 네잎클로버를 봐도 별 감흥이 없다.
행운이 찾아온다는 설을 믿고 좋아 죽는 것은 아이들뿐!^^

각자 하나씩 아주 손쉽게(?) 찾아서 꺾어 집으로 돌아왔다.

책위에 놓고 보니 아주 힘들게 찾은 하나의 네잎클로버였다면 정말 행운이 찾아왔을 수도 있었겠다..그런 생각을 했다.너무 많은 행운,그리고 손쉬운 행운이 찾아왔다면 별반 설렘은 없었을지도...
(그래도 만약 로또가 걸리는 행운이라면 아마도 나는 좋아 졸도했을지도??^^)

 

 

 

친구 한 명이 신랑이 술을 많이 마신다고 매일같이 바가지를 긁고 있다라고 했다.

 

그런데 그신랑은 또 마누라의 바가지가 싫지 않다고 하면서..
가끔씩 계절별로 작은 꽃송이를 따 작은 소주잔에 띄워준다고 자랑질을 했다.

예전 신혼때 지나다 소주잔이 특이하고 예뻐 여름에 따라서 마시면 되겠다 싶어 잔 다섯 개를 구입했었다.집에서 신랑이나 나나 소주 마실일이 그닥 없다보니 소주잔이 구석에서 무용지물이 도었었다.가끔 신랑이 개다래술을 담궈놓은 것을 이잔으로 마시는 것을 보고서 아이들도 꺼내 물컵대용으로 사용중이다.물컵으로 정수기물을 받아먹는데 물이 금방 차 바닥에 질질 물을 쏟아가면서 몇 번이고 정수기물을 퍼마시고 있는중!ㅠ

친구말이 생각나 물위에 띄워보면 네잎클로버가 좀 값어치가 있어보이려나? 해봤더니...

술 위에 띄울걸 그랬나?

이래도 행운이 올 것같지 않군!



헌데..내눈에 포착 된..
정말 행운이 올 것같은 설렘을 갖게 해준 것은 바로 이것!

 

 

 

 

치자꽃 한 송이가 꽃봉오리를 열려고 안간애를 쓰고 있었다.
화분을 구입해 어버이날 꽃을 좋아하시는 어머님께 선물을 해드린 적이 있었는데 돌아가시고 우리집으로 이화분을 가져왔다.
화분을 가져온지가 7년째인데 가져온 첫해 한 번 꽃을 피웠고,이사오기전 아파트에서 두 번 피우면서 몇 년을 꽃을 피우지 않아 애를 태우더니 지금 세 번째 꽃망울이 하나 있어 깜짝 놀라고 반가웠다.꽃을 좋아하지만 꽃을 가꿀줄 몰라 손만 대면 꽃나무가 다음해 꽃을 피우지 않는다.ㅠ

그래서 꽃이랑 인연이 없나보다하면서 화초만 키우는중이다.


 

 

 

 

하룻밤 자고 나니 어느새 치자꽃송이가 만개하였다.
꽃송이 하나가 분위기를 압도하고있고,또 그향기는 어찌해야할지..^^
그래서 올 한 해는 치자꽃이 피었기에 좋은 일이 집에 가득할 것같아 벌써 기대중이다.

지난번 두 번째 꽃을 피웠을때도 집에 좋은 일이 많았었던 걸로 기억한다.

올해 핀꽃은 아마도 몸이 편찮으신 시아버님의 쾌유를 빌어주는 어머님의 뜻인가? 싶기도하다.

(집안에 있는 화분중 유독 신경이 쓰이는 화분이 바로 이 치자꽃 화분인데 꼭 어머님을 모시는 듯한 기분이다.신랑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같아 내가 그리 생각되어지는지도?ㅋㅋ)

 

암튼..행운이여 어서 오라!

받을 준비가 되어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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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2-06-04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꽃이 곱네요,,

책읽는나무 2012-06-05 07:44   좋아요 0 | URL
향기가 더더~~^^

숲노래 2012-06-04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자꽃은 참말
조각과 같네요 @.@

책읽는나무 2012-06-05 07:44   좋아요 0 | URL
한 송이의 힘이 참 위대하더군요.
베란다에 나서면 저꽃송이밖에 눈에 들어오질 않더라구요.

하늘바람 2012-06-04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자 꽃 참 이쁘네요
꽃 아무나 피우는 거 아닌거 같아요

책읽는나무 2012-06-05 07:46   좋아요 0 | URL
제가 그래요.
꽃 피우기가 참 힘들어요.
물론 노력한 것도 없지만요.ㅋ

님의 반디에게 좀 도움이 되었음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반디에게 치자꽃 향기를~~

icaru 2012-06-05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네이클로버를 찾아낸 적이 한번도 없었어요. 목숨까지는 안 걸었어도 ^^::::::: 꽤 찾는다고 찾았었는데, 한번도요! 최근에도 풀들이 만개한 곳에서 아이들이 찾는다고 법석이길래 함께 동참했었는데,,, 내눈엔 안뵈요~

꽃 정말 아무나 피우는거 아니죠. 식물들이 참 영묘한 게 관심받고, 사랑받아야 꽃 피우더라고요~ ㅎ 치자꽃 너무 이뻐요. 만개한 꽃도 같은 꽃인가 싶을 만큼 다른 맛으로 이뻐요!

책읽는나무 2012-06-05 23:21   좋아요 0 | URL
그래요? 네잎클로버 찾기 힘든 것이었어요?
전 그냥 눈만 돌렸다 하면 네잎클로버가 자꾸 보여서 아주 흔한줄 알았어요.
그리고 환경탓이라고 했건만..이것도 또 나만의 판단인가봐요.ㅋㅋ
아~ 네잎클로버도 한아름 찾았겠다,치자꽃도 피었겠다...
정말 로또를 사러가야겠군요.흠~
제가 알라딘에 갑자기 발길을 끊었을땐 로또 당첨되신줄 아세요.ㅋ
(울신랑왈..직장동료들이 맨날 그런더라구요.
"내가 갑자기 회사 안나오면 로또 당첨된줄 알고 있어라!")

기억의집 2012-06-10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자꽃 보니 우리 비오는 날 또 만나자의 그림책속에 그려진 치자꽃 생각나네요^^ 이거 꽃술이라고 해야하나? 뽀족 나와서 흰꽃잎하고 잘 어울리죠.

아이들 어렸을 때 살던 아파트에 토끼풀이 많아서 몇 번 땄던 기억이 나네요. 셋이 토끼풀 찾느냐고 그 작은 터에서 헤매던 기억이. 애들이 아마 기억 못 할 것 같아요. 울 딸냄 정말 어렸을 때니깐.

책읽는나무 2012-06-11 06:45   좋아요 0 | URL
'비오는 날 또 만나자'그림책에 치자꽃이 나왔다구요?
그그림책 저도 참 좋아하는데..^^
치자꽃이 나왔는지는 기억이 잘 안나네요? 다시 한 번 살펴봐야겠어요.^^
지금 치자꽃은 노랗게..그리고 좀 불에 탄 듯하게..
그렇게 서서히 시들어가네요.ㅠ

토끼풀은 아이들 어릴때만의 추억이 아닐까? 싶어요.
성민이도 애기때 열심히 찾더니 요새는 지나가도 시큰둥했어요.
둥이들 때문에 그날 호기심에 찾던데..정말 네잎클로버 많이 찾았어요.ㅎㅎ
이쪽만 네잎클로버가 많나??

희망찬샘 2012-06-15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운 기억에 의하면 네잎클로버는 돌연변이에 속하고 걔들은 한 곳에 모여있어 네잎클로버가 있는 곳 근처에서 또 다른 네잎클로버를 찾기 쉽다고 하더군요. 네잎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인데, 그것에 집중하다가 행복이라는 꽃말을 가진 세잎클로버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이어령교수님의 말씀도 기억납니다. (어릴 때 추억담과 함께 들려주신 이야기를 어린이잡지에선가 읽은 기억이 나는데 아주 강렬한 기억이어서 해마다 아이들에게 이야기 해 주는 에피소드가 있어요.) 저도 아이들이 찾았다고 코팅해서 하라고 준 네잎클로버가 몇 개 있는데...(어딘가에!!!)

책읽는나무 2012-06-15 06:52   좋아요 0 | URL
세잎클로버는 행복이었나요?^^
행운을 잡으려다 행복을 놓치다.
듣고 보니 마음에 참 와닿는 말이네요.

전 돌연변이를 행운이라고 믿고 목숨걸고 찾아 헤맸던 어린시절이 참 허무하게 느껴졌어요.물론 어린시절이었으니 막 찾아 헤맸겠죠?ㅋ
네잎클로버는 환경탓이 아니고 속성탓(?)이었군요.ㅎㅎ
 

 

 

 

 

 

 

 

 

 

 

 

 

 

그유명한 제로니모의 환상모험 시리즈!
헌데 책 두께가 장난 아니군!
책은 두껍지만 책 판형이 여느책보다 조금 작고,행간도 크며,여느 페이지에선 한쪽은 전면 그림,한쪽은 글..이런식이니 비록 300페이지가 넘는대도 어림짐작해서 200~250페이지 정도에 해당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중간 중간 미로찾기게임도 있고,만들기등 놀이위주의 게임방법이 뒷편에 붙어있어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만한 그야말로 끔뻑 갈만한 책인 것에 인정한다.^^

영어를 홈스쿨링하는 집에서는 이책의 원서를 읽힌다고도 하던데...흠~

원서를 읽히기전에 번역본책이라도 열심히 읽히는 수밖에...
헌데...번역본책이 왜 이렇게 비싼거야?

13권까지 사다모으려면 꽤 돈 들어가겠다.ㅠ

일단 아이의 반응이 어떨까 싶어 도서관에서 빌려왔는데 반응은 그야말로 대박이다.ㅠ

  

 

 

 

 

 

 

 

 

 

 

 

 

 

 

 

학교 도서관에서는 작년에 치뤘던 이벤트와 마찬가지로 '맛있는 책읽기'라는 이벤트를 열게 되었다.그러니까 편독하는 아이들을 위해 다독 책읽기 프로그램을 계획하였는데 요일별로 각각 분류코드를 나누어서 책을 대출해가야만 한다.

월요일 000(총류),100(철학),200(종교)
화요일 300(사회과학)
수요일 400(순수과학) 500(기술과학)
목요일 600(예술) 700(언어)

금요일 800(문학) 900(역사)

이런식으로 요일별로 정해진 분류코드를 잘 기억하여 하루에 책을 두 권씩 대출해가면 도장을 찍어주는데 도장을 많이 받은 순서대로 몇 명을 가려 선물을 주는식이다.

작년에 이런 이벤트를 한 달 반동안 했었는데 정말 아이들의 선물을 탈 욕심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하였다.도장찍어주느라 진땀뺐다.ㅠ

헌데 도장만 찍다보니 아이들이 책을 빌려가기만 하고 제대로 읽지 않는다는 폐해가 생겨 올해는 책 제목과 한줄짜리 짧은 감상문을 적어야 도장을 찍어주는 좀 엄격한(?) 방법을 고안해냈다.


도서관측에서 이벤트를 열어도 주로 5,6학년들은 공부하느라 바빠서인지 그닥 관심이 없다.

정말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도장 찍는 것에 신경쓰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책을 빌려가는 아이들도 종종 있긴하다.이벤트에 목숨을 거는 아이들은 당연 저학년들뿐이다.저학년중에서도 1,2학년들이 아주 그냥 눈에 불이 튄다.2학년 아이들은 작년에 해봤다고 "800번책 어디 있어요?"하고 묻는데 1학년들은 아직 교육이 안되어 있어 과학책을 빌려와서 "도장 왜 안찍어주세요?"천진하게 묻는다.
하~

어젠 꼬맹이들 데리고 문학코너랑 역사코너 가르치고,도장찍어주고,요것들 대충 읽고 바로 반납하는지라 북트럭에 쌓이는 책양이 어찌나 많은지 책 제자리에 꽂느라 바빠 죽는줄 알았다.ㅠ
이벤트 정말 무섭다.


헌데 민이녀석은 작년엔 죽으라고 도장찍기 놀이에 열성을 보이더니 올해는 심드렁하다.

뭐야? 일 년새 저학년에서 고학년으로 갈아탔다고 신경 안쓴다는 것인지?

아님 적는 것 아주 싫어하는 녀석이 독서록 적기 싫어 올이벤트는 포기한 것인지?
암튼...내가 내손으로 문학책 두 권을 빌려왔다.

<요술연필 페니>시리즈도 제목이 눈에 익어 책정리하다 바로 빼왔다.

녀석은 그런대로 재밌다고 한다.

 

그외,

 

 

 

 

 

 

 

 

 

 

 

 

 

사계절 저학년문고에서 이제 중학년문고로 옮겨갔다.^^

확실히 저학년용보다는 조금 두껍다.그래도 내눈엔 저학년과 그렇게 별반 차이가 없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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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06-03 0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일에 따라 책을 빌려주는 일은 괜찮은 생각이기는 한데,
그래도 '요일에 따른 책'을 빌리는 아이한테는
'스스로 읽고 싶은 갈래' 책도 함께 빌려준다면
더 좋겠구나 싶어요

책읽는나무 2012-06-04 13:40   좋아요 0 | URL
빌릴적엔 개인이 원하는 책을 가져와서 대출을 해간답니다.^^
책을 읽고 싶은 동기를 제공하는 것인데
이제 입학한 1학년 아이들은 책을 빌려가느라 바쁘네요.
아마도 사서선생님께선 선물을 많이 준비하셔야 하실 듯해요.

희망찬샘 2012-06-03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력하는 도서관이군요. 아이들이 책을 읽고 반납해야 할 텐데...
우리집에도 도서관에서 빌려온 제로니모 한 권 있네요.
페니시리즈는 거의 전권 가지고 있지요. 중학년 정도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면서 많이 봤어요. 진짜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공부하면서도 책을 잘 읽던데... 많은 아이들이 공부에 쪼들리더라도 책을 손에서 놓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민군은 그런 아이로~

책읽는나무 2012-06-04 13:52   좋아요 0 | URL
사서선생님이 노력을 굉장히 많이 하시는분이시네요.^^
덕분에 아이들은 책을 많이 빌려가는데 몇년전 학교도서관이 시범운영 비슷한 시스템이었었나봐요.그래서인지 아이들 이용수도 많고 프로그램도 좀 다양하고 그렇더라구요.

페니책은 시리즈가 참 많더라구요.몇 권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권수가 상당하더군요.^^ 피아노학원을 일주일에 세 번 가서인지 그런대로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것같으네요.책을 손에서 놓질 않고 쭈욱 갔으면 하는데...지켜봐야죠^^

2012-06-03 2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04 14: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토끼의 재판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21
홍성찬 글.그림 / 보림 / 2012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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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옛이야기책을 좋아하는편이라 아이들에게 즐겨 읽어주곤한다.
아이들 어린시절엔 기승전결이 있는 전래동화를 많이 읽어주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있긴 하지만,그러한 조언이 아닐지라도 상상력이 뛰어난 그림책도 물론 읽어주는 재미가 있긴 하지만 옛이야기그림책은 읽어주다보면 좀 뭐랄까! 맛깔스럽다고 해야하나? 읽다보면 절로 흥이 난다는 느낌이다.
아마도 내가 어릴적 많이 읽어보고,들어본 내용이라 알고 있는 것을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것은 그만큼 거부감없는 익숙함때문에 흥이 나는 것일테다.
새로운 창작 그림책은 신선함과 독특함이 있지만,첫 장을 넘겨 읽는 시간들은 아이들이나 나나 처음 대하기는 마찬가지다보니 글을 읽다보면 한 번씩 버벅거리기도하고,엄마인 나도 글도 읽고,그림도 들여다봐야하고 그림속에 담긴 뜻도 생각해봐야하고 너무 바쁘다(?). 그러다보니 그림책 내용에 온전히 빠져들시간이 부족했던 듯하다.
그에 반해 옛이야기책들은 글의 내용에 비중을 두는 책들이 많은 것같아 집중해서 읽을 수가 있다.읽다보면 글쓴이의 작가에 따라 글속에서 다가오는 느낌도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분명 같은 내용의 이야기인데 읽다보면 전혀 상반된 느낌으로 다가오기도한다.
할수만 있다면 하나의 제목으로 각각의 작가와 출판사별로 쭉 모아서 한자리에서 읽어봤음 하는 생각이 든다.


 옛이야기책을 읽다보면 한 번씩 잘못 기억하고 있었던 부분들 또는 시간이 너무 오래되어 내가 기억하고 있지 못한 부분들을 새롭게 알게 되는 시간이기도하다.

이책을 읽으면서 새삼 알게 된 부분이 나그네와 호랑이가 옥신각신하면서 토끼를 만나게 될때까지 주변에 있는 동,식물을 만나 의견을 물어보는 부분이 열 번이 된다는 것이다.

나는 세 번정도 있을 것이고,마지막에 토끼를 만나 의견을 물어보았다라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나그네와 호랑이는 열 번을 찾아다니면서 누가 옳은 것이냐라고 물었다.

이처럼 옛이야기책을 들려주는 시간은 아이들에겐 흥미와 재미를 주는 시간도 되겠으나 어른인 내겐 잊어버린 기억을 다시 되새기는 시간이기도하다.^^


 그림을 들여다보니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어 찾아보니 역시 홍성찬님의 그림이었다.

개인적으로 작가의 모든 그림책을 다 읽어보진 못했고 <단군신화>,<여우난골족>,<재미네골>,<한겨레 옛이야기>,<매일매일이 명절날만 같아라> 정도의 책을 읽어보았는데 주로 민속화나 풍속화그림에서 많이 접했기에 책을 받아들었어도 신뢰감이 절로 생겼다.

책의 뒷편에 류재수작가님의 글을 보고서 홍성찬작가님이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희미하게 잘 보이지 않는 눈으로 이책을 2년에 걸쳐 완성하셨단 글에 절로 고개가 숙여질정도다.장인의 정신이 깃든 귀한 작품이지 않을 수 없다.

예전에 출판사측에선 홍성찬님을 응원하기위해 후배작가들의 <꿈>이란 책을 부러 편집하게 되었다라는 문구를 보게 되었는데 노작가의 식지 않은 열정이 깃든 책을 두손으로 받아든 입장에선 그러한 기획을 논의해볼만했겠다 싶어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림이 다소 서툴고 형체가 구분짓지 못한다는 류재수작가님의 글을 읽기전까지 아이들에게 책을 미리 읽어준 나로선 그러한 느낌을 전혀 받질 못했다.그림을 잘 볼줄 모르는 문외한이라 그러한지 모르겠으나 내눈엔 그저 완성도 있는 정겨운 그림으로 들어왔다.

특히나 마지막장의 노을지는 시각에 나그네가 토끼덕에 목숨을 지탱했다는 기쁨에 아이처럼 뛰어가는 듯한 풍경이 가장 인상깊었다.헌데 흐린 시각으로 이런 그림을 그렸다는 것이 도저히 믿기지 않을따름이다.뭐랄까? 모네화가의 말년의 그림을 보고 있는 느낌이라고 하면 이해가 되려나?

그림이라는 것도 분위기를 얼만큼 잘 나타내주는가도 보는이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요소중의 하나일 것이다.

 암튼,옛이야기 시리즈중 이책도 내가 정한 기준의,
귀한 책의 대열에 합류시킨책이다.

글밥이 상당히 긴편이고,어휘력도 있어 어린 아가들보다 유치원생들이나 초등 저학년정도의 아이들이 읽기에 적당한 옛이야기책이다.그래서 우리집엔 초등생인 아들녀석과 유치원생인 딸들과 두루 잘 읽을 수 있어 더 귀한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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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06-01 0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이야기 그림책이나 동화책은 '원작'을 고치거나 덧붙이기도 해요.
따지고 보면 '원작 원형'이 무엇이냐 하고 말하기 힘든 옛이야기라고 할 테지만요.

그런데, 제가 느끼기로는 홍성찬 님 그림은
'서툴고 형체 구분짓지 못한다'는 느낌보다는
아무래도 '머리로 그림을 그린다'는 생각이 짙어요.

눈이 많이 안 좋아서 그럴밖에 없었다고 느끼지만,
어느 모로 보면,
요즈음 적잖은 화가들처럼 '사진 찍어 놓고 그림으로 옮기는' 그림보다
훨씬 낫지만, 기억으로만 남은 모습을 되새겨 그리는 그림은
아무래도 '생명력'이 떨어지는구나 싶더군요...

..

아이들이 '범'이라는 말을 잊지 않도록 잘 이끌어 주셔요.
적어도 열두 띠는 '범띠'이지 '호랑이띠'가 아니니까요.

책읽는나무 2012-06-02 12:14   좋아요 0 | URL
원작의 토대를 잘 알고 있다면 이따금씩 말의 맛을 살려 살짝 바꾸는 것도 괜찮지? 싶어요.똑같은 내용을 여러번 본다는 것도 읽어주는 사람이 되려 지겨울때가 많더라구요.읽어주는이도 흥이 나야 아이들도 흥이 날 수 있게 듣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요즘 기성작가들이 옮겨쓴 옛이야기책이 눈에 띄면 바로 빌려옵니다.
읽어보면 확실히 운율감이 있더라구요.^^
시대가 바뀌면서 말이 자꾸 변하듯이 옛글이라도 조금은 다듬어져야할 필요가 있다고봐요.

안그래도 류재수작가님의 글에도 님이 말씀하신 '생명력'을 걱정하시는 듯했지만...제겐 그런게 전혀 문제되지 않을 정도로 괜찮더라구요.
몇 권의 책을 곁에다 두고 비교를 하면 모를까!
개인적으로 이런 풍의 그림을 좋아해서 더욱더 그런가봐요.
전 세밀화보다는 좀 추상적인 그림들이 좋아요.
낙서한 듯한 그림도 좋구요.의미가 담긴 그림들이라고 해야할까요?
그런 그림들이 좋네요.^^
암튼..한 번씩 님의 말씀엔 생각을 다시 한 번 더 하게 되는 것같아요.
쉽게 놓치고 읽었던 책들을 다시 한 번더 되짚어보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도움이 많이 됩니다.감사드려요.^^

'범'이라는 말을 아이들에게 다시 일러줘야겠어요.
전 주로 호랑이라고 일러준 듯하네요.^^
'개'보다도 강아지라고 일러주는 것처럼 말에요.ㅋㅋ

2012-06-01 0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02 1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5월초쯤 아버님이 병원에 입원을 하셨다.
덥다가 갑자기 추웠던 그며칠 아버님이 아침에 일어나보니 팔과 얼굴안면에 마비증상이 왔다는 것이다.그래서 다음날 부랴부랴 서울에 계신 형님네로 올라가셨고 그날부로 병원에 입원해계신다.

증상은 뇌경색으로 인한 약간의 중풍기가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예전에 이미 뇌경색 신호가 두 번이나 왔었다는 것이다.

혈관이 두 개가 막혀 있다고 했다.
그동안 왜 몰랐을까? 자식들은 충격 반,걱정 반이었다.
그동안 몇 주에 걸쳐 검사란 검사는 다 받으셨고,수술을 해야한다고 하여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일단 약물치료부터 먼저 해봐도 될 것같다고 하여 약물치료중인데 그약이 엄청 독하였는지 아버님은 현재 약물 후유증에 시달리고 계신다.
병원에선 보호자가 24시간 대기하여야 한다는 동의하에 입원을 요구하였기에 며느리인 나는 애들도 어리고 먼 곳에 살고 있다하여 서울 계시는 시누이가 도맡아 간병을 하고 계시는데 참 감사하기도 하고,죄송하기도 하고 마음이 여러갈래다.

처음엔 아버님이 그렇게 되신 것이 꼭 내탓인 것같아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
시어머님 돌아가신후 아버님은 막내아들 장가갈때까지 챙겨주고 싶으시다하여 도련님과 함께 지내시겠다하여 장남인 우리네로선 그런가보다하면서 그냥 따랐었다.사실 그땐 쌍둥이를 낳은지 얼마되지 않아 우리집도 정신하나 없었던 시기였었다.
그러던 것이 지금 5,6년이란 시간이 훌떡 지나버렸다.
아버님은 큰아들보다 작은아들을 더 편하게 생각하신다는 핑계로 아버님을 제대로 모시지 못해 이런 병이 생겼나 싶어 우리부부는 우리부부대로 죄책감으로 마음이 불편했고,형님은 형님대로 딸자식으로서 먼 곳에 산다는 핑계로 자주 찾아뵙고 챙기지 못한 죄책감으로 마음고생을 한 시간들이었다.그래서 더 형님은 아버님을 극진히 병간호하고 계신데,한 번씩 통화를 하면 많이 힘들고 지치신지 농담삼아 "네가 올라와서 병원에 있을래?"한마디씩 툭툭 건네시는데 정말 힘든가보다 싶다.
긴병에 효자가 없다고 처음엔 아버님 퇴원하시면 우리가 모셔야겠다라고 말씀드리니 형님이 "00아! 너 힘들어서 못한다.내가 모시면서 좀 괜찮아지실때까지 간병해야지!"말씀하셨는데 지금 3,4주가 되어가다보니 형님이 좀 많이 지치신 듯하다.그래도 울형님은 매사에 초긍정(?)으로 사시는분이신지라 전화를 하면 매번 밝게 전화를 받아주셔 고맙고,그래서 매사에 예민한 내가 그런점을 많이 배우기도 한다.

일주일정도 더 기다려보고 퇴원을 하자고 하는데 지금 고민은 어마어마한 병원비와 퇴원하신후의 간병을 어찌해야할지가 심히 고민스럽다.약물치료가 잘 되면 생활하시는데는 크게 지장이 없을 것기알고 하지만 그래도 평소 식이요법같은 것을 신경써야할 부분이고 연세가 있으시니 이제는 직장다니는 시동생이 함께 있는다는 것은 무리지싶다.시동생도 장가를 갈지 안갈지 아직도 미지수다.

덜컥 나도 아버님을 모셔와야겠다라고 말은 내뱉었으나 막상 오시게되면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드릴 수 있을지 무척 걱정스럽다.누군가를 간병한다는 것이 보통 굳은 마음을 먹지 않고선 버텨내기 힘든 일이고,어머님이 아닌 아버님이시라 시간이 많이 지나게되면 좀 껄끄러운 상황이 생기지 싶은데....그래서 부모님 큰병이 생기면 며느리가 아닌 딸들이 돌봐드린다는 것이 맞나보다 요즘 새삼 깨닫는다.


어느때는 형님이 당분간 돌봐드리겠다라고 하신다면 모른척 가만히 있어볼까? 솔직히 나쁜마음이 들기도 한다.한편으론 친정부모라면 내가 이런마음이 들까? 싶어 혼자 얼굴이 붉어지기도한다.
이웃집 언니들 만나 이야기를 털어놓으니 두 언니의 반응은 다르다.한언니는 현재 친정부모님이 몸이 편찮으셔서 간병인을 한번씩 쓰면서도 언니가 병원에 모시고 가고,장을 보고,친정집에 가서 집안일을 한 번씩 해주고 오는 언니는 본인이 힘들어서 그런지 날더러 아직 애가 어리고 일이 많아 시아버님 모시기가 힘들 것이라고 애들이 큰 시누이가 당분간 시아버님 돌보시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했고,한언니는 모두 다 닥치면 하게 되어 있다고 너무 겁먹지 말고 모셔오는 것이 맞다라고 조언을 한다.이언니도 현재 친정부모님이 곁에 계신데 친정아버님이 조금씩 편찮으시고,친정어머님은 지병으로 당뇨병이 있으시다.두 분 다 앓아누우실 정도는 아니셔도 이언니도 항상 미래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다.

같이 만나는 언니가 셋이라 한 명에게 더 물어보려고해도 먼 곳에 있어 자주 만나지 못하기도 하지만 지금 내일 내가 알아서 결정해야하는데 남한테 물어보면 뭣할까? 싶어 조언구하기를 관뒀다.

지금 나는 그냥 되는대로 흘러가기로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부산으로 내려오시게 되면 우리집으로 모실 것이고,며느리보다 딸의 손길이 더 편하다고 하신다면 형님과 다시 한 번더 상의를 하여 결정을 내릴참이다.

신랑은 별말이 없다.그런점이 이상하다 싶으면서 한편으로 생각하니 내눈치를 보느라 그런가보다싶어 당연하겠다 싶기도 하고,좀 안쓰럽기도하다.내부모이지만 와이프가 절반 모시는 것이라 와이프 눈치를  봐야하는 아들 된 남편들도 애가 참 타겠다.
울신랑은 발목에 통풍이 있다.관절쪽에 바람이 들어 알 수 없는 통증이 생기는 병이라고 한다.
병원에선 부자병이라고 고단백질을 섭취하는 사람들에게 생기는 병이라고 한다.
지난주 신랑 생일이어서 미역국에 쇠고기를 넣고 끓여줬는데 그것때문에 통풍이 도진 것인지 며칠째 발을 쩔룩거리고 있다.곁에서 보고 있노라니 우리집엔 환자들만 있는 듯하다.
며느리도 비실비실하는데 아들도 부실하니 어찌 아버님을 간병할까? 싶다.

요즘 오전에 운동중이다.아버님이 병원에 계신 모습을 보니 많은 생각이 오간다.
나이 먹어 혼자 된다는 것! 그리고 몸까지 아파버린다는 것!
이 두 가지는 나이든 자식들의 마음에 심히 부담스런 조건들이 아닐 수 없다라는 것을 느낀 순간 건강을 유지하는 길밖에 없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요즘 열심히 걷기 운동중이다.운동을 그닥 좋아하지 않으니 할만한 것이 없어 그냥 걷는 것만이라도 어디야? 하는 마음으로 걷는다.헌데 한 달이 되어가니 날이 너무 더워 땡볕에 걷기가 넘 힘들다.같이 걷자고 꼬드겨 곁에서 같이 걸어주는 언니들도 더워서 얼굴이 뻘겋다.
새벽에 일찍 만나 걸어야하는데 다들 아이들이 어려 유치원 보내고 만나면 항상 오전 10시가 넘는다.가장 더워지기 시작하는 시간에 만나니 아마 조만간 걷기운동을 여름끝날때까지 보류하지 싶다.해마다 그랬던 것같다.여름엔 더워서,겨울엔 추워서,비가 와서,바람 많이 불어서,볼일이 생겨서기타등등 이런 저런 이유로 걷기운동을 빼먹는 순간들이 많아 실상 걷기운동을 날로 치면 며칠 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걷기운동이 좋은 것은 집에 혼자 늘어져 있다보면 이생각,저생각에 머리가 참 복잡해지는데 바깥공기 쐬면서 언니들에게 이런 저런 얘길 주고 받으면 어느새 마음이 홀가분해지고 기분 좋아질때가 참 많다.그래서 좋아하는 사람들 얼굴 보는 재미에 걷기운동을 하는 것같다.

나는 외동딸이다보니 동기간에 상의할 사람이 없는 것이 항상 아쉬웠다.헌데 통도사 동네에서 알고 지낸 언니 세 명은 마음이 따뜻하여 이런 저런 상의할일이 있으면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참 감사하다.


암튼,그동안 혼자서 바빴던 이유는 아버님을 맞을 준비(?)를 한다고 체력 단련하느라 무척 바빴다.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좀 그랬고,운동하는 것도 그랬고,그러다보니 저녁만 먹고 나면 몸이 너무 피곤하고 다리가 아파 애들은 뒷전이고 나혼자 일찍 자버리다보니 하루 하루가 어찌 돌아가는지도 모를정도로 너무 피곤하고 바쁘다.

지난 한주는 정말 쉴틈없이 둥이들 현장학습 김밥싸고,정수기 점검 기다리고,신랑 생일이라고 장보고 미역국 끓이고,아이들 공개수업 참여하고(맨날 지각해서 나는 맨날 복도에 우두커니 서서 교실안을 들여다보고 온다.ㅠ) 다음주는 아이들 상담도 기다리고 있다.
그러다보니 차츰 책 읽을 시간도 없고,책 잡고 있음 졸음부터 쏟아지고.....
얼른 체력을 키워야하는데 큰일이다.


아버님일은 그런대로 마음정리가 되어 더이상 병이 진행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는 실정인데 현재 내마음을 괴롭히는 한 가지 일이 더 있긴하다.
아이들 유치원에서 친구관계일인데 정말 오랫동안 질질 끌고 오고 있다.
7세반으로 올라오면서 언니인 지윤이가 5월들어 짝을 바꾸면서 현재 짝이 된 친구와 약간의 트러블이 생겼다.지윤이는 그아이가 좋다고 하는데 그아이는 놀때는 잘 놀다가도 집에 가서 자기엄마한테 지윤이의 흉을 자꾸보나보다.금요일에 공개수업갔을때 그아이 엄마와 마딱뜨렸는데 그엄마가 참다 못해 나한테 하소연을 했다.ㅠ
지윤이가 자기를 따돌리고 다른친구와 놀면서 자기랑 놀지 말라고 했다는둥,자기한테 언니라고 불러라고 했다는둥,자기앞에서 다른친구랑 귓속말을 한다는둥,자기한테 짜증을 내서 자기는 지윤이가 너무 무섭다고 한다는둥.....밤이면 밤마다 자꾸 그런얘길 해서 자신은 너무 걱정스럽단다.선생님께 자꾸 얘길 해도 선생님은 아이들 잘놀고 있고 아무 문제가 없다라고 말씀하셔 답답하다고 했다.심지어 선생님이 공개수업 왔을때 아이들 수업이나 수업끝나고 노는 모습을 한 번 엄마가 보고 가보라고도 하셨다고 한다.자기 아이는 여느아이처럼 여우짓하는 말들을 할줄 모르니 지윤이에게 앞으로 여우짓하는 말을 못하게 해달라고 자기할말을 다하는 것이었다.공개수업이라 옆에 다른엄마들이 서있는데도 서슴없었다.ㅠ

나도 나나름대로 걔의 여우짓하는 행동들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는중인데 지윤이에게 물어보면 자기는 그런짓 하지 않았다고 되려 친구인데 내가 왜 언니라고 부르라고 해요?라고 반문하는데 내가 할말이 없었다.헌데 걔는 걔대로 자기 엄마한테 가서 고자질을 하고 있으니 지금 누구말이 맞는 것인지 헛갈리는데 내가 너무 내아이말만 믿고 따지자니 그러기 싫어 잠자코 있는 것인데 그엄마는 자기 아이가 옳고 지윤이가 나쁘다라는 식으로 매도해버리니 정말 속이 상했다.

지윤이가 집에서와 달리 유치원에 가서 그런행동들을 하고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정말 나는 내아이가 그러한 행동을 했을 것이라고 믿지 못하겠다.실제로 물어봐도 그렇게 말한적 없다라고 하는데...선생님도 평소에 지윤이가 나쁜말을 쓰지 않는다고 그아이 엄마가 예민하고 아이 말을 100%믿는 그런 엄마같다라고 날더러 너무 신경을 쓰지 말라고 말씀하시는데 어떻게 신경이 안쓰일 수 있단말인가! 

내가 가장 화가 났던 것은 그아이가 숙제하는 공책을 발표를 시켰는데 걔가 가족들에 대한 주제로 글을 몇 마디 썼다가 맨마지막에 "그런데 나는 지윤이가 싫어요"라고 말했다는 것이다.선생님도 놀라셨다고 하긴 했는데 아이 숙제를 엄마가 몰랐을리도 없고 그것을 고대로 유치원에 보낸 의도가 눈에 빤히 보여 괘씸했었다.물론 엄마가 숙제를 미처 확인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날 얘기중에 내가 그런얘길 꺼냈는데도 그엄마는 사과 한마디 없었다.일부러 그렇게 적어 유치원에 보낸 것인 것같다.(그날 얘길 하면서 내가 만만찮은 상대를 대하고 있구나! 싶어 살짝 겁을 집어먹기도 했다.ㅠ)
그리고 그아이 고모가 학교 어머니 배구부회원이라 학교 강당에서 연습하고 있을때 지윤이랑 친했던 다른 친구랑 그아이랑 함께 강당을 오가며 친해져버렸다.아마도 내가볼땐 이것이 문제의 원인이 됐던 것같다.지윤이랑 작년부터 친해왔었던 혜0이란 친구와 이제 짝이 된 문제의 이친구와 지윤이랑 세명이서 함께 놀게 됐는데 셋이란 숫자가 문제가 된 것이다.홀수의 친구다보니 하나가 자기를 따돌린다고 여겨 삐지는 수가 부지기수다.그래서 조금씩 토라지고 삐지는 그때 그때의 변덕을 아이가 집에 가서 엄마한테 지윤이의 흉을 보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헌데 얘가 엄마뿐만 아니라 강당에서 배구 연습하는 지네 고모한테도 지윤이 얘길 다 해버려 고모도 지윤이를 혼내줘야겠다라고 말을  했다고 유치원 와서 떠벌리고,우리 엄마가 지윤이를 집에 데려오라고 했다고도 했다고 큰소리로 얘길했다고 한다.더군다나 지수한테 가서 지윤이를 나대신 혼내주라고 명령하여 지수는 지수대로 겁이 나서 선생님한테 고자질을 하러 갔다고 한다.어휴~

 

이런 저런 상황을 지켜보았을적엔 그아이가 지윤이를 미워하는 것같다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생각들이 지금 나도 그엄마처럼 내아이편만 들어서 하는 생각인 것인지 그것이 헷갈린다는 것이다.
또한 지윤이가 안쓰럽게 봐지는 것은 그친구의 행동들을 나한테 얘길 해주는 사람은 정작 지윤이 본인이 아닌 지수가 와서 알려주고 있다는 것이다.지윤이는 정말 그아이에 대해 흉보는 얘길 한마디도 하질 않았다.엄마인 나로선 서로 부딪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싶어 그아이와 혜0이랑 놀고 있을땐 괜히 끼지 말고 다른 아이랑 놀아라고 부추겼고,지수한테 얘길 하는 언니다운 말투가 그아이귀에 거슬렸나 싶어 친구한테 얘길할때는 명령조가 아닌 부드러운 말투를 하라고 일렀고,친구가 앞에 있을땐 귓속말을 하지 말라고 친구가 기분나쁠 수가 있다고 지윤이에게 타일러주긴 했는데 이모든 상황을 알고 있으면서도 저는 걔가 한 번씩 짜증부리지 않는한,귀엽고 같이 놀면 정말 재밌었다라고 얘길하니 지윤이가 정말 약아빠진 아이인가? 정말 순수한 아이인가? 혼란스럽다.하지만 나도 고슴도치 엄마인지라 후자쪽으로 생각되어 지윤이가 너무 안쓰럽고 안됐단 생각이 들어 때론 울컥해지기도한다.왜 그엄마는 한 번 더 생각해볼 겨를없이 자기아이 말만 믿고서 남의 아이를 매도해버리는 것인지 솔직히 속상하다.같은 동네라 유치원 졸업하고 초등학교를 쭉 같이 다닐상황인지라 그엄마나 나나 그것도 신경쓰이는 부분중에 하나다.무시하려고 해도 계속 부딪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신랑은 이에는 이,눈에는 눈
그모녀를 초대해서 마음을 터놓고 친해져버리든지,아님 아예 서로 어울리지 않게 하자고 합의를 보던지 둘 중 하나를 택해야한다고 했다.
며칠 고민하다 그래도 아이들 친구끼리 다들 별스럽지 않게 일어나는 일인데 등돌릴 이유는 없을 것같아 모녀를 초대할까 싶은데...내가 걱정스러운 것은 그엄마가 대화가 안통할 것같은 사람이라는 것이 왠지 찜찜하다.그래서 나도 나름대로 속이 상해 있는데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솔직히 자존심도 상한다.초대했지만 얼굴표정은 전혀 기쁘지 않은 표정이 그대로 드러날텐데 그럴려면 아예 초대하지 않는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이렇게 찜찜한채로 몇 년을 버틴다는 것도 힘들다.

여자 아이들 문제가 이렇게 까다롭고 복잡한지 몰랐다.


지금 현재 머리가 복잡하고 속도 좀 상하지만....일단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주관건이다.
안그래도 수요일에 어머님 제사도 있는데 정말 머리가 터질 것같다.
제사 끝내고 다시 한 번 더 고민해보고 행동으로 옮겨야할판이다.
안그래도 금요일에 둥이들 상담이 있는데 그엄마와의 대화를 선생님께 얘길해서 나의 이러한 심정을 어필해야하는 것이 맞는지? 그것도 좀 고민스럽다.안그래도 그엄마가 매번 선생님께 전화해서 물어보는 것같은데 나까지 합세하면 선생님이 짜증스럽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암튼...이런일 때문에 지윤이에게 더 신경을 써주게 되었다.

사실 나는 지윤이가 지수보다 항상 신경을 쓰는편이다.똑같이 태어났지만 언니라서 양보해야하는 스트레스와 둘째라서 오빠신경쓰고 동생신경쓰는 모습이 안쓰러워 언니라서 혜택받을 수있는 것을 더 해주는편이다.(물론 곁에서 지수가 입이 이만큼 나와있지만.ㅋ)
그리고 지윤이가 지수보다 의욕이 좀 많은 편이라는 것을 애기적부터 눈치채고 있었다.자기는 더 잘하고 싶은데 키도 작고,체력이 안따라줘 땀을 뻘뻘 흘리는 모습이 애처롭다.더군다나 지수보다는 지윤이가 긴장도 잘한다.그래서 항상 지윤이더러 괜찮다~ 괜찮을 것이다라는 말을 많이 해주는편인데 내가 유독 신경을 많이 쓰는 지윤이에 관한 일이어서 더 예민하게 반응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그엄마도 그아이가 둘째고 생일이 늦어 아이의 행동이 늦되어 항상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라는 얘길 언뜻 비췄다. 그러니까 집에서 유독 신경을 많이 쓰고 애착을 가지는 자식들이 맞붙다보니 내아이말이 맞다라고 여기고 있는 상황인 것같다.또한 나도 그엄마의 행동들이 자식에 관한 일이다보니 예민하게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을 충분히 이해는 한다.내가 바라는 것은 자기 아이는 여우짓을 할만한 아이가 아니라고 단정짓는 태도가 못마땅하다.도서도우미를 하느라 학교를 오가면서 내가 유심히 보아온 그아이의 행동이나 말투를 보았을적엔 여우짓 분명 하고 있었는데 말이다.그렇다고 내놓고 그얘길 하자니 그엄마가 또 오해할까봐 말조심하게 되더라는~~

나의 이 소심한 성격탓에 내아이만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것도 참 속상하다.

나도 그엄마처럼 할 말 있음 얘길하고,선생님께 요구할 것은 요구하고 그래야 하는데 내성격탓에 지윤이가 힘들어지는 것은 아닌지.....마음이 복잡하다.

어떤 것이 옳은 행동이고 잘하는 행동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

 

마음 다스리기가 쉽지 않다.
지금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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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29 10: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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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01 00: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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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29 14: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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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01 00: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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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29 22: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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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31 07: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31 0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31 09: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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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06-01 0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설이나 학교에 다녀야 하는 아이들이 부디 좋은 마음이기를 빕니다.
그러나, 아이들 마음에 앞서,
아이들 낳아 함께 살아가는 어버이부터
스스로 좋은 마음이어야 할 텐데,
다른 아이들 어버이가 얄궂거나 슬픈 모습을 보이더라도
세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어버이로서
좋은 마음 예쁘게 건사해 주셔요.

한 사람은 다른 사람 한 사람을 내치거나 끌어안지 못해요.
그저 다른 자리에서 저마다 살아갈 뿐이에요.

약물 후유증 있는 아버님이라면
어느 집으로 가든 힘드시겠네요.
작은 텃밭 있는 집이 있다면
천천히 흙일을 하면서
스스로 나아질 길이 있을 텐데요..

책읽는나무 2012-06-02 21:38   좋아요 0 | URL
시설을 보내면서 정말 마음 상한일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엔 정말 맘 많이 상했더랬습니다.어쩌면 그렇게 자기식대로 해석을 해버리는 것인지?
그래도 좋게 해결을 지었습니다.
통화를 했거든요.^^
대화를 하지 않고선 서로 오해가 깊어져 안되겠더라구요.

지금은 아버님께선 약물후유증도 좀 많이 가라앉으신상태입니다.
그리고 며칠전 퇴원을 하셔서 현재 형님댁에 가계세요.
아마도 한 두달 형님이 보살펴주시면서 괜찮아지시면 부산으로 내려오시지 싶네요.^^ 형님은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는데 내눈으로 직접 안봐서 좀 걱정이 되네요.암튼,전 위로 시누이가 계셔서 큰의지가 됩니다. 물론 우리 시누이는 좀 힘들겠지만요.^^

참 텃밭 참 좋은 말씀인데요.
울아버님 의외로 차도남스타일이시라서요.텃밭 가꾸시는 것을 또 은근 싫어하시더라구요.도시에서 줄곧 사셔서 그런지 밭일을 그닥~~ㅠ
텃밭 같은 것을 가꾸고 하심 참 좋으실텐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