짖어봐 조지야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41
줄스 파이퍼 글 그림, 조숙은 옮김 / 보림 / 200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책은 며칠 전 아이와 도서관에서 처음 발견하였다.
그곳에서 둘이 죄그만 책상에 앉아 한 번 펼쳐 읽어보았다.
"조지야 짖어 봐!" 엄마 말하니 조지는 "야옹~~" 이라고 대답을 했다고 읽어주니 아이의 눈이 금새 똥그래진다..그리고 조지의 엉뚱한 대답 "꽥꽥".."꿀꿀"등등의 대답이 나올 때 아이의 입가에 미소가 살포시 담긴다.
네 살이다보니 강아지가 어떻게 울어대는지 훤히 꿰고 있는데...그강아지의 입에서 엉뚱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보니 신기하고 재밌나보다.
그래서 이책이다~~ 싶어 얼른 빌려 왔다.

집에 가져와서도 줄곧 이책만 읽어달랜다.
"조지야 짖어 봐~~" 조지의 엉뚱한 소리."야옹"하면 아이는 까르륵~~ 넘어간다.
그게 그렇게 우습나? 의문마저 들기도 하는데...
하긴 나도 처음 읽었을땐 좀 웃겼다.

강아지가 자신 본연의 신분을 잊은 채 고양이나 닭이나 돼지 소리를 내고 있다는 장면들이 아주 단순하고도 쉬운 내용이란 걸 알고는 있지만 이러한 내용을 소재로 책으로 엮어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아진다.
또한 강아지가 계속 다른 동물들의 소리를 낸 것은 결국 강아지 속에 다른 동물들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란 사실도 책을 처음 읽은 내겐 좀 충격이었다.
그냥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내용이지만...좀 심오한 뜻을 품고 있는 듯!..ㅡ.ㅡ;;

강아지의 몸 속에 몰래 숨어 들어와 자리하고 있던 동물들을 의사선생님이 하나 씩 하나 씩 꺼내 주고 나서 "조지야 짖어 봐!" 명령하니 조지는 결국 "멍 멍~~"하고 짖어댄다.
이젠 정말 조지 자신의 목소리를 찾은 셈이다.
어느 유행가사에서 이르듯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다고 하였는데...조지의 몸 속에도 조지의 또다른 모습들이 많이 담겨 있었나 보다.
조지 자신의 또다른 모습들이었는지?..아니면 정말 그 동물들이 몰래 숨어 들어와 조지 몸 속에 자리하여 조지를 조정하였는지? 알 수는 없으나 조지는 일단 조지 자신의 모습을 찾았다.
그래서 조지 엄마는 기뻐 어쩔줄을 모른다.
옆에 지켜보고 있는 조지 엄마의 모습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난다.
조지가 엉뚱한 소리를 낼때마다 동공이 커지는 조지 엄마의 모습하며..조지 몸 속에서 여러가지 동물들이 딸려 나올때마다 기절하는 모습들하며...조지가 "멍 멍~~" 소리를 낼때 감격해 하는 모습들이 코믹하다.
그모습들을 책을 읽어주는 엄마가 따라 해준다면 아이들은 더 재밌어 할 듯!..^^

요즘 우리아이는 이상하게 무슨 말을 하여 녀석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노라면 녀석은 머뭇거리다 내뱉는 말들이 "야옹~"..또는 "멍멍~~"이다.
왜 그러는 줄은 모르겠으나 간혹 잘 그런다.
안그래도 녀석은 그의성어 재미에 푹 빠져있는데다 이그림책을 만나니 더 재미가 나나보다.
물고기 물을 만난 듯~~~ 이젠 아예 나랑 말장난을 한다.
이그림책에 나오는 대사를 차례대로 역할극을 해줘야 한다...^^

두 세 살 정도의 아가들에게 보여줘도 괜찮을 정도로 단순한 그림들로 구성되어 있긴 하지만..이왕이면 네 다섯 살 정도 되는 동물들의 울음소리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으며 조지의 몸 속에 다른 동물들이 들어 있었기에 그동물들이 낸 소리란 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나이의 아이들이 이책을 본다면 더 좋을 것 같다.
물론 세 살 정도 되어도 이책의 내용을 이해하긴 할 것 같기도 하다.

네 다섯 살 정도의 아이들과는 역할극을 하기에 참 괜찮은 그림책이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함께 세어 보아요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12
안노 미츠마사 지음 / 마루벌 / 199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여러님들의 리뷰와 숫자에 관한 리스트에 빠짐없이 올라와 있었기에 아이에게 숫자공부를 시켜볼까? 싶어 이책을 몇 달 전에 구입했었다.
음~~ 역시 강력추천의 힘이 실릴만한 그림책이다.

미쯔마사 안노라는 일본 작가가 만든 그림책인데...어린 아가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숫자 그림책이다.
하나는 일..일은 1이다...이런식의 주입식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그림책 속에 얼굴을 들이밀어 숨은그림(?)을 찾게 해 준다.
숨은그림찾기라고 하여 또 여느 일반 그림들 속에 교묘하게 숨어 있는 나비나 꽃을 찾는 식의 숨은 그림 찾기는 또 아니다..^^
멋진 풍경속에 한 페이지씩 나타나는 나무와 사람..그리고 집의 풍경을 잘 살펴보고...1에 해당하는 그림을 찾아보고..그다음 페이지는 2에 해당하는 수에 관련된 그림들을 찾으면 된다.
1이 나와있는 페이지에는 나무도 하나, 해님도 하나, 집도 하나, 눈사람도 하나, 스키를 타는 아이도 한 명,다리도 하나, 강아지도 한 마리 이런식이다.
그럼 2가 나오는 페이지는??...상상에 맡기겠다..ㅋㅋㅋ

0부터 시작해서 12까지의 숫자가 차례대로 나오는데...말그대로 일년치의 달력을 가지게 되는 셈이다.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이 각각 잘 나타나면서 생동감이 있다.
어떻게 이런식의 그림책을 만들 수 있는지? 정말 감탄스러울 지경이다.
아이들은 열심히 세고 또 센다.
엄마는 조금 지겨울지도 모르겠다.
매번 세어 보았던 것을 또 세고 또 세어줘야 하니 말이다.
하나,둘,셋....이렇게 세다보면 나는 정말 절로 눈꺼풀이 내려앉아 깜빡 졸기도 한다..ㅡ.ㅡ;;
그래도 어쩌겠는가!
아이는 자꾸 같이 세자고 하는데...ㅡ.ㅡ;;

덕분에 아들녀석은 0에서 12까지는 잘 센다.
그전에 숫자를 셀때 보면 입으로는 10까지는 잘 세는데...물건들을 하나씩 콕 콕 찍으면서 셀때는 세었던 것을 또 세고..또 세고...다섯 개가 어느새 열 개도 되고 여덟 개도 되는 것이다.
이젠 좀 나이 먹었다고 셈을 어느정도 하는 것 같은데 아직도 멀었다.
계속 이책을 펼쳐서 계속 헤아리면서 세는 수 밖에...^^
올해 녀석이 다섯 살이 되기 전까지의 목표는 20까지 세는 것이다.
쓰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읽고 세는 것을 정확하게 했으면 하는 나의 욕심이 앞서긴 하는데..
이책이 잘 도와줄 것 같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울보 2005-04-08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류도 정말 좋아해요..
어느날은 그냥 숫자랑 그림만 보는줄 알았는데..
이제는 계절도 알아요..
그리고 류는 1부터 10까지는 숫자만 보고도 읽는데..14까지는 세어요..
류도 이책으로 숫자공부 많이 했어요..
그리고 앵무새 열마리도 좋아하는데....이건 추천해드려요...

책읽는나무 2005-04-09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앵무새 열 마리요??....^^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
민이는 책 옆 귀퉁이에 블럭 상자 비슷한 네모 상자가 숫자별로 쌓아져 있는 것을 보고서 레고 장난감을 상자 쌓기 식으로 차곡 차곡 합체 시켜 책의 그림이랑 똑같다고 좋아하더군요!..이책은 의외로 아이들이 참 좋아하는 것 같아요..그죠?..^^

울보 2005-04-09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류도 아기때 놀던 커다란 블럭으로 놀아요,,,그러고 보니 아이들은 비슷하군요,

책읽는나무 2005-04-09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민이는요!...아가들이 가지고 노는 베베블럭이 아니라 큰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블럭을 가지고 놀거든요...ㅡ.ㅡ;;
애아빠가 블럭을 맨처음 살때 애는 금방 자라는 거라고 큰아이들이 가지고 노는걸로 사자고 해서 말입니다...순간 나도 그러려니~~ 하고 구입했더랬는데 구입하고서 엄청 후회했다는~~~ㅠ.ㅠ
아이들은 금방 자라긴 하지만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는 것 같더군요!
뭐 지금은 그때 산 블럭을 잘 가지고 놀지만 그블럭을 사고서 한 일년은 묵혀 두었단 거 아닙니까!...아이가 힘들어서 못가지고 놀아서 말입니다..ㅡ.ㅡ;;
 
예방 주사 무섭지 않아 - 그림책은 내 친구 내 친구는 그림책
후카이 하루오 글 그림, 이영준 옮김 / 한림출판사 / 199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 아들녀석이 약간의 미열기가 있어 소아과에 다녀 왔었다.
녀석은 어디 좋은 곳에 가는 줄 알고 자꾸 어디 가냐고 묻는다.
헉~~ 어떻게 대답해야하나?? 싶어...계속 "우리 재미있는 곳에 간단다..^^;;" 둘러댄다.
"버스 타고 가요? 택시 타고 가요?" 녀석은 신나서 묻는데 병원에 간다고 사실대로 이야기 한다면 녀석은 바로 겁을 집어먹고 병원 안간다고 울고 불고 난리법석을 피울게 뻔한일!

암튼....병원 앞에 서면 녀석은 벌써 눈치채고 병원에 안갈꺼라고 앙탈을 부린다.
겨우 달래고 달래서 병원에 끌고 들어갔다.
그래도 요즘은 조금 컸다고 사탕 줄께~~ 하면서 달래면 그런대로 의사 선생님 앞에 앉아서 진찰을 잘 받는다...요 몇 달 전만 해도 어림도 없는 일!..ㅡ.ㅡ;;
그렇게 녀석은 감기가 심하지 않아 주사는 다행히 안맞았다.
그리고 사탕을 하나 받아들어 녀석은 그런대로 병원에 대한 신뢰감이 두터워 지는 것 같다...ㅡ.ㅡ;;

병원에 대한 공포감을 없애려고 이책을 구입했다.
그리고 책을 구입하기에 앞서 아예 병원놀이기구 장난감을 사서 가지고 놀게 했다.
장난감을 맨 처음 집어 들면서 녀석은 청진기와 주사를 보고 기겁을 했더랬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만 봐도 놀란다고 했던가!
녀석은 하얀가운을 입은 사람이라든가, 주사기 비슷한 기구만 보면 깜짝 놀라 싫다고 도망을 간다.
그래도 친근하게 자주 가지고 놀다보니 어느 정도 공포감은 없어진 듯 해 보인다. 
그리고 이책을 읽어주면 녀석이 하는 말.."거인 아저씨는 왜 주사도 안맞냐??"그런다.
속으로 은근히 이책을 보여 준 효과가 있다고 좋아했더니...
녀석은 책은 책이고 실제 상황은 실제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있나보다. 
병원 문 앞에만 서면 겁을 집어 먹고 얼굴이 새파래지니...ㅡ.ㅡ;;
하긴 나도 어릴적엔 누구보다도 주사 맞는 걸 싫어하긴 했다만..ㅡ.ㅡ;;  
그래도 어쩌겠는가!
예방접종은 필히 해야 하니까...아이의 주사에 대한 공포감을 없애려면 이책의 도움을 얻을 수밖에..^^

제목 자체가 얼마나 믿음이 가는가!
<예방 주사 무섭지 않아!>..^^
다음달 초에 녀석은 예방접종을 하나 맞아야 한다.
그래서 틈만 나면 나는 이책을 읽어주고 있다.
거인아저씨가 주사를 맞지 않겠다고 도망가다가 결국 병에 걸려 그날 밤 악몽을 꾸면서 많이 힘들어 하다가 결국은 거인 아저씨는 주사를 맞았다.
녀석은 주사를 맞는 거인 아저씨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은근슬쩍 "민이도 예방주사 맞아야겠지?"하면....
대답은 역시 "나는 주사 맞기 싫어요~~~"다..ㅠ.ㅠ

이세상에서 주사 맞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주사를 싫어하고 무서워 해도 예방접종은 병이 걸리지 않게 미리 예방해주는 것이라고 친절하게 설명이 담긴 이러한 책들을 자주 접한다면 아이들은 스스로 어느 순간 용기를 기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아이가 무척 싫어하고 공포감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조금씩 조심스럽게 이러한 종류의 그림책을 보여줌으로 아이의 마음을 움직여보자!
윽박지르기보다는 이방법이 훨씬 쉽고 수월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달의 예방접종을 위하여 녀석의 아우성이 조금은 약해지길 바라며 오늘부터 한 달 간 열심히 읽어줘야겠다..
그날의 건투를 기대하며...ㅋㅋ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도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51
존 버닝햄 지음, 이주령 옮김 / 시공주니어 / 199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의 한 사람 존 버닝햄의 그림책이다.
알라디너 미설님의 서재를 처음 알게 되었을때 이 <알도>라는 닉넴이 아주 독특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알고 봤더니 그분은 이그림책을 통하여 감동을 받아 아들의 별명을 부러 <알도>라고 붙였다고 했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책 작가라서 눈이 번쩍 뜨였다.
그래서 뒤늦게 나마 이그림책을 알게 된것이 기뻐 얼른 구입했더랬다..^^

읽으면서 왜 내아이에게 알도 라는 별명을 붙이고 싶었는지 그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내아이도 한 번, 두 번 자꾸 책을 접하면서 아예 끼고 산다.
우리아이는 가만히 살펴보면 존 버닝햄의 그림의 자유스러움에 빠져드는 것이 아니라 그림 소재의 친숙함에 푹 빠져드는 것 같다.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책은 자신이 좋아하는 기차가 나오기 때문에 좋아하고...<검피 아저씨의 뱃놀이>책은 동물들과 배가 나오기 때문에 좋아하고..그리고 이 <알도>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소녀가 그네를 탈 때 알도가 뒤에서 밀어주는 장면을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된 책이다.
물론 녀석이 요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스케이트 타는 장면이라든지, 배를 타는 장면이라든지, 친구들이 소녀를 괴롭히는 장면을 유심히 쳐다보긴 한다.
버닝햄의 그림책은 아이들과 대화하듯이 올곧게 아이들의 편에 서서 그림책을 만드는 작가다.
그래서 영국의 3대 그림책 작가 중의 한 사람이라는 명칭을 얻고 있는 대작가인가 보다.

이책의 주인공 소녀는 형제,자매가 없는 외동딸이다.
그래서 항상 외롭다..(나는 이부분에서 많이 뜨끔했었다.우리아이도 현재 외동인데...늘 혼자 노는 것이 안쓰러울때가 많았기 때문이다..ㅡ.ㅡ;;)
소녀는 혼자 노는 것에 익숙해서인지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에도 서툰 것인지 아니면 나쁜 친구들을 만난 탓인지 친구들에게도 괴롭힘을 당한다..어찌보면 왕따를 당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부모님의 모습도 잘 보이지 않는다..가끔씩 외식을 하거나 놀이터에 갈때 엄마와 함께 하는 모습이 비칠 뿐이다..엄마,아빠 모두 맞벌이를 하나보다.

외로운 소녀는 이외로움과 쓸쓸함을 달래는 방법을 혼자서 터득하였는데...바로 알도라는 토끼인형을 진짜 사람처럼 생명이 있다고 여기어 하나밖에 없는 내친구라고 생각한다.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했을때 달려와 나를 도와준 것은 바로 다름아닌 알도라고 생각하며..놀이터에서 그네를 탈때 그네를 밀어주는 사람도 바로 알도이며..밤에 잠을 자다 악몽 때문에 잠을 깼을 때도 나를 다독이며 달래주고 잠들때까지 책을 읽어주는 이도 바로 이 알도라고 생각한다.

어릴적에 자신이 가장 아끼는 장난감이나 인형들이 생명이 있다고 여기는 시기는 다 있게 마련이다.
물론 나도 그랬었다..예쁜 바비 인형을 하나 선물 받았었는데...어찌나 사람 모양과 똑같던지 머리를 빗겨주고 옷을 입혀 주면서 실제로 생명이 있다고 믿어버려 항상 인형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싶어 몰래 숨어서 바비 인형을 노려보았던 시절이 있었다..ㅡ.ㅡ;;
지금 네 살배기 내아들 녀석도 가만히 보면 인형이나 사물들이 생명이 있다고 믿는 눈치다.
인형들에게 혼자서 뭐라고 뭐라고 대화를 잘한다.
물론 혼자 크기 때문에 인형이나 화초,열대어들과 친구 삼아 놀라고 내자신이 대화를 하도록 유도한 점도 없진 않지만 아이들의 순진무구함은 어른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사물들에게 애정을 듬뿍 쏟아넣으며 대화를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그림책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알도와 함께 하는 소녀의 모습이 그리 행복해 보이지만은 않는다.
인형을 너무나 사랑하여 하나밖에 없는 내 친구 이상으로 여기는 점은 가상하나...알도라는 존재는 친구라는 편안한 차원을 넘어 일종의 도피처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하루종일 소녀는 알도와 함께 하기 때문이다.
알도와 함께 놀고, 알도에게 위로 받고, 알도와 함께 웃고, 알도와 함께 잔다.
소녀는 알도와 언제나 함께 하기에 행복하겠지만 내눈엔 소녀의 모습이 측은하면서도 불쌍해 보인다.
  
하지만 나의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 장면을 보면 소녀는 어느덧 성장을 하게 되어 더이상 알도와 함께 할 수 없다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알도가 있던 자리에 어느새 새로운 친구들이 있다.
그래서 새친구들과 노느라 알도를 까맣게 잊고 지내는 날들이 많다라고 소녀는 이야기한다.
하지만 소녀는 알도를 잊지 않고 영원히 함께 할 것이라고 한다.
아마도 소녀는 알도라는 인형을 버려야 하는 나이가 되었음에도 절대 버리지 않고 자기방에 놓아 둘 생각인가 보다.
마지막 장면은 가슴 한켠이 찌릿 하다.
소녀가 자라 알도는 역시 생명이 없는 인형이란 것을 인식하게 된 것이 다행스럽기도 하면서 한 편으론 어딘지 모르게 서운한 감정이 일기도 한다.
아이들만의 순수함을 잃어가는 것 같아 보인다.
그래도 소녀가 알도 외에 새친구를 사귀게 된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
내아들 녀석도 빨리 자라 단짝 친구를 많이 사귀었으면 좋겠다.
그땐 이엄마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겠지만 그래도 엄마가 다 해줄수 없는 것도 있지 않겠는가!

지금은 아들녀석과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면서 내가 녀석의 그네를 밀어주면서 엄마가 알도가 되었다라고 말해준다..그러면 엄청 좋아한다...그러고 저도 알도가 되겠다면서 나를 밀어준다.
아직 힘에 부쳐 나를 밀어줄라치면 반동에 의해 녀석이 넘어질 것 같은 상황인데도 끝까지 저도 알도를 흉내 내겠단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녀석이 한다는 말은 "나한테는 알도가 그네를 안밀어줘요!..ㅡ.ㅡ;;"한다.
녀석은 알도가 실제로 존재하는 동물이라고 생각하나보다.
그리고 놀이터에 가면 알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나보다.
아직 버닝햄의 이그림책을 완전히 이해하기엔 나이가 어린가보다.
그래도 친구들이 소녀를 괴롭히는 장면을 보고선 친구들 못됐다고 손으로 책을 치는 것을 보면 어느정도 이해하는 것도 같은데....ㅋㅋㅋ
아들녀석에게 존 버닝햄의 그림책들이 얼마만큼 이해되는지 알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즐겨 보아주는 것만으로도 솔직히 고맙고 기쁘다..^^
이유는 내가 더 버닝햄의 그림책들이 재밌고 좋기 때문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05-04-03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5살된 딸아이가 있는데 그림책 읽을 때 좋아하는게 비슷한 것 같네요. 자신과 비슷한 상황이나 좋아하는게 나오는 그림책을 유난히 좋아하죠. 이 책도 우리 아이 사주면 좋아할 것 같네요 좋은 책 서평 감사합니다.

미설 2005-04-03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재의 친숙함에 빠져든다는 말씀에 동감합니다.. 항상 그렇지만 참 정성스럽게 리뷰를 쓰시는 것 같아요^^

책읽는나무 2005-04-04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이상하게 님의 닉넴을 볼때면 모래요정 바람돌이가 떠오른다는~^^
님의 말씀처럼 아이들은 자신과 비슷한 상황의 그림이나 내용이 나오면 참 좋아하지요?..^^...그래서 저도 책을 고를때 부러 그렇게 골라지게 되더라구요..^^

미설님........칭찬해 주시니 감사드려요..^^..하지만 정말 잘 쓰시는 분들에 비한다면야..........새발의 피라지요!....^^

바람돌이 2005-04-07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바람돌이 맞아요. 제가 옛날에 모래요정 바람돌이 만화 주제가랑 만화를 무지 좋아했걸랑요. 요즘 옛날 만화들 다시 많이 해주던데 왜 이건 다시 안하나 몰라...^^
 
허리케인 미래그림책 33
데이비드 위스너 글 그림, 이지유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데이비드 위스너의 최신작이다.
<구름공항>..<이상한 화요일>..<1999년 6월 29일>등의 그림책을 만든 그작가이다.
나는 <구름공항>이란 그림책으로 데이비드 위스너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다.
그래서 이책이 더 반가운지도..^^

데이비드 위스너는 사실적인 그림을 선보인다.
그래서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이그림책도 그러한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그리고 작가만의 독특하고도 기발한 상상력은 놓칠 수 없는 또 하나의 즐거움!..^^

조지와 데이비드 형제는 허리케인이 불어온다는 기상예보에 잔뜩 긴장을 하고 있다.
허리케인이 아주 강력했던지 밤사이 전깃불 마저 끊어졌다.
다음날 아침 마당에 나가보니 아주 거대한 느릅나무가 뿌리가 뽑힌채 쓰러져 있다.
아이들은 깜짝 놀랐지만...역시 아이들은 아이들인가보다.
거인이 쓰러진 것처럼 누워있는 나무를 보고서 정글놀이를 하자고 제안을 하고 맞장구를 쳐대니..^^
그래서 아이들은 나무위에 올라타 정글놀이도 하고..
오후에는 바다라고 상상하면서 해적선을 찾는 놀이도 하고...
다음날은 우주라고 상상하면서 우주선 놀이를 한다.
이장면들은 역시 데이비드 위스너구나! 란 생각을 했다.

햇볕이 따가우면 나뭇가지 속에 숨어 앉아 형과 동생은 우유를 마시면서 경치를 바라보며 구경한다.
참 여유로운 장면이다.
그렇게 자기들만의 비밀공간으로 찜하고 몇 날 며칠을 즐겁게 놀고 있는데...그만 낯선 아저씨들이 다가와 그나무를 전기톱으로 베어버린 것이다.
형제는 무척 슬프고 화가 났지만...어쩔수 없는 일이라고 스스로를 달랜다.
그러다 형제들이 눈을 반짝일만큼 반가운 소식을 듣게 되는데....바로 아빠의 폭풍이 올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고 형제는 은근히 무언가를 기대하면서 마지막으로 남은 거대한 느릅나무를 올려다본다.

어른들에겐 허리케인이라고 하면 공포감부터 먼저 느껴 안절부절 못하게 되지만...아이들은 그렇지 않다.모든 것이 신기하고 모든 것들을 자신들만의 놀이대상이 될 수 있다는게 신기하다.
하긴 아이들에겐 엄마,아빠만 곁에 있기만 하면 이세상에서 무서울게 없을 것이다.
내아이도 과연 그럴까?

얼마전에 지진이 일어나 집안이 흔들렸을때 나는 어찌나 놀라고 겁을 집어 먹었던지...도망나가려 현관문 쪽으로 바로 뛰기 바빴다..헌데 내아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고 그냥 엄마가 바삐 서두르니 밖에 놀러나가는 줄 알고 나를 따라온다.
지진의 공포감이 아직도 가시지 않은 터라 이책의 제목인 <허리케인>이란 글씨만 봐도 가슴이 벌렁 벌렁 거렸는데...아이들의 순진무구한 상상력과 기대감이 다소 내마음을 누그러뜨려 주었다.
그래서 때론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힘이 되어준다는 말이 이런 것일까? 곰곰 생각해본다.

어린아이들은 그림을 보는 재미로...유치원생 정도의 아이들이라면 줄거리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으므로 멋진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맨 마지막장을 보면 한니발 고양이가 비가 오는 창문을 바라보고 있는데...창밖엔 비가 오면서 그 비사이로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있는 장면이 있는데...눈치빠른 아이들이라면 바로 물고기를 좋아하는 데이비드 위스너의 책이란걸 금방 눈치채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