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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 지금 물 올리러 갑니다 ㅣ 띵 시리즈 9
윤이나 지음 / 세미콜론 / 2021년 3월
평점 :
독후활동.
책을 읽는 동안 연달아 라면을 끓여 먹고 있다.
어젠 밥의 양이 어중간해서..
오늘은 비가 오니까....
덕분에 이번 독후 활동은 맛있다.
이 책을 읽게 된다면 라면을 맛있게 끓여 먹을 수 있는 비법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읽는 나!!
에이그~~
이 책은 요리책이 아니란 말이지! 에세이집이란 말이지.
특정 상황 외에 큰 쓸모는 없지만 사소하게 유익하고 매우 뿌듯하다는 점에서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의 앞문 위치를 예측해 정확히 맞추어 서 있기와 비슷한 기술이다. 자주 끓이되 생각을 많이 하면서 끓이다 보면, 금방 잘 끓이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라면을 맛있게 끓이는 방법에 왕도 같은 건 없는 셈이다. 기본을 지키고, 생각을 하고, 끓이기를 반복하는 것. 그게 전부다.(127쪽)
라면 맛있게 끓이기에는 왕도가 없다는 말에 조금 띵~했지만, 기본을 지키고,생각을 하고,끓이기를 반복해야 한다는 말에는 쉽게 수긍이 간다.
아이들은 엄마가 끓여 주는 라면보다 아빠가 끓여 주는 라면을 선호하는 편인데...남편이 어떻게 라면을 끓이는가?호시탐탐 살펴 보면 기본을 지키고 생각?을 좀 하면서 끓이는 것 같기도 했다.
나는 꼬들면 보다 좀 푹 끓인 면이 좋아 내 취향대로 해 왔고,
수프가 좀 느끼하다 싶어 3분의 1만 넣고 물을 좀 많이 붓는 편이었다.그래서인지 아이들은 수프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 걸 보면 갑자기 분노하고 실망을 한다.(이것들이!!!!!)
나도 조금 생각이란 걸 했고, 내 생각을 이렇게 실천해 봤었다.
수프를 절반 넜었으니 싱거워진 국물에다 고춧가루를 조금 넣고(안매운 어린이용 고춧가루여야 한다!) 소분해서 얼려 놓은 오징어를 넣었다.양파랑 파도 숭숭숭 완전 초록 천지가 될 때까지 많이 넣고,계란을 마지막에 넣어 라면으로 덮어주기만 한다(계란에 라면 이불 덮는 방법은 윤스테이에서 박서준이 요리하는 걸 보고 따라하기 시작함.박서준이 정성스럽게 끓여 준 라면을 먹던 윤여정 여사님 완전 칭찬!!! 본인은 라면 잘 안먹는데 너무 맛있다고~~^^)
그렇게 생각을 좀 하고 끓여 주니 애들이 맛있다고 국물까지 다 마시긴 하더라만....이렇게 라면을 요리처럼 하려면 이것도 일이다.라면이란 건 간단하게 해서 먹는 음식인 것 같은데,아무리 간단한 음식일지라도 기본과 생각(정성),연습이 없다면 사람이 먹을만한 음식이 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음식 하는 사람은 보람도 있겠지만 많이 지친다.
오늘 점심은 라면.
내가 먹는 라면과 나의 점심 파트너 아들의 라면 취향이 각각 달라 따로 끓였다.그리고 지난 주 담은 총각김치를 곁들였다.
사진속 색깔만 보고도 어떻게 맞추시는지들~~
이번엔 김치맛이 성공 했네요ㅋㅋ
늘 무김치 쪽은 절임이 짜게 됐었는지 짠지가 되어 실패를 많이 해서 이번엔 손 덜덜 떨면서 소금물을 좀 싱겁게 했었던 게 이유였었는지? 채소물에 이번엔 북어포랑 황태포를 넣어 끓여서 맛이 우러났던 건지?알타리 무가 품종이 좋았던 건지?
암튼 첫 날,둘째 날까지는 무의 매운 맛만 나고 아무 맛도 안나더니 세째 날부터 익어가는 총각김치의 자태를 나타내기 시작했다.친정에도 갖다 드렸더니 친정 아버지 이번 엔 맛나다고 하셨고,남편도 시어머님 해주시던 맛이 난다며(돌아가신지가 16 년이 되다 보니 어머님 손맛을 잊어버렸나?이맛이 아니었는데?) 숙소에 가져가겠대서 또 반찬통에 담아 주고,친하게 지내는 이웃집 언니네 세 집에 퍼주고 나니 김치통 한 통은 어느새 없어졌다!!!! 만드는 건 몇 시간인데 먹는 건 한 순간!!!!
암튼,
오늘도 라면에 김치!!
헌데...라면 사진만 봐도 무슨 라면을 끓인 건지?
과연 맞출 수 있는 사람 계실까요?
저는 그게 궁금해 지더란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