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이어서 오늘 아침에도 식전부터 책이사 준비를 했다. 그래도 책묶음이 어림잡아 2천권이 안되는 듯싶다(잠정 목표가 2천권을 나르는 것이다). 다이어트에 비유하자면 2킬로 정도 뺀 것 비슷하다. 몸은 좀 가벼워젔는데 남들 보기엔 별로 티가 안 나는 수준. 이후에도 서고로 책을 천권 정도는 더 빼놓으려고 한다. 그래야 식탁과 그 주변을 점령하고 있는 책들을 처치할 수 있을 듯하다. 말을 쓰고 보니 책과의 전쟁이다.

조금 늦게 샌드위치로 아침을 먹으며 아침 전투의 소회를 적는다. 식탁 바로 왼편에 쌓인 책들을 사진으로 찍었다. 이렇게 쌓여 있으면 물론 책을 찾기 어렵다. 통상 책구매를 자제하는 게 책다이어트이지만(덜 먹기), 있는 책을 치우는 것도 다이어트다. 하긴 며칠 책을 빼내고 싸느라 땀을 흘렸더니 체중이 조금 준 것도 같다. 이 또한 책다이어트라고 해야겠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4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CREBBP 2018-08-15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들 벽돌처럼 사용해서 집을 지어도 지을 수 있겠어요 ^^

로쟈 2018-08-15 20:18   좋아요 0 | URL
벽돌로 치면 수만장이어서 집도가능합니다.^^;

two0sun 2018-08-15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샘의 책 덜 먹기?가 과연 가능하실까요?
몇년후에 이글과 똑같은 글을 또 읽을것같은~
책을 어디로든 치우는건 힘이 드는데 채우는건 어찌나 쉬운지~
책장에 빈칸 얼마없는데
쌓여있는 저사진속의 책들을 검색해보고 있음.ㅎ

로쟈 2018-08-15 20:20   좋아요 0 | URL
구입비를 좀 줄이려고는 하고 있습니다.~

로제트50 2018-08-15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실은 박스를 보내는 쌤의 마음은 어떨까요? 한 시절을 박제한
듯 한 비장함? 추억을 멀리 보내는
은밀함?^^ 저는 책 싸는 게 엄두가 안 나, 지금 아파트에서 이사를 (19년쯤)
못하고 있어요;; 아직은 더 쌓을 공간이 있음을 다행으로 여기며^^*
그래서 쌤에게 서평집 출간은 나름 의미가 있겠군요~

로쟈 2018-08-15 20:21   좋아요 0 | URL
자주 안 가볼 뿐 멀지는 않고요. 당장 불편한 게 많아서 2-3천권은 더 빼야할 거 같아요.

달걀프라이 2018-08-21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을 좀 버리려고 해 봤는데 .... ㅠㅠ 차마 버릴 수가 없었고...
친구들이 ˝니가 죽었다고 생각해야 버릴 수 있다.˝기에
그렇게 생각하고 버리려고 해 봤는데
그래도 여전히 책을 버릴 수가 없었다는 ~~

로쟈 2018-08-21 23:01   좋아요 0 | URL
누구더러 대신 버려달라고 하시면 됩니다.~
 

어제오늘 책이사 준비를 하느라 땀깨나 흘렸다. 서평집을 내면서 책정리도 하는 거라면 그럴 듯하지만 사정은 그렇지 않다. 지난겨울 아파트 윗층들의 누수 때문에 천장과 벽이 일부 젖어서 도배공사를 하게 되었는데 붙박이장까지 들어내야 해서 공사가 커졌다. 그런 참에 방의 책을 옮기면서 집안 곳곳에 쌓여 있는 책까지 일부 옮기게 되었다. 어림에 쌓여 있는 책만 해도 3천권은 훌쩍 넘어갈 것 같다.

책장의 책을 솎아내가며 책을 묶어놓고 광복절에 나르는 계획을 세웠는데 여름휴가는커녕 폭염에 이사까지 하게 돼 스스로도 혀를 찰 지경이다. 책이사는 장서가들의 숙명이지만(망구엘의 신간을 보라), 앞으로도 보지 않을 것 같은 책들까지 땀을 빼며 이리저리 나르는 걸 보면 좀 모자란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좀 모자란 숙명이 되는 건가.

분명 집값을 쏟아부어서(알라딘의 구매액수만으로도 지방도시의 작은 아파트 한 채 값이다) 모은 책들이지만 정작 책을 보관할 공간이 부족해서 애를 먹는다(집 대신 책을 산 대가다). 제법 큰평수의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한, 앞으로도 번잡한 책이사는 반복될 듯싶다.

오랜만에 서재의 앉은 자리에서 찍은 사진을 올려놓는다(부러운 사진이 아니라 부러울 게 없는 사진으로). 서평가의 공간은 이 모양이다. 가지런하게 잘 정돈된 도서관을 꿈꾸었지만 현실은 그와는 너무 큰 차이가 있다. 그나마 프랜시스 베이컨의 작업실을 보면서 가끔 위안을 얻는다...


댓글(19) 먼댓글(0) 좋아요(8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malia 2018-08-12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 🤯 !!!!!!!!!!!!

로쟈 2018-08-13 07:30   좋아요 0 | URL
^^

two0sun 2018-08-13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더위에 이사업체에서도 부담스러워 한다는 그 책이사를~
이사끝나고 몸살나실듯.
일~~~부 옮기신다는 책이 3천권
저희집에 있는 책 몽땅.



로쟈 2018-08-13 07:30   좋아요 0 | URL
아마도 2천권쯤 옮기게 될 듯해요. 바닥의 책을 다 없앨 수 있을지는 미지수.

PATAGON 2018-08-13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과 프랜시스 베이컨.
분위기.. 아우라..?
어떤.. 그.. 뭐라고 해야할지
전문가의 고집스러움..
폭염을 견디는 사막의 초인같은.

로쟈 2018-08-13 07:28   좋아요 0 | URL
베이컨에 비하면야 정연한 편이죠.~

Yoona Kim 2018-08-13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서 여름인사합니다. 늘 책과 함께 살고, 책때매 쩔쩔메고 책으로 살아가는 로쟈선생^^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고. 이 폭염에 책이사라니 무사히 잘 하십시오~^^

로쟈 2018-08-13 12:54   좋아요 0 | URL
네 여름 건강하게 나시길.~

CREBBP 2018-08-13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을 하나 차리심이...

로쟈 2018-08-13 12:55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노년에는.~

cyrus 2018-08-14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의 서재 내부 풍경이 낯설지가 않아요. 제가 자주 가는 헌책방에도 책으로 쌓은 탑이 많습니다. ^^

로쟈 2018-08-14 19:00   좋아요 0 | URL
네 그런 분위기에요.~

바람처럼 2018-08-20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 집 정리를 하며.. 사실은 책정리..아니, 책정리를 한다고는 했지만 결국은 자리만 바뀐거더라구요.. 정리가 안되는 책들... 버리라는 남편과 대답만 알았다고 하고는 또다시 옮긴 자리로 꽂은 저.. 도대체 책이 뭐길래 버리지도 못하고 자꾸만 안고 가는건지...싶네요..ㅡㅡ:;;;

로쟈 2018-08-21 23:03   좋아요 0 | URL
네, 버리는 것도 연습이 필요한 듯해요.~

달걀프라이 2018-08-21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중독족속의 두목님이 되실 만합니다. ㅎㅎㅎ

로쟈 2018-08-21 23:04   좋아요 0 | URL
네, 아무도 부러워하지 않는 감투네요.^^

북씨(BookC) 2020-12-28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상천국에 사시는군요~

다락방 2021-08-12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서 원하는 책을 찾는게 가능하긴한가요?? ㅎㅎ

로쟈 2021-08-12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종 불가능합니다.ㅠ
 

조천읍의 ‘시인의 집‘을 나와서 향한 곳은 서귀포시 성산읍에 있는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이다. 2005년에 타계한 사진작가 김영갑이 루게릭병으로 투병하며 폐교를 개조하여 손수 지은 미술관으로 2002년에 문을 열었다고 한다. 한 예술가의 치열한 작가혼이 여전히 살아 숨쉬는 공간이란 느낌을 받았다. 충남 부여생이지만 제주의 자연과 풍광을 평생 카메라에 담았고 이제 그의 사진은 제주 자체가 되었다.

미술관 내부는 사진촬영이 금지돼 있어서 대신 기념엽서만을 구입했다. 이미 널리 알려진 곳이어서 따로 홍보가 필요치 않겠지만 나처럼 그런 곳이 있는 줄 몰랐던 분들은 방문해봄 직하다. 김영갑 사진집은 여러 종이 출간돼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구름을 찍은 사진들이 특히 마음에 든다. 사진집도 여유가 생기는 대로 구해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주에 도착해서 보말죽과 호랑소라, 홍해삼 등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들른 곳이 조천에 있는 카페 ‘시인의 집‘이다. 손세실리아 시인이 운영하는 카페여서 시인의 집이고 (2년 전부터) 저자 사인본 시집만 판매한다고 해서도 시인의 집이다. 얼핏 수십 종의 사인본 시집과 일부 산문집을 전시하고 카페 손님들에게 판매하는데 전국 유일의 서점이라고 한다. 전세계적으로도 희소하지 않을까 싶다.

기념으로 구입한 시집은 손세실리아 시인의 <꿈결에 시를 베다>(실천문학사)와 이동순 시인이 자야 여사를 대신하여 사인한 <내 사랑 백석>(문학동네) 등이다. 주인장께 물으니 베스트셀러는 시선집 <내 마음이 지옥일 때>(해냄)라고 한다. 제주에 와서도 ‘지옥‘이란 제목에 끌리는 것인지, 마음이 지옥인 분들이 일부러 제주를 찾는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여하튼 사실이 그렇단다. 여하튼 시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예기치않은 선물을 챙겨갈 수 있는 카페가 ‘시인의 집‘이다. 몇장의 사진으로 방문 기록을 대신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예정대로라면 나리타공항에 있어야 하지만 일본항공의 비행기 연착으로 이제야 탑승. 이륙을 기다리고 있다. 2시간 10분 정도 소요된다면 3시 반은 되어야 오늘의 일정에 들어가게 될 듯하다. 지금은 오후 1시.

내일은 나쓰메 소세키와 관련한 일정 위주여서 가방에 넣어온 책은 일본이 자랑하는 비평가 하스미 시게히코의 <나쓰메 소세키론>. <산시로>를 다룬 장을 이전에 읽었는데 이번 여행중에 탐독해보려 한다. 이제 비행모드로.

(...)

일본 나리타공항에 도착한 건 오후 3시 10분쯤. 인천에서 나리타까지는 2시간 남짓 소요된다. 입국수속이 번거롭지 않아서(내가 경험한 최악은 러시아였다) 곧바로 짐을 찾아서는 미리 도착해 있던 일행과 합류한 다음 도쿄로 이동했다.

당초 진보초 고서점가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지체된 탓에 내일로 미루고 도쿄의 야경을 본 뒤에 저녁식사를 했다. 그러고는 오오에도 온천에서 시간을 보내고(일본식 찜질방이라고 해야겠다. 찜질과는 무관하지만) 호텔에 안착. 하루의 일정을 마무리한 시점에서야, ‘이제 또 시작이구나‘란 느낌이 든다. 네번째 문학기행(한겨레교육센터와는 세번째).

도쿄는 지난여름에 갔던 교토와는 확연히 다른 인상이다. 말 그대로 거대한 국제도시. 바다를 낀 도시의 야경은 얼핏 뉴욕이나 샌프랜시스코를 떠올리게 한다. 레인보우 브리지와 자유의 여신상 복사판 때문인듯. 이 또한 도쿄의 천 가지 얼굴 가운데 하나이리라.

내일의 일정을 위해서는 ‘하스미 상‘의 책과 함께 소세키의 <산시로>와 <마음>도 다시 좀 보다가 잠들어야겠다. 시차가 없다보니 좀 맨숭맨숭하군. 하기야 환승을 포함해 13시간 넘게 비행해야 했던 러시아문학기행이나 카프카문학기행에 비기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