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님이 작년에 영동시장쪽에 용하다는 점쟁이 할아버지에게 가서 점을 봤었다.
일부러 찾아간 것이 아니고 일이 꼬여서 점이나 봐야 겠다고 하는 친구를 따라
갔다가 얼덜결에 보게 되었었다.
간것까진 좋았는데 내 사주를 들이 밀었단다. 점쟁이가 풀은 점괘의 내용은 이러했다.
신랑이 오만가지 재주는 다 가지고 있는데 딱 하나 없는 재주는 딸 만드는 재주란다.
지금은 고생하고 있지만 40을 넘어가면 돈을 벌어다 주는데 푼돈이 아닌 어마어마한
목돈을 툭툭 내놓는다고 한다. 전생이 이것저것 열심히 해놓고 채 수확을 못하고
죽어서 지금은 그걸 하나하나 수확시키는 생이라고 말했단다.
점이라는 걸 별로 안좋아하다 보니 심드렁하게 들었다.
사실 점괘가 좋게 나오면야 기분좋겠지만 나쁘게 나오면 기분 잡치는 상황 자체도
우습기 그지없고 단지 점쟁이의 세치혀에서 나오는 말을 그렇게 맹신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다 보니 그냥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렸다.
그런데 요즘 알라딘에서 마이도러 혹은 달내미들을 자랑하는 알라디너 분들의 페이퍼를
보고 있자면 이 점쟁이의 점괘의 한자락이 무럭무럭 떠오른다.
`딱 하나 없는 재주는 딸 만드는 재주란다.'
가뜩이나 미국에 사는 조카 두녀석도 고추고 주니어 역시 고추다.
누나의 경우 첫째 조카가 태어나고 7년이라는 턴을 두고 딸욕심이 나서 둘째를 가진
것이였는데 예상은 보기 좋게 틀렸고 또 고추를 보게 된 경우였다. 결국 우리집은
현재 고추밭이라는 사실....
작년 누나가 조카들을 데리고 한국에 잠깐 나온 적이 있다.
사내녀석 3명이 버글버글 거리는 소란스러운 상황에서 누나는 나에게 둘째를 가져야
하지 않느냐는 말을 던졌고 나는 형편상~ 이라는 이땅에 사는 자식 가진 부모들의
보편적인 변명을 늘어 놓았었다.
그래도 넌지시 둘째는 딸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흘렸더니만 누나의 대답은
(뛰어노느라 정신없는 사내녀석 세명을 가르치면서)
`딸만 나와봐... 저녀석들은 그날부로 찬밥이야. 그리고 내가 장담하는데 니가 둘째로
딸을 본다면 내가 책임지고 공주로 만들어 줄 수 있어...!!'
하긴.. 지금도 틈만 나면 주니어의 옷을 소포로 붙이는 누나는 애들 옷을 보러 갈때 마
다 이쁘고 고운 여아들의 아동복을 보면서 군침을 흘리고 있다고 한다.(사진으로 봤는데
진짜....이뻤다..특히 딸기무늬가 가득 들어간 짐보리의 공주풍 원피스..!!)
옆에서 조용히 남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어머님도 한마디 거드신다.
`니 누나 말처럼 딸 하나만 나와봐라.. 내가 책임지고 키워 줄수 있단다...'
몰려오는 부담감...떠오르는 점쟁이의 점괘...... 결정타를 날리는 마님의 한말씀..
`그럼 딸이 좋잖아...자기야 봐봐 어머님(시어머님)도 보면 딸 덕분에 비행기를 타잖어
아들덕분에 비행기는 못타시고..안그래..?? '
떨썩.. 그날 난 마님.어머니.그리고 누나의 삼단연계 콤보를 초필살기로 맞고 TKO당했다.
그래도 여전히 딸이 하나 있었으면...하는 바램이 있다.. 딸들은 그렇게 아빠를 챙겨
준다고 하지 않던가..??
뱀꼬리 1
작년일이 다시금 상기시키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 로드무비님,실론티님,울보님,조선인님
(가나다순)덕에 탄생한 페이퍼 임을 밝힙니다. 그리고 달내미를 자랑하시는 다른 알라디
너분들의 보이지않는 영향력도 이 페이퍼가 만들어지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음을 밝힙니다.
뱀꼬리 2
앞의 뱀꼬리에 실명(?)이 언급이 되신 분들은 유독 빈번한 딸자랑으로 인해 매피스토에게
회복불가능의 염장질을 하신 분들임을 다시 한번 밝히는 바입니다.
뱀꼬리 3
불현듯 떠오른 알라디너..`아영엄마님'
이분은 두배의 염장을 선보이시는 분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