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된 글씨, 조사하면 다 나와! [제 494 호/2006-09-06]
백만장자와 똑같은 필체를 갖고 있다면 백만장자처럼 행세할 수 있을까? 미국의 여성 추리소설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가 쓴 소설 ‘리플리’(The Talented Mr. Ripley)에선 이것이 가능했다. 이 소설은 1960년에 ‘태양은 가득히’라는 영화로 제작됐고, 1999년에는 ‘리플리’라는 영화로 리메이크돼 큰 흥행을 기록하기도 했다.

일확천금을 꿈꾸는 청년 톰 리플리와 샌프란시스코의 부잣집 외아들 필립 그린리프는 고등학교 동창이다. 고교졸업 후 리플리는 자신을 멸시해온 그린리프를 살해하고 그의 신분증명서를 위조한다. 또 그린리프의 서명을 똑같이 흉내 내며 친구의 돈을 인출하고 새 아파트를 얻는다. 이는 그린리프의 서명을 열심히 연습하며 부단한 노력 끝에 얻은 결과다. 하지만 요즘이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필체감별기술 때문이다.

사람의 필체는 어느 것 하나 똑같은 것이 없고, 자신도 똑같은 글씨를 되풀이하기 어렵다. 그래서 두 서명이 너무 똑같아도 위조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은 역설적이기까지 하다. 어떤 서명이라도 정확히 똑같을 수는 없기 때문에 만일 두 서명의 형태가 정확히 일치한다면, 분명 그 중 하나는 위조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필체감별은 어떻게 할까?

위조 여부를 가리기 위해 감정관들은 먼저 동일한 사람이 쓴 편지나 공문, 메모 등 다양한 필체를 확보한다. 이어 글씨가 꺾일 때의 각도, 필순, 특정한 습관 등을 다양하게 분석한다. 동일인이 쓸 때는 그 모양은 각기 다르지만 그만의 독특한 ‘공통적인 습관’은 존재하기 때문이다. 같은 사람이 비록 다른 글씨체로 쓰더라도 ‘공통적인 습관’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이를 조사하면 누가 썼는지 알아낼 수 있다.

그러나 필체 감별의 조사법에는 일반적 규칙이 없으며 얼마나 많은 특성이 일치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도 특별히 정해진 것이 없다고 한다. 다시 말해 그동안 오랜 경험을 가진 감정관의 판단에 따라 비과학적이고 주관적인 방법으로 감별을 해왔다. 고도로 위조된 필체는 2차원 수준에서 탐지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필체를 구분하는 것은 전문가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종종 ‘감별불가’라는 판정이 내려진다.

다행히 2004년 8월 로마의 한 물리학자 덕분에 앞으로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필체를 감별할 수 있게 됐다. 이탈리아 로마트레 연구대학 전기공학과의 주세페 스파뇰로 교수팀은 필적 샘플에 레이저 광선을 비춰 3차원의 입체상을 만든 뒤 그 특징을 알아내는 홀로그램 시스템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글씨로 새겨진 종이의 홈과 도랑을 영상으로 컴퓨터에 재현해 3차원 필적 경로 홀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두 획의 연결점, 예를 들어 숫자 8의 중간 부분에서 종이에 가해진 필자의 압력에 의해 생성된 변화나 획순을 명확히 알 수 있다. 알파벳 ‘E’를 쓸 때, 'ㄷ'를 쓴 뒤 가로획을 그은 것인지 ‘三’을 쓴 뒤 왼쪽을 막았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또 획을 그을 때도 처음부터 힘을 줬는지 아니면 서서히 힘을 주워 끝에 힘을 뺐는지 아는 것도 어렵지 않다.

필체를 위조하는 방법 중 하나는 본래의 글씨 위에 종이를 대고 베껴 쓰는 것이다. 그래서 TV 드라마 ‘형사 콜롬보’에서 콜롬보가 흰 종이 위에 눌린 글씨를 알아보기 위해 연필로 가볍게 칠한 뒤 그곳에 자국이 드러나는지 지켜보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이제는 종이가 눌린 원본 종이를 찾지 않아도 위조된 글씨를 선별해 낼 수 있다.

위조범이 비슷한 필체를 흉내 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림일 뿐이며 원래의 필자처럼 획을 그을 때 힘을 주는 압력의 변화까지 따라 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힘을 많이 준 부분은 언덕으로 적게 준 부분은 계곡으로 나타나는 3차원 기술은 복잡하던 필체 감별을 손쉽게 해결하게 됐다.

이 기술은 무엇보다 종이를 손상시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연구팀은 여러 종류의 종이와 펜을 이용해 수백 개의 필적 샘플을 3차원 홀로그램 기술로 분석해 봤다. 그 결과 3차원 필적 경로 홀로그램 시스템은 문서와 수표에도 적용이 가능하며 거의 모든 위조를 성공적으로 감지해낼 수 있었다.

회사에서 작성하는 공문서에도, 물건을 살 때도 서명을 하는 세상이다. 모든 개인정보가 디지털화돼 해킹되는 세상이지만 과학기술 덕택에 오히려 서명이 가장 확실한 신분확인 수단이 되고 있다. 그렇지만 눈빛으로도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마음도장을 찍고 싶은 것은 왜일까? 사람이 어울려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은 개인의 신분 확인이 아닌 상호간의 믿음이기 때문일 것이다. (글 : 서금영 과학전문 기자)

http://www.yeskisti.net/yesKISTI/Briefing/Scent/View.jsp?type=1&class=200&seq=2751

모든 개인정보가 디지털화되어 해킹되는 세상이지만 과학 기술 덕택에 오히려 서명이 가장 확실한 신분확인 수단이 되고 있다는 게 역설적으로 들리네요.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박.경.림.

(ㅡㅡ++++++++++++++++++)

그녀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녀를 닮았다는 게 결코 칭찬은 아니지 않은가.

그 동안 닮았다는 연예인의 목록을 뽑아 보면, 김혜수, 장서희, 한혜진 등등이었는데...

(물론, 그녀들과 나는 전혀 닮지 않았다.  왜 그런 이름들이 나오는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땐 기분 좋았다고...ㅠ.ㅠ)

쳇쳇... 나의 각진 턱이 문제라니까.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 보니 눈이 너무 아파서 렌즈를 끼고 오지 못했다.  안경을 끼는 날은 옷도 잘 안 챙겨 입고 악세사리도 하지 않는다.(안 어울린다.)

반대로, 옷을 챙겨 입으면 반드시 렌즈를 낀다.  이 역시 나의 가오?

내일은 꽃단장이다. 불끈!

(사진 펑!)


댓글(3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노아 2006-09-06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번째 사진 이름표에 내 사랑 전조가 담겨 있다. ^^

프레이야 2006-09-06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 아니라고 봐요^^ 마노아님 얼굴 뵈니까 더 좋으네요^^ 시원시원하니 인상도 참 좋으세요. 복스러운 건강미인~~~

마노아 2006-09-06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고맙습니다. 좋게 말씀해 주셔서요^^;;; 주로 맏며느리감이라느니... 이런 얘길 듣죠. 제가 또 한 '건장'하거든요...;;;

Mephistopheles 2006-09-06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경림..하고는 거림감이 있어 보이는데 말이죠..??
박경림 닮았다고 한 사람....어디야~!!! 입니다.

전호인 2006-09-06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시기보다 헐 났습니다. 이런 미인을,,,, 이제야 공개하시다니
넘 이뽀! ^*^

마노아 2006-09-06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속삭이신 님! 그런 말씀은 공개적으로 해주셔도 좋습니다^^ㅎㅎㅎ

마노아 2006-09-06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제 학생이었답니다. 다음에 복수해줄 겁니다..;;;;;

마노아 2006-09-06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호인님 감사해요. 우울모드에서 상승모드로 진입하고 있어요^^;;;

내이름은김삼순 2006-09-06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마노아님이시닷!!
이뻐요,^^ 뭐가 박경림이란 말씀이셔요~~그건 저한테나 있을법한 별명이거만 ㅠ
웃는 모습이 시원시원,,정말 예쁜 언니같단 생각이 들어요^^

내이름은김삼순 2006-09-06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페이퍼 퍼갈래요^^

마노아 2006-09-06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분들이 우울해하고 있는 제 기운을 북돋아 주시느라 좋은 말씀만 하시는군요. 제가 사각턱인 건 맞아요. 본인도 인정..ㅠ.ㅠ 그래도 좋게 봐주시니 기쁘네요. 삼순양~ 예쁜 내 동생해요^^

물만두 2006-09-06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각아닙니다. 동안이십니다. 여기서 동안은 서클페이스죠^^ 미인이 미인이 아닌척하면 퇴출당하십니다=3=3=3^^

내이름은김삼순 2006-09-06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저 동생 할래요!^^
글구 만두님 말씀이 백번 천번 옳소!!!

로드무비 2006-09-06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닮기는 뭐가......
100배 어여쁘십니다.^^

해리포터7 2006-09-06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넘 알흠다우십니다...정말루 미인이세요!!

마노아 2006-09-06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서클페이스 원츄에욧~! 알라딘에서 쫓겨나면 안되죠^^;;;
삼순양~ 예쁜 내 동생 해줘서 고마워요^^
로드무비님, 감사합니다. 몸둘 바를 모르겠어요(^^ )( ^^)
해리포터님, 최고의 극찬이에용, 저 막 날라다니고 있어요^^;;;;;

치유 2006-09-06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맨 위에 님만 긁어가요...이미 긁어 가고 나중에 허가 받아요..ㅋㅋ

마노아 2006-09-06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헷, 언제 오시나 했어요, 배꽃님(>_<) 서재도 보고 왔답니다~ ^^

이매지 2006-09-06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밝은 웃음이 보기 좋으신 분이네요^^
첫번째 사진보고 얼핏 장서희 생각했어요^^

마노아 2006-09-06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헛, 장서희가 정말 생각나요?? 저야 좋지만 장서희에게 실례가^^;;; 전 아무리봐도 모르겠어용. 날마다 보는 얼굴인데도^^;;;

세실 2006-09-06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어머 넘 예쁘시구만~~~ 박모양이랑 전혀 안닮았어요~
목소리도 예쁘실듯.
와 싱그러움이 느껴집니다. 풋풋해라~~

마노아 2006-09-06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세실님, 이리 좋은 말씀만 하시다닛. 전 칭찬은 안 걸러내고 철썩같이 믿어요(>_<) 칭찬에 굶주린 인생이여...;;; 이러다가 나중에 목소리도 공개하는 것 아닐지.ㅎㅎㅎ

부리 2006-09-07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이 다시 안올 거라는 전제하에...팔뚝은 아주 가늘군요. 글구 호감 가는 인상입니다. 박경림은 절대 아니어요!

마노아 2006-09-07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세실님은 어이하여?? 팔뚝 가늘단 소린 살아생전 처음 들어봐요(>_<)칭찬 고맙습니다. '박경림'의 유령에서 어서 헤어나야겠어요^^

ceylontea 2006-09-08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닮기는 머가 닮았다구요.. 전 박경림 싫어하지 않지만,
마노아님과 박경림을 비교하다니 비교대상이 아닌것을...
너무 예쁘세요...

마노아 2006-09-08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실론티님~ 반가워요^^ 저도 박경림 싫어하지 않는데, 그 소리 들으니까 화나더라구요(>_<) 헤헷, 고맙습니다. 님 서재에도 곧 놀러갈게요~ ^^

세실 2006-09-08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다시 왔거든요..부리 땍기! (아 택기가 생각난다).
마노아님 제 핸디캡이 바로 굵은 팔뚝이랍니다. 부리님이랑 번개하고 나서 제 팔뚝갖고 놀려요. 흑...아킬래스건이어요.

마노아 2006-09-08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부리님이 그런 만행(?)을..., 정말 땍기군요^^;;; 음, 전 몸 전체가 아킬래스건이에요. 울 집에서 저주받은 몸뚱아리로 통한다니까요ㅡ.ㅡ;;;;

marine 2006-10-02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어머,너무 귀엽게 생기셨다~~ 대학교 초년생 같아요
전 이름이 박경림과 비슷해서 초기에 얘들이 좀 놀렸죠^^

마노아 2006-10-02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새도 박경림 소리 많이 듣고 있어요. 징한 것들.. ㅡ.ㅜ

비로그인 2006-10-11 0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얼굴을 봤네요. 사진보고 20대초 학생인줄 알았어요.. 미인이십니다. 문근영 닮은것 같아라는 아부를 해봅니다.
난 머리모양이 둘리에 나오는 고길동 닮았다는 말 들었는데요..요즘은 성격도 고길동 처럼 되는것 같아서.

마노아 2006-10-11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곡, 담뽀뽀님^^ 아주 기분 좋은 아부입니다. ^^ 고길동이 겉으론 아닌 척하지만 속은 엄청 따뜻한 캐릭터잖아요. 그 성격 좋아요^^
 
기차 이야기 어른이 읽는 동화
정호승 지음, 류준화 그림 / 열림원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내가 읽은 책은 "모닥불"이란 제목이었는데, "기차 이야기"란 제목으로 개정되어 다시 출판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모닥불'쪽이 더 정감어린 제목으로 느껴진다.

정호승 시인의 어른을 위한 동화 시리즈를 재밌게, 또 감동깊게 보았는데, 여러 편을 보니 확실히 감동이 좀 덜해진다.  대개의 이런 제목을 단 책들이 그러했듯이, 이 책도 비슷비슷한... 비스무리한 패턴을 보여주는 것.  그러니까 굳이 비교를 하자면 이솝우화 형식의 '교훈' 남기기가 너무 뻔히 보인다는 것이다.

상투적이라고 해서 값어치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기대를 했었던 터인지라 쬐매 마음에 안 맞았다.

그러나, 작품이 형편없다는 얘기는 당연히 아니다.  이야기 중에 '참게'편에서 소금 항아리에 담가진 게들이 서로 먼저 나가겠다고 아우성을 치다가 함께 미끄러져 내려가는 장면은 약간 섬뜩하기도 했다. 너무 적나라한 비유였지만, 또 너무 정직한 비유가 아니던가.

경쟁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는 남보다 내가 앞서가야만 하고, 내가 앞서기 위 해서 거침 없이 남을 밟아내는 경우가 얼마나 많던가.  '함께' 행복해지는, '더불어' 같이 사는 그 사회가 머나먼 꿈이요 이상으로 보인다는 것은 몹시 서글픈 일이다.  친구들과 동료들을 먼너 항아리 밖으로 내보내고 제일 마지막으로 내가 밖으로 나올 자신이나 각오가 되어있는가 물으면... 역시 대답하기 어려운 침묵이 따라온다.  그래서 작품은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게 읽히는 것.

'몽당빗자루'편에서 대나무 빗자루는 마당을 쓸어서 자신을 닳게 하는 스님께 볼멘 소리로 불만을 터트린다.  그러나 스님의 대답은 얼마나 현명한고 하니...

"그러면 너는 마당을 쓸면서 마당이 없어지기를 바라느냐?  어떻게 네 몸이 닳지 않고 마당이 깨끗해지기를 바라느냐?"

역시 뜨끔하지 않을 수 없었다.  노력하지 않고 구하는 기도는 거지의 바람이라던데,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많은 경우 일확천금을 꿈꾸고 또 대박인생을 노리던가.  또 그렇게 살지 않더라도, 그것을 꿈꾸듯이 입버릇처럼 굴 때는 또 얼마나 많던가.

'새잡는 그물'도 가볍게 넘어가지지 않았다.  새를 잡기 위해서는 먼저 새를 날려보낼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 많은 경우에 우리는 순서를 바꾸어서 인생을 낭비하는 것은 아닌가 곰곰히 짚어볼 일이다.

 

이렇게 리뷰를 쓰다 보니, 꽤 좋은 얘기가 많았는데 왜 별점이 세개인가 고민하게 된다.  안 되겠다.  별 넷으로 올라가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린빌에서 만나요 2
유시진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유시진의 작품은 늘 특이했다.  이번 작품은 평범한 일상을 보여주는...... 어쩌구 하는 얘기를 했지만 이번 역시 결코 평범하지 않다. 

과거 처용설화에서 모티브를 따온 판타지 "마니"도 그랬고, 이 세계를 닫아 모든 기억과 인연을 끊어버리는 "폐쇄자"도 범상치 않았다.  그밖에 데뷔작도 그랬고 모두들 조금씩 독특한 사람들과 이야기가 전개되었는데, 매번 난 그녀의 정신 세계가 궁금했다.  이건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아멜리 노통브하고는 다른 궁금함이다.  성장과정이 남달랐을까?  그녀의 혈액형은 무엇일까?  좋아하는 음식은??? 뭐 이런 잡다한 질문들이 꼬리를 물 정도로 신기하고 신기하게 느껴진다.

이번에는 사이언 사이비 쌍둥이들의 '근원'에 대한 약간의 실마리를 던져주었다.  5억 년 전 이야기가 나올  때 뜨억!했으니, 언뜻 "우주전쟁"에서의 그 박테리아??(하여간 지구를 구하는 마지막 .... 뭐더라? ㅡ.ㅡ;;;)가 떠올랐는데, 이야기를 다 보여준 게 아니어서 여전히 호기심만 잔뜩 충전된 상태다.

이번에는 특히 "사이비"의 표정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활짝 웃는 그 표정에는 가식도 없고 계산도 없고, 그저 본능에 충실하여 덥석! 덤비는 얼굴인데, 사실 많은 경우에 우린 본능에 충실하기가 너무 어려운 세상을 산다.  적당히 예의를 차려야 하며 내숭도 떨고, 맘에 없는 소리도 하고... 하여간 그런 우리들인데, 생각하는 바를 그대로 표정에 드러내며 활짝 웃는 그녀의 얼굴이 너무 마음에 든다.  그녀가 외계인(?)이어서 가능한 것이라고 말하기는 왠지 심심하다.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고 늘 유쾌하게 사는 모습은 하나의 동경으로 다가온다.

이번 이야기에선 도윤이의 엄마에 대한 묘사가 나온다.  물론 세상 모든 엄마가 모성으로 똘똘 뭉쳐서 아이 위해 목숨 걸고 사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차가운 엄마의 모습을 보는 것은 절대로 유쾌하지 않다.  뭐랄까.  세상 모두가 적이 된다 해도 단 한 사람 내 편이 되어줄 것 같은 아군에게 배신 당하는 기분이 들어서 말이다.

아이가 엄마의 무심한 한마디에 상처 받고, 그것을 되새기며 두고두고 떠올린다고 생각하니 정말 말 조심해야겠다는 각오도 재차 해야 했다...;;;  진짜 아 다르고 어 다른 게 우리 말이니까.(뭐 외국어도 마찬가지겠지?)

4권은 아직 주문도 못했으니, 3권은 아껴봐야겠다.  유시진 작가는 요새 뭐하실까나?  어여 새 작품 쓰시기를... ^^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06-09-06 0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보며 만화를 추측한다는..;;;;

마노아 2006-09-06 0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핫, 직접 보셔도 후회 안할 거예요. 전 특히 "마니"를 추천해요. '창의력'이 아주 돋보이거든요. ^^
 

올해 다섯살인 큰조카 세현이는 태어난 지 5개월에 아토피라는 것을 알았다.  체질을 고쳐야 한다며 주구장창 비싼 한약만 먹이는 노원구의 H소아과.ㅡ.ㅡ;;;;;(잊지 않겠다.)

아이의 상태는 계속 나빠지는데 무작정 기다리랜다.  헌데, 눈으로 보기에도 상태는 너무 심했다.

아이가 너무 가려워하고 진물이 나고, 급기야는 아이를 묶어놓고 재우는 만행(?)까지 저질러야 했다.  당시 우리 식구들은 교대로 한시간씩 아이를 안아주며 달래는데 시간을 쏟아야 했다.

결국, 참다참다 병원에 갔더니, 애 잡을 일 있냐고 의사샘께 엄청 혼났다.  2차감염 90% 진행이라고, 바로 입원을 해야 했다.

그때가 구정이었고, 형부 생일이 끼어 있던 때였는데, 하여간 집안 분위기 죽여줬다...;;;;;


아토피 생기기 직전 사진과 2차 감염 진행됐을 때 모습(그땐 이것도 예뻤는데 지금은 못 보겠다..;;;;;)

큰조카는 몰골이 말이 아니었던지라 돌잔치도 못해줬다.  그리고 눈물 겨운 아토피와의 싸움은 지금도 진행중이다.  초기엔 못 먹는 음식이 너무 많아서 젖도 억지로 끊어야 했다.  우유 안되고, 달걀 안 되고, 밀가루 안되고 기타 등등... 그래서 된장국만 먹던 시절도 있었다.

치료 비용도 끝내줬다. 1년에 천만원 정도 썼다고 들었다. 하여간 그랬는데... 지금은 꽤 좋아진 편이다.  많이 뛰어놀아 흥분하면 열이 올라 얼굴에 열꽃이 피고, 음식 잘못 먹으면 바로 두드러기가 올라오고, 밤에 잠도 잘 못 자고 하지만, 그래도 표면상으론 많이 좋아졌다.  그냥 얼굴만 봐서는 모를 정도로.



수퍼에 가면 초코렡을 먹고 싶어하지만, 이거 먹으면 가려워!하면, 지가 먼저 내려놓고 다른 것으로 내려놓는다.(흑... 불쌍한 것..ㅠ.ㅠ)

그래서, 이번에 둘째 조카를 임신했을 때 언니는 음식 조절에 만전을 기했다.  먹고 싶은 것 다 참고, 아토피와 관련된 음식은 절대 금식!하며 버텼고, 예쁜 조카 딸을 낳았다.



내가 이름을 지어준 둘째 조카 다현이는, 최근 얼굴에 좁쌀 같은 두드러기 비슷한 것들이 올라왔다. 이게 뭐지... 하며 모두들 불안해 했는데, 오늘 언니한테서 전화가 왔다.

아무래도 아토피가 의심된다고 병원에 가봐야겠다고...;;;;

우리 모두 가슴 철렁!  지난 날의 그 끔찍했던 시간이 다시 떠오르면서 하늘도 무심하시지.... 뭐 이런 멘트를 날리며 좌절모드로 바로 돌입했다.  그냥 신생아 여드름...(이런 이름이 있던가?) 그런 거였으면 좋겠다.

아토피는 이제 이름만 들어도 소름이 끼친다.  진짜 요즘같은 세상엔, 그저 건강하게 태어나서 자라주는 것 이상 고마운 효도가 없는 것 같다.  셋째도 몇 년 뒤 나으라고 압박을 넣으려고 했는데 못하겠다.(그런다고 낳겠냐마는...;;;;)

덧글. 그러고 보니 교생실습 시절 우리 학급 학생 하나가 떠오른다.  아토피가 너무 심해서 우울증까지 있던 아이였는데, 자기 혼자 고통 받는 이 세상을 저주한다고까지 말했던 아이다.  우리 집 경험상, 소고기는 피하라고 말해주니까, 녀석 왈..."우리 집 정육점 해요."

허.... 그랬었지....ㆀ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세실 2006-09-05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아토피가 굉장히 심했군요. 나아졌다니 다행입니다.
보림이도 아토피가 있는데 스트레스 받으면 심해집니다. 가급적 스트레스 받지 않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ㅠㅠ

마노아 2006-09-05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림이도 아토피로 고생이군요. 요샌 아토피 있는 아이들이 참 많아요. 울 언니도 맘 고생 엄청 심했거든요. 둘째는 제발 아토피 아니어야 하는데..ㅠ.ㅠ

치유 2006-09-06 0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언니가 속 많이 상하셨겠어요..이번에 또 놀라 새 가슴 되셨을 언니 생각하니 맘이 짠해 지네요..다현이는 그런 염려 안하고 잘 컸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딸기 2006-09-06 0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구 불쌍해라... 어린 것이 얼마나 가렵고 힘들었을까.
제 친한 친구의 아들이 극심한 알러지였어요. 그 고통을 알지요.
제 딸이 올봄부터 아토피가 되어서 마음을 좀 썼는데,
저는 아이가 좀 많이 가려워한다 그러면 그냥 항히스타민제 같은 약을 먹여요.
우리 딸은 벌써 좀 컸으니까(다섯살) 괴롭지 않게 약을 먹이는 편이 낫더군요.
그런 약들 많이 먹이면 안 된다고 하지만... 아이가 괴로워하는데,
가렵다는데 긁지 못하게 하면 얼마나 더 괴롭겠어요.

마노아 2006-09-06 0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 고마워요ㅠ.ㅠ 전 애들 피부 말랑말랑한 그 느낌을 조카에게서 좀 보고 싶은 게 소원이랄까...;;; 다현이 피부는 제발 그랬음 좋겠습니다.

마노아 2006-09-06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기님, 제 조카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암 바로 밑에 단계까지 진행했어요. 더 이상 치료제는 없다고... 당시 얼마나 무서웠는지 몰라요. 어린 것이 벌써 약물 중독이라니.ㅡ.ㅡ;;; 모기 물려도 미치게 가려운데 피부가 저러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요. 어린 게 불쌍해라.ㅠ.ㅠ 덕분에 응석받이가 되었지만^^;;;;

마노아 2006-09-06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정보 고맙습니다. 언니가 아토피에 관해선 거의 도사가 되어 있던데, 그래도 모를 수 있으니 메모해둘게요. 요새 주변에 아토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죠. 100%천연재료라니 효과가 크겠어요. 위로 고마워요. 도움 많이 되었어요^^

전호인 2006-09-06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대병이라고 하지여. 아이구 힘드셨겠습니다.
유기농위주로 먹어야 한다는 것 같던데..........

마노아 2006-09-06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네 집에선 유기농으로 먹는데 우리집 오면 유기농 아니고, 어린이집 보내면 또 유기농 아니니, 효과가 크게 안 나오더라구요. '현대병' 무서워요ㅡ.ㅡ;;;

2006-09-14 2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6-09-14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속삭이신 님. 반갑습니다. 저희 조카도 여름엔 습도가 높아서 땀을 많이 흘리니까 좀 더 수월하게 지내요. 요즘처럼 건조해지는 날씨엔 긁는 횟수가 더 늘어나고 있답니다. 오늘도 병원에 다녀왔는데 소변보는 게 시원치 않아 갔더니, 좀 더 자라면 수술로 째주어야 한다는 소릴 들었대요. 어린 것이 참 성한 데가 없습니다ㅠ.ㅠ 아토피에 완치란 없는 것 같아요. 끝없이 조심하고 예방하고 또 다스리고 그래야지요. 둘째 조카도 끝내 아토피임을 병원에서 확인했어요. 한숨 나오지만 일찍 알았으니 방치하지 말고 더 애써봐야죠. 도움글 감사해요. ^^ 편히 주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