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 수영장에 도착해서 물안경에 안티포그를 발라 놓고 온탕에 들어갔다가 나왔다.
얼라, 누가 내 물안경을 집어 갔네. 좋지도 않은 물안경인데 어쩌다가??
물안경이 없어서 선생님 안경을 빌렸다. 이 안경은 플라스틱 테두리에 고무패킹이 없다. 헐...
물이 안 새게 하려면 아주 세게 조여야 하고, 그 바람에 눈두덩이가 조여서 너무 아팠다. 실시간 팬더가 되더라.
한시간 동안 숨이 차서가 아니라 물안경이 아파서 고생했다.
혹여 누군가 실수로 가져갔나 싶어 수요일에 갔을 때 접수대에 물어봤지만 들어온 게 없다.
정녕 일부러 집어갔단 말인가.ㅡ.ㅡ;;;;
수요일에는 수영장 샤워실에 비치되어 있던 바가지가 몽땅 사라졌다.
오전에 할머니들이 바가지 갖고 싸웠단다.
한분이 두개를 쓰고 계셔서 다른 분이 하나 달라고 했는데 안 줬다고...;;;;
그런데 이런 일이 한 두번이 아니라고.
열받은 센터 쪽엔서 바가지 다 치웠단다. 헐...;;;;;
날씨가 갑자기, 미친 듯이 추워졌다.
오늘 하루 부고 소식만 다섯 개가 왔다. 모두 시모상, 빙모상, 부친상, 모친상 등등이다.
추운 날씨, 모두들 건강 관리 유념하시길....
오늘은 6,7교시 수업 시간에 육군사관학교 생도가 와서 안보 교육을 했다.
처음엔 제복 입은 훤칠한 청년들이 우르르 몰려 있는 것을 보고 잠시 혼미함을 느꼈는데,
안보교육 시작 오분 만에 홀딱 깼다.
역사적 사실들을 잘못 설명하고 넘어가는 건 그냥 잘 몰라서 그랬겠지 싶었는데, 본격적으로 타도 북한을 외치는 방향으로 교육이 진행되자 너무 불편해졌다.
천안함은 북한의 피격으로 침몰된 것이고 디도스 공격으로 은행 업무를 마비시켰으며, 또 북한은 핵무기 개발에 얼마를 쓰고 있으며 그들의 수용소 생활을 자극적으로 보여주며 인권 유린 어쩌고 저쩌고 블라블라...;;;;
뭐랄까. TV조선을 가장 자극적인 장면으로 편집해서 아해들에게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그러면서 그런 북한을 추종하는 종북세력이 가장 문제라며 또 블라블라블라....;;;;
세월호 리본조차도 못 달게 하는 이런 교육 현장에 참으로 어울리는 풍경이라고 해야 하나.
바로 그 안보를 강조하는 나라에서 정작 중요 인물들은 군면제고, 군부대에서는 끊임없이 의문사 사건이 터지고 있고, 전작권 따위는 갖고 올 생각조차 않고 있는데 대체 안보는 뭘로 하는 거지? 정신승리?
한숨 쉬며 컴퓨터를 켰는데, 한겨레 구본준 기자가 별세했단다. 헉, 69년생이면 아직 한참 젊을 나이인데..ㅜ.ㅜ
이탈리아 출장 중 심장마비가 왔다고 한다.
오전에도 예전에 비공개로 작성해 둔 페이퍼 검색하다가 구기자님 예전 건축글 보면서 글 좋아~ 러블리~했는데 이럴 수가...
안타까운 죽음이 너무 많다. 춥고 서늘하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