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과학

제 2270 호/2014-12-01

 

우주여행의 지름길, 웜홀(worm hole)

영화 ‘인터스텔라’가 폭발적 흥행 몰이를 하면서 웜홀(worm hole)이나 블랙홀(black hole), 상대성이론과 같은 물리학 용어들이 주인공 이름보다 흔하게 회자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에겐 ‘인터스텔라’의 쿠퍼(매튜 맥커너헤이) 이전에 그가 있었다, ‘도민준’!

지난해 장안의 화제였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 도민준(김수현)은 우주선을 타고 온 외계인으로 조선시대부터 수 백 년을 이 땅에 살고, 다시 돌아갈 시점에도 혜성으로 위장한 우주선을 이용할 계획이었으나 실패한다. 비극으로 끝날 뻔 했던 드라마는 도민준이 구닥다리 ‘기계’ 우주선을 이용하지 않고 자신의 별을 오갈 수 있는 ‘통로’를 찾아내 돌아오는 걸로 마무리된다. 드라마 속에서 명확하게 표현되진 않았지만 그 통로는 아마 ‘웜홀’일 것이다.

‘인터스텔라’ 이전에도 웜홀은 SF영화나 소설에서 우주여행을 설명할 때 자주 사용돼 왔다. 대표적인 것이 칼 세이건의 과학 소설 <콘택트>와 그를 바탕으로 한 조디 포스터 주연 동명의 영화다. 영화에서 조디 포스터가 외계 생명체와 접촉하는 방식은 바로 웜홀을 통한 시간 여행이었다. 그 밖에도 SF소설의 고전이자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결말 부분에도 주인공을 태운 캡슐이 웜홀을 통과한다. ‘스타트랙’, ‘스타게이트’, ‘바빌론5’와 같은 우주 공간을 다룬 SF영화나 드라마에서 웜홀은 우주 공간에서의 이동을 위한 필수 장치다.

웜홀(wormhole)은 공간에 나 있는 가상의 터널을 칭하는 용어다. 요즘은 드물지만, 예전에는 겉은 멀쩡한데 속에 벌레 구멍이 난 사과를 쉽게 볼 수 있었다. 마치 인간이 산에 뚫은 터널처럼 벌레가 사과 속을 파먹으며 지나간 자국, 웜홀이란 이름은 거기서 나왔다. 공간을 뚫어 만든 일종의 지름길인 셈이다. 하지만 웜홀은 사과 벌레 구멍이나 산에 뚫은 터널과 중요한 차이가 있다.

웜홀은 멀리 떨어진 두 공간에 중력을 가해 공간을 휘어지게 만들어 공간상의 한 지점과 다른 지점을 연결해주는 지름길이다. 이때 웜홀의 입구와 출구의 양쪽 끝만 기존 공간에 연결되어 있고 통로가 되는 중간 지점은 ‘다른’ 공간에 속해 있게 된다. 웜홀은 기존의 공간을 통과하지 않는 것이다. 만일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웜홀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육안으로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없다는 얘기다. 또 웜홀이 제거되고 나면 웜홀이 점유하고 있던 공간도 사라진다.

우주여행을 위해서 왜 웜홀, 그러니까 지름길이 필요한 걸까? 우주 공간의 장대함은 상상을 벗어난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달도 38만 km, 태양은 1억 5천만 km 정도 떨어져 있다. 우리 은하와 가장 가깝다는 안드로메다 은하는 200만 광년 거리다. 빛의 속도로 갈 때 200만 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현재 가장 빠른 우주 탐사선의 속도는 시속 6만 km 정도. 우주선 탑승자가 냉동 상태로 이동한다고 해도 수 십 만 년의 세월을 견딜 수 있겠는가. 만에 하나 왕복 여행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돌아왔을 때 지구의 문명이 어떠하리란 보장이 없다. 영화 ‘혹성탈출’에서 그러하듯 인간의 문명은 이미 붕괴하고 다른 생명체가 그 자리를 차지했을 수도 있다. 때문에 성간 여행을 꿈꿀 때 웜홀과 같은 지름길이 필요하다. 웜홀 같은 구조의 우주 지름길이 존재한다면 25 광년 떨어진 베가성까지 8시간 만에도 왕복할 수 있다.

웜홀은 미국의 이론 물리학자 존 A 휠러가 이름 붙인 것인데, 물리학자 킵손(Kip Steven Thorne) 박사가 ‘웜홀, 타임머신 그리고 약에너지 조건’, ‘시공간의 웜홀과 성간 여행에서의 유용성’과 같은 논문을 통해 웜홀의 가능성을 지지하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부각됐다.

웜홀의 존재 가능성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1915년 발표한 일반 상대성 이론에 근거한다. 일반 상대성 이론은 주위의 시공간이 중력으로 굽어지는 개념을 도입했다. 이 이론은 블랙홀의 존재를 예언했고, 이후 이론의 발전과 간접적 관측을 통해 블랙홀의 존재를 인정하게 됐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웜홀에 대한 이론이 서게 된 것이다.

웜홀을 이용한 우주여행은 가능할까? 현재 웜홀은 수학적으로만 존재한다. 또 웜홀이 존재한다고 해도 지속 시간의 문제, 안정성 문제 등 우주여행 통로로 사용하기에 적합지 않을 수 있다. 또 어떤 방식으로 통과할 수 있으며, 굽어진 공간을 통과할 때의 중력을 견딜 수 있는가 등도 문제다. 물론 웜홀의 존재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상황을 예상해 보는 것은 모두 덧없는 일일 수 있다. 하지만 지구 밖, 우주를 꿈꾸는 것은 인간에겐 제어할 수 없는 꿈이 아닌가.

올해는 민간 우주여행의 원년이 되리란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민간 우주 비즈니스 회사 미국 오비탈사이언스의 화물 우주선이 발사 6초 만에 폭발한 사고와 영국 버진그룹이 추진하던 민간 우주선 스페이스십2가 모하비 사막에서 폭발하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장밋빛 전망은 흐려지고 있다.

우주에 가고 싶은 꿈만큼 여건이 준비되진 않은 것이다. 영화 ‘그래비티’가 보여준 것처럼 지구 밖에서 인간은 옷 하나 없이 정글에 던져진 아이처럼 무기력하다. 지구는 우주의 오아시스임이 분명하다.

그런데도 우리는 별을 꿈꾼다. 별에서 그대가 오기를, 또 우리가 별로 간 그대가 되기를. 웜홀을 자유자재로 제어하며 언제든 내키는 대로 수십만 광년의 거리를 한달음에 왔다 갔다 하는 인간을 말이다.

글 : 이소영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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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없는 증세.. 웃프다.

내 동상 디자인 구려에서 빵 터지고...

굽시니스트 천재!









출처 : 시사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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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리풀말미잘 2014-12-02 0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누군가 했더니 굽시니스트.

마노아 2014-12-02 10:31   좋아요 0 | URL
그림과 내용, 아무리봐도 이건 굽시니스트!

2014-12-02 08: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02 1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라 2014-12-02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누군가 했는데 굽시니스트!!!

마노아 2014-12-02 10:32   좋아요 0 | URL
풍자와 코믹의 줄다리기를 잘하는 굽시니스트예요!

Mephistopheles 2014-12-02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잡혀가면 어째요...(난 이걸 농담으로 쓰는데 실현화되면 정말이지..에휴)

마노아 2014-12-04 06:46   좋아요 0 | URL
그런 걱정을 수시로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어요. 이게 농담일까요, 진담일까요...ㅜ.ㅜ

eumi 2014-12-02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정말 정치풍자가 무서운 세상이 되어서.....그래도 빵~터지고 가요...ㅎ

마노아 2014-12-04 06:47   좋아요 0 | URL
LTE 뉴스가 떠오르네요. 개그를 다큐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순오기 2014-12-03 0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뉴스를 접하면서 웃픈 나날입니다.ㅠ
그래도 요렇게 빵 터트리고 웃고나면 스트레스가 좀 풀리지요~ ^^

마노아 2014-12-04 06:47   좋아요 0 | URL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라고 노래가 나올 것 같습니다.
그래도 누군가는 이렇게 간지러운 데를 슬쩍 긁어주어서 다행이에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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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8월의 첫날엔 뮤지컬 시카고를 보았다. 정식 오픈은 다음 날이었고 그 전에 진행한 드레스 리허설이었다.

홍보를 겸한 행사로 이층 무대가 단 돈 만원!

친구가 이 표를 잡지 않았다면 펜타포트를 갔을 것이다.

그러나 혼자 가기엔 인천 락페는 너무 멀었음..ㅜ.ㅜ

 

정말 더웠던 날이다. 버스를 갈아타기 위해서 잠시 기다리는 그 순간 햇볕에 노출된 종아리가 익어가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신도림 디큐브센터에서 친구를 만나 밥을 먹고, 후식으로 꿀이 들어간 아이스크림을 먹고, 사전행사로 진행하는 응모권도 제출하고, 사진도 좀 찍고, 그리고 커피를 마시고 공연을 보았다.


 

시카고는 예전에 영화로 보았는데 내용은 똑같다. 당연히도~

최정원 씨는 배역이 무척 잘 어울린다. 예전에 지킬 앤 하이드에서 루시 역이 좀 별로였다고 생각했는데, 이분은 가창력보다는 춤 쪽이 더 빼어난 분인 듯. 아이비가 맡은 배역은 영화에서 르네  젤위거가 맡은 역할인데, 더 예쁘고 훨씬 날씬한 그녀지만 그렇다고 더 매력적이지는 않았다. 그 배역 자체라기보다는 그냥 연기하고 있다는 느낌!

 

공연 끝나고 행운권 추첨을 했지만 그런 행운이 내게 올...리가 없었다. 크흐,,,, 구두 정말 탐나게 예쁘더만!



이날 선물받은 귀고리가 꼭 시카고 같다.










 

2. 이튿날은 뮤지컬 드라큘라를 예매해 두었다. 멀리 진주에서 나의 뮤지컬 파트너가 올라왔다. 먼저 보고 온 친구가 류정한 외에는 볼게 없다고 했는데 그말이 딱!이었다. 요새 부실한 창작 뮤지컬이 많아..ㅡ.ㅡ;;;;;

 


사실 '드라큘라' 백작 캐릭터는 얼마나 매력적인 요소를 갖고 있는가. 트와일라잇이 달리 뜬 게 아니란 말이지. 게다가 노래 잘 하는 멋지구리 배우들을 데려다 놓고 이따구로밖에 못 만드나, 버럭!










 

3. 또, 뮤지컬이다. 그러니까 충동적으로 예매한 '꽃신'

위안부 할머니들의 얘기를 담았다고 해서 이건 보는 게 맞지!하며 예매했다. 윤복희가 출연한다고 하니 거기에 대한 기대도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윤복희 캐릭터는 너무 급조한 티가 났다. 혹시 윤복희가 참여 의사를 밝혀서 대본에 없던 캐릭터를 급하게 만들었나? 딱히 노래랄 것도 없고 말이다.


 

위안부 이야기를 다루면서 지나치게 신파로 흐르지 않은 것이 좋았다. 이분들의 세월에 대한 공감대가 잘 형성된 것 같아서 좋았는데, 그래도 이렇다 하게 꽂히는 노래는 없었던 게 살짝 아쉽다. 게다가 극장이 너무 외진 데 있어서 찾는데 애먹었다. 다시 찾아가려면 또 헤맬 듯!



 







4. 그림으로 보는 임진왜란은 두주에 걸쳐서 다녀왔는데 무척 좋았다. 혹시 재미 없으면 1강만 들을 생각에 하나만 신청했는데 듣고 보니 많이 좋아서 두번째도 수강했다. 첫번째 강의는 소개팅남과 같이 다녀왔는데 둘 모두 만족도가 높았다. 영화 명량 보고, 이어서 일본이 본 임진왜란 공부하고~ 뭔가 학구적인데! 이날 이후 핸드폰 물에 빠뜨려서 4일간 연락 두절이었다. 내게 연락을 했는지 안 했는지 나는 알 수 없고, 왠지 했을 것 같지만 나는 받지 못했고, 내가 아무 얘기 없이 무시했다고 생각했을 상대방은 다시 연락 없고, 뭐 그런 거다. 인연은 거기까지!



 









5. 역사강의에 탄력 받아서 한국사 영화관도 신청했다. 이날이야말로 찾느라 무지 애먹었다. 알려준 약도와 달리 공사중이어서 지하철 출구번호가 안 맞았던 것이다. 어플 켜고 찾아가는데, 그러고도 헤맴..;;; 덕분에 일찍 갔는데도 약간 늦게 도착했다.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자리에 앉았는데 모두들 열공모드.

 

강의는, 미안하게도 정말 재미 없었다. 내 옆의 사람들이 초집중해서 듣고 있는 게 이상할 정도로. 게다가 내용 중에 오류가 너무 많았다. 큰 줄거리가 틀린 게 아니라 소소한 것들이 틀린 거라서 크게 중요하진 않았는데, 그래도 틀린 것들이 내게 감지가 되니까 무더운 날씨에, 가뜩이나 재미 없어서 입이 삐죽 나온 내게는 더 큰 불만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과감히 그 다음 주의 2강은 수강하지 않음. 미리 신청 안 하길 잘했음. 역시 인생은 복불복!

 

6. 8월의 마지막 날은 보스와 함께~

 

이디야 뮤직 페스타가 있었다. 이디야가 수년 째 이어온 뮤직 페스타인데 초기엔 인디 뮤지션을 초대 했고, 몇 해전부터 규모가 급 커졌다. 이디야의 사업 확장세를 반영했나보다.

 

3차까지 이어진 응모를 모두 탈락했다. 친구도 동원했지만 친구도 떨어졌다.

그런데 누군가 못 가게 되었다며 표를 양도해 주었다. 앗싸!

표는 두장이어서 같이 갈 친구를 구해야 했는데 여기서 난관에 봉착했다.

1번 친구 선 보는 날 겹침

2번 친구 연극 예매해 두었음

3번 친구 선약 있음

4번 친구 임신 중이라 몸사리고 있음

 

냐하...;;;; 그래서 드팩민 중에 한분을 급 구해서 다녀왔다. 이분이 토요일날 롯데 백화점 면세점 행사 표를 구해놨는데, 이날은 내가 선약이 있어서 눈물을 머금고 포기. 일요일이라도 건진 게 어디랴!


 

늦게 도착해서 자리는 90도로 꺾어진 3층 자리였지만 그래도 공연의 열기를 느끼기엔 충분했다.

참가한 뮤지션들 모두 좋아~

슈퍼키드는 이승환의 '슈퍼히어로' 참여로 알게 된 밴드인데 보컬이 그렇게 잘 생긴 줄은 처음 알았음! 게다가 뜬금 없이 복근 자랑!!!!

장미여관은 언제나 유쾌한 밴드. 이번에도 큰 웃음 주었다.

조금 뜻밖의 출연자였던 이상우! 알고 보니 이디야 회장님 지인이라고. ㅎㅎㅎㅎ

아, 정말 옛날 가수다... 했지만, 그가 부르는 노래 가사를 다 알고 있는 나는 늙다리 팬...ㅎㅎㅎ

롯데 행사와 선곡 멘트 모두 똑같았다는 김범수가 나왔고, 아무 멘트 없이 쏘우 쿨하게 노래만 하고 들어간 자우림.

그리고 피날레는 울 공장장님~♡








 

뭐랄까. 뜨겁던 여름의 절정을 가차없이 불살라낸 느낌이었다. 더위 따위에 지지 않으리.. 뭐 이런 느낌도 들고~


 

8월은 중간에 학교를 바꾸는 과정이 있어서 심고생이 있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그래도 잘 마무리를 해낸 것 같아 안도의 숨을 내쉬게 했다. 그 깊은 호흡 끝에 울 보스가 있었다. 언제나처럼 그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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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본 영화를 차마 12월에 페이퍼 쓸 수 없어서 부랴부랴 작성하는 날림 감상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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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제임스 건, 2014)


예고편만 보았을 때는 별로 눈이 가지 않았다. 외계 종족들이 비주얼이 내 취향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작품이 마블사 것이라는 것을 알고 나니 급 호감이 생겼다. 나중에 어벤져스에서 다시 만날지도 모르잖아? 그런 기대감을 갖고 보았는데 기대보다 훨씬 재미 있었다. 초록 피부의 여주인공의 미모가 많이 아쉬웠지만, 그루트와 로켓의 케미가 정말 좋았다. I'm 그루트!로 모든 감정을 다 전달하는 이 섹시한 나무 캐릭터가 얼마나 근사하던지! 특히나 위아 그르투가 되는 순간 찡하기까지! 


가모라 역을 맡은 조 샐다나는 아바타의 여주인공을 맡기도 했는데 이러다가 외계인 전문 배우가 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아무튼 몸매는 끝내줬음! 작품에 깔렸던, 주인공 스타로드를 움직이게 하는 추억의 팝송들은 내가 거의 모르는 것들이지만, 그럼에도 내 귀에도 아주 좋았더랬다. 저 넓고 외로운 우주에서 지구를 추억할 수 있게 해주는 아이템으로 음악보다 더 좋은 게 또 있을까. 


기대하고 봤음에도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켜 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였다. 후편을 기다려보자.











56. 명량(김한민, 2014)


지난 달에 본 영화를 또 보게 된 것은 소개팅남 때문이었다. 마지막에 본 영화가 작년에 개봉한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라고 했다. 일년에 영화를 한 번 볼까말까 한 사람이라면 천 만 명 넘게 보는 그런 영화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었다. 사실 이거 말고는 내가 볼 영화가 없었음. 개봉작은 거의 다 보았으므로..ㅎㅎ


그래서 한 번 더 보았는데, 나쁘지 않았다. 결말을 알고 본다고 해서 재미가 떨어지는 영화는 아니었으니까. 해전의 스펙터클함을 다시 한 번 즐기는 것으로 만족했다. 이날의 영화를 완성해준 것은 사실 영화 끝나고 참석한 인문학 스터디였는데 마침 주제가 "임진왜란"이었다. 오호, 이건 뭔가 쿵짝이 잘 맞는 걸!









두번째 본 영화니까 별점은 생략~


57. 해적 : 바다로 간 산적(이석훈, 2014)


이 무렵에 내가 본 영화 중에서 가장 재밌었던 게 바로 해적이었다. 사실 기대는 군도, 명량, 해무 쪽에 더 걸었는데 해적이 훨씬, 훨씬 재밌었다. 정말 근심 없이 푸하하하핫 웃을 수 있었던 즐거운 영화! 



난 이렇게 무거운 연기도 가능하고, 가벼운 연기도 얼마든지 해내는 배우가 참 좋다. 선덕여왕에서 비담이 꼭 그런 캐릭터이긴 했다. 다만 이 작품의 옥의 티는 마지막에 괜히 무게감을 싣는라 앞의 내용과 결이 맞지 않는 '교훈'을 담았다는 건데 한마디로 사족이었다. 그냥 가볍게 웃고 끝나도 충분했을 텐데.



손예진은, 아... 정말이지 예뻤다. 난 저런 스모키 화장에 무한 매력을 느낌~ 헤어스타일이랑 옷도 모두 멋졌음.

고래랑 친구 먹은 어렸을 적 이야기는 사실 말도 안 되지만, 아무튼 후하게 다 봐주면서 봐도 좋을 설정들이었다.



올해 내가 본 한국영화에서 이경영이 나오지 않는 영화보다 나오는 영화가 더 많았다. 압도적으로! 대개 비슷비슷한 캐릭터들이어서 좀 싫증이 날 판이었는데(이를테면 '패션왕'의 그 비정한 아버지 역 같은~) 이 작품에서 모처럼 변신을 했다. 근데 이 캐릭터도 마지막에 손예진을 향해 이제껏의 행보와 어울리지 않게 인간다운 면을 보여줘서 이번에도 옥의 티! 그냥 악당답게 끝까지 독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이런 식의 여지를 남기는 게 한국 드라마의 흔한 설정이긴 하지만.



이 작품을 이야기할 때 유해진을 빼놓을 수가 없다. 개그의 80%를 혼자 담당한 것 같다. 사실 여기서 보여준 캐릭터는 이제껏 보여준 작품들과 많이 겹친다. 하지만 고래의 생김새와 생태를 설명할 때의 그 원맨쇼는 유해진만이 해낼 수 있는, 아주 맛깔스러운 즐거움이었다. '포유류'인데 바다에 사는 고래를, 산에서만 살아온 산적이 어떻게 이해하겠는가. 그것도 조선 초에 말이다. 멀미가 심해서 해적질 그만두고 산적으로 전업한다는 설정 자체가 참으로 신선하다. 


이 작품에서 가장 크게 웃은 것은 바다 속에서 생리현상을 해결하는 장면이었는데 아, 이 감독님 너무 웃겨..ㅋㅋㅋ










58. 해무(심성보, 2014)


이 작품을 보기 전에는 김윤석에 대한 신뢰와 박유천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그 둘이 실망을 준 것은 아니지만 나를 만족시켜 준 것은 여주인공 홍매였다. 영화 '코리아'에서도 북한 선수로 나왔다고 기억한다. 그리고 '스파이'에서도 북한 사람으로 나왔다. 배두나와 같이 묘하게 중성적이면서 지구인답지 않은 매력이 있다. 쉽게 섞일 수 없는 이방인 역할을 아주 잘 소화해 냈다.


영화 쌍화점에서 두 주인공이 그 긴박한 상황에서 몸을 섞는 건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이 작품의 처절한 상황 속에서 서로의 체온에서, 체취에서 안식을 찾는 것은 공감이 갔다. 일본 영화 '굿바이'에서 심하게 망가진 시체를 보고 난 납관 초보가 집에 오자마자 아내의 몸을 찾았던 것, 또 영화 '뮌헨'에서도 그런 설정이 나왔다. 와, 찾아보니 많네. ㅎㅎㅎ


영화 속 캐릭터들이 모두 하나하나 이해가 가게끔 잘 표현해 냈다. 저 망망대해가, 출구가 보이지 않는 그들의 사정들이 그들을 머리가 아닌 본능으로 살게끔 했다. 누구라도 미쳐 돌아갈 것 같은 기막힌 시간이었다. 그래도 순박하고 순진한 청년 하나의 인생이 너무 가혹하게 망가진 것 같아서 슬펐고, 이런 상황을 만들게 하는 이방인의 처지도 안타까웠다.


전반적으로 영화가 나쁘지 않았지만, 너무 무겁고 너무 답답한 느낌을 주어서 영화 끝 느낌이 무척 부담스럽다.

여전히 연기 잘 하는 배우 김윤석이지만, 그래도 이젠 좀 변화를 줘야 하지 않을까? 기대치가 높으면 실망도 또 커지니까~










58-1. 어톤먼트(조 라이트, 2007)


소설 속죄를 보고 나니 영화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생각한 주인공 남자와 제임스 맥어보이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지만 영화 속에서 그는 키이라 나이틀리와 잘 어울렸다. 원작이 워낙 압도적이었기 때문에 영화가 그보다 좋을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못지 않게 좋았다. 내가 아는 시얼샤 로넌은 얼굴에 사마귀가 없었는데 이 작품에선 있어서 신경이 쓰였는데, 18세의 그녀와, 노년의 그녀를 표시해 주기 위한 설정이었나 보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들의 운명을 결정짓던 그 밤에 키이라 나이틀리가 입은 초록색 드레스가 참 마음에 들었다.



앞부분에 묶어서 늘어뜨린 것과 엉덩이 쪽의 주름이 예뻤다. 가슴 앞과 뒤가 거의 구분이 가지 않는 그녀이건만 그래도 초 섹시함!


'속죄'를 보고 삘 받아서 이언 매큐언의 작품을 몇 개 더 구입했는데 긴 겨울밤에 찬찬히 보면 딱 좋겠다.











59. 비긴 어게인(존 카니, 2013)


공교롭게도 또! 키이라 나이틀리 주연의 영화다. 사실 '원스'가 워낙에 출중한 영화였기 때문에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다. 저주받은 첫영화, 혹은 앞 영화의 후유증이랄까.


몇몇 내용 상의 구멍이 보이는 영화였음에도, 그걸 상쇄시켜주는 '음악'의 힘이 있기 때문에 모든 게 다 이해가 되고 용서가 되고 용납이 되는 그런 영화였다. 게다가 키이라 나이틀리가 이렇게 노래도 잘할 줄이야! 그녀의 이미지는 도시적이고, 차갑고, 조금은 우울한, 영국 날씨같은 그런 느낌인데, 이렇게 사랑스러운 모습도 잘 어울리는구나!


남자 주인공 마크 러팔로의 연기는 또 얼마나 징글징글하게 훌륭하던지! 앗! 그런데 이 남자가 어벤져스에서 헐크였구나! 지금 알았네...;;;;;;


음악을 만든 건 창작자이건만 유통시키는 업자가 더 많은 것을 가져가는 구조에 한 방 먹이는 엔딩은 무척 시원하게 느껴지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영화라서 가능하단 생각을 했다. 시끄러운 거리에서 그 소음을 배경음악 삼아 녹음을 한다는 것도 인상적이었지만 녹음 구조상 이것도 말이 안 되겠지? 게다가 마치 '단추' 하나로 수프를 끓인다고 장담했지만 사실은 온갖 야채와 양념이 들어갔던 것처럼 댄이 끌어들이고 끌어온 인맥이 결코 장난이 아니지 않은가. 그나저나 '딜'을 할 줄 알았던 동네 꼬마들의 코러스 참 재밌었다. ㅎㅎㅎ


영화 '원스'는 ost를 두고두고 다시 듣게 했는데, 이 작품의 노래는 몇 번은 더 들어봤지만 계속 생각나거나 흥얼거리게 하지는 않았다. '원스'의 아성은 못 넘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유난히 한국에서만 큰 인기를 끌었다던데 정말 그런가? 내 기억에도 꽤 오래 상영했던 게 떠오른다. 아무튼 음악영화 좋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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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도 영화보다는 다른 문화생활을 더 많이 한 것 같다. 그것도 11월 가기 전에 정리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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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런 2014-11-29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놓친게 너무 아쉬워요 ㅜㅜ 영화관람도 타이밍인듯~

마노아 2014-11-29 22:07   좋아요 0 | URL
그쵸? 극장상영시 보지 못하면 나중에도 보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해요.(>_<)
 

스탬프 다 받았다~
계속 잡고 있게 만드는 북플!
중독성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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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2014-11-26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대단하세요!

마노아 2014-11-26 22:39   좋아요 0 | URL
우히히힛, 어쩌다 보니 요렇게 되었어요.ㅎㅎㅎ

꼬마요정 2014-11-26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세요 ㅎㅎ 축하축하요~^^

마노아 2014-11-26 22:39   좋아요 0 | URL
북플 평가단 활동하는 바람에 아무래도 스탬프가 많이 쌓였어요.ㅎㅎㅎ

서니데이 2014-11-26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이에 도장을 찍은 것 같아요. 색이 다 다른데요. ^^
다 받으신 거 부러워요. ^^

마노아 2014-11-26 22:39   좋아요 0 | URL
듣고 보니 정말이네요. 미묘하게 다른 색들이 예뻐요.^^

드림모노로그 2014-11-26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플 이틀째인데.. 스탬프 5개 받았습니다. ㅋㅋㅋ 왜 받았는지. 어떻게 받는건지. 다 채우면 뭐가 좋은 건지.. 아무것도 모르는 초짜입니다. but..... 부럽네요. 하하~

마노아 2014-11-26 22:40   좋아요 0 | URL
이틀만에 다섯 개가 더 대단하신 겁니다. 저는 북플 평가단 거의 두달 했거든요.
스탬프 클릭하면 해당 스탬프 어떻게 받는 건지 나와요~ 드림모노로그님도 다 채우셔용~ ^^

어쏭 2014-11-26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o^)b

마노아 2014-11-26 22:40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그라디바 2014-11-26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의 달인이 북플의 달인까지 되시는 듯.*^^

마노아 2014-11-26 22:41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알라딘 오래 한 사람들이 스탬프 달성이 더 쉬운 것 같기는 해요.^^;;;

도라지노 2014-11-26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저는 언제 다모을까요 ㅠㅠ

마노아 2014-11-27 08:38   좋아요 0 | URL
시간이 해결해 줄 거예요. 아자아자!!!

비로그인 2014-11-27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플 중독성 있어요 ㅠㅠ
특히 우정 스탬프가 부럽습니다~~
전 친구 4명 ㅋ~
참. 저 크리스마스 이브에 승환옹콘서트 가욧 생각만해도 꺅~마노아님 이미지 보고 뜬금없이 ㅎㅎ

마노아 2014-11-27 21:16   좋아요 0 | URL
우정상이 북플 론칭하니까 친구 추가 신청이 많아서 바로 스탬프 받게 되네요.
근데 그랬더니 타임라인이 너무 정신 없어요..;;;;;;
우왕, 일산콘서트 가는군요! 매진됐는데 표를 구하셨네요.
정말 낭만적인 크리스마스 되겠어요! 저는 28일 공연이랍니다.^^

건조기후 2014-11-27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마노아님은 ^^ 저는 저거 다 못 받아요. 변두리 알라디너는 북플도 변두리 ㅎ

마노아 2014-11-27 21:16   좋아요 0 | URL
스탬프에 목숨을 걸었더니 이리 되었네요.
지금은 타임라인이 폭탄 맞은 듯 되어버려서 살짝 후회 중이에요. 좀 조신했어야 했는데...ㅎㅎㅎ

무스탕 2014-11-27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스맛폰으로 바꾸면 바로 이거부터 할게요.
언제가 될런지는 며느리도 모르지만요 ( ˝)

(근데, 사실 이게 뭔지 잘 모름다 ^^;;;)

마노아 2014-11-27 21:16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랬답니다. 하지만 이제 두달차(응?)니까 좀 적응이 되었어요. ㅎㅎㅎ

[그장소] 2014-12-03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알라신?ㅎㅎㅎ 멋지십니다!! 부러워서 얼른 저의 첫친구 신청을 기념으로 해볼까 합니다.
너무 염치가 없나요? 앞으로 북플에 잘 적응하라고 좋은기 좀 나눠 주세요~^^ 플리즈...
아,,저는 폰이 2Gㅋㅋ 아무래도 정말 이녀석과 안녕해야 하나봅니다..ㅡㅡ;

마노아 2014-12-04 06:49   좋아요 0 | URL
친구 신청 폭주로 한동안 내비두고 있었는데 그장소님의 첫친구 신청을 어찌 마다하겠습니까. 반갑습니다.^^
2G 폰의 고집을 지켜주세요. 북플 따위~~~ 이러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