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과학

제 2255 호/2014-11-10

 

손과 발이 찬 이유, 무엇 때문일까?


차가워진 바람에 알록달록한 수면 양말이 가게 진열대를 채운다. 부드럽고 따뜻해 겨울철이면 많은 사람들이 찾는 수면 양말. 특히 손과 발이 찬 사람에게는 연중 필수품으로 인기가 많다. 의학적으로 ‘수족냉증’이라 하는데 증상이 심한 사람은 한여름에도 수면 양말을 신는다. 겨울이면 증상이 악화되면서 마치 손과 발이 얼음처럼 차가워지는 사람도 많다.

■ 창백하고 하얀 손, 부러워 말자

수족냉증은 원인에 따라 세부질환을 나눈다. 그 중 ‘레이노 증후군’은 겨울철에 증상이 가장 뚜렷하다. 찬바람을 쐬면 손끝의 혈관이 급격히 수축하면서 혈액 부족으로 손이 하얗게 변한다. 파랗게 변하기도 하는데 피가 돌지 않으면서 혈액을 통해 받아야 할 산소가 부족해져서다.

정확한 진단은 찬물에 손을 담갔다가 꺼내 혈류의 변화를 살펴보는 레이노 스캔 검사로 한다. 혈액검사도 한다. 자가면역질환인 루프스나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게서 레이노 증후군이 많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병과 상관없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심한 경우, 체내에서 혈관을 수축시키는 물질을 차단하는 약이나 혈관 근육을 느슨하게 하는 약을 먹으면 증상이 호전된다.

말초 혈관이 막혀도(말초 혈관 폐색) 수족냉증이 나타난다. 손보다는 다리가 차고 저리며 발등과 무릎 안쪽 맥박이 만져지지 않는 특징이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혈관 주변의 신경과 조직이 괴사하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대표적인 원인은 동맥경화다. 당뇨나 고혈압,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이 손과 발이 저리면서 차가워진다면 전문의의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

막힌 부위가 넓지 않을 때는 바람이 들어가지 않는 의료용 풍선을 막힌 부위에 넣은 뒤 부풀게 하거나 금속 그물망을 넣어 막힌 부위에서 확장시켜 혈관을 뚫는다. 시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아스피린이나 항혈전제로 굳은 피를 녹인다.

척추공협착증도 말초혈관폐색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혈관 문제가 아닌 신경 이상이 원인이다. 척추공은 척추 중간 중간에는 팔이나 다리로 가는 신경가지가 나오는 구멍이다. 척추공협착은 척추공이 좁아지면서 신경이 눌려 팔과 다리가 저리는 등의 통증이 생기는 병이다. 척추공에는 충격과 염증에 예민한 신경 세포들이 위치해 있다. 또 가느다란 인대가 거미줄처럼 엮여 있어 염증이 생기기 쉽다. 염증은 부기를 유발하는데 부기는 혈류의 흐름을 방해해 손과 발을 차게 한다.

두 병의 차이점은 운동 후 휴식을 취할 때 드러난다. 척추공협착증은 신경 이상으로 항상 손발이 찬데 반해 말초혈관폐색은 혈관 문제로 다리에 혈류량이 줄어드는 휴식기에는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 손은 따뜻한데 머리는 차다고 말한다

신경 이상으로 수족냉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은 말초신경병증이다. 증상은 손발이 시리고 저리며 무딘 느낌이 드는 등 다양하다. 신경은 길이가 긴 곳부터 증상이 나타난다는 ‘길이 의존적 법칙’에 따라 발끝에서 시작돼 발목과 무릎까지 이어지고 손도 손끝에서 시작해 손목까지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막상 환자의 손과 발을 만져보면 따뜻한 경우가 많다. 혈류는 정상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뇌에서 감각을 인지하는 신경에 문제가 생겨 실제 손과 발이 따뜻해도 뇌가 차갑다고 인지하는 탓이다.

말초신경병증은 단독으로 발병하기보다 다른 병이 생기면서 함께 따라오는 경우가 많다. 그 중 많은 수가 요독증(소변으로 배출돼야 할 노폐물이 배설되지 못하고 체내에 축적되는 병)이나 당뇨 등 내과적 질환이다. 하지만 증상과 원인이 다양해 30% 정도는 초기에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신경 전도 검사와 근전도 검사로 신경 상태를 확인하고 혈액검사를 통해 원인이 될 수 있는 병을 찾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뇌의 감각 오류는 척수에 문제가 발생해도 나타난다. 감각수용체는 척수를 통해 대뇌로 전달되는데 척수에 염증이나 종양이 있으면 감각 인지에 이상이 생긴다. 증상은 신경병증과 마찬가지로 팔이나 다리가 시리고 저리는 것으로 시작해 나중에는 잘 걷지 못하거나 배뇨 장애 등도 나타난다.

■ 스트레스는 손발을 얼린다

병이 아닌데도 손과 발이 차다면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 있다. 우리 몸은 흥분하거나 긴장하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손과 발끝의 혈관이 수축한다. 손과 발은 혈류양이 줄면서 자연스레 차가워지고 축축해진다. 면접이나 시험을 앞뒀을 때 손이 차가워지는 것과 같은 이유다.

스트레스의 종류는 다양하다. 긴장, 걱정과 불안, 짜증 등이 모두 스트레스다. 전문가들은 “수족냉증이 있는 사람 중에는 평소 긴장을 잘 하거나 잘 놀라고,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이 많다”며 “평소에 지금보다 긴장을 풀려는 노력과 함께 요가나 명상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수족냉증은 신체의 병 때문에 생기기도 하지만 의학적으로 마음의 병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평소 손과 발이 차가운 사람이라면 병원을 찾기 전 마음의 여유부터 찾아보는 게 어떨까.

글 : 이화영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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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신의 한 수(조범구, 2014)


제목도 좋았고, 정우성의 출연도 반가워서 제법 기대가 되었던 작품인데 뚜껑을 열어 보니 신의 한 수 따위는 없었다. 결국엔 주먹으로 해결볼 거면서 바둑은 왜 필요했나 싶었다. 내가 바둑을 둘 줄 알았더라면 좀 더 재밌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는 바둑을 모르고, 정우성이 멋진 기럭지로 화려한 액션을 펼쳐 보여도 작품의 함량은 많이 모자랐다. 이범수는 잔뜩 근육을 만들고 문신까지 새기고 강렬한 악역 연기를 보여주긴 했는데, 뒷태 전라 연기는 휴잭맨의 엑스맨에서 이미 숨 넘어 갔으므로 성에 찰 리 없고, 이시영이 펼친 신의 한 수는 너무 짐작하기 쉬운 한 수였던지라 허무함이 가득했다. 그래놓고는 2탄도 나올 것 같은 분위기를 잡아 놓았네. 내가 정우성이라면 2탄에는 출연 안 함.ㅎㅎㅎ



아, 캐릭터 밖의 저 웃음은 정말 근사하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스톤'은 보지 못했다. 아무래도 스타 캐스팅에 더 관심이 갔다. 스타 캐스팅도 별 거 없다는 거 확인했지만...;;;;


바둑 대세는 역시 미생이지. tvN 드라마를 아직 보지 못했는데 언니의 반응은 응사 시리즈만큼 뜨겁다. 위즈덤하우스에서는 미생이라는 이름으로 팟캐스트 방송도 한다. 알라딘 인문MD님이 출연한 '사활' 편만 들었다. 재밌더라. 









★☆


49. 에너미(드니 빌뇌브, 2013)


순전히 감독 때문에 보게 된 영화다. 이 영화 보기 위해서 부랴부랴 책도 사서 읽었다. 무려 주제 사라마구인데, 원작소설보다 영화가 더 좋았다. 괴물 감독이다. 

원작 소설은 기대했던 것과 달리 많이 지루했다. '도플갱어'라는 설정은 재밌었지만 그걸 펼쳐내는 것은 영상으로 옮겨온 드니 빌뇌브 쪽이 더 탁월했다. 바뀐 결말도 영화 쪽이 더 마음에 들었다. 이 감각적인 감독의 새 영화를 기대해 본다. 










50.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맷 리브스, 2014)


1편을 워낙 재밌게 보아서 2편에 대한 기대가 컸다. 기대하고 봤음에도 재미가 떨어지지 않았다. 굳이 비교하자면 1편이 더 재밌었지만 2편도 3편을 기대하게 하는 꿀 재미가 있었다. 아, 유인원이 보여주는 이 위엄이라니!


인간들은 자신들을 용서하지 않을 거라는 시저의 지적은 적확했다. 인간은 분명 그리할 것이다. 필연적으로 3탄이 나올 숙명이다. 










50-1. 안녕, 오케스트라(이철하, 2013)


개봉했을 때 못 봐서 아쉬웠던 영화를 뒤늦게 보게 되었다. 음악 영화고,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담다 보니 분명 감동 코드가 있을 거라고 짐작하고 봤는데도, 역시나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이 남자, 왜 이렇게 멋지니!



정말 가식 없이 환하게, 햇살처럼 웃는 남자다. 힘든 성장 과정을 음악으로 극복해낸, 승화해 낸 불굴의 의지를 보여준 남자.



그래서 누구보다도 이 아이들을 잘 이해했을 것이다. 아이들도 하나둘씩 마음을 열어가는 게 보였다. 따스한 영화다.


자신의 아버지의 흔적을 추적해 가던 용재 오닐. 극적인 해후를 기대했건만, 그런 벅찬 순간은 만날 수 없었다. 애석한 일이다. 


그나저나, 나도 오케스트라 해보고 싶다. 저 구성원이 될 수 있는 악기 하나 배웠으면 좋겠다. 어떤 악기라도 다 좋을 듯하다. 음악은, 언제나 옳다. 










51. 동경가족(야마다 요지, 2013)


시사회에 당첨되어서 보고 온 영화다. 비가 엄청 왔던 날이라 샌들이 엉망이 되었던 날이기도 했다. 평일 저녁 시사회는 꽤 피곤한데, 그 바람에 살짝 졸긴 했지만 영화는 아주 마음에 들었다. 일본 영화 특유의 따스함이 녹아드는 영화였다. 전형적인 일본의 가족 구성원이 보이는 영화이기도...


섬에 사시는 노부부는 큰 아들 집을 방문했다. 의사인 큰아들과 미용실을 운영하는 둘째 딸 내외는 표면상 엄마 아빠를 극진히 모시는 척하지만 내심 두분의 방문을 부담스러워 한다. 반면, 사회적으로는 성공했다고 볼 수 없는, 그래서 아버지와 소통이 잘 되지 않던 막내 아들만은 부모님을 진심으로 대한다. 그런 그의 옆에는 엄마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 예쁜 여자 친구가 있다.



아무리 봐도 정려원 닮은 아오이 유우! 참하니 예쁘구나~


좋은 사람을 알아보는 눈을 가진 막내 아들이 엄마는 미덥다. 이제 안심할 수 있다. 

하지만 긴장을 놓아서였을까. 안심하는 순간 위기가 닥쳐 온다. 위기 앞에 가족들은 자신들의 진짜 얼굴을, 민낯을 드러낸다.

특별히 나쁜 사람인 것도 아니지만, 딱 그 도시를 닮은 만큼 세속적이고 속물적인 가족들의 모습에서 한숨이 새나온다. 

그리고 지나칠 만큼 대조적인 섬 마을의 따뜻한 온정은 도식적일 만큼 비교되었지만, 그래도 그쪽이 더 설득력 있다.

아오이 유우가 맡은 캐릭터도 지나치게 착한 캐릭터에 순종적인 느낌이긴 했는데, 근데 또 그게 잘 어울리는 얼굴이었다는 거...ㅎㅎㅎ


영화 보고 나서 유독 '굿바이'가 떠올랐다. 가족애 때문인가 보다. 이런 톤의 일본 영화가 좋다.











52. 드래곤 길들이기2(딘 데블로이스, 2014)


몇 달이나 지나서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이 날은 집에 일찍 들어가면 안 되는 이유가 있었다. 그게 뭐였는지는 까먹었음. 그래서 영화를 보러 갔는데 볼 만한게 이것밖에 없었다. 1편 보지 않고 2편 잘 안 보는 편이지만, 그냥 보기로 했다. 게다가 공룡 타고 비행하는 장면을 예전에 3D로 예고편 본 게 기억나서 3D로 보았다. 볼 만했고, 제법 재밌었지만 크게 기억에 남지는 않는다. 주인공이 다리를 잃었다는 게 보통의 어린이를 상대로 하는 작품에선 보기 힘들어서 좀 신선하긴 했다. 










53. 군도 : 민란의 시대(윤종빈, 2014)


정말 기대했었는데, 이렇게 용두사미일 줄은 몰랐다. 강동원의, 강동원에 의한, 강동원을 위한 영화였을 뿐이다. 이 아름다운 피사체가 정말 감탄을 자아내서, 이렇게 영화가 별로였는데도 불구하고 또 보고 싶은 영화였다. ㅋㅋ



극중 조윤의 캐릭터는, 그가 가진 악마성을 이해하기엔 그의 슬픔에 대한 공감이 잘 되지 않았다. 가엾기는 했지만 이 정도로 망가질 정도의 사연으로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놓고는 마지막에 아기 때문에 흔들리는 모습은 또 뭐란 말인가. 지금껏 쌓아온 악역 캐릭터하고 맞아 떨어지지가 않았다. 게다가 '민란의 시대'라며 민중을 내세웠지만 그들의 역할은 너무 미약했다. 차곡차곡 쌓아오는 것 없이 마지막 한 방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다니, 데우스 엑스 마키나도 아니고....


게다가 좋은 배우들이 대거 등장했는데 그닥 빛을 보지 못한 것 같다. 사실 난 '범죄의 재구성'도 그닥이었던 편이어서 감독에 대한 기대가 있었던 건 아니고 배우들에 기대감을 가졌던 것인데 강동원 홀로 너무 빛나고 다른 분들은 배경이 되어준 느낌이다. 많이 아쉽다.



검을 다루는 저 우아한 몸놀림이라니! 아, 근사해~










54. 명량(김한민, 2014)


무려 이순신이다. 온 국민이 사랑하고, 온 국민이 다 아는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건 어마어마한 중압감이었을 것이다. 반면에 성공한다면 어마어마한 성공을 가져다 줄 것이고. 최민식에게는 후자가 적용됐다. 세상에, 1800만 명 이상이 들다니. 믿어지지 않는 숫자고 그래서 좀 징그러운 스코어다.



근래에 최민식은 악역을 많이 맡았다. 찌들대로 찌든 속물이거나 아님 악마를 방불케 하는 연쇄 살인범 역을 맡았다. 그리고 아주 잘 어울렸다. 배에 기름이 가득 낀 느낌의 인상이 강해서 이순신 역에 과연 잘 어울릴까 의심스러웠다. 그러나 기우였다. 역시 연기 참 잘한다. 


영화는 재밌었다. 1800만이 들 정도의 영화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전 국민이 몰려들어 보는 영화라서 보기 싫다고 내칠 만한 영화도 아니었다. 그냥 즐겁게 볼만한 영화였다. 서로 오버만 하지 않는다면 딱 좋을!



황진이 시절 장근석을 보는 것 같았다. 



두건 벗기 전까지 여자인 줄 알았다. 여자보다 더 예쁜 노유민이다. 


구루지마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캐릭터의 함량이 너무 차이가 나서 애초에 상대가 될 수 없었다. 류승룡이 연기가 부족한 배우는 아니지 않은가. 와키자카 역의 조진웅 씨도 기대를 했는데 대사가 너무 없었다. 아쉬움...


진구와 이정현의 연기는 좋았지만 그들의 역할은 설득력이 좀 많이 떨어졌다. 우야튼, 이 영화는 올해 내가 극장에서 두 번 본 유일한 영화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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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달력도 얼마 안 남았는데 한 여름에 본 영화를 이제야 정리하다니...

몇 달 지나니 당시에 선명했던 기억도 모두 옅어졌다. 그래도 건너뛰면 아쉬우니 짧게나마 정리해 본다. 

7월은 영화보다 공연을 많이 봤다. 이건 따로 정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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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4-11-09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의 한수, 군도, 명량만 봤는데.... 세 편 다 기대에 못 미쳤어요.
올해의 영화로 꼽을 만한 영화는 아니었다는...ㅠ

마노아 2014-11-10 08:43   좋아요 0 | URL
올해의 이슈는 되었지만 올해의 영화는 모두 아니었죠^^
어제 뉴스 보니까 영국에서 열린 한국영화제에 군도가 매진되어 호황이었다고 나오더라구요.
더 좋은 영화들이 많이 있는데 말이죠.^^;;

서니데이 2014-11-09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선 저는 동경가족이 보고싶어요. 그 중에서 하나도 본 게 없네요. ^^;

마노아 2014-11-10 08:43   좋아요 0 | URL
제가 좀 많이 보는 편이긴 해요. 하하하...;;;;;
동경가족 참 좋았어요. 많이 추천하고픈 영화랍니다.^^

Mephistopheles 2014-11-10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래곤 길들이기는 2편보단 1편이 내용이 더 알찼던 걸로 기억하고 있씁니다.
군도....사실..저런 펄럭거리는 옷은 검을 쓰는 입장에선 여간 거추장스럽기 그지 없습니다...ㅎㅎ
(한국 영화는 점점 다양성을 잃어가는 듯..)

마노아 2014-11-12 10:28   좋아요 0 | URL
드래곤 길들이기 1편이 더 나았군요. 전편을 넘는 후편이 나오기 힘든 건 애니도 마찬가지네요.^^
한 영화가 무려 1800만 관객을 가져가버리니 나머지는 더 설곳이 없네요.
최근엔 다양성 영화라면서도 비긴 어게인이 몇 주째 1위를 놓치지 않았고요.
근데 그 모든 영화는 다 내가 본 것들...;;;

BRINY 2014-11-15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군도..저도 실망한 영화였어요. 그 좋은 배우들에 충분히 살릴 수 있을 만한 좋은 소재로 이런 지루한 혼잣말같은 영화밖에 못 만들었다니...예고편이 다였군요.

마노아 2014-11-15 22:37   좋아요 0 | URL
혼잣말같은 영화! 딱이네요. 그냥 감독 자신의 개인적인 만족도만 높은 영화가 아닌가 싶어요. 믿기지 않는 전개였어요...;;;;
 

1. 벌써 열흘이 지나버렸는데, 10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는 김해에 다녀왔다. 지인의 결혼식이었다. 

기차 표를 구하지 못해 버스를 타고 갔는데, 새벽 5시 20분에 출발해서 저녁 9시 20분에 집에 도착했다.

그 먼 거리를 이동하며 달랑 맛없는 김밥 한줄 먹고 온 화딱지 나는 사연은, 슬프니까 생략하자. 

다만 이날의 교훈은, 한번 민폐형 인간은 계속해서 민폐형 인간이라는 것... 새삼 깨달았음...;;;;



(경전철 처음 타봤는데, 구간이 짧아서 곡선으로 달릴 수 있다는 게 무척 신기했다. 시간이 없어서 수로왕릉 못 보고 온 것은 꽤나 아쉬움....)


2. 4시 50분에 기상했던 터라 무척 피곤했지만, 바로 잠들 수는 없었다. 히든싱어 3에 이승환이 나오기로 한 날이니까.

방청하고 온 팬들이 있었음에도 결과는 극비에 부쳐져서 누가 이겼는지 알지 못했다. 예고편에 나온 대로 한 표 차이라니까 마지막 라운드에서 이승환이 한 표 차이로 이겼거니 했다. 그런데 결과는 반대였다. 그는 한 표 차이로 모창능력자에게 우승을 넘겨주었다. 세상에!


하지만 재밌게도, 하나도 분하지 않았다. 특집으로 편성된 두시간 방송은 아주 재밌었고, 무엇보다도 가수와 팬들의 진정성과 진심이 보였다. 


함께 늙자고 외치는 팬들을 향해, 여전히 젊은 얼굴의 내 가수는 함께, '젊게' 늙자고 했다.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젊게 삽시다. 이대로 함께 늙어 갑시다. 오래오래...




3. 지난 주 월요일 스포츠 시간이었다. 난 피구반을 맡고 있는데 학생 하나가 주웠다며 들고 왔다. 버릴 수가 없었다고.

노란색은 아니었지만, 바로 그 노란리본을 닮은 리본을 나도 어찌할 수가 없어서 들고 와버렸다. 바로 그날 유족들은 인양 대신 수색을 계속하기로 결정했고, 이튿날 황지현양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4. 저녁에는 다이빙 벨을 보았다. 우리동네 독립영화 전용관은 평일에 가면 늘 혼자이기 일쑤였는데 모처럼 관객이 제법 있었다. 영화에서 본 내용들은 대부분 고발뉴스를 통해서 이미 접한 것인데도 재차 삼차 분노가 치솟았다. 한순간, 이렇게 사악한 세상이 이대로 유지되는 게 과연 정의로운 것인가-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아픈 마음을 부여잡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신해철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 아, 망연자실... 


5. 굳이 고백하자면 나는 신해철의 팬이 아니었다. 그의 공연을 본적이 있지만 그건 이승환 보러 갔다가 같은 무대에 선 그를 본 경우였다. 그렇지만 나는 신해철을 좋아했다. 그의 거침 없는 입담도 좋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분위기와 '안녕 프란체스카' 같은 개그도 소화해낼 수 있는 유머 감각도 좋았다. 그 강인해 보이는 사내가 이렇게 일찍, 어이없는 이유로 우리 곁을 떠날 거라곤 짐작하지 못했다. 믿어지지 않는 죽음이었다. 그의 뮤직비디오를 보았다. 나는 그의 노래를 찾아서 듣는 사람이 아니었는데도, 컴퓨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내가 가사를 다 알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랬다. 그는 그렇게 우리와 한 시대를 공유한, 90년대를 응답해 주었던 좋은 뮤지션이었다. 아직 할 일도 많은 그가 이렇게 가버린 게 너무 아까웠다. 세상에 나쁜 놈 천지인데, 벌받아 마땅한 놈 투성이인데 왜 이리 아까운 사람이 먼저 가야 하는 걸까, 청소하면서 내내 씩씩거렸다. 



고마웠어요, 해철 씨. 계속 기억할게요. 

6. 세월호 침몰 200일이었던 지난 토요일에는 조계사에 다녀왔다. 내가 자주 들여다 보는 82쿡에서 세월호 기금 모금 2차 바자회가 열렸다. 1차는 소식을 늦게 알아서 못 갔는데, 2차도 행사 당일에 언니가 말해줘서 알게 되었다. 다현양과 함께 셋이서 가보니 사람이 엄청 많았고, 먹거리는 많이 빠졌으며, 커피는 원두가 다 떨어졌다며 잠시 문을 닫는다고 할 정도로 북적였다.

정지영, 이충렬, 방은진 영화 감독과 노희경 작가, 문소리. 장혁, 이선균, 김제동의 애장품들이 경매로 팔렸고, 이철수 박제동 화백의 작품들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조희연 교육감도 오셨다고 들었는데, 이것저것 먹거리 장터 줄 서느라 하나도 못 들음...;;;;; 

아무튼, 자원봉사자들의 수고가 가득한 봉사의 현장이었다. 이날 우리 가족이 사온 것들은 이러하다.


해지스? 헤지스? 사용하지 않은 정품이라며, 오유에서 지원나온 청년이 매대에 올리지도 못하고 득템하시라며 강조하던 가방이었다. 옆에서 언니가 쿡쿡 찔렀다. 저거 잡으라고! 오케이! 4만원에 낙찰. 언니가 생일 선물 땡겨준다며 입금해 주었다. 이게 글케 좋은 거야?? 마침 정장용 가방 사려고 생각하던 참이어서 더 좋았다.


투명병에 든 노랑리본 목걸이는 다현이와 둘이 하나씩 걸었다. 노랑리본 브로치는 엄니 드리려고 샀는데 엄니가 있는 브로치도 안 하신다며 거부하심...;;;; 



노랑리본 귀걸이도 예뻤다. 벽에는 내 님이 고운 턱선을 자랑하고 계심~



저 투명한 병 목걸이, 어쩐지 나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또 솟아오르고 있음.

이러다가 대량 주문할지도...;;;


7. 사실은, 영혼이 피폐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니까 그건 지난 금요일의 일이었는데, 팟캐스트 고상만의 수사반장 2주치를 이어서 듣다가, 그 사연 속의 기막힌 인생들이 너무 가엾고, 그 고통이 너무 끔찍해서, 멘탈에 과부하가 걸리는 느낌이었다. 그러니까 지난 MB 정부 때부터 늘 이런 방송만 들어왔던 것이다. 공중파를 믿을 수가 없어서 찾아 듣게 된 시사 방송, 그러다가 가지치게 된 온갖 팟캐스트 방송 속에서는 너무 가엾고 억울하고 기막힌 죽음과 사연이 가득했다. 그걸 기억해 주고, 알아봐 주고, 그렇게 연대해 주어야 하는 게 맞다고 여기며 지내왔는데, 그러다 보니 이놈의 더러운 세상 그냥 콱! 망해버려라-소리가 쉽게 나오는, 그런 마인드가 되어버린 것이다. 아, 이건 좀 아니다 싶었다. 고작 방송을 들어주는 것 뿐인데도 이렇게 힘들어한다는 게 또 미안하지만, 그것도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는 걸 인정해야 했다. 자동 다운되게 설정해 놓았던 많은 방송들을 구독 해지했다. 가끔 몇 가지만 발췌해서 들으리라. 일단은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그래도 아직도 듣고 있는 게 많다. 다 놓지는 못하겠다.











8. 어제는 다시 스포츠 시간. 원래 내 수업이 아닌데 내가 출근하기 이틀 전에 떠안겨진 스포츠 두시간.ㅡ.ㅡ;;;;

아해들은 일년 내내 피구를 하더니 지겨워 죽겠다고 한다. 날도 추워졌다. 내가 생각해도 재미 없어 보였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철물점에 가서 고무줄을 사왔다. 나 어릴 적 한줄에 20원 하던 고무줄은 한줄에 500원이 되어 있었다. 아, 세월 앞에 장사 없는 이 물가!


고무줄은 사왔는데, 문제는 내가 너무 오래 전에 해본 놀이라서 잘 생각이 안 난다는 거였다.

한줄 고무줄은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와 "무찌르자 공산당~"은 생각이 났는데, 이런 노래를 가르쳐줄 수는 없지 않은가.ㅡ.ㅡ;;;;


두줄 고무줄은 에너지는 많이 쏟지만 상대적으로 덜 재밌고, 아해들이 많으니까 적당하지 않았다.

세줄 내지 네줄 고무줄을 하고 싶었는데 가장 적당한 것은 '장난감 기차'였다.

노래는 생각나는데, 놀이 방법이 안 떠올라 고민하던 차,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찾았다.



그래, 생각났어! 저거였지!

하지만, 아해들의 호응을 얻기란 무척 어려웠다. 일단 고무줄 세대가 아닌 이 아이들은 그런 걸 왜 해요? 반응이었다.
한번 해보라며 설득했지만 싫다고 한다. 흥.칫. 피!

그런데 내가 계속해서 빙빙 돌면서 하고 있자니 하나 둘 관심을 보인다. 그러다가 한명씩 서서는 같이 뛰었다.
하지만 똑같이 따라하는 애가 한 명도 없었어...;;;;
훨씬 어려운 아이돌 가수 댄스는 따라하는 애들이... 이런 게 문화 차이고 세대차이겠지...;;;;;

암튼, 그렇게 백만 년 만에 고무줄 놀이를 해봤다. 완전 추억 돋는 놀이였다. 그렇지만 다음 주도 할 수 있을런지....
제기를 준비해 갈까...;;;;;


9. 어제는, 두달 만에 수영장에 갔다. 지난 8월 중순에 아이스 스케이트 타다가 넘어졌고, 그 바람에 상처를 꽤 크게 입었다. 


혐짤 주의 ▼

 


 

펼친 부분 접기 ▲


한의원에 병원을 반복하다가 나중엔 너무 부풀어 올라서 주사기로 피를 뽑아야 했다. 움직이지 말라는 조언대로 9월 한달은 운동을 쉬었다. 10월 한달은 연구수업 준비하느라 쉬었다. 어거지로 연구수업 떠맡은 기막힌 이야기는, 역시 슬프니까 패쓰하자. 이미 지났으니 짐은 내려놓았으니 됐다. 


오랜만에 물에 들어가니 기분은 좋았는데, 숨이 너무 찼다. 마침 어제 날짜로 새로 오신 선생님은 완전 빡세게 돌라 하심. 하아, 힘들어...;;;;;


그렇게 고무줄에 수영까지 하고 나서 집에 왔더니 병났다. 밤에 잠들려고 하니 끙끙 앓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내 몸이 내 몸 같지가 않아...


10. 도서정가제 시행 전에 구간 도서를 장만하느라 분주했었다. 주말에 열심히 주문하고 났더니 2015년 달력이 짠!하고 나왔네. 늘 나오던 달력이겠거니 했는데, 오마나 백희나 작가네! 피터 레빗은 좀 성에 안 찰 거야... 하고 세뇌를 하려 했는데, 아씨... 이것도 예뻐. 책읽는 명화는 말할 것도 없고... 하아, 세가지가 다 예뻐. 너무해. 알라딘 너무해...ㅠ.ㅠ



평소 탁상달력이 그림이나 사진은 뒷면에 있고 스케줄러가 앞쪽에 있어서 그림 못 보는 게 불만이었는데 나란히 앞면에 있어... 내가 원하던 디자인이야. 하아, 장바구니 미어 터진다. 꿰매 써야겠다. 글썽...;;;;



덧글) 책베개 결제 끝났던가? 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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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4-11-05 0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짬으로 안타까운 작별이라 가슴이 미어져요.ㅠ
두루두루 소식 접하고 청주로 달려갈 참입니다~

마노아 2014-11-05 14:48   좋아요 0 | URL
지금 청주에서 모임 갖고 계신가요? 후기 기대할게요.
가버리 사람들이 여럿 밟힙니다.ㅜ.ㅜ

조선인 2014-11-05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땅 별땅은 어때요? 의외로 운동량도 많고 애들도 재미있어 하는 편. 림보놀이나 줄다리기도 의외로 재밌어 하고.

마노아 2014-11-05 14:48   좋아요 0 | URL
하늘땅 별땅은 어떤 놀이죠? 검색해 보겠음돠! 이름만 들어보고 놀이를 모르겠어요.
림보는 고무줄 갖고 같이 해봤어요. 아해들은 유연하더라구요.^^

노란곰 2014-11-05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무진기행과 장서의 괴로움(장서.. 이거 이주일만에 받았어요ㅠ)은 있고, 백희나 달력 어제 주문했어요. 그런데 정가제 전에 달력 3종 셋트를 다 받을 것 같은 공포가...ㅎㅎㅎ (여행 준비중이거든요ㅠㅠ)

마노아 2014-11-05 14:49   좋아요 0 | URL
이미 달력 겟하신 분들이 많네요. 저도 냉큼 주문해야겠어요.^^;;;
여행 준비 중이시라니 제가 다 설레네요. 기쁜 마음으로 주문하셔요(응?)

Mephistopheles 2014-11-05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의 페이퍼에 열거하신 수고하시는 분들을 싸잡아

빨갱이 용공세력, 종북좌파라고 근거없이 비방하고 조롱하는

인간들이 있는 한....이 나라는 계속 요모양 요꼴일꺼에요.

그걸 교묘하게 이용하는 것들이 사실 죄질이 제일 나쁘긴하지만요.

마노아 2014-11-05 14:50   좋아요 0 | URL
오늘 이승만 수업했는데 이름만 듣고도 혈압이 솟더군요.
다 말해줄 수도 없고, 아니 말할 수도 없는 괴로움...
송곳을 읽기 위해서 심호흡이 필요해요. 대한민국은 무엇을 상상하든 항상 그 이상을 보여줍니다..;;;

하늘바람 2014-11-05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해가 시댁인데 수로왕릉 못 가보았어요

마노아 2014-11-05 14:51   좋아요 0 | URL
다음 기회에 아이들 손잡고 같이 가보셔요. 안 가봤지만 좋을 것 같아요.^^

아무개 2014-11-05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야...체육수업까지 하는거에요?
후아...그학교는 참내..아이구!!!

전 고무줄 놀이 해본 적이 없어서..도움이 ... ㅠ..ㅠ

백희나 달력이 금요일에 옵니다.
그러니까 5만원어치 책 또 샀다는거죠 ㅎㅎ



마노아 2014-11-05 14:52   좋아요 0 | URL
제가 불꽃슛을 날릴 줄 몰라서 애들이 재미 없어 하는 걸까요...;;;;
아아니, 근데 고무줄 놀이 안 해봤습니까?
왕 재밌어요! 우리 애들이 고무줄 놀이는 못해봤어도 고무줄 끊어는 봤다고 하대요. 헐..;;;
백희나 달력이 인기 짱이네요. 일단 벽걸이 달력을 먼저 확보해야죠.^^ㅎㅎㅎ

무스탕 2014-11-05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든싱어 마지막 라운드를 못 보고 잠이 스르르~ 들었더랬지요 ㅠㅠ
지금 마노아님 덕분에 시청(!) 했는데 우와~ 소름!!!!!!!
승환옹을 보면 마노아님이 떠오르는 현상을 `파블로프의 개`에 비교해도 되는건가요? ㅎㅎㅎ

마노아 2014-11-05 14:54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빨간차가 무척 매력적이에요!
저 방송 이후 이승환 신규 팬이 엄청 늘어나서 카페에서 새팬을 많이 보고 있어요.
파블로프의 개~ 우하하핫, 많은 분들이 그러실 것 같아요.
그렇게 친숙해지는 것도 좋습니다.^^

무스탕 2014-11-05 15:02   좋아요 0 | URL
빨간차가 뭔지 아시겠어요? 모르실걸~~~~ ^^
저 차가 그 유명한 `포니2`에요.
70년대 대한민국을 주름잡던 포니2를 대회기간동안 전시한거에요.
근데 저 차가 아직도 현역 뛰는 차라는게 더 기가 막혀요!

마노아 2014-11-05 21:30   좋아요 0 | URL
포니2 알아봤어요! 근데 설마하니 그 차일까 생각했는데 진짜였네요.
우와, 이 차가 현역이라니, 골동품이잖아요! ㅎㅎㅎ

서니데이 2014-11-05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날 히든싱어 이승환편 마지막 곡 시작할 때쯤 운좋게 봤어요.^^ 이전에 알던 곡들이 나와서 좋더라구요. 그날 방청석에서 저 글씨 보면서, 그렇게 함께 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것도 참 좋겠다 싶었어요.
고무줄 놀이, 거의 하진 않았는데,(워낙 못해서 끼워줄 수가 없었을거에요.^^;) 그 때, 저 전우의... 노래 처음 듣고 깜짝 놀랬던 기억이 있어요.^^;

마노아 2014-11-07 23:18   좋아요 0 | URL
히든싱어 이번에 선곡도 참 마음에 들었어요.
이번에 음악캠프에서 어.사.그는 무려 8위를 했답니다.
역시 방송의 힘은 대단해요.
전우의~ 노래를 멋도 모르고 불렀었는데, 분단의 아픔이 이렇게 어린이들 놀이에까지 스며 있다는 걸 철들고 알고서 깜짝 놀랐어요. 하긴, 국군의 날 자체가 북으로 밀고 올라간 날짜이니 말 다했지요...;;;;;

조선인 2014-11-06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땅 별땅은 지역마다 이름이 달라서... 왼발 오른발이라고도 하고, 깽깽이 9단이라고도 하고. 바닥에 1부터 9까지 칸을 그려놓은 다음에 1단에서는 1칸을 안 밟고, 2단에서는 2칸을 안 밟고, 감이 안 잡히시려나?

마노아 2014-11-07 23:19   좋아요 0 | URL
아핫, 저는 1단,2단 이렇게 불렀어요. 어릴 때 많이 하고 살았죠. 땅따먹기도 자주 했고, 철봉에서 허수아비 놀이도 하고, 정글짐에서 놀고... 아, 그립네요. 운동장에서 맨 몸으로도 얼마든지 즐거웠던 시절이었어요.(>_<)

2014-11-07 14: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1-07 2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버벌 2014-11-07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든싱어 아직 보지 못했어요. 봐야겠군화. 귀걸이 가지고 싶네요. 전 지금 책베게가 하나 밖에 없어요. 현재 하나 더 올 예정인데 출고 했다고 방금 문자가 찍히네요. 도서정가제. 아 제가 요즘 그 도서정가제때문에.... 때문에..

마노아 2014-11-07 23:20   좋아요 0 | URL
도서정가제가 우리를 아찔아찔하게 해요.
주말이 다가왔으니 또 신용을 빌어 구간을 마구 지르지 싶습니다. 꽂아둘 데도 없는데 말이에요.ㅜ.ㅜ
하지만 달력 받아야죠. 불끈!!

개인주의 2014-12-02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구경 왔다가..^^
바자회날 저는 먹는 것만 사왔어요.
자몽청이 눈앞에서 딱 떨어져서. 대추생강차만 사고.
맛있는 고구마말랭이 둘. 핫바인가 어묵인가. 꼬치.. 그렇게 먹는것만..ㅋㅋ
김밥은 고민하다보니 떨어지고 빵코너는 줄이 너무 길고.
식재료의 질이 아주 좋아보이던데. 아쉬웠어요.
...바자회 끝난지가 언젠데 먹는거에 집착해서 기억을 더듬다니..=_=

제가 어쩌다 보니 안산으로 이사를 왔는데.
길에 노란 걸개들이 아주 많이 걸려있어요.
그 중에 이런 글이 있어요.
`별이 된 아이들이 묻습니다. 지금은 안전한가요?`
...

팔이쿡에서 바자회 해서 노란 잠바 나눠준다던 글을 본 적 있는데
제가 사는 동네에 팔이쿡 인쇄된 노란잠바가 실린 소형트럭이 이삿짐 차를 따라
새집으로 오던 걸 보고 유가족들이 마음이 아파서 이사했구나 싶어서 찡 했습니다...

마노아 2014-12-02 16:36   좋아요 0 | URL
소문이 자자했던 자몽청을 구경만 하셨군요. 저는 병조차도 보지 못했어요.
아주 맛났더라는 소문만 들었네요.^^
여러 자원봉사자들의 정성에 감탄했지요.
다음에 또 바자회 하면 이번엔 일찍 가리라 다짐했네요. ㅎㅎ

아, 안산으로 가셨군요.
정말 되묻게 되네요. 지금은, 안전하냐고......
어제 또 배가 침몰한 사고 소식 들으면서 세월호 아이들이 떠올라 철렁했습니다.

노란잠바는 보지 못했는데 살던 집에서 이사해야만 했던 마음을 헤아려보니 참으로 안타까워요.
그렇게 매순간 떠오르는 얼굴들을 평생 가슴에 안고 살아야 할 터이니... 참으로 착잡합니다..ㅜ.ㅜ
 

도서정가제 실시 전 마지막 지름신 폭발이랄까.... 씁쓸하다. 크흑...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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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03 1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1-04 23: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FUSION 과학

제 2244 호/2014-10-22

 

기억을 잃는다는 것

요즘 젊은 엄마, 아빠들은 휴가나 주말이 더 바쁘다. 아기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이 보여주기 위해 국내외 곳곳을 누빈다. 울퉁불퉁한 유럽의 돌바닥에서도 유모차 끌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이들은 그 곳에 갔던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말한 ‘아동 기억상실증’이다.

기억은 성인이 되서도 잃는다. 흔한 예가 만취 상태에서 한 말이나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 술이 깬 뒤에 아무리 기억해 보려 애써 봐도 술자리의 시작만 기억날 뿐이다. 또 머리를 부딪치거나 충격적인 일을 겪었을 때, 알츠하이머와 같은 병으로 기억을 잃기도 한다.

기억 상실은 드라마나 영화 속 설정일 뿐 일상에서는 낯선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면 우리에게 드문 일도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많은 기억을 잃고 살아가는 걸까.

■ 뉴런 교체와 함께 기억도 굿바이?

우리가 잊은 가장 첫 번째 기억은 어린 시절이다. 자신의 돌잔치가 기억나는 사람이 있을까. 기억에 관한 많은 연구 결과 3살 이전에 일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사라진 기억은 대부분 어디에서 누군가와 무엇을 했던 것과 같은 추억이나 젓가락을 이용하는 방법이나 걷는 법과 같이 몸으로 익힌 기억으로 남는다.

우리는 왜 어린 시절을 기억하지 못할까.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가지 가설이 있다. 어렸을 적 기억이 생존에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진화적 이론부터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가 아주 어린나이에는 충분히 발달하지 못해 기억이 저장되지 못했다는 설명도 있다. 언어학적으로는 언어 인지 능력이 부족해 기억을 체계적으로 기억하지 못한다는 내용도 있다.

최근 주목받는 이론은 뉴런의 일부가 새로운 뉴런으로 바뀌면서 기억도 초기화 된다는 것이다. 원래 뉴런은 한번 만들어지면 재생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예외적으로 해마, 특히 해마의 일부분인 치상화는 새로운 뉴런이 계속 만들어진다. 특히 출생 후 몇 년 동안은 빠른 속도로 생성된다.

뉴런은 오감을 통해 받은 외부 자극을 해마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해마는 기억이 저장되는 1차 장소로 이후 기억은 대뇌피질에 최종 저장된다. 뉴런은 신경세포체와 신호를 받는 수상돌기, 다른 세포에 신호를 전달하는 축삭돌기로 이뤄져 있는데 두 신경돌기가 서로 맞닿아 신호를 주고받는 부분이 시냅스다. 문제는 새 뉴런이 기존 뉴런을 대체하면서 기존의 뉴런과 연결돼 있던 시냅스들이 끊어질 가능성이 있고, 이 과정이 기억을 저장하는 해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이론을 제시한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의 쉬나 조슬린 교수와 폴 프랭크랜드 교수의 실험 결과도 이를 입증한다. 연구팀은 새끼 쥐가 특정한 상자에 들어갈 때마다 전기 자극을 줬다. 쥐들은 점차 이를 기억하고 상자를 피했다. 이후 실험쥐의 절반에게 뉴런의 재생이 일어나지 않도록 특수 처리를 하고 4주 뒤 다시 상자를 보여줬다. 그 결과, 정상적으로 뉴런 교체가 일어난 쥐들은 과거를 잊고 다시 상자 안에 들어가는 반면 뉴런 교체가 일어나지 않는 쥐들은 여전히 상자를 피했다.

그렇다면 어린 시절의 기억을 잃는 시점은 언제일까? 이는 7~8세 인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에모리 대학교의 파트리샤 바우어와 마리나 라르키나 교수팀은 5살 된 어린이 83명을 대상으로 최근 몇 개월 내에 있었던 일들을 기억하게 했다. 그리고 수년 후 같은 아이들에게 3세 때 이야기 했던 경험을 다시 떠올려보도록 했다. 그 결과, 5~7세 아이들은 3세 때 이야기했던 경험의 63~72%를 기억하는 반면, 8~9세 아이들은 35%만 기억해 냈다. 7세를 기준으로 3세 이전의 경험했던 일들을 기억하는 능력이 50% 이상 크게 떨어진 것이다. 연구팀은 아동은 성인에 비해 뇌의 신경 작용이 적기 때문에 조각으로 나눠진 정보를 기억이라는 형태로 구성하기 쉽지 않아 기억을 더 빨리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술은 해마도 취하게 한다

성인이 기억을 잃는 가장 흔한 경우는 과음으로 인한 단기 기억 상실이다. 의학 용어로는 ‘블랙아웃’이라고 하는데 컴퓨터 전원이 갑자기 나가면 작업 중이던 문서가 날아간 것처럼 술이 들어가면서 기억이 날아가는 현상을 비유한 용어다.

알코올은 시냅스의 활동을 방해해 신호 전달 매커니즘에 이상을 일으킨다. 외부 자극이 기억으로 저장되기 위해 해마로 가는 길목을 막아버린 것이다. 또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아세트알데히드는 해마의 활동을 둔하게 하고 신경 세포의 재생을 방해해 기억 저장 기능을 떨어뜨린다. 해마를 컴퓨터에 비유하자면 술이 컴퓨터 본체는 물론이고 컴퓨터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선줄(시냅스)까지 고장 내는 것이다.

다행히 뉴런과 해마의 기능은 술이 깨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계속 과음을 할 경우, 뇌가 지속적으로 손상을 입으면서 술을 마시지 않아도 기억이 끊기는 단기 기억 상실증이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질환이 알코올성 치매와 베르니케-코르사프 증후군이다. 알코올성 치매에 걸리면 뇌세포가 죽으면서 뇌가 쪼그라들고 뇌 중앙에 위치한 뇌실이 넓어지면서 폭력성과 기억상실 증상이 나타난다. 베르니케-코르사프 증후군은 알코올 중독자에게 많이 나타나는 병이다. 알코올은 비타민 B1(티아민, thiamine)의 체내 흡수를 방해하는데, 티아민이 결핍되면 얼굴근육 마비와 보행 장애가 나타나다가 결국에는 뇌세포가 파괴되면서 기억을 잃게 된다.

■ 잊었다는 것조차 잊었다면 알츠하이머

노년에도 기억상실을 경험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기능은 나이가 들면서 점점 감소돼 건망증을 유발한다. 건망증은 단순 건망증과 병적 건망증으로 나눈다. 단순 건망증은 정보를 기억하는 상황에서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기억 자체가 불완전하게 저장돼 생긴다. 이야기를 대충 흘려듣거나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는 상황에서 주의가 분산될 때 주로 나타난다. 하지만 기억을 떠올리려 했을 때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해 내긴 어려워도 연관된 정보를 주면 내용을 바로 기억해 낸다.

반면 병적 건망증은 치매의 한 종류인 알츠하이머의 초기 증상으로 새로 알게 된 정보나 지식이 아예 해마에 입력되지 않아 힌트를 주어도 기억해내지 못한다. 식사를 하고 상을 치운 뒤 식사를 깜박했다며 다시 상을 차리거나, 방금 한 이야기나 질문을 되풀이 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처음에는 단기기억상실 증세를 보이다가 점차 저장된 기억도 사라져 가족도 알아보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원인은 학습과 기억에 필요한 신경 전달 물질을 생산하는 신경 세포가 빠른 속도로 죽어 없어지기 때문이다. 신경세포가 줄어들면 뇌는 쪼그라들고 시냅스가 약해지면서 신경세포의 기능도 떨어진다. 시냅스를 통해 전달되던 외부 자극도 해마로 전달되지 못하면서 기억을 만들지도 저장하지도 못하는 상태가 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알츠하이머병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 적어도 15~20년 전부터 조금씩 신경세포 기능이 마비되는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생활 습관만 고쳐도 병의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다. 도움이 되는 생활 습관은 다음과 같다. 과음이나 흡연을 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우울증이 심해지면 알츠하이머 진행이 빨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체력에 맞는 적절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도 중요하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알츠하이머는 사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병 중 하나가 됐다.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것도, 다른 병에 비해 통증이 심한 건 아니지만 평생을 기억을 잊을 수 있다는 공포 때문이다. 평생의 기억을 잃는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평생 만들어온 나를 잃는 느낌이 아닐까. 기억을 잡고 싶다면 지금 내 생활 습관을 돌아보자. 아직 늦지 않았다.

글 : 이화영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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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4 19: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0-24 2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