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아저씨 - 문예교양선서 38
진 웹스터 지음, 한영환 옮김 / 문예출판사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들에게 치이고, 업무에 시달리며 피곤에 쩔어 있을 때 말 그대로 상큼한 느낌이 드는 책을 읽으며 마음의 여유로움과 휴식을 원할 때 이 책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이 키다리 아저씨는 어렸을 때 너무 좋아하던 책들 중 하나여서 문맥의 흐름과 줄거리를 꿰뚫을만큼 여러번 읽었던 책이었다.

어렸을때 읽었던 책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려 없는 지금, 빤히 알고 있는 내용의 책을, 더구나 어린이들이 보는 책을 사서 읽는다는 것이 조금은 낭비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책을 구입하고 다시 읽어보니 후회되지는 않는다.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은 그 줄거리를 익혀 아는 것이 아니라 그 글에 담겨 있는 느낌을 담아두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어린시절에는 일종의 동경어린 마음으로 키다리 아저씨를 느꼈었고, 지금은 이 세상 곳곳에서 행복과 희망을 주는 키다리 아저씨들을 찾아보며 내가 또다른 키다리 아저씨의 대리인이 되는 꿈을 꾼다.

물론 이 키다리 아저씨의 이야기속에는 소녀적인 감상과 가벼움이 있을지 모른다. 주인공 고아 소녀가 우연히 누군가의 도움을 얻어 신분상승을 이룬다는 이야기로 비하시켜버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한 부분보다는 주인공의 솔직 담백한 모습들, 자신의 재능을 살려 꿈을 이루고자 하는 모습, 간간이 나오는 사회사업에 관련된 이야기들, 사회주의자라고 주장하는 모습...에도 무게를 주고 싶다.

딱딱하게 어렵고 불우한 이웃을 도와야된다는 교훈이 아니라 키다리 아저씨를 읽으며 자연스럽게 그러한 마음이 배어들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이 책에 담겨 있는 깊이가 아닐런지. 더구나 소녀적 감수성이 풍부한 어린시절에는 더 깊이 있는 희망과 꿈의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며 모두에게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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