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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모 있는 어원 상식 사전 ㅣ 알아두면 쓸모 있는 시리즈
패트릭 푸트 지음, 최수미 옮김 / CRETA(크레타) / 2025년 4월
평점 :
‘어원’이라는 단어 하나만 생각을 하다보니 사실 말 그대로 언어의 근원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언어 능력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언어에 얽혀있는 의미나 뜻, 구조 등을 이야기하는 에피소드를 알게 되는 것은 좋아해서 이 책을 그런 내용으로 잘못 이해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에 대한 흥미로움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언어학적인 어원에 대한 접근이라기보다는 – 물론 그것도 포함을 하고 있기도 하지만, 언어학보다는 인문학적인 접근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로 예를 들어보자면 ‘흥청망청’에 대한 유래를 설명해주는 것과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더 적절하게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에 대한 설명은 아마 최근에 많이 언급되고 있는 콘클라베라는 단어의 설명이 더 적절할 것 같다.
천주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콘클라베’라는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 단어는 “라틴어의 cum(함께), clavis(열쇠)의 합성어인 ‘쿰 클라비’(cum clavis)에서 유래하였으며 ‘열쇠로 문을 잠근 방’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물론 어원을 따지면 그런 것인데 그 ‘열쇠로 잠근 방’이라는 단어 안에 담겨있는 의미는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기 위해 추기경들이 비밀투표를 하게 되는데 그들이 시스티나 성당에 들어가면 외부로 통하는 문을 열쇠로 걸어잠근데서 유래하고 있다.
국가 이름에서부터 음식, 사물에 이르기까지 주제별로 나뉘어 여러 단어가 나오는데 이 책을 읽기 전에 알고 있었던 것은 ‘햄버거’라는 단어가 거의 유일했고 그래서 그런지 좀 새롭게 느껴지기도 했다. 학습하듯 순서대로 읽기보다는 목차를 살펴보다가 궁금증이 생기는 단어를 찾아 읽는 것이 내게는 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이었다. 물론 목차에서 간혹 호기심유발을 위한 문구가 보이기도 하지만 일반상식책으로 읽는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 부분이다.
책의 내용에 대해 한가지만 더 언급하면 역사를 의미하는 히스토리history가 남성 중심의 언어이며 한때 그에 대응하는 허스토리herstory라는 단어를 사용하자는 이야기는 알고 있었는데 “히스토리라는 말은 ‘현명한 자’를 의미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246)한 것이라고 한다. 그 ‘현명한 자’가 남성을 의미하는 hi, 즉 he가 되어 남성중심의 이야기를 말하고 있기는 하지만 현명한 자는 ‘인간’을 의미하는 것임을 인식하게 되고 결국 언젠가는 언어평등에 대해서도 더 많은 변화가 생기게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처음 예상했던 언어학적인 접근이라기보다는 인문학적인 내용을 더 많이 담고 있지만 어쩌면 그래서 이 책을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