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서커스 - 2,000년을 견뎌낸 로마 유산의 증언
나카가와 요시타카 지음, 임해성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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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장미는 익히 들어 그 의미를 알고 있지만 빵과 서커스라니? 이런 표현이 있었던가?

이런 궁금증과 더불어 '토목, 건축'의 관점에서 다시 살펴보는 로마 이야기라고 하니 이 책은 꼭 읽어보고 싶었다. 안그래도 로마에 대한 관심이 컸는데다가 역사적 고증으로 세밀한 묘사가 뛰어난 콜린 매컬로의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를 읽다보니 다양한 관점으로 로마의 역사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무척 흥미로워 빵과 서커스라는 제목은 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무작정 책을 펼쳐들었다.

 

빵과 서커스라는 비유는 로마 시인 유웨날리스의 탄식에서 나왔다고 한다. "시민들은 로마가 제정이 되면서 투표권이 사라지자 국정에 대한 관심을 잃었다. 과거에는 정치와 군사의 모든 영역에서 권위의 원천이었던 시민들이 이제는 오매불망 오직 두 가지만 기다린다. 빵과 서커스를"(123)

 

권력자에게서 무상으로 받는 빵과 오락거리인 서커스로 인해 로마인들은 정치에 무관심해지고 점차 쇠락해갔다고 표현하지만 실상 이 책의 저자는 오히려 사백년 이상 대제국이 유지되었다고 이야기한다. 그저 향락만을 즐기며 되는대로 살았다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면 로마의 역사는 어떻게 그리 긴 세월동안 대제국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오래전 로마의 까타꼼베를 가면서 천년가도인 아피아가도를 밟아본적이 있다. 현대의 기술로 돌길을 만들었다고 해도 믿을만큼 견고하다는 느낌이었는데 로마제국은 자신들이 건설한 아피아 가도의 수레바퀴 폭을 일정규격으로 맞췄다고 한다. 그것은 로마제국의 물자가 신속히 이동할수도 있게 하는 효과가 있지만 이민족의 침략을 더디게 하는 효과도 있었다고.

또 로마의 수도시설이 잘 되어있는 것 역시 유명한데 목욕탕 시설이 계급으로 나뉘지 않고 모두가 심지어 노예도 즐길 수 있었다고 하는 것은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다.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은 로마의 판테온이나 콜로세움 같은 건축물의 위대함에 대해 건축학자에게 들어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내 예상과는 달리 그런 특별한 건축물의 위대함만이 아니라 로마시대의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공목욕탕이라거나 도로, 수도 시설 '서커스'라고 표현되는 오락거리를 즐길 수 있는 원형경기장이나 전차경기장 같은 것을 살펴보며 로마의 사회와 문화를 통해 로마의 역사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어쩌면 그래서 더 로마의 위대함이 드러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좀 더 다양하게 로마의 역사를 알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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