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우리집에 묵었던 재일교포 3세가 왜 골뱅이를 안 먹었는지 어제 드디어 알게 되었다.
다시 한국을 방문한 그는 수줍게 고백하기를 너무 매워보였기에 엄두를 못냈다고.
각설하고 텅빈 냉장고와 아수라장인 집안꼴을 생각하면 도저히 집으로 모실 엄두가 안 났다.
옆지기가 한국의 찜질방을 관광시켜주겠다는 명목으로 시간을 벌었지만 난 청소만으로도 허덕허덕.
결국 찜질방 미역국까지 대접한 뒤 술과 간단한 안주거리를 사들고 집에 왔으나 난 이미 마로랑 꿈나라행.
오늘 아침 자명종 소리에 벌떡 깬 뒤 귀한 손님에게 물 한 잔도 대접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절망했다.
결국 부랴부랴 책꽂이를 뒤져 선물을 마련했다.


임옥상씨의 "누가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지 않으랴"와 빛깔있는 책 "독도"를 고르고나니 허전했다. 결국 망설이다가 "십시일반"을 마저 골랐다. 알라딘 이벤트로 받은 책인데, 그림이나 사진이 많고, 읽기 편한 걸 고르다보니 선택의 폭이 너무 좁았다. ****님께 미안해서 어쩌나.
* 흑, 부디 용서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