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거라, 내 여름의 강 

                                 이면우

내 여름의 자본은
두 장 반바지, 티셔츠 하나
그리고 작업 중 척 늘어져
거추장스런 반 근 불알의 자존
나는 이 모든 장치를 힘껏 강에 던졌다
어느덧 가을이다 나도 한 때는 당당히
이 모두를 담보로 세끼니 밥을 샀다
강에는 껍질 벗은 날개의 묵은 집이 떠내려온다
저물녘 강변 자갈들은 발에 밟히며 구슬피 운다
지금은 청춘을 온전히 낭비한 사내들이
묵묵히 떠나야 하는 때다.


잘 있거라, 내 여름의 강
뿔뿔이 달아난 매미소리처럼
내 이제 아무런 할 말이 없다
젖은 머리칼의 여자 곁에서 한 때
가슴 두근대며 얻던 깊은 잠도 아득히 멀어져갔다
강변의 나지막한 텐트가 저 혼자 펄럭인다
여울목을 오르는 작은 물고기들의 배가
지는 햇빛에 아픔처럼 번뜩인다
저 멀리 굽은 둑길 따라
아이들은 노래부르며 다가오고 그때도
강은 내게 등 보이며 소리없이 흘러갔다.


나도 일찍이 황금빛 가을을 꿈꾸었으니
느닷없이 다가올 저녁은 준비하지 못했다
그 오랜 망설임, 글썽임 끝에
나의 여름은 새들의 날개짓처럼 희미해지고
사는 일 어김없이 가을은 와
지금은 지상의 단 한 번뿐인 여름을
세끼니 밥과 바꾼
등 굽은 사내들 어디론가 떠나는 때
나는 거기 어디쯤 뒤돌아 서서 강의 등에
또박또박 새겨 넣는 침묵의 말
잘 있거라, 내 여름의 강
내게 허락된 여름은 그토록 긴 아픔이었구나
아니, 가슴 뛰는 은밀한 기쁨이었구나.

 

*『그 저녁은 두 번 오지 않는다』(2002, 북갤럽)

 
   

이 가을 옆지기는 외로운 듯 하다.
마누라가 어머니 보고 싶다고 징징거리자 납골당에 데려가 펑펑 울게 해주는 남자다.
진 빠져 맥없이 처진 나를 평택으로 끌고가 짬뽕과 햄버거를 먹이는 남자다.
그리고 자신의 쓸쓸함을 시 한 편에 담아 메일로 보내는 남자다.
가족에게 더 무뚝뚝한 경상도 가시나인 난 이 남자를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hnine 2009-09-23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결혼을 하는 이유가 다 이런 이유 때문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2009-09-23 0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25 0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23 1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25 08: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9-23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외로움을 함께 지켜봐줄 사람이 있어서 분명 힘이 나실듯 합니다.
조선인님 건강하시지요?
마로랑 해람이가 보고 싶네요.

머큐리 2009-09-23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까지 보내는거 보니까...계신 것만으로도 옆지기가 위로받고 있다는
예감이 듭니다.
왜 난 옆지기에게 시 한 편 보낼 생각을 못할까하는 자괴감이.. --;

같은하늘 2009-09-23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함께 하시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의지가 되는게 아닌지...
물론 벗어놓은 양말짝 마저 미울때도 있지만...^^

순오기 2009-09-24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함께 보듬고 울어야 할까요?^^
이면우의 시가 참으로 마음에 와닿네요~~

꿈꾸는섬 2009-09-24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분이 옆에 계시군요. 역시 우리 옆에 있는 사람이 가장 소중한 것 같아요.
서로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까요?

조선인 2009-09-25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네, 이 남자라면 함께 늙어갈 동지다 싶었어요. ^^
휘모리님, 넵, 저흰 모두 건강합니다.
머큐리님, 문학과는 담 쌓고 사는 저도 옆지기 때문에 저런 시 구경해 봅니다. ㅎㅎ
같은하늘님, 전 수건이 제일 밉더라구요.
순오기님, 옆지기가 올해 아홉수에요. 그러다보니 저 시가 확 박히나 봐요.
꿈꾸는섬님, 어제는 같이 막걸리 한 잔 했어요.
 

해람: '엄마, 여기에 나쁜 늑대가 나타났어.' 
나: '늑대가 또 나타났어? 엄마가 물리쳐줄게. 어딨어?"
해: '여기, 근데 독수리가 잡아가서 먹었어.'
나: '독수리? 참 다행이구나. 그런데 독수리가 아무러 커도 늑대를 잡긴 힘들텐데.'
해: '그건 요술요술 독수리야. 그래서 독수리는 아주 커지고, 늑대는 아주 작게 만들 수 있어.'
나: '와, 대단하구나. 요술요술 독수리라니.'
해: '응, 요술요술 독수리는 돼지도 잡아먹었어. 돼지는 작아지고 독수리는 커졌거든. 커다래져서 소도 잡아먹었어. 호랑이도 작아서 잡아먹었어. 그리고 사자도 나타났어.'
나: '야, 아무리 요술요술 독수리라도 너무 많이 먹는 거 아냐?'
해: '음... 그때 친구가 왔어. 어... 친구는... 음... 무서운 독수리야. 친구가 말했어.'
나: '무슨 말을 했는데?'
해: '야, 너 그렇게 많이 먹으면 아파. 그랬어.'
나: '응, 친구가 걱정해줬구나.'
해: '요술요술 독수리가 아주 커졌어.'
나: '어? 많이 먹어서 커졌어? 아니면 사자 잡아먹으려고 커진 거야?' 
해: '아니, 배만 이렇~게 커졌어. 그래서 요술요술 독수리가 배를 보고 생각했어.' 
나: '무슨 생각?'
해: '사자는 안 먹어야지. 그래서 모두 모두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무스탕 2009-09-21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여운 해람이가 해피한 결론을 지었네요 ^^

라로 2009-09-22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든이와는 대화도 안통하고,,,언제 아이의 말을 알아 들을 수 있을련지,,,,
그저 부럽사옵니다!!^^

후애(厚愛) 2009-09-22 0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책으로 내면 안 될까요?
책으로 나오면 대박 터질것 같은데요.^^

조선인 2009-09-22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 역시 해피엔딩이 최고죠.
나비님, 2년만 더 기다려주세요. 세월은 쏜살같으니까요. ^^
후애님, 하하 과찬의 말씀입니다.

같은하늘 2009-09-23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람이의 상상력이~~~ 푸하하~~~

조선인 2009-09-23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하늘님, 이젠 제법 얘기같이 만드네요. ^^
 

섬사이님의 글을 읽고

큰 아이(초2)
2학기부터 학교가 방과후 종일반을 한다고 해 뛸듯이 기뻤는데
아직까지 정원이 미달되었다고 시작을 안 한다.
이러다 정원이 모자르다고 폐지될까봐 두근두근 가슴 졸이고 있다.
각설하고 현재는 방과후 종일반을 안 하므로 학원을 전전하는 신세.
피아노학원 약 10만원(교재비 포함)
미술학원 8만원 + 간식비 1만원
수영 7만원
눈높이 7만원(선배가 부탁해서 했는데 관뒀다고 연락왔다. 이달이 끝.)
급식비 약 5만원
총 38만원 -> 유치원을 계속 보내고 있다고 마음 다스리고 있다.

작은 아이 4살
어린이집 27만8천원(연장시 야간보육료 별도)
코앤코 1만원
코앤코는 어린이집에서 하는 특별활동이다. 올해는 하나지만 5살반은 3개다. 켁.
총 28만 8천원

여기까지 교육비가 66만 8천원

두 아이 앞으로 들어놓은 보험이 매달 16만 9천원
애들 책값이 약 10만원

전부 합치면 93만 7천원. 거의 백만원 돈이다.
식비나 옷값을 안 더해도 이 정도인 게다.

또다른 계산
만약 최저임금을 받는 맞벌이 부부가 있다고 치자.
2009년 현재 시급 4천원 기준이니 167만2천원이 월소득일 거고,
다행히 급식비와 어린이집은 100% 면제를 받으니
애들한테 직접적으로 드는 비용이 60만9천원으로 내려가는데
그래봤자 소득의 약 36.4%가 애들 앞으로 들어가는 게 된다.
재테크 고수들이 TV에 나와 떠들기를
고정 소득에서 40%만 생활비로 쓰고 30%는 주택자금, 30%는 저축으로 쓰라던데
이건 그야말로 딴 나라 개짖는 소리인 게다.
물론 딸래미가 초등학교 하교 후 혼자 집 지키고,
아들래미는 어린이집 특별활동 시간 동안 혼자 놀이터에서 놀고,
보험 하나도 안 들고 책 한 권 안 사주면
애들 앞으로 드는 돈을 0원으로 만들 수 있는데
강남에서는 영어유치원 보내느라 한달에 149만원을 낸다는 뉴스를 보며
그들이 느낄 박탈감이, 분노가, 절망이 어떤 크기일 것인가.

댓글(26)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행복희망꿈 2009-09-16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정말~ 요즘 교육비 장난이 아니지요?
저도 학원에 많이 보내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힘드네요.^^
이렇게 정리를 하고 보면 저도 생활에 의욕이 떨어질것 같은데요.

무해한모리군 2009-09-16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청난 돈이네요.. 휴..
사랑하고 자식을 놓고 사는 자연스러운 일을
결코 자연스럽게 결정할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는듯 해요.

Arch 2009-09-16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결혼하면 돈 못모은다는 소리가 있나봐요. 먹고 쑥쑥 크는데만 돈 들었으면 좋겠어요. 게다가 상대적으로 처지는 기분까지 덤으로 짋어진다니. 아이 키우는 것도 힘들지만, '어느 정도'의 경제력까지 갖춰야한다니, 부모는 아무나 되는게 아닌 것 같아요.

조선인 2009-09-16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희망꿈님, 하루 빨리 학교에서 방과후 종일반을 했으면 좋겠어요.
휘모리님, 우리집은 무지 조금 드는 편이라는 거 그게 더 놀랍다죠?
아치님, 상대적 박탈감이 아이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게 조심 또 조심하는 중입니다.

hnine 2009-09-16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대 과하게 소비하시는 것 아닌데 두 아이에게 들어가는 돈이 이 정도이니. 이런 것 보면 대한민국, 아직 후진국 맞지요?
육아, 교육에 대한 정부 지원이 다른 나라의 경우와 비교가 안되요. 나라에선 엉뚱한데 열 올리지 말고 이런 현실이나 좀 제대로 살폈으면 좋겠어요.

하늘바람 2009-09-16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마어마하네요. 그래요 제가 보기에도 정말 과하게 하시는게 아닌데 그러네요. 전 눈높이가 그리 비싼지 몰랐네요. 그래서 기탄이 잘팔렸던 거군요.
전 아직 태은이가 어려서 그리 많이 나가진 않은데 앞으로 점점 걱정이네요

조선인 2009-09-16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4대강 예산이 교육예산으로 편성되면... 꿈이겠죠?
하늘바람님, 아, 그게 2과목이나 해서 그래요. 특별한 선배인지라 원래 1과목만 하다가 또 1과목을 추가해야 했거든요. 뭐, 어쨌든 선배가 퇴사하고 학원으로 옮겼으니 다음달부터는 끊을 겁니다. ^^
섬사이님, 우리 서로 힘내요!!!

BRINY 2009-09-16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실감 나네요. 부모님들은 위대합니다.

2009-09-16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주미힌 2009-09-16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뜨어..... 제가 초등학생이였을 때에는 태권도장 5만원 정도 기억나네용;;
그리고 그냥 놀이터에서 놀았는뎅 ;;;;
그때 동아, 표준전과류가 5천원이었으니까.. 흠.. 허리 꺽이는 소리 들리네용

토토랑 2009-09-16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동감..

큰애는 정말 숙제 하나도 안내주는 인성'만' 중시하는 유치원에 다님에도 한달에 33만원
(울동네서 제일 싼 유치원인데..수업료+급식+토토빌+셔틀버스비)
(보조수업 한시간 반 더할라면 25만원 추가...미술, 동화,쪼물딱..3개..)
둘째 분유+기저귀 30만원.. (것도 하기스 말고 싼 기저귀..)
--------------------------------------------------- 요까지 88만원..
큰애가 좋아라 하는 레고 수업 8만원
둘째가 너무 심심해 해서 짐보리 10만원

둘이 보험은 상해보험만 해서..6만원
책 : 4권씩 가져다주는거..만 5천..
-----------------------------------------------------88+25 = 112 만원..ㅜ.ㅜ
어머님께 드리는 애기봐주시는 비용 00 만원
둘째 파트타임으로 보는 시터분 00 만원
------------------------------------------------000 만원...
아하하하 ㅜ.ㅜ

조선인 2009-09-16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ny님, 흐흐 멀지않은 님의 미래가 아닐까요?
속닥님, 4인 가족 보육료 지원을 받으려면 월소득이 436만원 이하여야 하는데, 집 있고, 차 있고, 언감생심이죠. ^^;;
라주미힌님, 여자아이다 보니 혼자 집에 두기가 불안해서요. 대신 전과나 문제집은 하나도 안 사줍니다. 크흐흐
토토랑님, 아직 분유값이랑 기저귀값도 나오는군요. ㅠ.ㅠ

2009-09-16 14: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9-09-16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은 사랑만으로 자랄 수 없어요. 모든 일에는 돈이 따른다는 것이, 약육강식과 모성과 최소한의 교육을 위한 일이라는 것이, 슬픕니다.

조선인 2009-09-16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닥님, 빚이 까지는 건 재산 소득에만 해당되기 때문에 아무리 빚이 많아도 급여소득에는 영향을 안 끼치구요, 차는 7년 초과되었을 때만 재산 소득으로 안 잡힙니다. 참고하세요.
주드님, 일하는 여자 페이퍼 보고 저 반성했어요. 난 너무 게으르구나 철푸덕...

비로그인 2009-09-16 18:37   좋아요 0 | URL
조선인님, 게으르다니요, 저야말로 저 일 말고는 안하니 얼마나 게으른가요. 제가 부지런한 건 오로지 놀 때와 서재질 할 때 뿐입니다.

꿈꾸는섬 2009-09-16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도 거의 안쓰시는 거나 마찬가지네요. 워킹맘이 아이 둘에 100만원이면....저흰 현준이 하나 보내는데 50만원정도 쓰는 것 같아요.
유치원비 수업료 24만원+ 재료 급식 11만원 + 특기 (미술4회, 수영1회) 7만5천원+ 레고(주3회) 3만6천원+ 바우처 2만1천원 + 보험 5만원 = 53만 2천원.
막상 계산하고나니 50만원이 넘네요. 다음달부터 특기수업을 뺄까봐요.ㅠ.ㅠ
저흰 집도 전세이고 마이너스 통장 쓰면서 살지만 원비보조도 받질 못해요.ㅠ.ㅠ 평소 책 사는 거나 기타 부수적인 것들은 넣지도 않았는데 매달 이렇게 고정적으로 나가니 버겁더라구요. 처음 보낼때의 생각과 다르더라구요.

울보 2009-09-16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학교에서 사교육비조사를 하더라구요,
엄마들 이야기들으면 모두가 거기서 거기 초등학교 일학년아이들이 삼십에서 오십만원정도더라구요 우리동네는 서울에서 끝인데,
우리집도 비슷해요 류는 영어를 해서 에고 정말 힘든 세상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아이들입니다 엄마들도 힘들고요,ㅡ,,에고에고,

2009-09-16 2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kimji 2009-09-17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이가 와서 하는 말이,
"엄마, H는 발레학원이랑 피아노학원 다닌대. 나도 다니고 싶어."
이럽니다. 발레는 일곱살 되면 하자고 누차 말해왔던지라 금방 수그러들었는데, 피아노 배우고 싶다는 거에요. 그게 배움에 대한 열망이 아니라, H를 향한 열망이라는 걸 모르는 바가 아닌데, 어쩐지 머리 속에서 '쩍!' 하는 소리가 나는 겁니다. 낮에 읽은 님의 이 페이퍼 생각이 났던 거지요.
제가 집에 있는 엄마라는 걸로, 그리고 12월생 다섯살이라는 걸로, 어린이집 방과후나 어린이집 외의 어떤 수업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살았는데, 아, 뭐랄까, 뭐랄까... 아주 복잡한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다섯살 엄마도 이런데, 초등학교에 가게 되면 어쩌나 하고요...(요즘은 아파트에서 엄마들과 마주하기도 싫을 지경이에요;; )
돈 버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까요, 아님 안 보내는 방법을 강구해야 하나...

조선인 2009-09-17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꾸는섬님, 100만원 돈이 거의 안 쓰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게 정말 슬퍼요.
울보님, 사교육비 조사만 하지 않고 대책을 세워줬으면 좋겠어요. 잉잉
속닥님, 제가 장담합니다. 님의 아이들이 더 많은 걸 배우고 있고, 더 행복하다는 것을.
김지님, 이번주 토요일에 교실 청소하러 가야 해요. 또 얼마나 많은 입방정을 들어야 하나 가슴이 탁 막힙니다.

2009-09-17 14: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9-09-17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닥님, 고마워요. 사랑해요. 앙~

같은하늘 2009-09-18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래서 둘째 끼고 있어요. ㅜㅜ
근데 사실 힘들어요. 아이도 심심해하고 저도 자유부인 하고싶어요.
내년에 어린이집 보내면 큰애 학원비까지해서 저희도 만만치 않을것 같아요.

2009-09-21 1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9-09-21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하늘님, 사실 저, 휴가낸 날도 보통 해람이 어린이집에 보내요. 안 그러면 도통 쉬는 거 같지 않아서요. ㅠ.ㅠ
속닥님, 넵, 알겠습니다.
 

사람의 낮 활동: 출근길 



사람의 밤 활동: 수면 



주행성 동물: 기린 



야행성 동물: 박쥐와 개구리 



낮에 피는 꽃: 수선화, 튤립 



밤에 피는 꽃: 달맞이꽃 




댓글(9)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조선인 2009-09-15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초2학부모 중 원본 사진 필요하시면 말씀하세요.

하늘바람 2009-09-16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접찍으신 거예요? 와

조선인 2009-09-16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아, 그건 아니구요. 서핑 결과에요. 밤에 대한 사진 찾는데 꽤 고생했기 때문에 혹시 필요하신 분 쓰시라구요. 수업중 부교재로 학생의 1회 사용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거든요. ^^

토토랑 2009-09-16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애들 숙제가 이리 어려워요 ㅜ.ㅜ
그림으로 그리는 것도 아니고 사진 이라니 ㅜ.ㅜ

조선인 2009-09-16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은 학교 앞 문방구에서 사진카드를 팔아요. 그래도 이왕이면 딸아이랑 같이 하고 싶어 제가 부러 용쓴 거죠.

같은하늘 2009-09-18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도 내년에 필요한건가요? ^^
미리 받아서 출력해두어야하나? ㅋㅋㅋ

조선인 2009-09-23 0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하늘님, ㅋㅎㅎ 이외에 양달, 음달 사진도 필요하답니다. ^^

2009-09-23 08: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9-09-23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닥님, 제가 지금 외부에 나와 있어 며칠 후에 가능할 겁니다. ^^
 

딸아이가 벌써 유행어? 신조어? 등을 서슴없이 쓰는 나이가 됐네요.
설명 좀 해주세요.

TV 보며 연예인들 보고 '와, 진짜 쩐다'
달력을 보며 '토요일이 아빠 생일 맞지? 나 진짜 손발이 오그라들어.'
동생이 마로 팝업북을 약간 찢자 '너 진짜 걸어버린다'

맥락상 대충은 짐작이 가긴 하는데, 정확히 무슨 뜻으로 쓰는 말인지 알고 싶어요.
딸아이에게 물어보면 실실 웃으며 피하네요.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머큐리 2009-09-15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저도 궁금하던 내용인데요...ㅎㅎ

마늘빵 2009-09-15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시문장을 보니 대략 느낌을 알거 같아요. ㅋㅋㅋ 걸어버린다는 거의 못 들어본거 같은데.

Arch 2009-09-15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쩐다는 엄청난 것을 보거나 말을 강조하기 위해 쓰는 말로, 징하다, 엄청, 무지무지 등의 뜻이 있대요. 그러니까 강조할 때 쓰는 표현이래요.
예시 구문을 볼까요?
(너무 더울 때) 아,더워. 쩐다 쩔어. 이렇게 말하고(누가 방귀를 뀌었는데 냄새가 독하면) 와! 냄새 쩌는데! 이런식으로.

손발이 오그라든다는건 민망하다, 부끄럽다는 얘기예요.예를 들어,아치가 이벤트를 열었는데 댓글이 하나도 안 달리면 ‘이거, 이벤트 상황에 손발이 오그라들겠는데.’ 뭐 이렇게^^

걸어버린다는 찾아봐도 나오지가 않았어요. 빨랫줄에 걸어버린다는 동영상만...아마도 뭘 잘못했을 때 때리거나 혼낸다는 얘기 같아요.
저도 활용해봤어요.
J씨가 종이를 침 묻혀서 자르길래 ‘침냄새 쩐다, 쩔어’이렇게^^

조선인 2009-09-15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큐리님, 초등학생 학부모 맞으시군요. ^^
아프락사스님, 저도 대략 느낌만...
아치님, 호호 역시 님이 저보다 어리시군요. OTL

순오기 2009-09-15 09:59   좋아요 0 | URL
요즘엔 유행어 모르면 센스있는 엄마 되기도 싶지 않아요.
나는 우리 십대한테 대놓고 물어봐요~~ ㅋㅋㅋ
조선인님, 우리 유행에 뒤지지 않는 엄마가 되자고요. 불끈!!

무스탕 2009-09-15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쩐다는 말말 들어본듯 싶네요..
이거 유행에 뒤처지는 건가요.. -_-;;;

하이드 2009-09-15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쩐다'는 좀 아이가 쓰기 거시기한 상황에서 예를 들면 '유이의 허벅지 쩐다'같은 상황에서 주로 사용되다 일반어 비스므리하게 내려앉은거고, '오그라든다'는 말대로 부끄럽다는거. '걸어버린다'는 저도 첨 듣는군요. 어감상 이것도 별로 좋지 않은 거에서 전파된듯한 느낌이네요. 이 중에서 '오그라든다' 정도 빼고는 아이가 쓰는 모습을 상상하기 힘들...어요.라고 얘기하려고 보니, 넷상에서 가장 이와 같은 언어를 사용많이 하는 집단이 '초딩' 이라는게 떠올랐네요.

후애(厚愛) 2009-09-15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궁금하네요.
가끔씩 조카들과 통화를 하다보면 이상한 말들을 해서 이해를 못한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무슨 뜻이냐고 제가 물어봅니다.
요즘 조카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세대차이를 많이 느낍니다 -_-;;
용기내어 댓글남기고 갑니다.^^;;

조선인 2009-09-15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이런 유행은 싫어요. ㅠ.ㅠ
무스탕님, 우리가 정상인 겁니다. 불끈!
하이드님, 악플러 잡아보면 초등학생이라는 얘기가 남의 얘기가 아닐까봐 걱정이에요.
후애님, 전 후애님이 엊저녁에 뭐 드셨는지도 아는데, 용기라뇨. ^^

글샘 2009-09-15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쩐다, 쩔어~ 는 꼭 아셔야 되는 말입니다.
황당할 때도 쓰고요... 아이가 꼭 해야 하는 일을 안했을 때, 그러고도 뻔뻔스럽게 행동할 때.. 와, 정말 쩐다 쩔어~ 이러죠. 이명박, 쩐다, 쩔어~가 대표적 용법이구요.
말로 정확히 표현하기 어려울 때, 강조용법으로 많이 쓰입니다. 위의 '유이 허벅지 쩐다~ㅏ'는 '죽여주게 허벅지가 날씬하네~ 부럽다.)이런 느낌을 뒤섞어 쓰는 거죠.
이런 유행어는 <의미를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나쁜 습관>을 들이게 되어 표현력을 떨어뜨릴 수 있어서 권장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요... 아이들은 상황을 컨텍스트(맥락)에서 배우기때문에 쉽게 배워 쓰는 특징이 있죠. ^^

soyo12 2009-09-16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언어가 조금씩 표현이 저속해지는 것이 걱정인데,
아이들이 특히 많이 배우드라구요.
손발이 오그라든다라는 말은
드라마나 영화 같은 데에서
너무 연기를 못해서 민망하거나,
대사가 너무 수준이 떨어지고, 너무 틀에 잡힌 투라 민망할 때 쓰기 시작한 말이더라구요.

그 영화 손발이 오그라드는 장면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괜찮았다.
뭐, 그런 거....

쩐다는 아이들이 쓰는 거 볼때 좀 안좋고 나쁠때 쓰는 거 같던대요.
잘 안나온 성적표 보고, 너 정말 쩐다.....그런 식으로 말하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걸어버린다는
상대방에게 해꼬지를 하겠다란 늬앙스로 중학생들이 말하는 걸 들었는데,
그게 벌써 초등학생까지 전파 되었군요......

점점 모든 것이 조심스럽고 어려워지네요.^.~

조선인 2009-09-16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 고맙습니다. 왜 저런 말을 쓰면 안 되는가에 대해 명확히 설명을 못 해줬는데 덕분에 할말이 생겼어요.
소요12님, 철푸덕, 마로가 학원 언니들과 친하게 지내는 경향이 있는데... 그 영향이었군요. 쩝.

같은하늘 2009-09-18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우리 아이는 아직 이런말 모르는데...
내년엔 저도 이런 고민을... >.<

조선인 2009-09-23 0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하늘님,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