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 (양장) - 살아 있음의 슬픔, 고독을 건너는 문장들 Memory of Sentences Series 4
다자이 오사무 원작, 박예진 편역 / 리텍콘텐츠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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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오사무문장의기억 #다자이오사무 #박예진 #리텍콘텐츠 @riteccontents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세계를 누군가는 우울과 절망 그리고 그 속에서도 어린 깜빡이는 빛을 그린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본서에 대한 보도자료에서는 다자이 오사무가 인간의 나약함과 위선을 통렬하게 들여다보았다고 말하기도 그의 문학은 파멸과 허무만이 아니라 죽음을 향하면서도 살고 싶어 한 이야기라고 서술하고 있기도 하다. 이 보도자료에서 다자이 오사무를 서술한 그 외의 단어들을 키워드만 남긴다면 상처, 이중성, 도망, 회복, 절망, 연민, 고독, 비극등이 있겠다.

 

이 문장집에는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가운데 [사양, 인간실격, 어쩔 수 없구나, 앵두, 어머니, 셋째 형 이야기, 여학생, 직소, 달려라 메로스, 사랑과 미에 대하여, 비용의 아내, 늙은 하이델베르크] 이렇게 12개의 소설에 대한 소개와 그 문장이 일본어와 한국어로 수록되어 있다. 여기 엮인 소설들 중 나로서는 사양, 인간실격, 여학생, 비용의 아내정도만 읽어봤다.

 

내가 느낀 다자이 오사무를 말하라고 한다면, 나는 흔들리며 아파하는 마음 그리고 아파서 흔들리는 모습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그러면서도 자신을 지키고자 하고 지키고 싶어하는 마음까지 말이다.

 

다자이 오사무는 살아있어서 슬픈심정을 담은 문장들을 그려냈다. 그리고 이 세상은 무언가 크게 잘못되었지만 잘못된 것이 무엇인지 꼬집을 수 없을 만큼 세상과 잘못은 일체이다”. 이 세계에서 쓰러지는 것은, “아파하고 절망하고 그러다 슬퍼하며 나를 위한 행복은 없다는 것을 깨닫는 여정은, “절망도 부정도 이 세상에서는 의미도 가치도 결론도 될 수 없다는 걸 깨우치는 하나의 과정일 거다.

 

다자이의 문장 속에서도 불안이라는 어휘는 등장한다. 하지만 그는 불안하지 않았을 것이다. 불안은 흔들리며 아파하고 아파서 흔들리는 심정과는 다른 것이다. 너무 슬플 때는 누구도 불안하지 않다. 되려 내 안에서 깜빡이는 별빛을 보기 시작한다. 아련하고 희미하지만 꺼지지 않는 빛을 말이다. 다자이 오사무는 그 빛을 그려내려 집필을 해온 것일 것이다.

 

다자이 오사무는 다섯 번의 자살 시도 끝에 생을 마감했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이보다 적거나 많거나를 떠나 자살을 결행해 봤을 것이다. 그건 멸망을 바래서도 패배했기 때문이지도 않다. 그 누구보다 살고 싶어서다.

 

직소라는 그의 소설에서 다자이는 유다의 목소리로 예수를 배반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을 읊조린다. 많은 이들이 이걸 죄의식과 믿음과 배신 그리고 자기변명으로 이해하는 듯하다. 다들 다자이가 유다의 심정으로 자기 죄에 대해 변명을 하고 있다고 오해하고 있다. 나는 이 소설을 읽지 않았지만, 이 문장집만으로도 그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유다가 아닌 예수의 입장에서 유다의 마음을 이해하려 유다의 심정을 헤아리려 까닭을 짚어본 것이다. [달콤한 인생]이란 영화에서 이병헌이 연기한 선우라는 인물이 자신을 죽이고자 하는 보스를 찾아가 그에게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런 거예요?”라고 묻던 그 심정으로, 다자이는 예수의 입장에서 유다가 왜 그런 것인지를 알고 싶어 유다가 되어본 것이다. 내가 하나님이 내게 도대체 왜 이런 것인지 알고 싶어 하는 것처럼, 선우도 예수도 보스가 유다가 왜 그런 것인지 헤아려보고 싶었던 것일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오해로 빚어진 곳이다. 이곳에서는 이해에 가닿을 수 없다. 서로가 자신의 세상 속에서 타인의 세상을 자기 세상의 빛깔로 물들여 바라보는데 다른 이의 세상 빛깔을 이해할 수 있을 까닭이 없지 않은가?

 

인간실격의 요조처럼 웃고 웃기면 사람들은 그의 눈물을 볼 수 없다. 사람들이 따라 웃을 때 요조는 울었을 것이지만, 그의 눈물은 자신 밖에는 볼 수 있는 눈이 없다.

 

본서에서도 그가 여성 화자가 되어 그려낸 소설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런 까닭에 많은 여성들도 그를 페미니스트 작가라고 추켜세우고 있다. 하지만 어느 시절 본 기사로는 그의 소설 [여학생]은 소설가를 꿈꾸던 어느 소녀가 다자이 오사무라는 저명한 작가의 평가를 부탁하며 보내온 그녀의 자전적 소설을 다자이 오사무가 그대로 표절한 것이라고 한다. 여성의 성취와 미래, 가능성을 빼앗는 페미니스트는 없을 것이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듭 호명되던 한국의 중견 문인은 여성을 만져서 그의 모든 영예가 거둬졌다. 교과서에서도 그의 작품이 사라지게 되었고 말이다. 하지만 여성을 만지는 성추행보다 더 극렬할 정도로 나쁜 건 여성의 성취와 미래를 빼앗는 것일 것이다. 다자이 오사무는 그러니 페미니스트 작가일 수 없다. 아마도 그의 이런 일면 역시 흔들리며 아파하고 아파서 흔들리는 그의 생의 한 단면이지 않나 싶다.

 

어떤 이들은 다자이의 죽음을 그가 자신의 가문에 수치라고 생각하던 데 대하여 그리고 세상에 대하여 행한 저항이라고 받아들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는 저항하지 않는 것은 죄인가?’라고 물었다. 그 물음은 저항하고자 해서였는지, 자살을 저항이 아닌 수용이라고 받아들여서인지 나로서는 모르겠다. ‘인간실격에서 요조는 죽지 않았다. 다자이도 죽지 않아야 했다. 작품을 통해 살아났어야 했다.

 

눈물이 날 만큼 모두를 사랑하고 싶다고 말하던 사람이 결국 자신을 죽인 것이다. 모두를 사랑할 수는 없어서 하던 생각인 것인가? 하지만 그는 아름답게 살고 싶다고도 말했다. 그는 살아야 했다. 그가 살아있는 어느 우주의 지구가 있다면 그를 그리는 사람들이 그 별 밖에도 있다고 그 지구에 사는 다자이에게 말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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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인두투스 : 입는 인간 - 고대 가죽옷부터 조선의 갓까지, 트렌드로 읽는 인문학 이야기
이다소미 지음 / 해뜰서가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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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인두투스입는인간 #입는인간 #이다소미 #해뜰서가 #패션 #인문에세이 #교양

@gbb_mom @wlsdud2976 @haeddlebookcase #단단한맘_하하맘_서평단

 

<단단한 맘님과 하하맘 서평단 모집>을 통해 #도서협찬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는 패션디자이너이자 사업가라고 한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짧은 소개로 볼 때 아마도 학생들을 가르치며 이와 같이 패션과 역사, 인류 문명생활사가 통섭된 교육을 하는 듯하다.

 

본서는 주로 유럽의 패션과 역사를 기술하면서 간혹 중국과 한국, 유목민족 등의 패션과 역사가 살짝 등장하고 있다.

 

이 책의 구성이랄까 서술이 흥미로운 부분은 인류 최초의 디자이너를 언급하고 있는 데서도 찾을 수 있다. 선악과를 먹고 부끄러움을 알게 된 아담과 하와가 무화과 나뭇잎을 엮은 치마로 몸을 가린 것을 인류 최초의 패션디자인으로 서술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창세기]에서 하나님이 아담과 하와를 에덴에서 내보내시며 가죽옷을 지어 입히신 것을 논하기도 한다. 이를 튼튼하고 추위를 막을 수 있는 기능성이 있다고 최초의 옷다운 옷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금 기독교적 해석을 덧붙일까 했는데 지면 관계상 이 리뷰에서는 생략한다.)

 

스키타이인과 로마군의 전투복을 논하기도 하는데 투구의 깃털과 복식을 언급하며 제작과 염료 등을 언급하기도 한다. 최초의 바지는 스키타이인이 기마바지를 만들어 페르시아를 거치며 중국에 전해지기도 했고 이후 중세 유럽에 바지가 전해져 유럽 특유의 타이즈 복식인 호즈로 정착되었다고 한다.

 

이집트 노동자들의 로인클로스로부터 다음 챕터로 넘어가 그리스의 드레이핑을 언급하기도 하는데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로인클로스나 고대 그리스의 키톤과 같은 의상의 단순성은 인도의 사리라는 의복과도 통하지 않나 싶었다. 이러한 투박한 구조의 의상이 주는 단순미는 여러 다양한 의상의 정교하고 장식적인 디자인과는 다른 그 자체의 아름다움이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중국 북제의 관리 서현수의 묘 벽화에 그려진 복식들로 당시 북제의 복식 양식이 한족 양식과 호(중국이 북방 오랑캐라고 칭하던)의 양식 그리고 페르시아 사산왕조의 양식이 어우러져 있었다는 것도 논한다. 본서에 기록되지 않은 내용을 더하자면 북제의 1대 황제 고양은 동위의 마지막 황제 효정제 원선견으로부터 선양을 받아 나라 이름을 북제로 바꾸며 황제를 칭했던 인물이다. 이 당시 북제와 마주하고 있던 서위도 선비의 말을 배우는 등 당시 중국 대다수 국가에서는 북방민족들의 영향력이 막대하던 시절이었다. 북제의 복식이 북방과 중앙아시아 복식의 영향까지 받은 것도 의외의 상황만은 아닌 것이다.

 

또 모피에 대한 설명은 7, 8, 9장에 걸쳐 등장하는데 최초의 기록을 언급하며 이집트 파라오의 모피와 로마 시대 퍼플이라 불리던 자색 토가를 설명하기도 한다. 그로부터 중세 유럽과 영국의 모피 일화를 거쳐 한민족의 모피를 논하기도 하는데, 조선에는 초피라 불리던 검은 담비 가죽과 부녀자들이 입던 초구라는 담비 모피 의상도 있었다고 한다. 2장의 20세기 초에 라쿤 코트와 모피 코트의 시대를 연 밍크 코트이야기에서 루이비통 컬렉션에 이르는 과정이 인류사에서 의상이 차지하는 부분이 그를 통해 역사를 논해도 될 정도인 게 당연한데도 주목되기도 했다.

 

역사에서 의상 이야기를 뽑아도 화려할 수밖에 없는 게, 보이는 것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자신을 과시하는 것도 하나의 인간 본성을 차지하는 부분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본서는 패션과 인문학이 더해진 책으로 이런 책에서 브랜드가 등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나로서는 명품을 모르다 보니 에르메스가 모두 수제로 제작하는 브랜드란 것도 신선했다.

 

디올은 여성성을 강조하지만, 샤넬은 고전적인 여성상에 제한되기보다 실용성으로 새로운 여성상을 건축하려 했으며, 이 둘은 상반된 생각으로 여성상과 패션을 바라봤다는 것도 새로운 정보였다.

 

미니스커트를 말하는 장에서는 한국 최초의 미니스커트 착장자인 윤복희 님 일화를 그리기도 했는데, 그녀가 최초 미니스커트를 입었을 때 여성들로부터 계란 세례와 토마토 세례 등을 받은 일화를 언급하지 않는 것이 아쉬움이 남았다. 이는 전통과 새로운 트렌드의 갈등만이 아닌 과거와 미래의 만남이 낳은 갈등과 충돌의 현장이기도 했고 또 고전적 여성상과 새로운 여성상의 격돌이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 다루지 않은 게 아쉽기도 했다.

 

그리고 한민족을 백의민족이라고 칭하는 상식과 앙드레 김의 이야기를 이어 전하기도 하는데 여기에 개인적인 견해를 더하자면 사실 상고시대 우리 민족은 청의 민족푸른 옷의 민족으로 칭해졌었다. (한단고기 등에 기록되어있다) 이어서 개인적인 감상을 이어간다면 고구려 시대의 물방울무늬 염색은 모두 알 것이듯 상고와 고대에는 염색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옷을 염색한다는 것, 자체가 당시에는 패션 혁명이었을 것이다. 이런 패션 혁명 시대에 우리 민족은 월등한 기술력으로 상고시대에는 옷을 푸르게 염색해 입었고 고대 고구려에서는 당시 기술력으로 너무도 혁신적이고 까다로웠을 물방울무늬 옷을 염색해 입은 것이다. 오히려 염색이 너무 일반적이라 개나 소도 염색해 입을 때는 오히려 백의를 입고 다닌 것이다.

 

이 책의 마무리는 브라를 거쳐 조선의 갓으로 끝맺는다. 그런데 해외 사람들에게 갓이 인상에 남은 이유로 [킹덤]이나 [케이팝 데몬 헌터스][BTS] 이야기는 등장할지언정, 나폴레옹이 조선 갓에 반해 조선을 방문하고 싶어했었다는 일화는 등장하지 않아 아쉽기도 했다.

 

갓은 고구려 고분 벽화에 등장하는 챙이 넓은 모자’, 고려가 몽골의 유행에 영향을 받아 만든 발립이라는 모자를 거쳐 조선 시대 흑립이라는 이름으로 정착된 것이다. 이는 글림자 작가의 [한복 이야기] 시리즈에도 등장하는 이야기다. 본서의 저자는 우리 민족은 가히 모자의 나라 사람들이었다고 정의하기도 한다.

 

본서는 다채로운 역사 속 패션이 간결한 역사와 인류 문명생활사와 함께 흐르며 패션에 대한 상식과 열정을 갖게 하는 책이다. 인문학적 교양과 현대 패션의 눈으로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패션사를 돌아보는 신선한 경험을 안겨준다. 인문학이 아닌 패션에 대한 관심만으로도 충분히 열정 넘치는 시간을 안겨줄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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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점 그림으로 읽는 경제 - 투자의 초석을 쌓는 부자 수업
김치형 지음 / 포르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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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점그림으로읽는경제 #김치형 #포르체 #미술 #예술 #역사 #경제 @porche_book

 

출판사 로부터 #도서협찬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는 한국경제TV 앵커이자 MBC라디오 주말 김치형의 뉴스 하이킥진행자라고 한다. 15년간 기자 생활을 하며 다양한 경제 분야를 취재한 인물이다. 지금도 경제 전문 기자이자 전문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다.

 

본서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제목에서 연상되듯 그림으로 경제를 읽고 경제로 그림을 보는 눈을 갖게 해 줄 책이리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본서를 읽고 보니 본서로부터 얻게 된 이익은 다채로운 미술 감상이라는 시각적 이익, ‘경제 지식이라는 지적 유익으로 크게 나눌 수 있고, 세부적으로는 거기서 파급되는 화가의 일화’, 화폭에 담긴 지역 정보’, 그리고 경제 용어와 개념’, 또 경제와 관련한 역사정보 등이 기억에 남는다.

 

본서의 소개로는 돈 공부그림 공부역사 공부가 함께 되는 책이라는 게 하나이고 경제 인사이트와 미술 큐레이션 교양이 함께 쌓이는 책이라는 것이 또 하나이다.

 

책의 구성을 보더라도 1장에서는 관세로 시작해 과거 각국의 세금 제도를 보여주기도 하고 노동 현실과 미국사에서의 민생고를 그리기도 한다. 2장에서는 글로벌 공급망과 경제 구조와 현실을 이해할 수 있는 경제 이론, 유대인이 경제에서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 종교적 근거와 그리된 역사, FOMC의 지표와 부를 위한 여정을 그리고 있다. 3장에서는 산업의 구조와 부를 창출하던 매체들 그리고 경제 구조의 변화와 함께 다이아몬드가 경제적 안정의 상징이 된 배경을 보여주기도 한다. 4장에서는 현대의 주요 산업과 브랜드, 사적 재산증식을 위한 부분을 그려주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당시 민간 생활의 변화와 미술사적 변화가 그려지고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다른 당이나 미국 역사에서 정치적 맥락이나 근거 없이 독단만으로 행해진 것이 아니란 건 다른 미국 정치 외교 정책에 관련한 책들을 통해 알고 있었는데, 1930년대 세무트-홀리 관세법이라는 (고율의 관세 부과 제도와 같이) 트럼프 관세법과 같은 논리를 담은 정책이 명확히 존재했었다는 걸 재삼 확인할 수 있었다.

 

WTO 체제 종말과 함께 CPTPP(포괄적 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 협정)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정보도 담고 있는데, 이는 세계 경제 구조가 구역별로 블록화되며 새로운 양상의 구조로 재편되고 있음을 상징하는 것이니 이 블록화가 과연 세계 정치 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지 생각이 깊어지기도 했다.

 

세제를 논할 때는 [세금의 흑역사]라는 책에서도 등장하지 않던 소변세라는 경악스러운 세금 제도가 있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그와 함께 비교우위이론을 설거지와 청소를 엄마와 아들이 분담하는 과정을 통해 내가 가장 적게 손해 보는 것을 골라 분업화하라설명하고 있다. 또 유대인이 경제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근거를 구약성서 신명기에서 근거를 찾고 그들이 경제적 패권을 잡은 과정이 짧게 상징적으로 서술되어 있기도 하다.

 

FOMC, FRB, Fed 등의 구조와 해설이 짧게 담기기도 했다. 그 외 투자와 거래의 역사와 구조적 부분이 서술되기도 하는데 짧은 정의만이 담기기도 했다. 산업의 요소와 역사를 알 수 있기도 한데 3장과 4장 두 개의 장에 걸쳐 그 변화의 여정이 그려지다가 반도체에 이르고 있기도 하다.

 

물론 그사이 사이에서 화가와 화풍, 미술도구의 변천이 서술되기도 하고 경제와 관련된 또는 부와 상관관계가 있는 역사적 이야기들이 서술되고 있기도 하다. 다만 경제, 투자, 역사, 미술을 한데 아우르려다 보니 읽는 과정에서 몰입되다가도 가끔 맥락이 다 이어지지는 않는 것 같이 분할된 이야기라고 느껴지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미술, 경제, 역사의 이야기를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는 흔치 않은 책이라는 감상이 드는 책이다. 경제 지식이 상당한 분들이나 미술사가 친근한 분들을 제외하고는 교양서로 탐독해 볼 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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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읽기 - 날씨와 기후 변화,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공기에 숨겨진 과학
사이먼 클라크 지음, 이주원 옮김 / 동아시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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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읽기 #사이먼클라크 #동아시아 #Firmament #대기물리학 #기후 #지구과학 #열역학 #크로올리효과 #카오스이론 @dongasiabook

 

#출판사 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는 대기 물리학자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라고 한다. 전공 분야를 대중에게 쉽게 알리는 역할을 해온 경험이 본서 곳곳에서 쉽고 재치있는 필력으로 드러나고 있다.

 

본서는 그저 날씨나 기후 이야기가 뭐 그리 심오한 내용이겠나 하는 예상을 심하게도 깨어버리는 전문성이 담겨있기도 했다. 그렇다고 어렵거나 부담스러운 이해도만은 아닌 게 이미 중고교 시절 충분히 들어본 과학 지식에 근거한 내용이기도 해서이다.

 

본서의 주제는 대기 과학이다. 저자 자신이 이미 대기 물리학자이며 우리가 그저 날씨와 기후의 바탕인 대기를 공기가 있는 공간의 변화가 이는 곳 정도로 여기고 마는 것을, 저자는 이런 대기의 기상 변화는 화학, 물리학, 지질학등 여러 과학 원리를 적용해야 해석할 수 있는 변화의 원리가 적용된 것이라고 설명해주고 있다.

 

그러나 과학자인 저자라고 해서 대기를 물질적인 관찰 대상이자 실험대상으로만 여기는 것이 아니라, 대기를 살아있는 거인’, ‘거인의 숨결’, ‘행성의 생리등 생명체이자 생명 현상으로 묘사하며 생명에 대한 애정이나 도의로서 다가서고, 전문적인 과학 법칙과 과학 원리 등을 전하면서도 따스한 에세이와도 같은 필치로 서술하고 있다.

 

본서에서는 대기의 순환과 기상의 변화를 크게는 열역학, 코리올리 효과, 카오스 이론등을 근간으로 설명해주기도 한다. 기후변화에 관해 물리학과 지질학, 기상학 등 전문적 설명이 더해지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처음부터 끝에 이르기까지 그의 저작이 딱딱한 전공서와는 다르게 에세이와 같은 포근함으로 다가오는 건, 저자가 든 인류의 일상에서 발견한 과학 원리들의 사례를 친근히도 묘사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지질학의 기원을 열었다고 하며 중국의 대학자 심괄은 고기후라는 지구의 먼 과거 기후에 대한 기록을 최초로 남겼다고 한다. 스위스 태생인 루이 아가시는 디 아시스차이트, ‘빙하기라는 용어를 기록한 최초의 사람이다. 하지만 빙하기라는 용어는 그의 친구인 식물학자 카를 프리드리히 심퍼가 최초로 만든 용어라고 한다. 그 외에도 프랑스의 전쟁에서의 폭격 소리를 영국에서 듣게 되는 것이 계절에 따라 다른 것을 관찰해 대기 순환의 과정을 알게 된 것 역시 신선했다.

 

한가지 언급하고 싶은 건 본서의 출판사 리뷰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을 문제 삼으며 기후위기설에 의문을 제기하는 학자들과 지식인층과 대중의 주장에 문제를 삼고 있는 것이다. 출판사 서평을 쓰신 분의 주장과는 달리 기후위기설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의 주장은 기후변화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기후변화의 원인이 인류가 양산한 문제 때문이 아니라 지구 자체의 기후주기 변화 때문이라는 것이다. 영국의 어느 대학과 AI의 합동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기존의 데이터를 통한 결과도출로는 인류가 모두 사라진 상황에서도 결국 지구 온도는 기후위기설을 주장하는 학자들이 종말적인 온도라고 주장한 온도 이상으로 상승한다. 그런데 최근 조사로는 오존층이 회복되었다는 것이다. 인류가 멸종한 상황에서도 되돌릴 수 없는 기후위기 상황에 인간의 노력으로 오존층이 회복되었다는 상황은 굉장히 부자연스럽고 비논리적인 결과일 수밖에 없다. [지구를 구한다는 거짓말]에서 스티븐 E. 쿠닌이라는 과학자이자 미국의 전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부서에서 활동해온 담당자가 대중에게 고발했듯 기존의 기후위기 데이터에는 보정이라는 듣기 좋은 표현의 데이터 왜곡을 한다는 말이 사실일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현실이기에 기후와 환경을 보다 자세히 알기 위해서도 대기 과학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본서는 어려운 전문 대기 물리학 내용이 역사적이며 일상적인 예시들과 만나고 저자의 인류애적이며 만물을 생명으로 여기는 따스한 시선과 만나 참으로 재미나고 포근한 느낌으로 서술되어 있다.

 

본서는 대기 물리학자인 저자의 전문성과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 저자의 대중 친화적인 쉬운 해설이 시너지를 보이며, 그의 만물을 생명으로 여기는 따스한 필력으로 완성된 대중 교양서다.

 

아마도 대기를 이해하겠다는 의도에서라면 저자만한 작가를 만나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교양을 쌓으며 독서의 재미도 느껴보고 싶다는 독서가들에게 권할 만한 책이 출간된 게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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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미래 과학 트렌드 - 한 권으로 따라잡는 오늘의 과학, 내일의 기술
국립과천과학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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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미래과학트렌드 #국립과천과학관 #우주과학 #생명과학 #화학 #물리학 #지구과학 #컴퓨터공학 @wisdomhouse_official

 

#위즈덤하우스 정기서평단 #위뷰1기 로서 #도서협찬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 난에 기록된 국립 과천 과학관2008년에 설립된 국내 대표 과학 대중화 기관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국립 과학관이라고 하는데,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누구나 과학을 즐기게 하자는 취지로 설립된 기관이다. 저자를 기관명으로 한 것은 이 기관을 알리고자 하는 것과 이에 소속되어 있거나 관계자인 사람들이 집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본서는 챕터별로 생명과학, 화학, 지구과학, 우주과학, 과학기술, 물리학, 과학문화를 다루고 부록에서 ‘2025 노벨상 수상자와 그들의 연구를 수록하고 있다.

 

이 책은 앞서 과학 분야들을 언급했듯 다양한 과학 연구와 성과를 다루고 있기에 각 연구별로 설명하기에는 지면도 필력도 따라주지 않는다. 크게 주목되던 연구 맥락만으로 짚어보자면 첫째는 식물의 시간 흐름을 저속노화에 대응한 연구로 인간의 노화 저지에 적용하려는 연구를 언급하고 있으며 종자 연구로 식물 종들의 보존과 식량의 미래를 준비한다는 것, 비타민과 희토류 등의 화합과 생성 등 일상에 꼭 필요한 과학적 대응을 연구한다는 것이다.

 

둘째로는 폐유기물과 수소에너지를 연구하고 나무를 건축에 적용하는 법을 천착한다는 것, 탄소 순환 시스템과 구름을 추적하는 기술 등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할 방안을 연구해 인류 공동체의 존속과 환경 보호에 대한 대응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로는 지질의 지층 구조 등과 천문학과 우주의 기원에 대해 또 입자 연구나 화학 변화에 AI를 활용해 연구가 진척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첫째부터 셋째까지 이제까지 언급한 대목들은 모두 각 과학 분야에 연구한 개별적인 대목들을 추려서 적다 보니, 리뷰를 읽는 분들이 이 개별적인 분야와 연구들을 아울러서 보게 될 가능성도 있는데, 쉼표를 찍지 않고 연결된 내용들이 모두 각각의 연구를 단순화해서 적은 것이다. 7개의 챕터에 고르게 수록된 내용들을 간추린 것인데 [챕터 5의 과학기술]편에서는 챗GPT를 위시해 초지능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대략을 설명하고 있기도 하다. 셋째를 기록하며 AI가 활용되는 분야들을 기록했는데 이 모두 각각의 챕터에서 수록된 개별적 연구에 대해 간략히 추린 것이다.

 

본서는 부록의 [2025 노벨상 특강]에서 언급된 노벨상 수상 연구들을 보아도 그렇고 위에서 맥락만 언급한 과학 분야와 연구들을 보아도 그렇고 대부분 응용과학이고 순수과학이더라도 일상에서 환경에서 또 기술적으로도 인류와 생명, 지구에 유익한 연구들에 관해 서술한 책이다.

 

본서를 통해 주목할 것은 현재의 과학과 기술이 인류에게 또 환경과 자연에게 어떠한 유익을 주는 연구들이 진행되어왔으며 추진 중인지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이 가장 눈에 띄는 점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과학은 빠른 시기 안에 우리 삶에서 그 영향력을 다할 것으로 짐작되고 우리의 일상과 현실을 바꿔놓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 중 그러한 변화를 목도하거나 경험하지 못하고 떠나는 경우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 이전 세대가 우리 세대의 과학기술을 사회와 자연의 환경으로 경험하고 가지는 못했더라도 그들의 문학과 영화 등 매체를 통해 그려보기는 했듯 우리도 그런 상상과 예견과 동경을 해볼 기회를 갖는 것이 나쁜 경험은 아니리라 생각된다.

 

과학은 입증의 학문이라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꿈꾸는 자들이 일궈온 학문이고 기술이다. 우리도 그 꿈의 여정을 그리고 현재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며 또 다른 빛깔의 꿈을 투영해 보는 경험을 하는 자체가 남다른 감상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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