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능 우울증 - 겉은 멀쩡하지만 속은 고장 나 버린 사람들
주디스 조셉 지음, 문선진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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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능우울증 #주디스조셉 #포레스트북스 #HFD #무쾌감증 #마조히즘 #감정표현불능증 #정서적환기 #트라우마덤핑 #서평단 #베스트셀러 @forest.kr_

 

과거부터 트라우마에 관한 책들을 주목하여 읽어왔다. 그러다가 에디스 시로의 [트라우마, 극복의 심리학]을 통해 외상 후 성장의 진정한 가치에 눈 뜨게 되었고 알리아 보질로바의 [탄성 인간]을 통해 회복탄력성에 대해 거듭 생각하게 되었다. 알리아 보질로바의 [탄성 인간]에서 말하는 회복탄력성이란 트라우마 상황에서 빠르게 회복하고 일상과 업무에 복귀하는 수준의 초인간적인 정도의 심리적 회복능력을 말하고 있었다. [탄성 인간]에서 말하는 회복탄력성의 수준은 혼자 집에서 잠을 청하던 여성이 떼강도들의 침입에 윤간을 당하고도 출근 시간이 가까워오면 샤워를 마치고 출근하여 아무일 없었다는 듯 업무를 하는 수준의 회복력을 이른다. 자신의 자녀가 사고로 죽고 장례를 치른 다음 날에도 바로 업무와 일상에 아무런 지장을 받지 않는 수준의 회복력을 말하기도 하고 말이다. 이런 수준의 일상과 업무 복귀가 과연 회복이 되어 가능한 것일까? 당시 나로서는 알리아 보질로바가 말하는 그런 수준의 초인적 회복력은 인간에게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수준의 인간이라면 사이코패스 외에는 없을 거라고 말이다. 대부분에 경우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하여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들 내면에는 상처가 자라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서 [고기능 우울증]은 위에서 든 예와 같이 아무렇지 않게 일상과 업무를 지속하고 그 속에서 열띤 몰입으로 성취를 이루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보이지 않는 상처에 관한 연구를 저술한 책이다.

 

저자는 트라우마에도 불구하고 일상과 업무에 지장을 받기보다 더 깊이 몰두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임상 및 연구적으로 조명해 최초로 고기능 우울증(High-Functioning Depression)’이라 명명한 정신과 의사다.

 

저자의 연구로는 트라우마가 드러나는 사람도 있지만 트라우마를 숨기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이들은 트라우마 상태인데도 남들이 보기에는 아무렇지 않게 일상과 업무에 몰두하며 성과와 성취 또한 적지 않은 사람들이다. 이들의 대표적인 특징을 저자는 무쾌감증마조히즘으로 보고 있다. ‘자신을 돌보지 않고’ ‘인정받지 못하며’ ‘외로운 가운데 미디어에 몰두하여’ ‘뇌와 정신건강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태에 놓여 있는 게 이들의 무쾌감증이 보이는 특징이라고 한다. 마조히즘은 전통, 종교, 국적, 가족의 가치관에 따라 보이는 문화적 마조히즘과 타인을 기쁘게 하려는 데서 비롯된 자기희생적 행동을 이르는 관계적 마조히즘그리고 학업이나 직업 등 경력상의 성취를 위해 자기 자신을 희생하는 커리어 마조히즘이 있다.

 

저자의 이런 정의들은 아무 감각 없이, 희생이라는 자각도 없이, 자기 소모를 하고 있는 상태를 설명하기 위한 정의들이 아닌가 싶다. 저자는 이에 대한 각각의 처방들을 내리기도 한다. [삶의 기쁨을 되찾는 5V 원칙]이라는 제목의 2부에서 그를 자세히 논한다. ‘인정, 환기, 가치, 활력, 비전으로 나누어 제안하는데 비단 상식적이면서도 자존감을 회복하게 하고 자기 긍정에 이르게 하는 심리적 육체적 대응들이 아닌가 싶다. 자신을 존중하는 세 가지 인정, 자신을 되찾게 하는 정서적 환기, 삶에서 부정적 가치와 긍정적 가치의 재정립, 정신적 안정을 위한 육체적 건강을 회복하는 루틴, 그리고 더 안정적이고 건강하게 사는 길을 저자는 대중적인 시선에서 전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방법들도 방법들이지만 이렇게 고기능 우울증이라는 상태에 자신이 놓여 있다는 것을 막연히 느끼다가 본서와 같은 매체로 마주하게 되는 자체가 더 나아지기 위한 인연이자 선택이 아닌가 싶다. 자아초월(초개아) 심리학자인 스타니슬라프 그로프 씨는 때로는 미치는 것도 더 큰 자기를 찾아가는 여정이고 깨달음에 이르는 길일 수 있다는 말씀을 한 적이 있다. ‘외상 후 성장에 이르는 길 역시 미칠 만큼 깨지는 과정을 거쳐서야 이르는 것이다. 하지만 미치지도 깨지지도 않으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외상 후 성장이 영향을 미칠 길이 없다. 오히려 미치고 깨지는 사람들보다 더 오래오래 뭉근한 괴로움이 지속되는 이들에게 저자의 연구와 본서는 자그마한 치료제가 되어 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치료를 기대하지 않는다 해도 본서는 자기의 현재를 받아들이고 또 다른 노선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일깨움으로 데려다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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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다는 말 - 진화의 눈으로 다시 읽는 익숙한 세계
이수지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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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다는말 #이수지 #사이언스북스 #자연 #인류학 #진화인류학 @science__books

 

사이언스북스로부터 #도서제공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본서의 저자는 진화 인류학자로서 자연스럽다는 말이 주는 무게와 상식에서 출발해 과연 자연스럽다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의 편향이 자연과 비자연을 가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자연적이라고 단정한 모든 것은 과연 모두 옳은 것이라며 수긍하고 수용해야만 하는 것인가 의문을 제기하는 책이다.

 

본서는 자연’, ‘인간’, ‘사회에 관한 물음으로 3부로 나누어 상식과 편견에 의문을 제기한다. 1[자연에 대한 물음]의 시작에서 던진 주제와 같은 정보를 나도 과거 펭귄의 생태를 그린 다큐멘터리 방송에서 보았다. 그때 펭귄이 동성 간 성적 행동뿐 아니라 성숙기에 들지 않은 새끼 펭귄에게도 성적 행동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동물의 행동에는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는 본능적인 부분으로 판단해야 할 텐데 대부분에 종교인들과 도덕주의자들은 동성애를 비난할 때 그것이 자연스럽지 않다며, 옳고 그름의 문제라는 관점과 본성을 거스르기에 자연스럽지 않다는 관점을 연결 지으며 옳고 그름과 자연을 결부시킨다. 하지만 동성 간 성적 행동은 자연계에서 많은 동물들이 보이는 생태적 특성이다. 인간 역시 그리스 철학자들의 경우와 일본 사무라이들의 경우라는 대표적인 사례 외에도 사마천의 사기라는 역사서에서도 동성애가 등장하고 한민족의 선조들 역시 남색이라는 게이 동성애와 대식이라는 레즈비언 동성애가 조선의 역사 기록에 등장하며 아마도 이전에는 명칭이 달랐겠지만 그 이전에도 기록을 찾아보면 등장할 것이다. 구약성서에서 소돔과 고모라를 비롯해 이스라엘 왕국이 분열되는 시기에서도 에피소드로 등장하는 것이 동성애다.

 

피임에 대한 대목도 등장하는데 이는 진화적 관점에서 적응 전략으로서 피임 역시 자연을 벗어난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노동에 관해서 언급하며 이러한 권력 구조가 자연적 질서처럼 사회적 질서 역시 옳다고 보는 관점은 자연에서 옳음을 찾는 것일 텐데 자연에서 옳고 그름을 찾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하는 의문을 제기한다.

 

2[인간에 대한 물음]은 임신과 출산이 그저 본능 차원에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산물이라고 말하며 동물들의 생태를 보여준다. 그리고 여성성과 남성성에 대한 인간 사회의 편견은 과연 타당한가 질문하기도 한다. 남성은 사냥꾼이었고 여성은 그렇지 않았다라 거나 남성은 폭력적이지만 여성은 유순하다는 편견을 논하며 지금까지 발굴된 사냥 도구 유물에서 여성의 DNA가 발견되는 비중이 30~50%를 차지한다는 신선한 충격을 전하기도 했다. 그리고 동물군에서도 암컷이 더 폭력적인 경우와 남성이 더 폭력적인 경우가 다채롭게 발견된다고 한다. 자연으로 남성성과 여성성을 정의하며 그것이 자연이고 본성이고 옳은 것이라 정의하는 자체가 편견이고 고정관념이라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폭력성과 전쟁 역시 자연적인 본성으로 치부하며 정당화되는 것 역시 지적하는데 진화학이 인간 행동의 기원을 이야기한다 해도 그것이 그런 야만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3[사회에 대한 물음]에서는 인간이 인간 사회를 자연의 질서와 같은 경계에서 보며 자연스럽기에 타당하는 주장을 펼치는 것과 인간이 만물의 연장이라는 식으로 여타동물들의 진화 과정을 넘어 그 정점에 있는 존재라고 해석하는 것 역시 비판한다. 이는 유학에서 공자가 인간 사회의 질서를 천상에서 별이 운행하는 질서와 같은 위상에서 해석하거나 중세부터 돌, 식물, 하등 생물, 포유류, 인간, 천사, 신의 경계를 나누며 광물로부터 신으로 이르기까지 위상이 나뉘어 있고 천사 다음으로 모든 생물들의 위에 존재하는 것이 인간이라고 해석한 존재의 대사슬이라는 진화론과 유사한 개념과 같은 시각들이라고 생각된다. 이 시대에는 천문학적 차원의 법칙이 있다면 양자 차원의 법칙은 그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인간 차원의 법칙 역시 그 둘과 다시 다를 수도 있다는 견해를 가질 수 있는 시대이다. 또 진화론이란 동물에서 인간으로 위계질서를 이루며 더 나은 존재로 나아가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라는 것도 상식인 시대이고 말이다.

 

권력도, 인구도, 노동도, 인종과 성별에 대한 편견도, 폭력과 전쟁도 어느 하나 자연에 답이 있다는 말로 모든 것을 수긍하거나 이것이 정의다라고 단정해서는 안될 문제라는 것을 저자는 말해주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다. 저자는 자연은 인간 사회와 떨어진 별개가 아니며 인간 사회까지를 포함한 것이 자연이고 이 자연이라는 게 옳음을 이야기해 주지도 않을뿐더러 자연적이라는 것은 인간이 만들어 가는 것까지를 그러니까 변화시키는 여정과 결과까지를 포함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생물지구화학에서는 생명체가 환경에 적응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환경에 변화를 가져온 존재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시대의 과학은 우리가 자연을 옳은 것이라며 그대로 수용하고 수긍하고만 살아가라고 말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 자연을 포함한 모든 환경을 변화시키고 제어할 수 있는 존재라고 말하는 것이다. 변화시켜도 된다. 자연적인 것이든 사회적인 것이든 환경이란 윤리적 정당성까지 주장하며 수긍하고 말 대상이 아닌 것이다. 자연스럽다는 것으로 기준을 삼고 그 무언가를 강요하기보다 제시하는 그 기준은 정확한 것인가 검증이 필요하고 또 현상에서 도덕적 기준을 찾아내 규범으로 삼으려 해서도 안 될 문제다. 현상은 윤리도 아니며 정의도 아니다. 그저 현상일뿐이다. 자연스럽다는 말로 변화하는 속성을 가진 것을 고정하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자연은 변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주체는 생명이고 인간이라는 생명체는 자연을 그리고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 본서는 이런 감상을 가져다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시선과 의식에 평안을 가져오기도 하는 책이고 누군가에게는 저자가 주는 문제의식과 관점이 열의를 불러올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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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멘탈 - 5가지 원소로 보는 생명의 역사와 인류의 미래
스티븐 포더 지음, 김은영 옮김 / 원더박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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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멘탈 #스티븐포더 #원더박스 #생물지구화학 #Biogeochemistry #지구연대기 #세가지월드체인저 #3_World_Changer #5원소 #HOCNP #원소순환 @wonderbox_pub

 

원더박스로부터 #도서제공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본서의 저자는 브라운 대학에서 생태학, 진화 및 개체 생물학, 환경과 사회 과목을 가르치는 교수라고 한다. 저자는 생물지구화학(Biogeochemistry)’이라는 일반인에게 생소한 학문적 시각에서 지구 생명의 역사를 지구연대기로 그려내고 있다.

 

본서의 주제를 우선 키워드로 파악하며 중요도에 따라 나열해 보자면 ‘3 월드 체인저’, ‘5 원소’, ‘원소 순환’, ‘환경변화’, ‘하버-보슈법’, ‘원소 순환 관리6가지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지구상 모든 생명체는 수동적으로 환경에 적응만 한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지구의 화학적 변화를 구축해온 주체였다는 논점에서 이 책을 집필하였다. ‘진화론은 생명체를 환경에 적응하는 존재로 정의하였지만, 과학은 발전해 가며 생명체는 적응만 하는 게 아니라 조성하고 구축하는 존재라고 생명에 대해 재정의하고 있는 것이다.

 

생명체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주제를 저자는 화학을 근거로 주장하고 있다. 주장의 근거에 지구의 세 번의 위기가 등장한다.

 

첫 번째 위기는 남세균에 의해서인데 약 24억 년 전에 등장한 이 단세포 생물은 광합성을 하며 산소를 뿜어냈다고 한다. 이때 대량 발생한 산소가 당시 지구 생명체들에게는 맹독성 물질이었다. 이로 인해 대멸종이 일었고 다시 복잡한 다세포 생물이 탄생하는 기반이 되었다. 생명체 하나의 생존 방식이 다른 모든 종의 멸종과 탄생, 지구 자체의 화학적 구성을 뒤바꿔버린 거대한 사건이 되었던 것이다.

 

두 번째 위기는 육상식물의 출현에 의해서이다. 이 식물들은 뿌리로 바위에서 인을 추출하고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여 땅에 묻었다. 이들의 생존 방식은 지구 기온을 낮추고 빙하기를 초래해 기후 시스템자체를 뒤바꿨다. 생존 방식 자체가 탄소와 인의 순환 고리를 재배치하여 지구 환경을 조작한 것이다.

 

세 번째 위기는 인류라고 조망하고 있다. 인류는 화석 연료를 태워 탄소를 대기로 되돌리고, ‘하버-보슈법을 통해 공기 중의 질소를 인공적으로 고정하여 비료를 만들었다. 이로 인해 탄소의 배출은 지구를 가열하고 과도하게 양산된 질소는 강과 바다로 흘러가 수생 생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하버-보슈법에 대해 간략히 보자면 20세기 초 독일의 프리츠 하버와 카를 보슈가 개발한 기술로 대기 중에 무한히 존재하는 질소를 고온고압에서 촉매를 이용해 암모니아 형태로 합성하는 것이다. 이 기술은 자연적인 질소 순환의 속도를 인위적으로 수천 배로 끌어올렸다고 한다. 물론 이로 인해 제2의 농업혁명이 가능했고 그래서 대규모 기근을 완화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기술이 없이 현재의 식량 생산 규모와 비슷한 수준으로 농산물을 생산하려 했다면 훨씬 더 많은 숲이 농지로 개간되어야 했을 거라는 역설적 분석도 있다. 하지만 농작물에 뿌려지는 질소의 50~70%는 작물에 흡수되지 않고 빗물과 함께 강, 호수, 바다로 흘러가고 이 질소가 조류와 박테리아를 과도하게 증식시킨다고 한다. 이 조류들이 죽어서 부패하는 과정에 물속에 산소를 모두 소모하여 모든 해양 생물들이 살 수 없는 무산소 구역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토양에 뿌려진 질소의 일부는 미생물의 작용으로 아산화질소로 변환되어 대기로 방출되는데 이 아산화질소가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은 이산화탄소의 약 300배에 이른다고 한다. 또 하버-보슈 공정에는 엄청난 양의 열과 압력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이는 화석 연료를 태워 얻는 것이다. 이 과정에 엄청난 이산화탄소가 추가로 배출된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인류가 양산하는 이 세 번째 위기를 막으려면 원소 순환의 과학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에너지 시스템 전체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말이다. 저자는 탄소, 질소, 인에 대한 관리와 순환 시스템 구축의 중요성과 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본서는 생명체가 환경에 적응만 하는 게 아니라 환경을 조성하고 구축하는 환경변화의 주체라는 일깨움을 전하며 그를 기반해 우리 인류가 이번 지구 환경 변화의 주체이며 다시 우리가 그 변화를 막을 주체이기도 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리고 환경을 변화시킬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주제는 비단 환경 문제만이 아니라 존재에 대한 재정의를 통해 행성 하나의 환경도 바꿀 수 있는 생명체인 우리 인간은 운명 앞에 무력히 주저앉기만 해서는 안 되는 존재다라고 해석해도 되지 않나 싶다. “하나의 지식을 쌓으면 하나의 가치관이 변할 수 있고 하나의 운명이 변할 수 있다는 감상도 함께 갖게 하는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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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문과생의 과학 수업 - 우주, 지구, 생명을 향한 질문과 탐구
어윈 샤피로 지음, 조은영 옮김 / 초사흘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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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문과생의과학수업 #어윈샤피로 #초사흘달 #과학입문서 #천문학 #과학적사고 #과학책추천 #교양과학 #우주서평단 @3rdmoonbook

 

북스타그램_우주 @woojoos_story 모집, 초사흘달출판사의 도서 지원으로 우주서평단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본서는 하버드대 팀켄 석좌 교수인 어윈 샤피로 교수가 하버드대 교양과학 입문 과정의 강의를 정리하여 대중화해 서술한 책이다. 교양과학으로서의 이 강의는 인문 사회계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문과생에게 과학이라는 교양이 왜 필요한지를 주지시키며 시작한다.

 

본서의 도입부에서는 과학이란 자연의 행동을 관찰과 질문과 검증을 함으로써 미래의 현상을 예측하는 학문이라고 전하고 있다. 이 관찰-질문-검증의 과정은 자연의 모형을 인식하는 데서부터 시작되는데 이렇게 인식한 자연이라는 모형을 관찰하고 이러한 현상과 구조가 어떻게 이루어진 것이며 앞으로 또 다른 영역 또는 다른 구조와 상호작용하며 어떠한 작용을 불러올 것인가를 예측하고 그 예측을 검증하는 것으로 구조화된다.

 

샤피로 교수가 이야기하는 문과생을 포함한 모두가 과학을 교양으로라도 알아야 하는 이유는 결국 관찰하고 사유하여 질문하며 그것을 검증하는 과정을 통해 지적인 여정에 대한 구조적인 방식과 그 필요성을 인식해야 하기 때문으로 읽어진다. 관찰하고 사유하고 예측하고 그것을 확인하는 과정을 배우라고 말이다.

 

본서는 그러한 사유하는 힘을 일깨우고 그 필요성을 알아가기 위해 우주, 지구, 생명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조망한다. 우주로 시작하는 1부에서 천문학의 여정을 돌아보며 고대 천문학자들이 어떠한 견지에서 우주를 바라보았는지를 설명하기도 하는데 그들의 예측과 견해가 이 시대의 검증과 달랐다는 것을 지적하면서도 그 시대의 한계 속에서 그 시절의 학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최선의 결론을 그들이 선택한 것이란 걸 이해시키고 있기도 하다.

 

그와 함께 3부에서 생명의 기원에 대한 과거의 잘못된 이론들을 논할 때도 저자는 관찰하고 질문하고 검증하는 과정에서 권위에 기대어서는 안 되는 것이지만 각 시절의 한계에서도 진실에 다가서기 위한 그들의 노력과 그 과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와, 설령 때로 실수한다고는 해도 관찰과 질문과 검증을 하려는 노력이 잘못된 것이 아니란 걸 학생들에게 말해주고 싶었던 거라고 생각되었다. 그리고 관찰하고 검증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견된다면 언제든 새로이 질문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도 인식하게 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지구를 이야기하는 2부에서 현재 지식의 결론이 관찰을 거쳐 검증하는 과정에서 과학자들이 무엇을 증거로 보았고 그 증거를 어떻게 해석하였나를 보여주고 있기도 한데 이건 관찰-질문-검증의 과정에서 무엇을 유의미한 관찰 대상으로 보아야 하는지 인식하게 해주고 검증하는 과정에 다채로운 검증 절차가 필요하듯 무엇을 어떻게 검증하고 해석해야 하는지를 인식하도록 하기 위해서이지 않나 싶다.

 

본서의 전체 구조는 요즘 대세로 자리잡은 빅히스토리 분야의 책들처럼 우주에서 시작해 지구를 거쳐 생명으로 이르는 서술을 하고 있어 과학이라는 학문을 조금은 체계적으로 접근할 시각을 갖추게 해주는 경향도 있다. 그리고 책의 서두에서 이미 과학이 자연의 모형을 인식하는 데서 출발하는 학문이자 여정임을 주지케 한데서 나아가 모든 과학이란 결국 자연이라는 모형을 인식하고 분석하고 해석하는 길이라는 관점을 갖게 한다.

 

문과생에게 과학이라는 교양이 필요한 이유는 과학 문해력을 갖추게 하기 위해서이고, 과학 문해력을 갖춘다는 건 결국, 제대로 관찰하고 바르게 질문하고 확실히 검증하는 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를 뚜렷이 체득해야 가능한 거란 이야기를 어윈 샤피로 교수는 하고 싶었던 거라고 생각된다.

 

빅터 프랭클은 로고테라피를 알리는 그의 모든 책에서 삶에서 의미를 찾는 길을 제시한다. 그가 말하는 삶의 의미를 찾는 길 가운데 누구나가 선택하기 가장 쉬운 길 하나는 바로 태도를 바꾸는 것이다. 물론 그가 말하는 태도는 삶에 대한 태도이겠으나 삶에 대한 태도를 갖추는 길에서 사유하고 질문하는 태도는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어윈 샤피로 교수가 대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길도 바로 사유하고 질문하는 방법과 그 태도를 갖추게 하는 길이지 않은가 싶다. 학문을 대하는 태도, 사유하고 질문하는 태도가 바뀐다면 결국에는 삶의 의미 또한 바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서는 삶의 의미를 찾게 돕는 책이기도 하지 않은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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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은 없다 - 기후위기 너머 에너지 자립으로의 대전환
김백민 지음 / 경이로움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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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은없다 #김백민 #경이로움 #기후위기 #넷제로 #탄소중립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zozo_woom @chae_seongmo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협찬 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본서의 저자는 극지전문가이자 기후과학자라고 한다. 이 책의 제목을 보고 기후위기설의 허구성을 비판한 책이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본서가 [멸종은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기후위기설이 헛소리라는 선언이 아니라 기후위기설이 너무 과장되어 있으며 아직은 인간이 대응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이 책의 서술 순서를 떠나 저자가 이야기한 대목들을 재배열한다면 본서의 내용은 인류문명의 발전과 함께 기후가 인간의 생존에 취약한 수준으로 악화되어 온 과정을 그리는 것이 첫 번째이고 두 번째는 현재의 기후위기설이 과장되어 회자된다는 것이며 아직은 대응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인류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정책들을 보여주고 그것이 성과가 분명 있으며 인류의 생존을 위한 기술들이 다채롭게 시행되고 있다는 걸 예시해주고 있다. 네 번째로는 기후위기설에 반대하는 과학자들의 저작과 견해를 보여주며 그러한 입장이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저자의 견해와는 다른 입장에서 본서에 대한 감상을 남겨야 할 것 같다. 다른 분들에게는 비판적 관점에서 독서한 경우로 보일 수도 있을 듯하다.

 

첫 번째의 경우 저자는 기술발전과 함께 탄소배출이 격화되고 지구의 기후변화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일부 지구과학자들은 지구의 온난화와 냉각화는 긴 세월을 두고 교차하고 있으며 인류가 등장하고 역사시대가 이어지면서도 이러한 기후변화는 거듭되어왔다고 고고학과 지구과학을 통섭해 근거를 제시하기도 한다. 짧게는 1950년대 이후로도 산업화와 탄소배출이 지구 냉각화를 가속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빙하기 수준으로 환경이 변화할 거라고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다시 지구 냉각화의 근거로 제시되던 이유들과 전혀 다르지 않은 근거를 들어 지구온난화가 가속된다는 설이 압도하게 되었다.

 

두 번째와 세 번째를 함께 보자면 최근 언론을 통해 기후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서 오존층이 회복되고 있다는 뉴스가 방송된 적이 있다. 하지만 그 전 2025년 올해 기후과학자들의 선언으로는 어느 대학과 AI가 연합한 연구 시뮬레이션에서 기존의 모든 기후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과를 도출하자 인류가 다 사라진다 해도 지구의 온도는 섭씨 3도 오른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기후위기설을 주장하는 학자들이 말하는 기후로 인한 위기는 지구 온도가 2~3도 오르는 것을 통해 인간이 살 수 없는 환경이 야기된다는 것이다) 인류가 멸종해도 기후변화를 늦출 수도 바꿀 수도 없다는 결론인 거다. 그렇다면 기후변화가 인간에 의해서라는 단정이 애초에 잘못되었던 건 아닐까? 또 인간이 멸종해도 막을 수 없다는 결과인데도 오존층이 회복되었다면 기존에 기후위기를 주장하는 과학자들의 데이터가 극단적으로 왜곡된 데이터였던 건 아니었을까?

 

네 번째를 보자면 저자는 기후위기설에 반대한 과학자들의 저작들과 그들의 주장을 밝혀주며 이런 주장들이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주장을 하면서 각 저자의 저작을 예로 들면서도 [지구를 구한다는 거짓말]에서 미국의 기후정책 담당자였던 스티브 E. 쿠닌이 기후위기를 주장하는 UN부터 거의 모든 연구들의 데이터가 보정이라고 불리는 조작으로 데이터 입력부터 결과도출과정 전체가 조작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실한 근거를 들어 제시한 부분을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화여대 교수이자 환경과학자인 박석순 님이 감수를 하였거나 그가 저술한 저작들에서는 기후위기설을 반박하는 과학들이 어떻게 학계에서 퇴출당하고 교수직이 박탈당하는 등의 실질적인 피해를 당하고 있는지 그리고 기후위기설을 주장하는 일부 과학자들의 일방적이고 편협한 주장이 어떠한 정치적 입장과 과정을 통해 보편적 상식으로 자리하게 되었는지가 서술되어 있기도 하다. UN 산하 기후위기협의체의 조사 자체가 데이터 조작에 의해서이고 과거 해당 협의체 최고 담당자가 데이터 조작을 진두지휘한 것이 폭로되어 입장 표명을 해야 했던 것도 박석순 님의 저작과 그가 감수한 저작들을 통해 알 수 있다.

 

기후위기설은 극단적으로 정치적이고 사업적인 측면을 위해 전략적으로 제시되고 있는 모략에 가까운 정책이다. 박영숙 님의 저작 [기후재난과의 전쟁]을 보면 기후위기에 대응하겠다면서 몇 백을 넘는 얼마나 숱한 기술들이 개발되었으며 개발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기후위기설은 새로운 부의 창출을 위한 핵심가치가 될 수 있고 제도를 통한 각국의 경제 블록화를 야기하고 있으며 15분 도시제와 CBDC나 암호화폐를 통한 대중통제를 위한 근거로 기능할 수 있다. 이제까지 경험해온 것과는 다른 세계를 대중이 맞이하게 하는 전략적 기준과 책략으로써의 역할을 한다는 말이다. 또한 이러한 변화를 대중의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전개하도록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모든 면에서 기후위기설은 인류를 위한 것, 대중을 위한 관점이 아니라 대중이 스스로가 경계하지도 않으며 자발적으로 통제 속으로 들어가도록 만드는 결정적 정책인 것이다. 대부분의 기성 과학자들은 이에 대해 UN과 학계가 제시하는 데이터를 검증하지도 않고 받아들이며 정설이라고 선언하고 있다. 이제는 기후위기설이 대세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에 저항하는 학자들은 모두 퇴출당해버렸고 경각심 없는 학자들이나 야합하는 학자들만이 남게 되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상식적이라고 믿으며 기후위기설을 맹신하는 이들은 좀 더 다양한 저작들을 읽으며 견해의 다양성에 눈을 떠야만 하지 않나 싶다. 세계는 정치나 군사 분야 밖에서도 이면이 숨겨진 채 나아가고 있으니까 우리는 우리가 겪고 있는 정치적 혼란이 우리가 얼마나 자신이 상식적이라고 믿으며 동참하거나 묵인한 것들 속에서 야기된 것인지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한국의 정치뿐만이 아니라 세계의 정치도 경제도 과학도 모두 겉과 이면이 다를 수 있다는 걸 경계해야 하지 않나 싶다. 경계하지 않다 보면 우리가 마주한 정치 현실처럼 세계적 상황과 우리의 일상 전체가 돌이킬 수 없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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