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세계사 : 사건편 2 - 벗겼다, 세상을 뒤흔든 결정적 순간들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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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는 어쩌다 다 보게 되었는데 근간에 권력자편과 사건편 2가 이어서 출간되었길래 기다리다가 사건편 2부터 읽게 되었다. TV를 주당 드라마 한두 개와 음악 방송 하나 정도를 제외하고는 안 보는 편이라 [벌거벗은 세계사]도 방송보다는 책으로 보고 있다. 방송도 재밌을 것 같지만 책이 더 편한 게 사실이긴 하다.

 

이번 사건편 2는 다섯 번째 스페인 내전과 여덟 번째 도쿄재판 그리고 아홉 번째 CIA가 가장 흥미로웠지만, 신화와 그리스 민주주의를 연계한 첫 번째를 비롯해 전편이 모두 몰입할만한 내용이었다.

 

첫 번째. 프로메테우스 신화를 소개하려 그리스 신화 전반을 간략하게 짚고 나서 그리스에 왕정과 참주정을 거쳐 민주주의가 등장하기까지 권력자에게 저항하는 의미로 프로메테우스 신화가 재조명된 이야기도 참 흥미로웠다.

 

두 번째. 인도에서 카스트가 자리 잡고 긴 세월이 흐르며 카스트 제도가 흐릿해지며 자띠라고 하는 각 가문의 색깔로 차별이 여려졌는데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화하면서부터 카스트 제도를 부활시켰다고 한다. 인도의 그 많은 인구를 손쉽게 분류하기 위해 이미 인도인에게는 망각되어가던 카스트 제도에 각 가문을 우겨 넣기 시작했고 이런 시대적 맹점을 이용해 브라만 집단과 고위층들에게 뇌물을 주면서 자신의 신분을 세탁하는 경우도 있었다. 다시 자리잡은 카스트 제도는 각 신분에 따른 차별들이 만연해지는 계기가 되었고 인도가 독립하고 정치가 안정화되어가며 소외계층의 권리 신장을 위해 쿼터제로 정치입문이나 사회적 혜택을 부과했다. 이에 부작용도 있어서 신분제에서 고위층의 자녀들이 오히려 취업 등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 보니 신분제로만 고위층이지 경제적으로는 나을 게 없는 이들이 반발하기 시작했고 이들의 분신자살 시도 등도 있었다. 쿼터제나 사회적 혜택 등을 시행할 때는 다양한 부작용들을 고려해 대안도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이라 생각되었다.

 

네 번째. 종교개혁에서는 카노사 굴욕으로 알려진 교황권이 막강하던 시기 이후 아비뇽 유수나 억류로 불리는 교황권 약화 이후의 교황들은 교황권의 회복을 위해 세속적이다 못해 퇴폐롭기 이를 데 없는 방안까지 간구했는데 식스투스 4세의 경우 매춘부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방법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해 권력을 뒷받침했다고 한다. 매춘부 몇 명만으로도 교황청 예산이 확보될 정도였다고 하니 세속과 퇴폐만이 아니라 병폐였다고 보인다. 교황들의 세속성과 사치와 과시욕 등이 보이는 역사가 이어졌는데 알렉산데르 6세는 교황임에도 불구하고 여성 편력이 심했으며 그의 딸과의 스캔들이 이어지기도 했고 보르자라는 그의 가문에서는 그의 딸과 아들들의 스캔들마저 이어졌다. 부패한 교황이며 권력을 추구하던 그의 야망은 그의 죽음으로 일단락된다. 이후 이어지는 교황들의 타락이 종말론을 부채질했고 이 여파 속에서 면벌부가 등장하게 되어 루터가 일어서며 종교개혁이 일어나는 계기가 되었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역대 교황의 부패가 세밀히 묘사되어 상당히 가독성이 높은 장이었다.

 

다섯 번째. 스페인 내전은 정부측인 좌파를 소련이 지원(+국제여단)하고 반군측인 우파를 히틀러의 독일과 무솔리니의 이탈리아가 주축(+포르투갈, 루마니아)이 되어 지원하며 제2차 세계대전의 예행연습이 되어버린 전쟁으로 그 당시의 전쟁 상황이 몰입감 있게 묘사되어 흥미로웠다.

 

여섯 번째는 쑹씨 세 자매로 중국의 근대사를 나름 충실히 짚어가 의미 있었고, 일곱 번째는 괴승 라스푸틴으로 시작해 러시아 제국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 가족의 몰락을 보여줘 이 또한 몰입감 있었다.

 

여덟 번째. 도쿄재판은 승자의 논리에 의해 패자만이 심판받는 경우도 의아스러웠으나 마땅히 심판받아야 할 전쟁 범죄자들이 승자의 이해에 따라 면벌부가 주어지는 상황이 당황스럽기도 했다. 재판 이후의 후기보다 전쟁 범죄의 실상을 알게 된 것이 더 새로웠다. 죄지은 놈들이 더 당당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고 세상의 구조와 논리가 그렇다는 걸 새삼 느끼게도 되었다.

 

아홉 번째. CIA로 대변되는 미국의 괴기스러울 정도의 부조리는 노암 촘스키 님의 [불량국가]와 기타 역사책들을 통해 접한 미국의 각국에 대한 부정한 개입과 파괴 등을 다룬 장인데 이 책에서 다룬 것도 약소한 것이 사실이라는 것도 참 기가 찬 현실이 아닌가 싶다.

 

본서와 그 시리즈를 통해 역사의 새로운 이야기를 알게 되는 것도 또 대략적으로 알고 있던 부분에 대해 그보다는 세밀히 볼 수 있는 것도 유익하게 여겨진다. [벌거벗은 세계사]가 대중적인 역사 안내로서는 참 탁월한 방송이자 저작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도 출간되는 시리즈마다 완독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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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마음치유 상담소 - 오래된 불안, 자기비판과 작별하는 곳
애니 짐머만 지음, 민지현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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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퀘스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선물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년 마지막 달에 선물로써 찾아온 책이다. 북 레터와 함께 온 책으로 편집자께서는 곁에 두고 천천히 읽을 책으로 권하고 있기도 하다. 독서 후에 느낀 바로도 빠르게 읽기보다는 충분히 여유롭게 읽어야 이 책 속의 마음치유 상담이 일상에 좋은 영향을 미치리라 여겨졌다.

 

저자는 심리상담가로 내담자와의 상담도 있지만 온라인으로도 상담을 이어간다고 한다. 본서에는 저자 자신의 심리상담 사례를 가상의 인물들로 각색하여 여러 사례를 예시하고 있다. 이 책의 삼담은 정신분석학에 입각한 상담들로 그로부터 마음치유의 과정을 써나갔다.

 

정신분석은 과거의 좌절과 억압이 현재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분야라고 알기에 자신의 과거에서 현재 문제의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마음치유를 갈구하는 분들에게 좋을 책이라 생각된다.

 

본서는 Part1Part2로 나뉘고 Part1은 나를 이해하는 법을 다루고 있다면 Part2는 관계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는 부분이다. Part1에서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이해한다는 것을 담론하고 우울, 불안, 트라우마, 중독, 자기비판을 다루고 있다. Part2는 관계를 시작하기 전, 관계를 시작할 때, 관계를 유지할 때, 관계가 끝날 때의 4가지 단계로 관계와 관계에서의 나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법을 다루고 있다.

 

심리학이나 마음치유에 관심이 있어 이 분야에 대한 다양한 책들을 읽어보신 분들에게는 익숙한 학설과 개념들이 전개되기도 하지만 책은 전반적으로 가상의 상담 사례로 흥미를 유도하고 문제를 인식하게 하고는 문제에서 벗어나는 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자신의 문제와 관계에서의 문제를 여러 구도로 전하고 있다 보니, 이 책에서 다루는 한 가지 문제에 대해서도 심도 깊은 분석과 치료를 다루는 책들이 많기에 본서의 내용이 간략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다양한 문제 중 이런저런 문제들을 느끼고 있던 분들에게 자각과 인식에서 스스로 문제 제기를 하는 과정으로 나아가고 어느 정도의 대안을 제시하기에, 자기 문제를 객관화하도록 도와 이후 다른 대응을 할 수 있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스스로가 자신의 문제, 관계에서의 문제를 스스로 자각한 적이 있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또는 관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미더움을 가지실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의뢰인이란 말보다 환자라는 말을 돌봄의 의무와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는 뜻이라 선호한다며 책 전반에 환자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말로는 의뢰인도 환자도 아닌 내담자라는 표현이 더 낫지 않나 싶다. 대화가 필요해 대화하러 온 사람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본서를 통해 상담치유를 결심하시는 분이 있다고 해도 좋은 영향이라고 생각되고 내담자가 되어 상담치유사에게 또는 정신과 의사에게 상담받는 건 불편하다 싶은 분들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런 분들에게도 이 책과 같은 책들이 스스로를 치유하는 길을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정신분석학에서 큰 궤적을 남긴 여성 정신분석학자 카렌 호나이는 스스로가 스스로의 심리치유를 할 수 있다고 가르쳤고 그러한 길을 제시하기도 했다. 좀 더 자기 치유에 다가서는 길을 원하는 분들이라도 꼭 상담치유가 아니라 대중서인 본서와 같은 책들부터 시작해 깊이 들어서며 치유의 순간을 맞이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런던의마음치유상담소 #애니짐머만 #더퀘스트 #정신분석학 #심리상담 #도서북레터증정이벤트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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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aker 관여자
이문기 지음 / 좋은땅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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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는 너무도 정서적으로 메말라가고 무언가 이상과 희망에 대해 공허해져 가는 나 자신을 위해 선물하고 싶어 선택한 책이다. 본서의 소개에 시련, 신비 체험, 새로운 국면이란 키워드들이 기적이란 한마디로 귀결되기에 기적처럼 나 자신에게 새로운 바람을 주리라 믿어졌기 때문이다.

 

이 소설의 등장인물은 자동차 사고에서 기적적으로 생환하고도 질병을 앓게 되며 생의 의미와 기적에 대한 그리고 신앙에 대한 갈구를 가지게 된 주인공이 신앙 생활을 하며 신비 체험을 통해 일상의 변화를 가져가는 서사를 담고 있다. 신앙인들에게는 그럴듯한 귀감이 되리라 믿어지는 소설이다. 하지만 신앙인이 아닌 사람들에겐 뇌질환을 앓게 된 주인공의 정신 이상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내용이다.

 

스타니슬라프 그로프 씨가 저술한 [환각과 우연을 넘어서][초월의식]이란 제목으로 재출간된지 오래인데 그 저작에 의하면 영적 위기라고 저자가 바꿔 부르는 정신이상 상태도 영적 각성이랄까 정신적 성숙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자아초월심리학의 거의 개척자로 인식되는 분의 말이기에 미덥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정신적 성숙이나 영적 각성을 위해 미쳐야 한다고 권하고 싶지는 않다. 심령적 위기라는 심리적 위기, 정신적 붕괴를 거치며 성숙해 가지 않더라도 인간은 성장할 수 있다고 믿어지고 그 편이 더 권할 만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인간은 사랑받고 서로에 대한 신뢰와 사랑 속에서도 완만하지만 충분히 성숙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러한 완만한 성장이 더 장려할 만한 성장의 과정이 아닌가 생각한다.

 

나로서는 많은 굴곡을 거치고 살았고 완전히 정서적 나락을 경험하며 지금까지 오면서 어느 정도의 정신적 성숙과 성장을 거쳤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의 생존 자체도 기적에 속한다고 자각하고 있다. 나는 하느님에 대한 신앙심을 잃으며 동시에 하느님이 존재하심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를 더이상 신앙하지 않는다. 너무도 가혹하고 냉혹하고 매정하고 잔인한 분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다라는 말을 더이상 믿지 않는다. 구약의 하느님상이 내가 경험한 그의 실상이기에 나는 더이상 그를 신앙하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이 소설을 읽고자 했던 것은 그런 까닭이기에 내가 살아오면서 경험한 하느님의 존재하심을 느낀 방향과는 다른 기적을 가상의 이야기 속에서라도 경험해 보고 싶어서였다. 내게는 가혹하고 냉혹하고 매정하고 잔인한 분이었지만 세상 모두에게 그렇지는 않다는 걸 이야기 속에서라도 느껴보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이 소설은 신앙인이 아닌 사람까지 감동하게 만들지는 않는다는 느낌이 압도했다. 전형적인 신앙 고백 같은 서술이지만 이런 고백은 신앙심을 불러오거나 하느님의 계심을 간접 경험하게 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리뷰다 보니 긍정적인 이야기만 담아야 하리라 생각되기도 하지만 나로서는 어떤 감정적 동요도 느끼지 못했다. 신앙인들이 자기 믿음을 확인하기 위해 보시는 책이라 생각된다. 허탈과 회한이 밀려올 때 신앙에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 신앙인 분들이 가까이하실 책이다. 본서의 리뷰는 크리스천이 서술한 리뷰를 보시기를 권해드린다. 아마도 신앙 고백이 넘치는 리뷰들이 있지 않을까 싶다.

 

인디캣 책곳간을 통해 좋은땅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쓴 리뷰입니다


#partaker #관여자 #이문기 #좋은땅 #가상신앙고백 #신비체험 #인디캣 #인디캣책곳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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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30 12: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하라 2024-12-30 15:09   좋아요 1 | URL
관심 분야가 같은 분이 있다는 건 기쁜 일인 것 같습니다.
올해에도 세계적으로도 국지적으로도 어둠이 드리운 것 같이 많은 일들이 끊임이 없었네요.
뭔가 깜깜하지만 복선 같기도 한데 국면 전환이 되는 복선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어둡더라도 생명이 희생되는 일들도 더는 없었으면 싶구요.
제 글들을 좋게 보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 드려요.
오는 새해도 건강과 평화가 함께 하는 복된 새해 되세요.^^

 
세상 읽기 시크릿, 법칙 101 - 패턴 뒤에 숨어 ‘세상을 움직이는 법칙들!’
이영직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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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출판사 스마트비즈니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은 부제가 [패턴 뒤에 숨어 세상을 움직이는 법칙들!’]이다. 저자는 세상을 움직이는 숨은 법칙을 이해하고 실천하며 생산적으로 살아가자는 취지에서 본서를 집필한 것으로 생각된다. 101개의 개념으로 나누어 법칙들이 나열되지만 [당신의 성공을 위한 실천적 교양!’][살아가는 데 힘이 되는 생산적 교양!’]으로 각 10개씩 분류해서 순환하기 때문이다. 실천과 생산을 강조하는 까닭은 바로 그것이 저자의 집필 의도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머리말에서 저자는 어느 분야든 깊이 공부하면 법칙, 모든 사물과 현상의 원인과 결과 사이에 내재하는 보편적, 필연적인 불변의 관계가 보인다고 한다는 말로 서두를 꺼낸다. 그리고 필연적인 불변의 관계, 법칙의 관점에서 우리 삶의 현재와 미래를 내다보자. ‘세상의 법칙을 읽을 수 있다면, 훨씬 더 성공적인 삶을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라고 정리해준다. 이 책의 저술 목적이 사물과 현상의 이면을 이해하고 그를 실천함으로써 훨씬 더 성공적인 삶을 만들어가라는데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모든 법칙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아무리 크게 성공한 사람들이라도 불과 몇 가지 이내의 법칙을 신조로 삼았을 뿐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본서의 독서는 많은 법칙들을 모두 외워두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가운데 자신에게 크게 감흥을 주고 영향을 미칠 법칙 몇 가지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데 의의가 있는 것이리라.

 

저자는 사회, 경제, 과학, 수학 등의 다양한 분야의 핵심이 되는 법칙들을 정리했다고 한다. 그에 기존의 해석이나 저자의 해설이 더해진 책이다. 서술이 이해하기 쉬워 가독성도 뛰어난 책이다. 다만 이 책은 페이스트리와 디저트를 즐기듯 가볍게 음미할 필요가 있다. 본식이라 여기며 한 번에 완독하려 한다면 101가지로 소개된 그보다 더 많은 개념들이 내면에 남을 내용까지 휘발될 수 있다.

 

대칭 구조와 프랙탈, 자기조직화 이론 같은 과학 법칙부터 마태효과나 다윗의 법칙 같은 종교에서 유래한 이론에서 트리즈 같은 발명 법칙도 또 그 외 심리학 이론은 아주 많이 나열되고 있으며 시나리오 기법이나 델파이 기법 같은 미래 예측과 대응법도 기록되어 있다. 엘리어트 파동 이론이나 1만 시간의 법칙 같은 경제 경영 법칙도 등장하고 깨진 유리창 법칙과 같은 사회 이론이 등장하기도 하며 3대 작도 불능 문제라는 수학 문제로 끝나고 있다.

 

이 책은 101이라는 숫자가 제시되듯 101가지 법칙이 나열되어있지만 수록된 연계 개념과 법칙은 그 숫자를 훨씬 뛰어넘는다. 그러나 무엇보다 저자의 쉬운 해설이 영화와 일상 그리고 달 탐사까지 예시로 들어 인상적이다.

 

저자의 말처럼 이 모든 법칙을 다 외워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되고 여가시간에 에피타이저나 디저트 삼아 커피나 차를 즐기며 조금씩 읽고 인상적인 법칙이 무엇인지 느껴보고 그 법칙을 일상에서 실천하거나 나와 타인, 관계와 사회를 이해하는데 적용하며 독서의 의의를 찾는 것이 나을 듯하다. 나와 타인과 세계를 이해하고 싶은 건 누구나 그럴 것이라 생각된다. 세상의 이면에서 사회와 사람을 움직이는 법칙들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이런 법칙들이 무언지 관심을 가지고 돌아볼 필요도 있으리라 생각되고 말이다. 실천은 각자의 몫이겠지만 이해한 것을 실천하지 않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실천은 따라오는 것이니 먼저 이해하고자 한다면 놓치지 말고 읽어보시라 말씀드리고 싶다.


#세상읽기시크릿법칙101 #이영직 #스마트비즈니스 #교양 #실천적교양 #생산적교양 #서평단 #도서협찬 @chae_seongmo @smartbusiness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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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K사상을 위하여 - 개벽사상과 종교공부 2 개벽사상과 종교공부 2
백낙청 외 지음 / 창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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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창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둠이 가장 깊을 때가 아침이 오기 직전이고 궁핍이 극에 달한 극단적 위험의 시대가 바로 구원이 자라는 시대인 것이다.”

 

지금의 이 시대를 가장 잘 묘사한 듯한 위의 문장은 본서의 대담에 참여한 고명섭 님이 자신의 저작 [하이데거 극장]에서 한 말이라고 한다. 위의 문장은 그의 저작에서 이 시대가 개벽의 시대임을 강조하기 위해 서술된 것이다.

 

본서는 한국의 종교와 사상의 특색인 개벽 사상이 무엇인지를 알리는 대담집으로 여섯 분의 철학자와 종교학자, 종교인 그리고 저술가들의 대담을 수록한 책이다. [이것이 개벽이다] 시리즈 같은 베스트셀러 종교서가 있기는 하지만 종교 생활과 거리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개벽은 아직까지도 생소한 사상이다. 그러면서도 대중이 오랜 세월 개벽이라는 말과 개념에 익숙해져 온 것도 사실이고 말이다. 하지만 개벽이란 게 뭐냐고 묻는다면 대부분이 종말, 변혁 등의 익숙하면서도 거리감 드는 표현을 할 뿐 그게 무언지 아득하기만 한 것도 현실이다.

 

본서는 우리에게 익숙하고 현시대에 절실하게 여겨지는 사상인 그 개벽에 대한 철학을 소개하는 대중서이다.

 

저자분들의 대화로 종교 창시자, 사상혁명가들의 남다름이 subversiveness, 전복성이라는 걸 알았으나 저자분들의 이야기처럼 개벽은 혁신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생각됐다. 기독교의 종말론이나 유대교, 이슬람교의 그것에서도 개벽의 여지는 보여졌기 때문이다. 본서에서 개벽은 물질적 개벽과 정신적 개벽이라고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물질적 개벽은 [이것이 개벽이다] 시리즈에서 보듯 지구의 상태 변화를 이야기한다. 지축이동과 같은 현상이 일어나 계절의 분류가 바뀌고 지구의 주파수가 변동되어 사람들의 의식 수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런 물적 변화와 함께 사람들의 영적 변화도 가져오기에 정신적 개벽이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가 한국의 특정 종교에서만 주장되는 것은 아니다. 로마 신화서인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서도 그리고 인도의 신화에서도 태초부터 지금까지 인류는 몇 개로 분류되는 시대를 거쳤는데 각 시대마다와 환경적 차이와 인류의 영적 수준의 차이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런 시절 변화 가운데 이 시대의 우리가 맞이하리라 기대하는 변화를 한국에서는 개벽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뉴에이지 시절 채널링을 통해 외계인의 메시지를 전한다며 출간된 책들마다 지축 이동과 함께 지구 주파수 변화로 야기되는 영적 진화를 언급했다. 기독교에서도 예수 재림 이전에 처처에 전쟁과 기근과 죽음이 가득해지고 지진 등 환경적 재앙도 거듭된다고 말하지만 예수 재림과 함께 선한 사람들의 세상인 천년왕국이 펼쳐진다고 예언하고 있다. 여기서 보듯 개벽 사상에는 어떠한 전복성도 없고 따져보면 이전부터 전승하던 이야기들을 총합한 메시지일 뿐이다. 하지만 그게 다일까?

 

한국의 개벽 사상이 다른 나라의 비슷한 이야기들과 다른 것은 개벽이 배경이 아니라 전경이도록 포커싱을 한 것이 독자적인 특징이라고 생각된다. 기독교에서는 세상의 변화는 예수 재림을 강조하기 위한 이야기일 뿐이다. 하지만 한국의 개벽 사상은 누구 하나의 위대함을 주목하기 위해 배경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벽 자체가 주연이라는 말이다. 한 명의 신적 존재를 위한 배경으로 개벽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민중을 위해 개벽이 존재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저자들은 기독교가 신앙인들의 삶의 변혁(transformation)을 위해 탈바꿈(metamorphosis)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하나님과 예수에서 인간 사이에 벽을 설정한 기독교적 우주관에 탈바꿈이 있어야 한다고 받아들여지는 대목이었다.

 

이 시절에 한국 개벽 사상을 다른 종교와 사상들과 함께 돌아보아야 할 이유는 (과거의 배타주의, 포용주의, 다원주의로만 다른 종교를 바라보던 시각에서) 폴 니터의 대체모형, 충족모형, 상호모형, 수용모형으로 너의 종교만으로 안되니 나의 종교를, 너의 종교의 부족한 부분을 나의 종교로, 너와 나의 종교의 가르침이 비슷하니, 더불어 함께 이해하고 받아들이자는 이 시대의 종교관의 변화에 있다고 한다. 이를 사유하는 과정이 중요함은 하이데거의 철학에서도 찾고 있는데 하이데거는 뎅켄denken 사유함과 당켄danken 감사함을 같은 선상에서 바라보았는데 그로하여 무사유야 말로 배은망덕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시절에 절실함은 우리에게 개벽의 실상이 무언지 사유하도록 만들고 있고 이 사유를 거부함은 감사를 상실함으로써 신과의 단절 즉 영적 상실을 불러온다고 받아들여진다.

 

개벽 사상은 이 혼란과 충돌의 시대에 우리가 시절의 과제로 눈여겨볼 필요가 있고 그 뜻을 함께 숙고함으로써 오늘과 내일을 살아갈 의미를 가져다줄 수도 있을 가르침인 것이다. 그런 까닭에 본서는 이 시절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는 저작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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