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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 파워 - 부와 권력을 결정짓는 토지의 힘
마이클 앨버터스 지음, 노승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6년 3월
평점 :
#랜드파워 #마이클앨버터스 #인문교양 #사회정치 #세계문화 @influential_book
#인플루엔셜 을 통해 #도서제공 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독서 동기
부동산은 어느 나라에서든 자산의 1순위이고, 부의 흐름은 아래에서 위로 흘러 최상위 계층의 자산 축적을 완성케 하는 구조다.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이 언제부터 갖춰진 것인지, 또 현재 경제적 불균등한 체제를 어떻게 지지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런 부조리한 현실은 어떠한 미래로 향하게 하는지 알 수 있을 저작이라 미더워 선택했다.
+ 본서 빛깔
: 저작 성격
본서의 부제도 [부와 권력을 결정짓는 토지의 힘]이고, 원제의 부제 역시 [Who Has It, Who Doesn't, and How That Determines the Fate of Societies]이다. 누구라도 본서는 부동산 관련한 부동산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산의 근간을 이루고 이러한 구조가 대물림되며 사회 권력을 지속하고 강화하는데 토지 자산 확장이 주도하게 된 사회적 현상을 지적하는 책이라 여겼을 것이다.
출간 전 서평단 모집 카피도 “주인 없는 땅에서 세계의 중심으로, 토지 소유가 만들어낸 권력의 지정학적 연대기”였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추천사도 있었다.
“토지는 언제나 경제적 부의 원천이었다.
이 흥미진진한 책은 토지가 권력의 원천이며
사회조직과 정치구조를 형성하는 근간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 대런 아세모글루, (2024 노벨경제학상 수상자·MIT 경제학과 교수)
그러나 본서는 토지라는 자산에 관한 이야기만이 아니다. 토지 소유에서 “경자유전 개혁 방식”으로 확장하며 “개인 자산으로서가 아닌 국가가 토지를 대여하는 형식”으로 “자산 형성과 유지에” 자본주의 원리나 민주주의 체제와는 결이 다른 양식의 “변형 공산주의나 전체주의 체제라고도 보이는 행태를 지속해 온 역사”를 고발하기도 한다. 또 “인종주의가 이 과정에 영향”을 미친 것, 이런 “토지 소유와 증여 상속이 남성과 여성 사이에 차별적 면모를 보인 양상”을 짚고 있기도 하다. 또 소유화하기 위해 “토지를 개간하며 환경이 파괴”되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기도 하다.
한마디로 본서는 “토지 권력으로 시작하지만 ‘이 세계의 불평등에 역사’를 조망한 책”이다.
: 저술 내용
본서는 북미와 남미 등 아메리카 대륙을 근간으로 하지만 인도와 중국을 포함한 유라시아와 아프리카 지역까지의 방대한 지역에 관련 데이터를 취합해 저자가 연구한 바를 서술한 규모가 큰 저작이다.
저자는 융커를 위시한 지주 호족 세력의 토지 권력 주의에 관한 서술을 필두로 이것이 경자유전이라는 소작농이 아닌 직접 경작하는 농부들에게 토지를 국가가 증여하는 체제를 형성하는 이야기로 전개한다. 이는 소수 엘리트들에게 권력과 부가 집중되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고 국가가 토지를 대여하거나 증여하는 과정에 부조리한 제도적 장치들을 작용해 합법적 소유를 인정하지 않는 양상을 보이며 농민들의 진정한 자립을 막고 정부에 종속되는 의존성을 갖게 했다. 토지를 자산으로서가 아닌 통제 수단으로 이용한 것이다.
미 대륙 일부 지역에서는 이러한 체제가 이주 백인들과 원거주민 사이의 차별적 지위를 드러내게 하기도 했다.
캐나다, 엘살바도르, 인도 등에서는 토지 개혁이 일어 식민지 시대의 잃었던 땅을 재분배하는 제도를 활성화했지만, 저자는 이 과정에서 여성을 배제했다는 데 주목한다.
중국과 브라질을 예로 들며 농경지로 개간하거나 자원 개발을 의도한 개척으로 자연과 환경이 파괴되는 과정을 서술하고 있기도 하다.
파트 3와 맺음말까지에 이르러서 이러한 시대적 사안들이 해소되어 가는 여정을 그려주고 있기도 하다.
+ 감상평
아시엔다 체제(집단 농경 체제)나 경자유전 개혁이라며 토지를 대여 증여하는 체제가 오히려 권력의 불균등과 농민의 정부에 대한 종속 등 정치 권력 형태의 부조리를 낳았던 것을 주목하거나 토지 권력에 있어서 성차별이 있었다는 정치적 올바름에 입각한 시선 등 저자의 식견은 시대에 부합한 것이기는 하다. 환경 문제에 그 어느 때보다도 주목하는 이 시절에 농경지 개척과 자원 개발을 목적으로 환경 파괴가 끊이지 않는 데 대한 관심을 드러내는 것도 납득이 가는 시선이다.
다만 시대적으로 더는 생계를 노동과 업무로 지속할 일자리가 지속될 수 없는 초대량 실업 시대를 앞둔 시점, 전체주의 사회로 나아가는 여정을 막을 길이 없는 이 시절에 무슨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논의일까 하는 의문이 드는 바도 있었다.
환경주의를 내세우며 덴마크 축산업자들의 사유 재산인 가축들에 3분의 1을 덴마크 정부가 강제 도살하려 하고 축산업자들의 토지를 강제 매각해 국가에 귀속하려다 축산업자들의 강력한 반발로 법안이 철회된 게 몇 해 전이다. 환경문제에 전 세계의 주목이 이어지고 더욱 우려가 커지는 시절이기에 각국 정부의 이런 자본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민주주의 절차도 아닌 강제의 시도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공산주의 국가만이 아니라 우리가 민주주의 국가의 선두라고 믿고 있는 지역들 다수가 제도적 차원에서 점점 전체주의 국가화되어가는 게 사실이다. 많은 국가들에서 부정선거가 있었고 그에 대한 응징과 저항으로 정권이 전복되고 처단되는 지역이 여럿 있었다. 하지만 반면에 민주주의 선두 국가들에서 [1984]의 진실부와 다름없는 가짜뉴스 검증이란 논리로 개인 발언을 검열하고 제재하는 제도와 정치적 발언을 처벌하는 법안들이 양산되고 있다.
토지 권력의 불균등과 부조리가 전체주의 세계이자 대부분이 실업자가 되어 한시적으로 형식적 암호화폐로 살아갈 시점에는 무슨 문제꺼리란 건가 싶기도 하다.
토지 개혁 과정에서 여성이 배제된 성차별을 논하기도 했는데 크게는 위와 같은 입장에서 보면 이걸 논의할 사안이라 보기 쉽지 않고, 다음으로는 이런 성차별적 관행이 시작된 배경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대개 경자유전 등의 농경지 대여나 증여는 유럽의 식민지였던 지역에서 개혁 바람과 함께 시작되었다. 그럼 유럽풍이라는 이야기이니 유럽의 문화를 보자 유럽은 대부분에 지역 식수원에서도 석회질이 발견되어 식수로 사용하기 어려운 지경으로 땅 자체가 척박하다. 이런 척박한 땅은 여성이 경작하는 게 불가능하다. 한국은 개간하고 나면 여성과 남성이 모두 논과 밭일에서 동등하게 작업이 가능할 정도로 땅이 무르고 비옥하다. 하지만 유럽의 땅은 남성이 소에 거대한 쟁기를 장착하고는 완력으로 이걸 제어해 가며 농사해야만 농작이 가능할 정도로 척박한 땅이다. 그래서 유럽에서는 남성들에게만 땅을 상속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를테면 한 가문에서 진검을 물려주려는데 검술에 익숙한 자식과 태어나 한 번도 검을 잡아본 적 없는 자식 가운데 누구에게 물려주겠나? 그러한 전통문화에 입각한 상속 방식이 유럽계 이주민들을 통해 미 대륙을 비롯해 식민지 국가들에 전승되었기에 여성이 아닌 남성에게만 땅을 상속했다고 보는 게 맞다. 이건 유럽인의 인류학적 습속 그리고 진화심리학적 심리와도 결이 같은 것이다.
반면에 한국의 선조들은 고구려 시대에서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남녀 모두에게 자녀의 서열과 관계없이 동등하게 상속했다. 기록에 의하면 제사를 주관하는 장자에게 15% 정도 더 상속하고 그 외 자녀에게는 아들, 딸 차별없이 동등하게 상속했다. 제사를 주관하는 아들에게 더 부과한 건 당시 제사는 연중 몇 차례나 반복되던 의례이고 이때 일가친척들이 대거 방문하는데 한번 방문 때 대략 수백 명은 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들을 먹이고 재우고 돌려보낼 때 선물까지 평생을 거듭할 걸 감안하면 물려받은 재산의 15%는 다 사용해야 할 수준이었을 테니 장자에게 더 상속하는 게 당연했던 것이다.
유럽인도 이런 식으로 그들 문화에 당연한 논리와 상식으로 남성에게 땅을 상속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문제다. 이건 문제라기보단 전통이었고 시대가 바뀌었으니 바꾸자는 거라면 모르겠지만 원래부터 문제였다고 볼 사안은 아니란 것이다.
저자의 시선은 정치학자로서 마땅한 문제의식이기는 하지만 다소 인류학적 또 진화심리학적 관점은 아우르지 못해 아쉽기도 했다. 하나의 문제를 볼 때 자기 분야에만 갇혀서는 인간의 역사 속 의미를 아우른 결론에 이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학문 간 통섭적 교류가 논의되어야만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어쨌든 토지 권력에서 시작해 불평등과 차별의 여러 스펙트럼을 비추어 주는 본서를 통해 인류의 역사에서 현재의 문제와 문제 해결 과정에 이른 여정을 헤아려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감상이다. 읽어볼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