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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이 초대한 우주 - 인간과 기후, 물질과 시공간을 새롭게 탐험하는 지적 여행 ㅣ 지속의 과학 2
고재현 지음 / 책과바람 / 2026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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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바람 을 통해 #도서제공 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독서 동기
처음 이 책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 인간, 기후, 물질, 시공간을 새롭게 탐험한다는 것 말고는 배경지식이 없었다. 하지만 그 모두를 물리학이 초대해 담론한다는 설정이기에 이 모두가 주제인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하는 마음에 다가섰다.
+ 본서 빛깔
: 저술 성격
지속적인 수면 부족과 피로 누적으로 본서를 읽으며 많은 대목의 지적 양식을 제대로 맛보지 못한 것 같다. 저자의 깊음을 유려히 대중적으로 담은 서술에도 불구하고 반에 반만큼도 뇌리에 담지 못한 느낌이다.
온라인 서점 책 소개와 출판사 서평을 읽고서 본서의 깊이와 저자의 집필 의도를 헤아리고 느끼며 본서에 대해 사유를 더듬고 다시 하면서야 감상이 새삼 더해졌다.
저자는 “인간의 역사는 모든 것이 담긴 우리의 우주 속에서 전개되어 간다”는 입장이다. “우주 속에서 인류의 위치와 미래의 전망을 직시하며 객관화하기 위해 물리학이 존재한다”는 인식을 지닌 이이고 말이다.
‘우리의 우주 속, 인간의 역사를 돌아보며, 인류의 위치와 미래의 전망을 헤아려보는 여정을 가져보라’고 “전 세계 과학자들이 맞닥뜨린 46개의 질문과 그에 대해 이 시절 과학자들의 과학적 답변을 대중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서술로 담은 책”이 본서다.
: 저작 내용
본서는 4개의 파트로 우주, 기후, 물질, 기술이라는 해시태그 속 차례와 같은 순서로 과학 이야기를 펼쳐간다. 46개의 질문과 답은 어느 순간 내놓은 임기응변적 답변이 아니라 이제까지 과학자들의 궁구와 천착을 통해 이 시대에 이른 대답일 것이다. 나는 과학 역시 영원한 답을 제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주에 대한 물질에 대한 에너지에 대한 상식은 지금 이 시대의 인간으로서 갖는 한계가 분명 있을 것이고 그는 ASI가 등장해 다른 정의와 해법을 제시하거나 외계 지적생명체와 조우하거나 하는 과정을 통해 다른 답의 제시로 전환될 여지가 분명 있을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인간이 풀지 못한 암흑에너지, 암흑물질, 대통일 이론 같은 아울러 버린 개념들이나 이르지 못한 이론에 관해 ASI나 외계 지적생명체가 제시하는 답은 인간의 상식이나 과학적 추론과는 다를 여지가 있다고 여긴다. 그래서 인간의 과학 수준은 아직 제한선에 이르지도 못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간은 언제나 자기 시대의 상식으로 철학과 이념과 제도를 구조화하고 운영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게 인간으로서의 한계일 것이다.
공자 시대에는 천체의 운영 법칙과 같은 인간 세계의 법칙을 구조화하고자 했고 그런 질서가 바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이 시대의 우리는 안다. 동양 사상이 말하는 천지인 즉, 하늘의 질서, 땅의 질서, 인간의 도리가 결코 같을 수만은 없다는 걸 말이다. 천체 운행의 원리와 양자 세계의 원리는 결코 같지 않다. 모두 물리학의 영역이라지만 규격화된 천체의 원리인 천체 물리학과 가능성의 영역과도 같은 양자 물리학의 경계는 너무도 현격히 다르다. 그렇다면 이 둘 사이에서 인간의 도리는 어찌 어느 하나의 원리와 질서 속에 갇혀야 하겠나?
인간이 따라야 할 길을 천체 운행의 규격화처럼 모두에게 막힌 틀로 제시하면 안 될 일이다. 부유층과 중산층, 빈곤층에게 동일 범죄에 동일 범칙금을 부과하는 자체가 불합리하다. 이런 천체 운행의 규격화를 인간에게 적용한 듯한 동일 규정은 누구나 수긍하고 따르는 자체가 부조리다. 이탈리아 부자들이 유흥꺼리로 돈을 내고 전쟁터로 무장하고 들어가 군인들의 보호를 받으며 전쟁 상황 속의 민간인들을 죽인 살인과 자기 자식을 강간하고 토막 살해한 범죄자를 살인한 경우를 동일한 법 조항으로 처벌할 수는 없는 일이다. 재미와 우월감에 하는 폭행과 유년 시절부터 누적된 트라우마에 기인한 폭행을 동일하게 처벌하는 것도 부조리하고 말이다.
이런 깨우침은 과학자가 아닌 나도 가질 수 있는 과학을 통한 사유를 거쳐 나온 것이다. 과학 역시 인간의 사유의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저자가 천체 관측을 논하며 별을 관측하는데 별과 관측자 사이의 시간차를 우주적 타임머신에 비유한 경우나 사소해 보이는 지구 대기의 난류가 천체 관측 데이터 자체를 훼손할 수 있는 경우를 지적한 것, 중력파가 지구와 달의 운동에 미치는 영향을 브라운 운동으로 설명하며 주정뱅이의 걸음걸이를 비유하는 시적 감성을 담은 것도, 인간이 사소하다 하는 것이 우주적인 거대한 차이를 담게 하며 우주의 기계적인 원리에서도 우리는 정서적 감상을 가지는 존재라는 걸 깨닫게 한다.
별들의 소리를 녹취하는 탐사선은 화성의 소리를 담았고 그 소리는 이산화탄소가 대기를 장악한 화성에서는 이들 분자의 진동이 열로 바뀌며 소리를 약화한다는 걸 깨우치게 했다.
기체 분자는 적외선을 흡수하고 레이저는 번개의 방향을 제어한다. 미세먼지는 편광패턴에 영향을 미쳐 벌들이 먹이를 찾는 길을 방해한다. 그로 인해 화훼농업을 포함한 전 방위 농업과 생태계 전체에 악영향을 미친다. 인간은 물리학으로 대기와 기상과 기후를 연구하며 각 분야 물리학으로 전개되었고 본서는 이런 물리학 각 분야의 연구를 전하기도 한다. 인간의 문화가 환경과 생태계를 망치기도 하고, 인간의 기술이 그 환경에 대한 통제력을 확장하기도 한다.
심지어 예술을 감상하는데도 과학은 감상의 눈을 갖추게 한다는 걸 깨우치기도 했다. 모나리자를 언급하며 저자는 대기 원근법을 설명한다. 원근법은 2차원 평면에 입체감과 거리감을 드러내는 방법이다. 대기 원근법은 빛과 대기가 만나 일으키는 다양한 광학 현상을 통해 거리감을 표현해내는 것이다. 이를테면 가까운 것은 뚜렷하고 먼 것은 흐리게 보이는 것이 대기 원근법이 드러나는 방식이다.
그리고 탄소는 그 원소가 구조에 따라 흑연이 되기도 다이아몬드가 되기도 한다. 이제는 그 다이아몬드와 같은 구조가 그래핀을 이루기도 기둥 모양의 탄소나노튜브가 되기도 축구공 모양의 플러렌이 되기도 한다. 황금도 질산과 염산을 섞은 왕수로 녹여 자주색 금을 만들 수 있다. 로마인들은 이걸 4세기경부터 이미 알고 있었다. 다이아몬드에 대해 개인적인 알음알이를 덧붙이자면 흑연에 압력과 열을 가하면 다이아몬드가 되지만 그보다 더한 압력과 열을 가하면 다시 다이아몬드는 빛과 모양을 잃는다. 게다가 다이아몬드는 섭씨 400도에서 완전연소해 재도 남지 않는다. 우리는 황금도 다이아몬드도 영원하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붓다의 말씀처럼 변하지 않는 건 없다는 것이다.
거미줄의 진동을 음악으로 변주하는 과학자들과 예술가들의 협업이 2018년 있었다. 이제는 명백히 인간 중심 사고만으로 인간은 세계를 보려하지 않는다. 분명 인간으로서 인간의 감각과 인식과 사고를 넘어 세계를 인식하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입장과 다른 시각으로 세계와 자신을 인식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기에 이 전쟁과 충돌과 분열과 부패가 만연한 시절에도 사람들은 절망만 하고 있기보다 세계와 인류와 자신에게 희망을 놓지 않는 것이리라. 타자의 입장에서 세계와 스스로를 바라보려 노력하고 있는 존재라면 적어도 암이나 바이러스는 아니지 않을까? 우리는 우리 인류 자신에게 희망을 잃어가는 순간에도 다시금 자신을 재정의하려 할 때 이런 긍정성도 결코 놓지 말아야 할 것이다.
+ 감상평
우리는 제도에 대한 적용이나 인간의 철학에 확장을 위해서라는 통합적인 의도 없이 순수 자연과학이나 응용과학을 배우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분명 한 분야의 지적 성취는 확장된 사유와 파급력 큰 정서 함양을 불러온다. 우리는 배우는 만큼 성장하고 우리가 딛고 선 높이가 달라진다. 거인의 어깨는 다름 아닌 지식과 사유를 통한 지혜를 이르는 것이다. 자신의 지혜를 함양할 때야 우리는 거인의 어깨 위에서 세계를 보게 된다.
[물리학이 초대한 우주]는 저자의 감성과 지성을 따라가는 여정에서 우리가 우주와 세계를 어찌 보아야 하는지, 우리 자신에 관해 어떤 관점과 사유를 거쳐야 하는지 가늠하게 한다. 이는 우리에게 어깨를 빌려주려는 거인이 어쩌면 하나님은 아닌가 하는 감상을 낳게 한다. 물리학은 세계를 우주를 진리를 이해하려는 의지에서 탄생했다. 우주 창조자의 섭리는 그를 이해하는 여정에서 우리가 차원을 거쳐 그분께로 나아가는 여러 길 중 하나로 들어서게 하는 것이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