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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인터뷰
로렌스 R. 스펜서 엮음, 유리타 옮김 / 아이커넥 / 2013년 10월
평점 :
본서는 1947년 로스웰 비행접시 추락 사건 당시 탑승하고 있던 외계인이 미국 정부에 비밀리에 압송되어 있었고 당시 간호장교였던 기록자와 인터뷰를 진행했었다는 것이 기반이 된 내용이다. 이 기록을 정부의 조처와는 달리 비밀리에 당시 간호장교였던 개인도 소유하다가 2007년 사망이 가까워오자 작가에게 보내 작가가 책으로 출간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본서를 읽은 대중이 주목할 것은 이 기록이 사실이냐 아니냐일 텐데 그에 대해서는 사실이기보다는 날조일 가능성이 더 높아보인다는 것이다. 까닭은 첫째로 기록의 원소유자인 당시 간호장교이던 마틸다 맥엘로이 여사라는 여성이 실존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작가도 전화 통화로만 몇 번 연락을 주고받았다가 서신과 동봉된 자료를 건네 받았다고 하고 이제는 사망했다고 하니 누가 실존 인물인지 확인할 수 있겠나? 둘째로는 작가가 원본을 모두 소각했다고 주장하는 데 있다. 원본 자료를 자신이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미국 정부가 안다면 자신을 살해하려 할 수 있다고 판단되어 모두 소각했다는 것이다. 이 말을 있는 그대로 믿기는 힘든 일이다. 셋째로는 1947년 당시 외계인과 맥엘로이 간호장교가 로스웰 공군 기지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는 걸 입증해 줄 정부가 이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결코 증언해줄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다른 모든 기록 내용의 허술함은 당시 시대적인 상황을 고려해 넘어간다 해도 오리너구리와 같은 생물의 유전자를 디자인하고 생산해내는 데 수조 년의 역사와 기술력을 주장하는 외계인들이 몇 년은 걸린다고 말한 대목이 의혹이 들었다. 현대의 지구의 기술력으로도 정교한 3D 프린터만 제작할 수 있다면 유전자를 디자인하고 생산하는데 잠시면 될 일을 몇 년은 걸릴 거라고 하니 수긍이 되지 않았다.
본서의 내용은 추락한 외계인과 대화를 시도하자 외계인은 텔레파시로 이 간호장교하고만 소통하려 했으나 언어의 차이 때문에 한계가 있었고 그래서 외계인에게 영어를 가르치려 하자 외계인이 짧은 시간만에 언어를 터득하고 방대한 지구의 도서들을 읽어내고는 간호장교에게 텔레파시로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메시지 전체가 일방적인 강의 방식이기도 해서 고대사 수업, 근대사 수업, 사건 연대기, 과학 수업, 불멸성, 미래 수업이라는 식으로 강의록과 같은 제목들이 등장하고 있다.
내용 전반은 온 우주의 생명체들의 존재는 외계인의 설계와 생산으로 가능했고 진화란 허위이고 우주에서 그들은 도메인측과 구제국측으로 나뉘어 전쟁을 하고 있으며 그들 자신도 지구인의 실체도 이즈비(IS-BE)라는 영적 존재이고 이 이즈비는 불멸하는 신적 존재라는 것이다. 지구는 일종의 감옥으로 구제국이 이제까지 관할해 왔고 포로가 된 도메인 이즈비들과 소득세 재산세를 탈세한 구제국 이즈비들 그리고 강력 범죄자 이즈비들을 수용하는 지구 감옥이 지구의 실체라는 것이다. 소소한 다른 내용들 보다 이즈비의 존재 자체와 이즈비의 불멸성과 수조 년을 존재하며 이어진 능력 그리고 지구인들도 이즈비라는 데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있다.
기성의 종교를 부정하고 폄하하는 면이 강하고 인간 사회의 역사와 존재를 부정하는 측면도 강한데 이제까지 인간이 만든 사회, 인간이 만든 종교, 인간의 도덕성과 인간성에 상당한 실망을 느낀 사람들이라면 이 서술에서 일종의 치유를 경험하기도 할 것이다.
전체적으로 실화라기보다는 픽션이라고 다가오지만 픽션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인간과 인간 사회의 것들에서 실망과 상처가 큰 사람들에게 주는 정서적인 치유 효과가 상당하다. 사실이라 믿고 읽으시기보다는 재미로 다가서면서 이 상상이 주는 힐링 효과를 맛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