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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기다려온 구원자는 바로 당신입니다 - IFS가 전하는 행복한 커플의 심리학
리처드 슈워츠 지음, 권혜경 옮김 / 싸이칼러지 코리아 / 2025년 5월
평점 :
당신이 기다려온 구원자는 바로 당신입니다 / 리처드 C. 슈워츠 / 싸이칼러지 코리아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 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년(2024년) 4월경 내면가족체계(IFS) 치료법에 관한 소개서 [내면 혁명으로의 초대 IFS]를 읽었는데 IFS의 시스템이 워낙에 원형적이면서도 받아들이기 쉬운 체계라 오래도록 각인이 되었다. 전작은 IFS의 기본적 체계와 적용 방법 그리고 효과가 소개되어있는 소개서였다면 본서는 이 시스템이 커플 사이의 갈등에 적용되면서 개인적 성장과 치유에 이르는 여정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추방자, 매니저, 소방관과 참나의 네 가지 원형의 다양한 인격으로 개인의 인격이 나뉘어 있다고 보고 상처받고 박탈당한 추방자와 그 추방자를 관리하는 매니저, 그 내면의 갈등과 분노를 제어하는 소방관이 추방자를 보호하거나 제어하고 있고 그런 자기를 이루는 다양한 인격들을 이끌어 치유하고 성장시키는 온전한 나인 참나가 있다는 독특한 체계로 심리 치료를 가져오는 것이 내면가족체계(IFS)이다. 독특하다고 한 건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단일 인격 신화’가 아직까지는 지배적이기에 다중인격을 연상시키는 다양한 인격이 기본적인 것이라고 보는 이 체계는 생소하기보다는 독특한 시선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미 심리학의 선구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부터가 이드(원초아), 에고(자아), 수퍼에고(초자아)의 셋으로 인간의 자아를 분열시켰고 더나아가 무의식까지 찾아내면서 단일 인격도 결코 단일함에 갇히지 않는다는 포문을 열지 않았나 싶다. 카를 융 또한 그가 한 인간의 일생을 영웅신화에 대입해 니체가 인격 발달의 여정을 구분한 것과 유사한 여정으로 구분한 것을 한 인격이 지금이라는 순간에도 발달 부분과 미발달 부분이 있을 시 동시에 영웅신화에서 영웅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인격들이 개인의 인격 속에서 다양히 나타날 수 있다는 가정을 할 수도 있다. 융이 연금술과 인격 발달 여정을 비교한 바도 발전이 선형적으로만 이뤄진다는 가정을 제쳐버리면 다양하고 다층적인 인격을 모두 지닌 것이 개인의 인격이라는 가정도 할 수 있다. 어쩌면 본서의 저자 말처럼 단일 인격은 신화 그 이상은 아니지 않나 싶다.
어쨌든 본서는 IFS 치료를 부부와 연인의 갈등에 적용하는 책이라는 것이 전제이다. 하지만 존 볼비가 제기하고 메리 에인워스가 발전시킨 애착 이론을 추방자의 이미지에 대입하여 추방자의 신념체계를 가져온 것을 ‘애착 상처’라 정의하며, 연인이나 배우자가 원래 보호자의 행동을 답습하면 이때 ‘애착 재상처’라는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고 한다. 이에 붕괴되거나 연인을 자신에게 맞게 변화시키려 하거나 자신을 연인에 맞춰 변화시키려 하거나 헤어짐을 선택하는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게 일반적인 경로라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토멘토’라고 하여 이를 연인이 자신에게 치유의 기회를 다시 가져다준 것으로 인식을 전환하며, 참나의 리더쉽을 통해 성장하고 치유할 기회로 삼으라고 말하고 있다. 이 여정은 연극치료와도 비슷하고 최면 치료와도 유사하기도 한데 정신분석과 분석심리학도 어우러진 것 같아 보인다. 게다가 커플 치료라는 점에서 상호 간의 성장과 치유를 동시에 가져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본서에서는 커플 사이의 문제가 성 역할과 인식의 변화로 서로에게 요구되는 바가 다채로워진 시대적 변화로 인해 더욱 가중되기도 했고 어떻게 보면 개인의 충족이 우선되는 시대이기도 해서 나를 위해 상대를 바꾸려한다거나 상대를 위해 나를 바꿔야 한다는 인식을 갖는다는 생각도 들었다. 선택에 단순과 속도를 요구하거나 일시적인 흥미를 충족시키는 게 우선하는 시대라 헤어짐이 쉽게 선택되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성장 그것도 함께 나아가는 성장 그리고 우리가 치유되는 것을 기본으로 보는 본서의 취지는 자신의 선택과 약속에 무게를 두는 좀 더 인간적인 방식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양육자(라고 하면 좀 그렇기도 한데 본서에서는 내면의 여러 인격을 가족이라는 개념으로 보기에 적절한 표현이기도 하다)라는 개념으로 표현하는 데 자신의 참나를 자신의 파트들(앞서 말한 여러 인격들)의 주양육자로 보고 연인이나 배우자는 보조 양육자가 되는 것이 저자의 치료방식이다. 서로 각자의 참나가 주체이며 서로의 참나가 협조하고 보조하기에 치유와 성장에서 더욱 시너지 효과가 커진다는 것이다.
본서에서는 치료를 자기만 또는 커플 간에만 하기보다 중재자랄까가 있어야 효과적이라 말하는데 상담가 내지는 치료사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심각하지 않은 갈등이라면 본서를 읽어보며 서로 노력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심각한 갈등 상황이라면 IFS의 치료과정을 본서를 통해 엿보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며 갈등을 해소하고 서로 성장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