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행복 - 아리스토텔레스에게 배우는 행복에 관한 철학 수업
양현길 지음 / 유노책주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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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인생수업] 이후 두 번째로 읽어보는 고대 그리스 철학책이다. 플라톤의 제자이자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스승이기도 한 그의 철학에서 플라톤의 가르침이 전승된 부분과 함께 그의 독자성이자 이후 유학의 가르침과 맞닿은 대목도 눈에 들어왔다.

 

행복을 그 자체로 추구할 진정한 의미라 하면서, 스스로 만족하는 자족성과 진정한 인생의 목적으로 보는 목적성을 가진다고 보며, ‘주어진 이성을 최대한 활용해 인간답게 올바르게 사는 상태미덕이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를 추구하는 삶을 의미 있는 것으로 보았다. 물론 외적인 요소도 덕을 실천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보아 현실성이 결여된 행복 추구를 강요하는 가르침은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일어나는 사건에 의해 괴로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에 대해 그들이 갖는 견해에 의해 괴로워한다는 에픽테토스의 말을 들며 행복과 괴로움 사이를 가를 기준은 스스로의 선택에 달린 것으로 보게 하고 있기도 하다.

 

본능적 즐거움과 자극을 의존하는 쾌락적인 삶과 명예와 타인의 평가에 의존하는 정치적인 삶은 이 의존성들이 지속적이고 안정된 행복을 추구하기 어렵게 만든다며 관조적인 삶을 추구할 것을 권하고 있는데 이는 진리를 탐구하고 사물의 본질을 깊이 이해하는 삶을 말한다. 인간 고유의 능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활동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며 이러한 활동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방식을 관조적인 삶이라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다. 그는 관조적인 삶이 인간을 가장 고귀한 상태로 이끈다고 보았다. 몰입은 이러한 상태로 이끄는 근간으로 관조적인 삶과 몰입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외부 요인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한다. 몰입은 관조적 삶을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며 관조적인 삶은 몰입에 의해 더 깊이 실현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삶을 살아가는 가운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중용과 절제이다. 중용은 때에 맞춰 적합한 판단을 하는 것을 말하며 절제는 즐기되 적절함을 아는 데 있다. 느슨하기만 한 것이 중용이 아니고 억압하고 배척하는 것이 절제가 아니다. 이러한 삶을 살아가며 갖추어야 할 것으로 또 다른 것은 실천적 지혜상대방의 입장과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올바른 판단을 하는 것을 이른다. ‘숙고할 때도 상대방의 입장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는 결정을 내릴 때 반드시 참된 이성과 올바른 욕구가 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이를 의지적 욕구라고 했다. 이는 이성이 올바른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욕구가 행동으로 옮겨지도록 만드는 것을 말한다. 이들은 반복을 통해 습관으로 자리 잡아야 하는 것으로 실천적 지혜란 단발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반복과 성찰을 통해서 내면에 자리 잡는 것이라 한다. 실천적 지혜란 다양한 상황 속에서 끊임없이 숙고하고, 판단하며, 선택하고, 결정하는 과정의 반복에서 얻어지는 지혜를 말하는 것이다.

 

또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의한 자기애라는 것은 지금의 나와 내가 꿈꾸는 최고의 나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과정을 말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진정으로 나를 사랑한다는 것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말하는 것이다.

 

알베르 카뮈는 인생은 내가 내린 선택의 합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아무리 사악한 인간들에 둘러싸여 있다고 해도 그들로 인하여 파괴되고 오명을 덮어쓰는 상황이라고 해도 자기가 이루고 싶은 자신을 스스로 지키고 만들어가는 삶은 의미 없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필귀정이란 말이 사실이라면 진실이 언젠가는 밝혀질 것이고, 세상이 그런 게 없는 지옥이라 지옥이란 실명 값을 하는 게 지구라고 해도, 나는 나를 지키며 온전한 내가 되기 위해 살아간다면 언제 어떻게 죽더라도 한과 한탄은 남더라도 나 자신의 선택에 후회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이 책의 일부 내용 중 내게 와닿는 대목만 남겼지만 전체적으로 두고두고 헤아려 볼 만한 내용들이 담긴 책이기도 했다. 자기성찰의 시간을 좋아하고 외향보다는 내향의 시간이 자주인 분들을 위해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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