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테크 익스프레스 - 혁신 신약을 찾아서
조진호 지음 / 히포크라테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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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히포크라테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20226월경 암이 정복되었다는 외신이 있었다. 국내에는 유투브에서 [NTD Korea] 채널을 통해 접할 수 있는데 단일클론 항체 요법이라는 단순 복약으로 임상 14명 중 14명 모두 완치라는 기적을 이루었다고 한다. 직장암에 한정된 임상이었지만 전원 완치라는 결과는 획기적이기도 했다. 도스토리맙이라는 이 성분은 잼펠리라는 약으로 시판된다고도 했다.

 

이후에는 암치료에 중입자 치료기가 혁신을 일으킨다는 뉴스도 이어졌다. 이 시대에 노화와 함께 암은 조만간 정복을 앞둔 대상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주는 뉴스들이었다.

 

그러나 2년 이상의 시간이 흐른 현재에도 암이 완벽히 정복되었다는 소식은 없다. 상용화가 어려운 것인지 거듭되는 임상에서 다른 부작용이나 암의 재발 등 다른 문제들이 발견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희망을 가진 말기암 환자들이 있었다면 희망이 꺾이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암 정복을 운운한 뉴스에도 이후 전 세계적으로 많은 정치인과 스타와 운동선수들의 암 투병 사망은 이어졌다.

 

과연 암은 정복될 수 있는 걸까? 암을 치료하는 획기적인 치료법은 없는 걸까? 그런 의문을 많은 분들이 가지실 만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본서 [바이오테크 익스프레스][그래비티 익스프레스], [게놈 익스프레스], [아톰 익스프레스], [에볼루션 익스프레스] 등 익스프레스 시리즈로 과학 그래픽노블계의 역사를 만들고 있는 과학 스토리텔러 조진호 작가의 책이다. [바이오테크 익스프레스]란 제목대로 신약 개발의 여정을 다루고 있지만, 신약 개발이라는 데만 주목하기보다 암의 발병 기전을 세밀히 소개하고 그 과정에 신약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에 더 주목한 서술을 한 책이다.

 

1장에서는 암을 제거하는 면역계 전반의 기전을 상세히 밝히고 암이 발병할 때 암세포들이 면역계의 기능을 어떻게 속이고 살아남아 활성화되는지를 다룬다. 면역 기능을 하는 종양억제유전자, M1 대식세포, M2 대식세포, 그리고 면역관문 AXL의 기능이 자신을 속이는 암세포에 의해 어떻게 왜곡되는지를 알리고 그에 대한 신약 면역 항암제 아드릭세티닙(Q702)의 역할을 설명하고 있다.

 

2장에서는 세포분열이 단계를 거치며 이루어지고 있음을 설명하고 이 세포주기에 영향을 줌으로써 암세포의 작용에 면역기능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서술한다. 그러한 기능을 하는 신약 CDK7 저해제(Q901)의 효능을 설명하고 있다.

 

3장에서는 이상 단백질을 처리하는 프로테아좀의 기능 이상을 차단해 혈액암을 치유하는 프로테아좀 저해제에 대해 설명한다.

 

4장은 결핵에 대한 장으로 세포호흡 APT를 제어하여 결핵을 치료하는 신약 텔라세빅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다만 ATP는 그 기능과 과정이 대학 강의에서 한 학기 동안 다룰 정도로 복잡하여 그에 대해서는 설명을 약소화 하고 있다.)

 

면역계의 기능 전반과 암의 발병 기전 그리고 신약들의 역할을 이해하기 쉽고 몰입감 높게 서술한 것이 본서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일상과 거리가 있는 다소 어려운 분야다 보니 짐짓 지루할 수 있는 내용인데 그래픽노블이다 보니 의인화와 영웅서사를 더해 재밌게 몰입할 수 있도록 배려한 책이다.

 

의학 분야의 책이지만 암세포가 자기의 권한만 강화하고 자기에게만 에너지와 영양을 돌리도록 인체 기능을 변화시키는 과정은, 정상 세포들이 자기와 다른 세포 간의 의무와 역할에 경계를 두고 선을 지키며 자기 역할을 함으로써 인체가 기능을 유지하는 과정과 대비됨으로써 사회적 역할과 의무 그리고 권리 사이에 타자와의 조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한다. 그리고 현재의 능력주의 사회라는 구조가 변이해 세습으로 부가 계승되며 일부 계층에서만 부와 권리가 확장되는 현실이 비추어 보였다. 세상에도 암 치료제가 필요한 것이다.

 

본서는 의학 그래픽노블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지만 독자가 어떠한 관점으로 읽느냐에 따라 관점의 폭을 확장시켜 주는 역할도 할 수 있는 책이다. 관심 분야의 폭을 넓히는 것도 다른 분야를 통해 인식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런 까닭에 건강과 암에 대한 궁금증이 있으신 분들과 상식의 확장을 원하시는 분들께 권해드려도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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