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발 급살병과 대시국 의통군
이훈오 지음 / 지식과감성#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미래 예측 분야를 좋아하다 보니 덩달아 동서양과 한국 고유의 예언을 좋아하게 되고 다양한 예언이 담긴 경전류와 방송 등을 즐기게 되었는데 그러다 이 책의 출간 소식을 알게 되어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증산도 계열 종파인 태을도에서 출간한 책으로 처음엔 증산도에서 출간한 책인 줄 알았다가 읽고 보니 태을도의 도서였다. 증산도는 본향이 대전이라는데 태을도는 교단은 서울에 있고 기원은 전라도 고부라고 한다. 하지만 기원을 따지자면 고인이신 증산 강일순 선생이 시원일 테니 증산도 계열 종파 전체가 기원은 전라도 지역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본서의 내용은 그들의 경전에서의 강일순 선생 말씀과 행동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어 강일순 선생의 생몰 연대라도 언급해야 할 것 같다. 1871111일에서 190989일을 살다가신 분으로 이 시기의 한반도 역사가 외세와 서학과 동학이 어우러진 혼세이다 보니 자신(증산 강일순)이 하나님이 인간으로 화하여 세상에 나온 것이라는 등의 허황된 주장의 어불성설인 논리도 통용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본서의 내용을 압축 요약하자면, 한반도는 우주의 기운이 서리는 지구의 혈자리로 이곳에서 인류의 원과 한과 바람이 어우러져 펼쳐지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사용된 어휘는 다를 수 있지만 의미를 옮겨 담았다) 그래서 한반도에서 그들이 상제라 칭하는 하나님이신 강일순님이 태어나신 것이며 인류의 다음 세기가 펼쳐지는 여정인 군사적 질병적 재난들이 펼쳐지는 것이라 말하고 있다. 이곳 한반도 군산에서 급살병이라는 것이 서북으로 퍼져 올라가서는 49일간 전국을 휘젓고 전 세계로도 펼쳐져 3년을 간다고 하며 그 이전에 북한의 침공으로 남북간의 전쟁이 일지만, 그것도 급살병의 확산으로 중단된다고 한다. 이 한반도의 전쟁은 세계의 향방을 가르는 전쟁이 되는데 이로 인하여 세계가 일통 일가를 이룬다고 한다. 아마도 세계단일국가화될 거라는 미래상을 예언하고 계신 것 같다. 이 모두를 증상도에서는 해원(원한이 해소되는)의 여정으로 보는데 태을도에서는 인간의 독기와 살기가 불러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증산도 계열 종파들에서는 모두 이런 시대를 고대한 모양이다. 본서에서도 언급되었지만 강일순 선생께서 생존해 계실 당시에도 그날이 왜 빨리 오지 않느냐고 재촉하는 신도들이 있었다고 하는데 근래의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야 이 종파들의 신앙이 밀물처럼 활성화되고 있는 듯하다. 증산도의 [이것이 개벽이다] 같은 책들은 내가 어렸을 때부터 유행하기도 해서 중학시절에도 재미나게 읽었고 몇 년 전에도 신간으로 재독하기도 했다. 증산도 계열에서는 본인들의 교리 그러니까 강일순님의 예언에 기존 동서양의 예언들을 보강해서 예언들을 종합해 미래를 예측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는 [이것이 개벽이다] 시리즈와 [개벽 실제 상황]이라는 증산도 도서들이 훨씬 재미나게 서술되고 편집된 책들이다.

 

본서에서도 탄허 스님의 월출산 영봉에 물이 차고 그 수면에 달이 비치고 나면 30년 후에 여성지도자가 한반도에 등장하고 그로부터 삼사년 후에 남북이 통일된다는 예언을 언급하기도 하는데 본서의 저자께서는 그걸 3~4년 후로 보고 자기 종파가 남북을 통일한 종파라고 주장하는데 그건 너무 억지 해석이다. 동양에서는 삼사년이라고 한문으로 기록했다고 하면 이는 3~4년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12년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이팔 청춘은 16세를 이야기하는 것이고 한단고기인가 삼국유사인가에서 웅녀가 환웅님께 참사람이 되기를 청하고 참사람이 되는 수행 기간으로 받은 기간이 삼칠일인데 이 또한 3~7일이 아니라 전통적인 해석대로 21일을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탄허 스님께서 말씀하신 여성지도자가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할 때 그녀의 취임 연도인 2013년에서 탄핵 연도인 2017년에 12년을 대입하면 2025년에서 2029년 사이 남북이 통일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모든 예언은 맞을 때도 틀릴 때도 있을 수 있다는 걸 감안할 때 이 시기까지 판단은 보류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어쨋건 증산 강일순 선생과 탄허 스님의 에언을 동시에 보면 2025년에서 2029년 사이에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며, 이 전쟁은 세계의 향방을 가르는 전쟁으로 비화되는데 한반도 내에서는 군산에서 대감염병이 서울 경기지역까지 전파되는 과정에서 전세계로 확산되고 한반도 내에서는 49일로 팬데믹이 완화되지만 그즈음 한반도 내에서의 전쟁은 중단된다고 볼 수 있다. 이 시기 즈음부터 시작되어 세계단일 정부나 보다 강력한 권한을 가진 세계기구의 출범이나 기존 UN의 권한 강화가 있을 거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나로서는 예언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퍼즐을 맞추듯 결합하며 재미를 느끼는 편이지만 이 시대답게 비판적 사고를 통해 재해석 해보도록 하겠다. 우선 한반도가 과연 우주의 기운이 서리는 풍수적인 대우주의 길지라는 해석이 논리적으로 말이 되는가를 보자. 만약 한반도의 풍수가 그런 고차원적인 길지였다면 중국이 유사 이래 한반도 내 국가들과 사신을 서로 왕래하면서 한반도의 풍수를 파악하지 못했을리 없다. 일본이 한반도의 풍수가 일본 풍수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고 판단하자 한반도 각지의 명지에다 대못을 박아 넣은 사례들을 보더라도, 풍수를 신봉했던 동아시아 전체에서 왕중왕인 중국이, 우주 최고의 명당이 한반도였다면 한반도를 침공해 중국 역대 정권들의 수도로 삼았던가 우주의 기운이 한반도로 흘러가지 않도록 여러 방법들을 간구했을 것이다. 한마디로 역사의 흐름을 볼 때 한반도가 전 지구적이고 우주적인 차원의 명당이라는 논리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강일순 선생이 하나님이라니 예수가 구약이라는 유대인들의 성경에서는 근거도 찾아볼 수 없는 하나님의 독생자로 탈바꿈된 것과 하등의 차이가 없는 뻘소리가 아닌가 싶다. 예수는 자신이 죄인들을 위해서 왔다고 했는지 모르겠다. 다만 구약에서도 아담과 하와의 지혜의 열매를 먹은 죄를 원죄라며 그 죄가 인류 전체에게 계승되기에 그걸 대신 속죄하기 위해 예수가 처형당했다는 말도 안 되는 논리는 유대인들은 신봉하지 않는 주장이다. 유대인들은 아담과 하와의 죄가 계승된다고 믿지조차 않았다. 구약에서는 사람이 죄짓지 않고 사는 날이 없기에 죄인이라고 말했으며 유대인들에게 죄란 그렇게 과녁에서 빗나가는 것과 같이 잠시 노선을 벗어나는 걸 이야기했을 뿐이다. 그런 것을 예수의 제자들은 죄인의 개념을 극대화해 예수를 신격화하는 데 이용했다. 예수의 제자들이 예수를 신격화하기 위해 독생자 개념을 창조했고 다윗의 자손 중에 베들레햄에서 태어나는 이가 메시아가 된다는 유대인들 경전의 전승을 예수에게 덧쓰우려 예수와는 관련도 없는 예수의 양아버지의 계보를 다윗과 연결 지었다. 그게 억지인 것은 복음서들마다 예수 양아버지의 다윗 족보가 현격하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 수 있다. 또한 나사렛에서 출생한 예수를 메시아가 베들레햄에서 출생한다는 전승에 억지로 꿰어맞추려 예수 출생지를 베들레헴으로 조작했다는 것도 예수의 사촌 동생인 요한의 요한 복음서에서는 예수가 베들레햄 출생으로 그려지지 않았다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성모 마리아의 자매인 요한의 어머니가 예수 출생지를 잘 알겠나 전혀 남인 복음서 작성자들이 예수의 출생지를 더 잘 알았겠나는 이미 답이 나온 의문이지 않은가 말이다. 예수는 자신이 독생자라고 한 적이 없고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했으며 다른 모든 자신의 제자들에게도 너희는 하나님의 자녀라고 했다. 독생자이자 하나님과 동격이라고 자신을 호도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만약 예수가 그랬다면 그는 그냥 MAST(신의 광인)일 뿐이다. 미친놈이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자신이 하나님의 독생자도 아니라 하나님이 인간으로 화현한 것이다라고 말하는 이는 어떻게 보아야 할까? 그도 그냥 MAST일 뿐이다.

 

강일순님이 하나님이라면 전지, 전능, 불멸, 편재해야 할 일인데 자신이 인간들을 죽이고자 대감염병과 대전쟁의 시대를 기획하고는 다시 그를 막겠다며 천지공사를 한다? 그게 전지하고 전능한 존재가 하는 행동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하나님이라면 애초에 완벽한 계획을 세웠어야 한다. 또 그걸 수정하는 과정이 제한된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강일순 선생이 인류가 겪을 대재난의 수위를 낮추려 행한 과정을 천지공사라고 하는데 인류가 겪을 일을 축소했다고 주장하나 그것은 그의 주장일 뿐 증명할 수 없으며 증명된다고 해도 전능한 하나님이라면 무효로 만들면 되지 축소하는 정도 밖에 못하는 건 또 뭔가? 그리고 그는 죽었다. 불멸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하나님의 속성 중 무엇 하나도 없었는데 하나님이라는 논리가 말이 되는가?

 

그리고 그는 인간이 대감염병을 겪는 이유와 전쟁을 겪는 이유를 인간의 독기와 살기 때문이며 이 모든 과정은 해원의 과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일견 맥락 지으며 스토리로서 원인과 조건과 결과를 찾기 좋아하는 인간들이 혹할 만한 논리다. 모든 것이 무작위라거나 우연일 뿐이라고 하는 말보다는 대중이 혹하고 솔깃한 해석이기는 하다. 하지만 대감염병도 대전란도 결국에는 치밀한 기획으로 이뤄진다는 것이 사실에 더 가깝다. 5나도 하얀 신발도 몇몇 초극부층이 후원하던 중국의 실험실에서 발원하였거나 그들이 투자한 제약사들에서 하얀신발이 출시되었고 투자한 초극부층들은 팬데믹 시기 동안 천문학적인 부를 창출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AI와 로봇 기술이 대대적으로 실용화될 시점을 앞둔 초대량의 실업자들이 쏟아져나와 초극부층들의 세금으로 전세계 시민들 대다수를 복지 부담으로 부양해야 할 미래를 생각할 때 상당히 시기 적절한 팬데믹이었다. 대전쟁(세계대전)과 반복되는 팬데믹은 초극부층의 복지 부담을 절대적으로 감소시키며 새로운 사회구조와 경제체제를 불러오는 효율적인 방식이라는 말이다. 이런 효율을 그럴 힘을 가진 이들이 시행하지 않으리라고 기대하는 것도 비합리적인 기대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대전란과 대감염병은 인간의 독기와 살기나 쌓인 원한이 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냉철한 이성과 살벌한 판단력이 불러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독기과 살기가 불러오는 것이 아니냐 쌓인 원한이 그런 인물들을 키워내 인재를 야기하는 것이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건 아전인수적인 해석이다. 강일순님은 이 상황을 인간들의 기획이나 계획의 실현으로 말하지 않았다. 그는 사태의 표면만 비전으로 볼 수 있었거나 기존의 예언들을 기반으로 예측했을 뿐 현상의 이면을 보지 못했다. 오히려 예수는 성전에서 환전상을 공격했는데 나로서는 그가 환전상을 공격한 것을 성스러운 곳에서 이윤 추구만을 하는 인간의 탐욕 때문에 화가 난 것이 아니라 그때로서는 먼 미래인 현재의 세계상을 비전으로 보고 금융가들을 주축으로 한 초극부층이 세계인들 다수를 죽이는 것을 예지하고는 그것이 화가 나 그들의 기원이랄 수 있는 환전상을 공격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게 아니라면 자신의 신도 숫자가 더 많다고 소수인 환전상과 그 경호원들을 짓밟으려 한 깡패 양아치일 뿐인 존재가 예수였단 말인데 나로서는 그리 보지 않는다.

 

그리고 본서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이야기인데 군 시절에 본 증산도 서적에서 강일순님이 미래에 벌어지는 판을 역변시키는 존재를 상씨름꾼이라며 그 판 밖에서 판의 흐름을 좌우해 버리는 상씨름꾼을 자신이 보낸 사람이라고 하고 있다. 나는 그가 상씨름꾼이라고 말한 그 인물이 메시아라고 생각한다. 예수는 그를 보혜사라고 칭했는데 어떤 호칭이었든 대환란의 시대에 대환란을 뒤바꾸는 존재가 예견된 것이 사실이라면 그런 존재가 바로 메시아가 아니겠는가? 그보다 먼저 온 존재들이 그 미래를 보고 그를 자신이 보냈다거나 그는 자신의 일을 대신하는 보혜사라고 칭하는 것은 그들의 망상이 불러온 해석이지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앞서와서 문제를 예견하는 자는 예견자일 뿐이지 문제를 진짜 해결하는 사람이 진짜 문제해결자인 것은 당연한 이치라 본다. 지가 독생자라는 사람도 지가 하나님이라는 사람도 문제의 시기에 오지 않았고 예견만 했을 뿐이지 않은가? 기출문제에 아마도 고난이도의 문제가 등장할 것이다라고 예측하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다. 문제를 풀어내는 사람이 문제해결자인 것이 당연한 일이다.

 

문제를 예견만 하는 건 누구라도 할 수 있다. 기존의 예언을 혼합하고 예측되는 미래상까지 더해 예언을 해 보라면 나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예언 정보 마니아와 미래 예측 정보 마니아라면 누구라도 이전 예언자들 못지않게 그럴듯한 예언을 할 수 있다. 예수든 강일순이든 먼저 와서 미리 말한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해당 시대에 살며 해당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 진짜 문제해결자이고 메시아일 것이다.

 

본서에 대한 감상은 재미 삼아 볼 만은 한데 [이것은 개벽이다] 시리즈처럼 재미나지도 않고 분량도 조금 아쉽다는 것이다. [이것이 개벽이다]가 너무 월등한 클라스인 것이 사실이긴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