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 혁명으로의 초대 IFS - 내 마음속 독재자로부터 탈출하는 법
리처드 슈워츠 지음, 권혜경 옮김 / 싸이칼러지 코리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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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자신의 내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심리치료체계들을 접하면서 보다 나은 그리고 보다 쉬운 심리치료법은 무얼까 궁금해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선입관 때문에 정신과를 찾기보다 먼저 마음이 이끌리는 치료법, 스스로 대처할 수 있을 치료법을 찾고 있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이런 분들은 다양한 심리학파들의 학술서들이나 여러 심리치료 체계들에 대한 저작들에 열려있게 마련이다. 종래에는 자기 대처만이 아닌 상담가의 치료과정을 따르게 될 수도 있고 말이다. 이에 이르기까지 공부하고 내면의 치유에 접근하려는 노력도 계속될 것이다. 리뷰를 쓰고 있는 본인도 스스로에 문제들을 자각하고 있기에, 다양한 매체와 저작들을 통해 내면의 치유와 내면의 평화에 가닿으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본서도 그 과정에 알게 되어 다가선 책이다.

 

본서 [내면 혁명으로의 초대 IFS]IFS기법의 창시자인 리처드 슈워츠 박사가 쓴 최초의 IFS에 대한 소개서 [Introduction to Internal Family Systems]에 대한 번역서로서 내면 가족 체계에 대한 국내 최초의 번역서라고 한다. 역자인 권혜경 씨도 IFS 트레이너이자 뉴욕에서 정신분석가로 활동하고 있는 IFS 전문가이다. 본서의 본문을 조금이라도 읽어보면 알겠지만 전문적인 내용을 대중이 접근하기 쉽도록 서술하고 있는 책이다. 다만 1장의 번역은 다소 읽기에 난해하기도 한데, 난이도가 디오도어 루빈의 [절망이 아닌 선택]의 국내 번역서만큼이나 쉽게 읽히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치유 체계의 이론적 배경을 상세히 설명하는 본론이 시작되는 2장부터는 개념도 서술도 상당히 쉬운 편이라 그런지 쉬운 문장들로 이어진다.

 

IFS[Internal Family Systems]의 약자로, 인간을 기본적으로 내면에 하위체계로나 다층적으로 여러 부분(인격)을 소유한 복합적인 존재로 보며, 이러한 인격의 다양한 측면에 충돌 해소를 치료 여정에 필수적인 요소로 보는 심리치료 체계이다. 본서에서는 순간에 따라 감정과 생각이 일어나는 이유를 저자가 파트라고 명명한 각 하위 인격들의 활동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파트에 대해 알아보기 이전에 저자가 전하는 참나를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데 True Self라는 다른 심리학파에서는 참자기로도 번역하는 개념에 대해 저자는 이해와 연민과 호기심, 자신감, 관점이 긍정적이고 선한 상태로 정의하고 있다. 불가의 불성과도 연계를 지으며 설명하는데, 사실 불가에서는 불성이나 원성실성에 대해 분별이 없고 무아로 정의하기에, 저자가 정의하듯 정의롭다는 개념과도 같은 윤리적인 차원의 분별심을 나타낼 리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동서양 철학과 심리학의 융합적 차원의 관점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다시 내면 가족 체계라는 이 심리치료법의 근본 이론에 관해 설명하자면, 인간은 다양한 감정과 생각의 범주를 갖고 있는데, 이는 분화되어 각각의 인격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저자는 정의하고 있다. 이 다양한 인격은 한 사람의 내면에서 각기 그 사람을 보호하거나 일상을 지속하기 위해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유년기에 지니게 되는 트라우마나 마음의 상처들이 이 인격들 곧 파트마다 다른 역할을 부여하게 되고, 이 영향으로 개인이 문제를 드러내게 되거나 내포하게 된다는 것이다. 파트는 각각 추방자, 매니저, 소방관으로 분류할 수 있고, 각 범주에서도 개인에 행사하는 영향력으로 다양한 분류가 일어날 수 있다. 매니저는 다른 인격들과 소통하거나 다른 인격들을 제어함으로써 일상을 지속하며 삶을 유지하도록 관리하는 인격이며, 추방자는 트라우마 등으로 상처를 입고 내면에서 추방당하는 인격으로 이 인격으로 인해 삶에 대한 관점이 정해진다고 한다. 소방관은 추방자가 생겨나며 동시에 일어나는 인격으로 심리적인 반응과 육체적인 반응들을 일으켜 내적 외적 문제를 촉발하는 존재라고 한다. 이들은 모두 특정 사건 등의 순간에서 갖게 되는 각자의 감정과 생각을 마음의 짐으로 갖게 되어 개인의 특화된 문제를 드러내는 작용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참나로서 살아가는 데 이 파트들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부정적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내면의 문제들 다시 말해 파트들이 갖게 된 마음의 짐이 해결되면 파트들은 다시 참나로서의 나를 지지하는 지지자로 돌아선다고 한다. 이 파트들을 내면의 가족으로 보고 가족치료의 체계를 적용하였기에 내면 가족 체계라는 이 기법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치유기법은 잠시 파트들에게 물러나 달라고 요구하여 참나가 활동하도록 만드는 것과 각 파트들에게 문제의 시기를 보여달라고 요구하여 그 시간을 목격하는 게 치료기법의 핵심이다. 치유기법 자체는 어렵지 않으나 내담자의 트라우마에 따라 또 내담자의 상이함에 따라 치료 여정이 짧을 수도 비교적 길 수도 있다고 한다.

 

어찌 보면 샤먼이 행하는 주술 같기도 하지만 이 시기에 붐을 이루는 치료기법이기도 하고 대중적으로 이 기법의 근본 이론이 대중의 이해에 가닿았기도 한 듯하다. 과거에는 기독교의 원죄론이나, 다윈의 진화론에 근거한 이기적 본성, 또 학업을 통해 인간이 무지한 상태에서 계몽된다고 하는, 변화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 관점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하지만 최면이나 외상학이라는 트라우마학 등을 통해 인간의 인격이 다양한 차원을 갖고 있다는 것이 상식이 되고, 고대의 주술이나 영성 체계 등을 통해, 일상을 향유하게 하는 인격들에 대한 인식이 과거부터 있었다는 것을 밝혀낸 현재에는, 인간의 다중인격적인 심리상태가 이해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되었다. 이런 고대와 현재를 잇는 심리치료 체계를 통해 자신의 내적 문제들을 바라보고 치유할 수 있다면 그저 간과하기만 해서는 안 될 일이 아닌가 싶다.

 

인간은 태어나 살게 되며 괴로움과 상처를 안게 될 수 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살아가며 그 괴로움과 상처를 떨쳐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으려 애를 쓰는 것도 인간의 당연한 본성일 것이다. 나으려는 과정에 다양한 치유의 방식을 시도해 보는 것도 우리의 의무가 아닌가 싶다. 그런 의미에서 본서는 나으려는 누구나 가까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싸이칼러지 코리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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