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하지 마라 기대하지 마라
그저 지금 이 순간에 머물라고 한다. 하지만
후회도 기대도 인간의 천성이 아닐까?
모질게 마음 먹다가도 다시 돌아서는 것 역시 그럴 것이다
나를 속이고 내게서 모든 것을 앗아간 이들의
세월에 안타까워함도
원망과 함께 연민이 인간의 천성이어서 그러리라
살다보면 살아진다는 노래가
너무 오래 처연하다가도 끝내는 이해되는 순간이 오는 것도
자신 마저 연민할 수 있는 인간의 천성 때문이리라
살아남은 사람의 허풍 같다는 느낌이 크던 그 노래가
다가오는 순간에는 아마도
후회도 기대도 모진 마음도 돌아섬도 안타까움도 자기연민도
모두 가슴 한 자락을 스치고 지나가기 때문이겠지
그래, 나는 살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