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이란 키워드
백년이라 하면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이 생각이 난다 마꼰도에서 벌어진 부엔디아 대령의 집안사에 스며내린 고독, 그 깊은 고독감의 극치는 이 책의 백미이다 제목도 <백년의 고독>, 어떻게 이름을 이렇게 잘 지을 수 있나? 안정효의 <백년동안의 고독>보다 훨씬 감칠맛 난다 마르케스의 백년이라 함은 백(100)이라는 숫자에 갇힌다기 보다 훨씬 더 길고 파란만장한 세월의 길이를 상징하는 숫자, 메타포라고 할 수 있겠다
김형석의 백년인생의 비결
김형석교수의 <백년을 살아보니>는 이런 마르케즈의 상징적인 백년이 아니라 말 그대로 “백세인생”을 사신 분의 에세이이다 고령화시대에 그래도 백세를 사셨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다 그렇다고 그분이 장수를 위해 특별히 신경 쓴 것은 없다 그는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지 않았다 그는 일을 조금 더 하기 위해 운동을 했고 그게 매주 수영장에 3번씩 출입하여 수영을 하신다고 했다 이 포커스, 초점이 너무 매력적이다 “일을 조금 더 하기 위해서” 운동을 했다는 관점이다 물론 고령화시대에 고령자들의, 노인들의 무위고도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고, 현실이다 그런데 그는 이제 100세에 닿았는데 아직도 그를 찾는 이가 있어 강연을 다니고 글을 쓰신다 연로하셔도 할 수 있는 일을 위해 자기관리, 자기건강을 챙기신 부분은 역시 대단하다 더 대단하신 것은 <그의 관점focus>이다
부의 요소는?
<부의 추월차선>은 저자가 30대에 람보르기니를 탄 여린시절의 로망과 꿈을 이뤘다고 호들갑을 떨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전형적인 자기계발서이다 하지만 점점 그는 부에는 ‘추월차선’과 ‘서행차선’이 있다는 이야기하는 대목이 흥미롭다 더 주목할만 한 것은 그가 부의 3가지 요소로 3F를 이야기하는데, 거기에 가족family(관계), 건강fitness(신체), 자유freedom(선택)들고 있다 근데 그는 람보르기니를 타지만 그게 행복의 근간이 되는 돈(재정)finance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는다 그에겐 부의 3요소는 바로 이런 것이다 그게 충격적이었다 반전의 매력! 부의 3요소에 ‘건강’이 있다는 것이 너무 놀랍지 않은가! 김형석교수는 그런 측면에서 부를 소유한 인물이다
백년을 살고자 하는 자는 이것을 기억하라!
이 책을 읽으면서 또 하나 강하게 다가온 것은 아무나 장수할 수 없는 것을 느꼈는데, 마르틴 루터는 “사람에게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별)”이라고 한다 그것만큼 정신적인 데미지를 주는 사건은 없다 우린 모두가 장수하길 원하고 오래 살길 바란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소수일 것이다 왜냐고? 고령화시대인데? 무슨 이야길 하느냐고? 우리는 백세시대를 살면서 백년을 살면 앞에서 마르케스 이야길 했는데 말 그대로 “백년의 고독”을 감내해야 한다 저자 김형석 교수는 사랑하는 아내를 20년 동안 병간호했다 그리고 먼저 떠나보내셨다 그리고 북한에서 월남하면서 헤어진 친구들, 다시 만난 친구들, 어릴 적 친구들, 지식인들...빼놓을 수 없는 백년의 친구들이 다 먼저 세상을 떠났고 그들을 그리워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버텨낼 내구성의 그릇이 준비되어야 100년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아내를 떠나 보내고 재혼을 권하는 주위의 분위기도 있었지만 홀로 지내고 계신다 그러면서 외로워하신다 ...백년의 고독이다...
숫자 백100보다 더 중요한 것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아픔과 슬픔을 추스리고 혼자서 내면을 케어하는 자는 곧 백년의 생애를 사는 셈이다 숫자 100이 주는 100년이라기 보다 그는 물리적, 시간적 격차를 껴안고 외로움과 고독과 싸워 버텨낸 영원한 인생이기 때문이다 저자 김형석은 그렇게 꽉꽉 채운 인생을 살고 있다고 나는 인생선배이신 그분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