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흘리는 소설>은 8명의 작가가 쓴 8개의 단편 소설 컬렉션이다. 다양한 맛을 볼 수 있는데, 특별히 '땀 흘리는' 노동자에 대한 소재를 다룸으로써 <땀 흘리는 소설>을 모아서 독자에게 보여준다.






1. 어비: 김혜진


주인공 어비는 알바를 하다가 유튜브 먹방 방송으로 업을 전환한다. '나'는 쭉 '일다운 일'을 찾아 헤매는 중이다. '나'는 과연 '일다운 일'을 찾을 수 있을까? 정말 '일다운 일'이란 어떤 것일까?



유튜브 먹방 방송에 대해 '일다운 일'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어비의 '철학의 부재'를 지적할 수 있겠다. 어비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인들의 시선과 편견이 또 한 몫 한다. 지금은 유튜브가 굉장히 보편화되었지만, 이 작품이 나올 때가 2016년이니 아마 지금보다도 사회적인 시선이 조금 더 딱딱했을 수도 있겠다 싶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접어들면서 이제 '땀 흘리며 일하는 것'에 대한 새로운 정의, 재정의가 필요하다. 내가 하는 일은 '땀 흘리는 참된 노동인가?'라는 질문을 주인공이 던진 셈인데, 정말 자신이 최선을 다해서 올인하는 직업Job이라면, 굳이 육체적인 땀을 흘리지 않더라도, 그것이 놀고 먹으면서 독자를 확보하는 먹방 유튜브 방송이라고 하더라도 그건 실제 땀을 흘리는 것이다. 업에 대한, 노동에 대한 편견, 땀 흘리는 노동에 대한 색안경을 끼고 우리가 우리 세대 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 다음 시대의 노동을 폄하해선 아니될 것이다.







2. 가만한 나날: 김세희


주인공은 마케팅 블로거이지만, 그 블로그는 거짓이 가득한 가짜이다. 우리가 아무리 취업이 되지 않아 어렵고 힘든 시대이지만, 무작정 돈을 벌 요량으로 직업을 선택할 때 '사회적 책임'과 '도덕성' 배제하고 시작하는 것이 어떠한 지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3. 기도: 김애란


취준생의 아픔과 비애를 그린 김애란의 소설이다. 취업이 워낙 안 되니 알바라도 해야겠다 싶어 ' 취업경로 설문조사'라는 시작한다. 보수는 3시간에 문화상품권 3만원, 근데 알고보니 문상 5천원짜리 3장이었다는...(끝이 그렇게 난 것으로 기억한다. 독서노트에 메모해 둔 것으로 기록한다. 오래 전에 읽어 기억이 가물가물!) 취준쟁의 바닥난 자존감을 그려주는 김애란의 디테일이 감탄할 만하다.



이.생.망: 이번 생은 망했다!


지.옥.고: 지하방.옥탑방.고시원




-취준생의청년들의 아픔과 상처를 느낄 수 있는 단편이었다!







4. 저건 사람도 아니다: 서유미


이 단편은 다른 단편과는 조금 색다른 소재를 다룬다. 바로 '트윈 사이보그 시스템' 즉, AI의 출현을 다룬다. 직장동료인 홍은 주인공을 언제나 앞서나갔다. 육아와 직장일을 동시에 한다는 것이 주인공으로선 벅찼다. 그런데, 홍은 달랐다. 그런데, 알고보니....



'반쯤 지워진 얼굴로 걸어가는 여자는 바로, 홍과 똑같은 홍이었다.'(132p)


'야근, 워커홀릭, 사람같지도 않은 것들'(114p)



-소설에서 AI, 사이보그의 출현을 다룬 점이 이색적이었다. 완전 인간과 똑같은 '트윈 사이보그 시스템'이 등장한다면? 흥미롭다! 인간의 자리에 사이보그가 다 차지한다면?


'저건 사람도 아니다!'







5. 어디까지를 묻다: 구병모


택시기사에게 하소연한다. 한때 성우가 꿈이었으나, 이제는 대기업의 텔레마케팅 직원으로 활동하는 주인공의 말이다.



"사람들은 벼려 온 칼을 이 때다 싶어 우리에게 푹푹 꽂아 넣어요. 장시간 통화로 뜨끈한 귀를 만지작거리다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우리는 피투성이가 되어 있어요. 난자당한 상처를 세심하게 어루만지는 건 고사하고 쏟아진 피를 닦을 시간도 없이 바로 그 다음의 공격이 들어와요."(154p)



텔레마케팅 직원이라고 하니깐, 요근래 Btv에서 '영화 읽어주는 남자'에서 소개된 <젊은이의 양지>가 생각난다. 그 영화 꼭 보고 싶은데, 올해 작품이라 대여가 11,000원이라 가격이 다운될 것을 기대하고 고대하는 중이다. 영화에서는 '이준'이라는 남자주인공이 텔레마케팅직원으로 나온다. 텔레마케팅 직원들은 화장실도 가고싶을 때 못 가서 기저귀를 차고 전화를 돌리는 것을 얼핏 보았다. 아...



구병모는 주인공을 택시기사에게 이런 말은 남긴다.




"나는 어디까지 가려고 이 차를 탄 걸까요."(162p)



여운이 묵직한, 구병모의 단편이다.







6. 코끼리: 김재영


이 이야기는 13살의 소년, 아카스의 시선으로 우리나라에 머물고 있는 불법체류자, 이민자, 소위 이방인들의 삶을 보여준다. 아카스의 아버지는 파키스탄에선 엘리트로 천문학자였지만, 40세에 한국으로 오면서 그는 최하층의 노동자 계급에 불과하다. 조선족 출신 어머니와 결혼했지만, 생활고로 인해 어머니는 가출한다. 막내 아들의 심장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한국으로 온 외국인 노동자 비재 아저씨, 평소 알고 지내던 파키스탄 청년 알리가 그 아저씨의 돈을 훔쳐 달아난다....2호실 방글라데시 아주머니, 1호실 미얀마 아저씨....비극적인 현장에서 삶을 영위하는데 가슴이 서늘하다.



'그렇지만 나보다는 낫겠지. 난...태어난 곳은 있지만 고향이 없다. 한국에 네팔 대사관이 없어 아버지는 혼인신고를 못 했다. 그래서 내겐 호적도 없고, 국적도 없다. 학교에서조차 청강생일 뿐이다. 살아있지만, 태어난 적이 없다고 되어 있는 아이...'(182p)








7. P : 윤고은


우리나라는 산업재해사망률이 OECD국가 중 최악의 수준이다. 사업장의 사고나 재해는 회사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자 개인의 문제'로 치부되기 일쑤이다.


주인공 송은,


'한달 전에 환경부담금 모범 납세자로 표창을 받았고, 이틀 전에 자살했다.'(228p)



송은 '캡슐내시경'임상실험으로 사고가 발생했다. 해파리가 장에서 자라고 있었다.



'장은 송과 하나의 자리를 두고 경쟁할 자신이 없었고, 그래서 송을 팔았다.'(231p)



'장은 조문객이었지만, 자신이 죽은 것처럼 느껴졌다. 영정사진이 거울처럼 보여졌다.'(229p)



직장동료를 적으로 치부할 수 밖에 없는, 결국 송은 자살을 했고, 죽은 송을 보면서 장은 '자신이 죽은 것처럼 느껴졌'고, '영정사진이 거울처럼 보'일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것은 우리 직장의 현주소이자, 우리 사회의 맨얼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8. 알바생자르기: 장강명



"과장님, 제가 회사에 다니는 동안 4대 보험에 가입이 되지 않았더라고요. 알바몬에서 상담을 받아보니까 그게 불법이라며, 이런 경우에 보험취득 신고 미이행으로 회사를 고소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고 싶지는 않은데요. 회사가 부담하지 않았던 4대보험비 액수만큼 저에게 따로 주실 수 없을까요?"(262p)




알바생이 자신의 노동자의 권리를 찾기 위해 다녔던 회사를 찾아간다.



'150만원 달래.'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 여자아이는 가방에 손을 넣어 봉투를 확인했다. 봉투를 떨어뜨리고 돈을 잃어버리게 되지 않을까 겁이 났다(이렇게 주지 말고 계좌로 부쳐줬으면 좋을텐데). 건물을 나서자마자 은행을 찾아갈 참이었다. 학자금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해 독촉을 받고 있었다. 여전히 발목이 아팠다. 인대 수술을 받느라 퇴직금을 다 썼지만 별로 나아진 게 없는 것 같았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고,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266p)












<땀 흘리는 소설>은 노동자에 대한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단편소설집이다. 기본적으로 노동자의 애환과 고통을 다루고 있어 독자는 공감과 위로 뿐만 아니라 연대감도 느끼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는 문학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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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0-11-29 01: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부터 그랬지만, 회사 쪽은 일할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일하는 사람이 있기에 이 사회가 굴러갈 텐데, 그걸 좀 더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희선

scott 2020-12-25 2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카알벨루치님
행복한 연휴 따스한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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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메리 크리스마스^.~

scott 2020-12-31 22: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카알 벨루치님 서재에 새해 연하장 놓고 가여

2021년 새해 행복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2021년 신축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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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복많이 받으세요

희선 2021-01-01 0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카알벨루치 님은 지난해 힘들기도 하고 다행하기도 한 해였을 듯합니다 2021년 더 나은 해가 되기를 바라고, 카알벨루치 님뿐 아니라 카알벨루치 님 식구 모두 건강하게 지내시기를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1-01-01 14: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 해 동안 감사했습니다.
카알 님이 뜻하는 대로 일이 술술 풀리는 행복한 새해가 되길 바랍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