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영화를 언급할 때면 꼭 한 번씩 언급되곤하는게 바로 이 영화 <러브 어페어>다. 사실 간략한 스토리만 살펴봐서는 왜 이 영화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일단 영화를 보고 나면 왜 사람들이 이 영화를 최고로 꼽고, 또 몇 번이고 다시 보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은퇴한 풋볼 선수인 마이크 갬브릴. 그는 바람둥이로 유명하지만, 방송계의 거목인 린 위버와 약혼을 발표하며 바람둥이 생활을 청산하나 싶다. 하지만 호주행 비행기를 탄 그에게 한 여자(테리 멕케이)가 나타나게 되며 상황은 바뀐다. 또 다시 바람기가 발동한 것인가라는 생각도 들지만, 서로 약혼자가 있는 상황이라 그런지 조심스럽기만 하다. 그렇게 짧은 만남으로 끝이 나는건가 싶었던 것도 잠깐, 불행인지 다행인지 비행기 엔진이 고장나 그들은 조그만한 산호섬에 비상착륙하고 그 곳에서 배를 타고 타히티로 향하게 된다. 그렇게 며칠 간을 함께 보낸 두 사람. 그저 불장난으로 끝날 수도 있었지만 결국 마이크는 자신의 진정한 짝이 테리라고 느끼고 자신의 주변을 정리하기 위한 시간을 달라고 한다. 3개월 뒤 엠파이어 스테이츠 전망대에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진 두 사람.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 린과 파혼하고 풋볼 코치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 마이크, CF 음악을 녹음하기도 하고, 유치원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하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 테리. 그렇게 그들이 만나기로 한 날은 하루하루 다가오는데...

  사실 이 영화의 매력은 스토리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배를 타고 타이티로 향하다가 테리와 마이크가 숙모를 찾아가는 장면에서는 아름다운 자연을 볼 수 있고, 또 그 곳에서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수 있었던 숙모와 테리의 대화, 그리고 숙모의 피아노 연주와 테리의 허밍과 같은 장면들은 한 폭의 그림처럼 인상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과 둘러앉아 i will을 수화로 가르치는 장면이나 배 위에서 춤을 추는 장면 등의 다른 장면들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또 하나, 엔리오 모리꼬레의 음악이 빠졌다면 이 영화는 절반의 완성밖에 이룰 수 없었을 것이다. 엔리오 모리꼬레의 서정적이면서 따뜻한 음악이 함께 어우러졌기에 더 멋진 영화로 탄생한 것이다. 

  약혼자가 있는 상태에서 상대방을 만난다는 점에서 자칫 자극적인 설정으로 흘러갈 수도 있었지만, 그런 화면없이 깔끔하게 두 사람의 사랑을 다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인상적인 영화가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아네트 베닝과 워렌 비티, 실제 부부인 두 사람의 출연으로 오히려 더 영화가 플러스 알파가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어쨌거나, 로맨틱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쯤 봐야 할 영화가 아닐까 싶다. 몇 번을 다시 봐도 질리지 않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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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7-08-03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참 멋지죠..이 영화를 계기로 둘이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배경도 한 몫 하구요.

이매지 2007-08-03 23:05   좋아요 0 | URL
이 영화 한 3번 정도 봤는데 볼때마다 너무 좋아요 >ㅁ<

가시장미 2007-08-04 0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어. 나도 다시 보고 싶어. 이 영화.. ^^ 근데, 매지의 사랑은 여전한가?
남자친구 이제 제대할 때 아닌가? ㅋㅋ 오랜만에 와서 궁금해서! 으흐

이매지 2007-08-04 10:01   좋아요 0 | URL
남친님은 벌써 예~엣날에 제대해서
학교 복학한지도 2년이 지났다구 ㅎㅎㅎㅎ
 

  꽤 예전에 나온 영화였고, 이미 본 영화였지만 또 본 이유는 순전히 내가 이 영화의 원작소설을 이제서야 읽었기때문이다. 대개의 영화의 원작 소설은 영화의 개봉과 발맞춰 나오기 마련인데 이 영화의 원작인 제프리 디버의 <본 콜렉터>는 어찌된 일인지 이제서야 출간되어 나왔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다소 독특하다. 법의학 전문 형사이지만 사고로 인해 몸이 마비가 된 링컨 라임. 그는 남의 도움이나 기계의 도움 없이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그리고 또 다른 주인공 아멜리아 도나위. (원작에서의 이름은 아멜리아 색슨이었으나 발음상 오해의 여지가 있기때문에 도나위로 바꾼 것이 아닐까 싶기도.) 개인적 사정으로 내근직으로 자리를 옮기려는 그녀는 내근직으로 옮기기 마지막 날 기차길 옆에서 시체를 발견한다. 그리고 기차를 막아가면서까지 증거를 보존하려고 하고 이에 링컨은 도나위를 통해 사건을 해결하고자 한다. 계속하여 인위적인 증거를 남겨두어 다음 사건을 예고하는 범인. 이 연쇄살인사건을 머리는 링컨 라임이, 몸은 아멜리아 도나위가 담당하며 해결해나간다. 사실 전형적인 침대의자형 탐정이 등장하는 이야기이지만 이 영화가 재미있는 것은 링컨 라임이 완벽하게 무력하기때문이 아닐까.  


   이 작품은 링컨 라임 시리즈의 첫 편으로 이 후 링컨 라임과 아멜리아 색슨은 책 속에서 계속하여 호흡을 맞춘다. 책과 몇 가지 다른 점들을 심어놓아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었지만 책을 화면으로 만나보는 재미도 더불어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중반 이후까지는 꽤 재미있게 이끌어갔던 이야기가 결말 부분에서 다소 황망하게 끝나 부족함이 남았던 것 같은. 뭔가 2프로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영화. 개인적으로 상상의 여지를 남겨뒀던 책이 좀 더 괜찮지 않았나 싶다.

  안젤리나 졸리나 덴젤 워싱턴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혹은 나처럼 링컨 라임 시리즈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은 영화.  

- 2006년 7월 13일에 본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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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거사 크리스티의 원작으로 유명한 <오리엔트 특급살인사건>. 그녀의 수많은 작품들 가운데에서도 손에 꼽히는 작품이라 그런지 일단 재미는 보장되어 있다. 나처럼 기존에 책을 봤던 관객이라면 책과 영화의 맛을 각각 느껴보는 재미가 있겠지만 혹 영화만 본 독자라면 영화 나름대로의 재미도 느낄 수 있을 듯 싶다.

  영화는 제목처럼 오리엔트 특급열차 안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 기차여행중 우연히 눈 속에 고립되어버린 승객들. 그리고 그 날 새벽에 발생한 의문의 살인사건. 오리엔트 특급열차의 담당자인 비앙키의 부탁으로 포와로는 수사에 착수하게 되고 범인의 정체를 서서히 밝혀가게 되는데...

  1974년에 만들어진 이 영화에는 지금도 유명한 배우들이 꽤 많이 등장한다. 잉그리드 버그만, 숀 코네리, 안소니 퍼킨스 등의 배우들의 지금보다 젊었을 적 모습을 보는 것은 나름대로 풋풋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참고로 이 영화로 잉그리드 버그만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화에는 애거사 크리스티가 만들어낸 탐정 중에 한 명인 포와로가 등장한다. 책 속에서는 회색 뇌세포 운운하면서 잘난척하는게 영 아니꼬운 느낌이었는데 그나마 영화에서는 덜 아니꼽게 나온 것 같은 느낌. 난 이미 책을 읽었기때문에 결말을 알고 있었지만 영화로 다시 보니 결말부분이 또 새롭게 다가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상상을 하면서 책으로 보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이렇게 떠먹여주는 밥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된 영화지만 기본적인 스토리가 좋기때문인지 별다르게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느낌은 없었던 것 같다. 되려 요새 나오는 영화보다 기본에 충실해서 그런지 더 재미있다는 생각도 들었고.


- 2006년 7월 20일에 본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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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대부 집안의 자제이자 최고의 문장가로 알려진 윤서. 하지만 그는 반대파에게 된통 당하고 온 동생의 모습을 접하면서 차마 상소 한 번 올리지 못하는 겁쟁이다. 그런 그가 어명때문에 조사를 하다가 우연히 난잡한 책을 접하게 되고 거기에 빠져 심지어 자신이 직접 그런 책을 쓰는 데까지 이른다. 이왕 음란소설을 짓는 김에 1인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집안의 숙적인 의금부 소속의 광헌에게 그림을 그려달라 제안을 한다. 마침내 손을 잡은 두 사람. 그들의 음란에 점차 박차를 가하게 되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올렸던 영화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였다. 겉으로는 정숙해보이는 양반들 속에 있는 욕망에 사로잡힌 모습. <스캔들>에서 관능이나 욕망을 중심으로 영화를 이어갔다면 이 영화는 적당한 음란과 코믹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조선시대를 현대적으로 읽어가는 과정들이 있었기에 영화는 사극이라도 퓨전사극같은 느낌을 줬다랄까.

  유교적 덕목, 선비의 덕목에 사로잡혀있고, 앞에 나서거나 반항을 해본 적이 없는 윤서. 그에게 음란소설은 억압된 자아의 배출구였고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소설때문에 윤서는 예전이었다면 손도 못 댔을 왕의 여자 정빈과 사랑을 나눈다. 갖고 싶은 것은 꼭 가져야 하는 정빈, 소심하지만 글을 위해서 그녀와 대범한 사랑을 시작하는 윤서. 그들의 사랑은 아슬아슬 줄타기처럼 이어져간다.


  <음란서생>은 그 배경이 조선시대일 뿐이지 사실 어느 시대에 갖다 놔도 말이 되는 이야기이다. 금지된 것에 대한 욕망. 그것은 어느 시대, 어느 장소에도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때문에 이 영화는 어떤 사료적인 것에 관심을 두지 않고 심지어는 왕이 등장하나 어떤 왕인지조차 등장하지 않는다. '꿈꾸는 거 같은 거, 꿈에서 본 것 같은 거, 꿈에서라도 맛보고 싶은 것'을 난잡한 소설을 통해 나타낸 윤서. 그것은 그저 그에게 있어서 금지된 사회에 대한 단 한 번의 반항이 아니었을까. 일탈의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였고 영상미도 예쁘긴 했지만 이야기의 연결이 건너뛰는 감이 없지않은 점과 별 거 아닌 음란도는 아쉬운 감이 들었다. 이런 사극이라면 부담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정도.


-2006년 5월 21일에 본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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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07-07-29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민정... 참 고운...^^;;

Kitty 2007-07-29 0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너무 오랜만에 본 한국영화라서 왠지 얼떨떨했다는 ^^
남자애들이랑 보러가면서 좀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야하지는 않아서 안도했었던 기억이 ^^

무스탕 2007-07-29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유쾌하게 본 영화에요. 의상도 이뻤고 양반들을 비춘 새로운 시각도 참신했고요.

이매지 2007-07-29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늘사초님 / 소위 꽃미녀는 아니지만 매력있죠? ^^
키티님 / 제목에 비해서 수위가 그리 높지 않았던 것 같아요.
무스탕님 / 진지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괜찮았어요 :)
 

 


  영화에 대한 어떤 정보도 가지지 않고 단지 이 영화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만든 이누도 잇신 감독의 영화라는 것만 보고 보게 됐다. 이전 작품에서 장애인과의 사랑이라는 다소 껄끄러운 주제에 대해서 얘기했던 감독은 이 영화에서는 역시 껄끄러운 소재인 게이이야기를 풀어간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메종 드 히미꼬'는 게이들을 위한 실버타운이다. 세상으로부터 소외당한 게이들은 자신들의 남은 삶을 행복하게 보내고자 그 곳에 모여서 생활하는 것. 그 곳에 그동안 아버지인 히미꼬와 연을 끊고 살았던 사오리가 그의 애인의 부탁으로 일을 도우러 오게 되며 '메종 드 히미꼬'는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기본적으로 사오리는 아버지에 대한 증오감, 혐오감때문에 그 곳에 있는 다른 게이들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과 생활하며 점차 그들을 이해하게 되고 그들의 순수한 모습에 마음을 열게 된다.

  다소 무거운 주제로 가라앉을 수 있었던 영화는 의외로 잔잔하고 편안하게 진행되었다. 때문에 관객들도 별 거부감없이 영화를 받아들일 수 있었고, 진심으로 '메종 드 히미꼬'의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영화는 '게이들도 똑같은 사람이다!'라는 가치를 세뇌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은 그저 다른 삶의 방식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라고 이야기하는 듯 하다. 그들의 삶이 옳은지 그른지, 사회적인지 비사회적인지, 그런 가치판단의 문제는 관객 스스로의 몫으로 남겨두고 감독은 그저 그 속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을 뿐이다. 영화 속에서 사오리는 아버지가 설령 암에 걸려서 죽었다고 해도 볼 생각이 없었지만 돈이 궁했던지라 유산을 물려준다는 말에 일주일에 한 번씩 아르바이트를 하는 셈치고 '메종 드 히미꼬'를 방문한다. 그녀는 정작 아버지를 대면하면서도 '아버지를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녀는 아버지를 '용서'하지는 않았을지언정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다. 만약 감독이 '암만 아버지가 미워도 암에 걸려서 죽을 판인데 암암 용서해야지' 라고 생각하고 사오리가 아버지에게 '모든 걸 용서할께요.'라고 말하며 엉엉 우는 장면을 넣었다면 영화는 아주 형편없는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전형적인 우리나라 드라마인가.)


  초반에는 심술맞은 표정이었던 사오리가 결말부에서 환하게 웃는 장면을 통해, 초반부에는 게이들은 죽어버리라고 벽에 낙서를 하던 꼬마가 후반부에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찾고 일을 돕겠다고 '메종 드 히미꼬'로 들어가는 장면을 통해 우리는 그 안의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어떤 계기를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이 영화 한 편으로 게이에 대한 인식이 바뀌지는 않을테지만 그들을 조금 이해할 수 있게는 도와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도 강요하지 않는 이해를.

-2006년 5월 12일에 본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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