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가 행복을 줄게 - 엄마와 아이가 서로 마주하며 나눈 가장 아름다운 대화의 기록
오소희 지음 / 큰솔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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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얼마 전 가까운 친구가 내게 한 말이 생각난다.

"나는 내가 받아온 교육과정 중에 내게 상처가 되었던 것이 너무도 많았어. 그래서 그걸 내 딸에게는 서둘러 시키고 싶지 않을뿐더러, 가능하다면 다른 방법을 강구해주고 싶은데, 왜 다른 부모들은 경쟁적으로 자기 아이들에게 같은 것을 더 일찍 시키지 못해 안달일까??

그때 나는 이렇게 말했던 것 같다.

"인간이 자신에게 마이너스였던 것을 마이너스로 느끼는 것은 쉬운 일이야. 마이너스가 가져다주는 항시적인 불만과 초조를 표출하는 것도 쉬운 일이야. 하지만, 그 마이너스를 플러스로 바꾸는 데에는 <깨달음>이 필요한 것 같아. 이 깨달음을 얻고 구체적인 대안을 찾기내기 위해서 무진장한 시간과 집중적인 에너지를 소모해야만 하는 거지. 그러니까 자신에게 해로웠던 것을 자식에게 그대로 하지 않는 사람들은 강한 사람들이야. 대부분의 사람들은 쉬운 데서 머무르거든. 그리고 자신들이 그곳에 머물며 불만과 초조를 표출하는 것 자체가 마이너스를 더 깊게 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거든. "

 

 

" 음악을 연주한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 평범한 우리들에게는 살아가며 천재를 만나 대화를 

나눌 기회가 거의 없지만, 혹여 아인슈타인이나 프로이드를 만난다 해도 그들의 <업적>에 대해 쌍방의 대활르 나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겠지만, 음악에서만큼은 가능하다. 이를테면, 모차르트를 연주할 때 모차르트는 연주자에게 온다. “아이고, 그렇게밖에 못하십니까?” 한심하다는 듯 연주자의 등을 탁 치며 특유의 익살스런 미소를 짓고 사라질지언정, 말을 걸어온다. 천재 피카소의 작품을 <완료형>으로서 미술관에서 대할 때와는 다른 감동이다. 나만의 마음과 감각을 통해 <현재형>으로 천재와 그의 예술을 알현하는 감동이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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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하는 엄마다 - 3050 직장맘 9명의 스펙터클 육아 보고서
권혁란 외 지음 / 르네상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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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곁눈질은 필수다.

자신이 없어서 그런가 보다.  

아이들을 낳았고, 이 어린 것들을 어떻게 건사해야 하는지 훈육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내가 부모님께 받은 것이 본능적으로 나오면 좋겠지만 그렇지는 못하다. 특별히 불행한 유년이어서라기 보다 내또래는 대체로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다. 먹고 살기 바쁜 부모님이시라 극진한 보살핌으로 자라지 않았다. 시대는 바뀌었고,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육아서를 찾아 읽지만, 책 하나 읽었다고 아이를 다루는 방식이 크게 나아지지 않으며, 읽는 순간 반짝할 뿐이다.

이 책은 특히 맨 마지막 글인 한연엽 씨의 글은 소설을 읽는 것같았다. 이렇게 기구할 수가. 여성으로써 불행할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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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엄마 무관심한 아빠
오은영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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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슈퍼맘들이 자신의 슈퍼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아이에게 슈퍼키드가 되라고 강요하고 자신이 가진 불안보다 더 큰 슈퍼 불안을 아이에게 심어주고 있다. 내가 살기 위해 아이를 죽이는 것이다. 혹여 '아이가 공부를 너무 못한다. 열심히 하는 것 같지만 이 아이는 공부 스타일이 아닌 것 같다'고 판단되면 그 아이 인생의 다른 몫이 있다고 믿어 의심치 마라. 그것을 못 견디고 이후에 일어날 일을 미리 걱정하면 엄마나 아빠 모두 불안할 수밖에 없다. 아이가 부족하다면 그것은 그 아이가 감당해낼 수밖에 없는 그 아이의 몫이다. 아이가 감당할 수 있도록 도와줘라. 그래야 아이가 제 몸에 맞는 옷을 입은 사람이 될 수 있다.

불안에 취약한 엄마아빠는 그만큼 아이에 대해 유연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것을 빨리 깨닫고 바꾸지 않으면 아이에게 분명 무리가 생긴다. 아이가 지나치게 수동적으로 변하거나 삼하게 말하면 부모의 불안을 해결하는 도구가 되고 만다. 그래야 부모가 덜 불안해하기 때문이다. 부모가 시키는 대로 해서 아이가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딱 초등학교 때까지다. 사춘기가 되면 아이 몸의 호르몬이 그 말을 듣지 않는다. 아이 몸은 좀더 독립적이고 자율적이기를 원한다. 아이 안에서 일어나는 발달의 진행을 아이도 주체할 수가 없다. 아이가 말을 안 듣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호르몬이 말을 듣지 않는다. 그 호르몬은 아이가 조금씩 독립하는 법을 가르치는 호르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너무 세게 누르면 터져버린다. "

 

" 그동안 우리는 육아나 가사노동을 평가 절하해 왔다. 솔직히 이러한 인식은 아빠들보다 엄마들 자신이 더 심했다. 전업주부로 있는 것보다 사회생활을 하고 돈을 버는 것이 더 가치 있다는 생각이 우리의 무의식 속에 잠재해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가치를 비교해 보면 그렇지도 않다. 어줍잖게 벌면서 아이들이 엉망이 되는 경우도 있고, 아이를 맡기는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고, 돈을 벌었는데 따져보니 지출이 더 많은 경우도 있다. 물론 사회적 활동이 경제적인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우리 마음 속에는 그것을 경제적인 잣대로 환산해서 자꾸 비교하려고 든다. 사실 육아나 가사노동은 감히 금전적인 것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영역이다. "

 

 "사람은 늘 자신에 대한 행복의 기준이 되는 그림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 행복이 지금 살고 있는 인생과 많이 다른가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한다. 똑같지는 않겠지만 많이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안에서의 행복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약간의 다름만 부각하여 지금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가지 않은 길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 억울함과 기대는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가지 않은 길을 그리워할 필요가 없는 이유는 내가 걸어온 길은 내가 선택한 것이며 지금 내가 서 있는 길은 선택의 순간 내 세포 하나하나가 최선이라고 판단했던 길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인생은 자신의 선택이다. 그것을 자꾸 상황에 의해서, 어쩔 수 없다라고 생각하지 말자. "

--> 자기 안의 가치관이 일관되지 못하면 어떤 모습으로 살든 언제나 불행하다는 이야기. 반대로 스스로 정한 최상의 가치에 대한 생각이 단단한 사람은 남들이 뭐라든 언제나 행복할 수 있다는 거지.

 

좋은 부모, 배우자가 되기 위해 버려야 할 심리코드 일곱 가지

 

-피해 의식 : 피해 의식이 느껴지는 순간, 자신을 찾아야 한다. 그동안 배우고 싶었던 것을 배우거나, (사이버대학, 방송통신대삭, 평생교육원, 구청의 문화센터) 공부가 적성에 안 맞으면 틈틈이 좋은 영화라도 보러 다닌다. 내 안의 정체성 중 자신을 위한 것의 개수를 늘려 나간다. 나를 버리고 아이를 위해 살았다고 억울해하지 말아야 한다. 아이한테 가장 중요한 황금시기에 내가 부모로서 최선을 다해 아이를 키웠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그 시간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다른 사람이 그것을 인정하느냐, 인정하지 않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그 시간이 소중했으면 그것으로 그만이다. 그것이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조건 없는 사랑이다. 만약 너무 억울해서 견딜 수 없다면 남편이나 아이들에게 솔직할 필요가 있다. "엄마가 너를 위해 평생을 바쳤는데 네가 무심한 것 같아 좀 서운해"라고 말하고 저녁이라도 온 가족이 같이 먹자고 말하라. 하지만 나의 사랑이 정말 아무 조건이 없었다면 너무 억울해하지 마라. 그 자체로도 충분히 가치 있으므로 스스로 자신에게 '뿌듯함'이라는 상을 준다.  

 

-고집: 과거에 일어난 일은 이미 지난 일이다. 없앨 수도 없으며 어쩔 수 없다. 고통스러워도 내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그 일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이다. 그래야 내 미래가 바뀐다. 과거에 일어났고 절대 바꿀 수 없는 일을 고집스럽게 얘기하면 상대방이 나에게 준 피해가 10이라면, 그 원망의 넋두리에 몰입되어 내가 얻는 피해는 100이다.

 

-자기중심적 사고 : 부모들은 아이에게 자신의 삶의 방식을 따를 것을 요구하는데 이것이 자기중심적인 사고다. 이런 사고의 부모는 아이를 열심히 키우고 아이에게 잘해주려고 노력하지만, 나중에는 엄청난 피해의식을 느끼기도 한다. 본인은 평생을 아이를 위해 희생했는데 아이는 오히려 부모를 원망하기 때문이다. 자신과 상대방의 입장이 다를 때는 타협도 하고, 한 발짝 뒤로 물러나기도 해야 한다. 그런데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고집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자기 입장에서만 바라보고 그게 옳다고 우긴다.

 

-무력감 : 뭘 해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다. 부모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좋은 엄마 아빠가 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때가 있다.  무력감은 내 마음대로 다른 사람을 지배하려는 사람일수록 더강하게 느낀다. 엄마들은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마음에 과잉 개입하거나 과잉 통제하는데 이것이 뜻대로 잘안 될 때 무력감을 느낀다.

 

-그밖에 무시, 화, 의존심 등

 

 

체벌에 관한 언급 옮김

 

189쪽

나는 말년에 맹인 인도견을 기르는 것이 꿈이다. 그래서 시간이 나면 이따금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고 한다. 며칠 전에는 맹인 인도견 훈련 매뉴얼을 보게 되었는데, 참 인상 깊은 구절이 있었다. 첫머리에 '절대 때리지 마라'라는 말이 아주 진하게 강조되어 있었다. 개를 훈련시킬 때 뭔가 잘못하면 단호하게 "안 돼!"라고 말해야지 때려서는 어떤 훈련도 제대로 시킬 수 없다고 나와 있었다. 단 한 대도 때려서는 안 된다고 쓰여 있었다. 하물며 교육이라는 미명하에 인간을 때려서는 절대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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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13-09-17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때리기 문화는 어디서 왔을까요? 일제시대 영향이라는 말도 있긴 한데...

icaru 2013-09-17 14:58   좋아요 0 | URL
아 그래요???
김홍도가 그린 서당 풍경 그림 생각도 나는데,,, 훈장님이 혼내서 사내아이가 눈물을 훔치는 ,, 훈장님 손에 회초리가 들려 있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구요~

근데 정말 오랜만예요. 저는 간혹 리뷰를 몇 일에 걸쳐 찔금거리며 작성할 때도 있는데, 그 와중에 댓글 달아주시는 분이,, 이런 일이 없었는데,,그동안은요 ㅋ
적응 안 될라 하네요~

하늘바람 2013-09-18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명절 건강하게 잘 보내셔요
여자들은 명절이 참 힘들지만 그래도 연휴가 긴 편이니 휴식이 되는 시간이었음 합니다

icaru 2013-09-23 13:36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 님은 연휴 끝에 좀 쉬셨는지요~
저는 내일모래면 결혼 10주년이 되는데, 이제야 차례 준비가 손에 익어지는 듯해요 ㅋ
물론 결혼초반이나 지금이나 설겆이 담당은 매일반이니, 뭐 마커하는 영역만 늘어난 셈이 되겠지만요 ^^;;;
 
현명한 부모는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
신의진 지음 / 걷는나무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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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몇일 꾸는 꿈들이 수상하다. 의식하고 있지 않았지만, 무의식중에 들러붙어 껄끄럽게 하는 뭔가가 있었나보다. 요즘 우리 큰아이 꿈을 잘 꾼다. 육아와 교육에 있어 '불안'이 크다는 점의 반영이 다름 아닐 것이다.

어그제 꿈은 우리 큰애가 고3이 되어 있었다. 마치 타임머신 타고 미리 가본 것처럼, 고3 우리 아이의 진학 예정 상황에 대해, 평소 일면식 없는 제3의 인물에게 브리핑을 받고 있었다. 아이는 난곡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꿈속에서 들은 이 학교 정보는 명문고교는 아니고, 학생수가 엄청 많은 큰 규모 학교였다.

아이가 웬만한(‘원하는’이 아니고) 대학에 들어갈 성적이 안 되어서 담임 선생님이 힘써 주시느라, 아이를 반장을 시켰단다. 담임의 노고에 치하해야 한다는 듯.


최근 내 의식을 통해서 나는 이 꿈 한 토막을 잘게 분석할 수 있다.

먼저 아이가 고3으로 나온 것은, 이 아이가 십몇 년 후에는 어떻게 자라 있을까? 나의 무의식에서는 가시밭은 가지도 않고, 저 멀리 결승점 언저리에서의 상황이 어떨지 그런 걸 몹시 궁금해하고 있었나보다. 아이는 내가 만드는 프로젝트가 아니기에 푸쉬한다고 해서, 그 길로만 가는 게 아니라는 거 잘 알고 있다. 역으로 여러 책들에서 보는 것처럼 그렇게 아이를 믿거라 해두고, 기다린다고 해서 내 아이가 잘 자랄거다 라는 저자의 의견들에 100% 확신을 하지도 못하고 있었던 듯하다. 그래서 아이의 운명이란 부모의 활시위를 떠나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 될 거라고.  

그리고 난곡고등학교는 실제로 있나 모르겠다. (없다) 다만, 퇴근 버스를 타면, 난곡이 경유지이다. 회사 근처에서 버스를 타고, 남서울중학교 정류장에서 내려 갈아타는데, 그때 인근 성보고등학교 남학생들을 많이 본다. 그 친구들을 보면서 십년 후면 우리애가 딱 저 나이인데, 학교 근처에 집이 있지 않고, 버스를 타고 가야 얼마를 가야 집이 나오나 보다. 그런 생각도 하고, 같은 구이기는 하지만, 꽤 거리가 있는데, 혹시 우리아이도 이 학교에 진학할지도 모르는 걸까 하는 생각도 했던 듯. 그러니까 난곡고등학교의 배경은 성보고등학교가 되겠다. 근데, 이 학교가 학생수가 많은 학교로 등장한 것, 이것은 일단 지금 보내고 있는 초등학교의 학급 정원은 20명 내외이고, 한 학년이 세 반으로 이루어진 소규모학교이다 보니, 큰학교는 어떻게 학사 일정이 꾸려질까? 그런 생각에서 나왔을까? 아니면, 일단 학생수가 많으면, 잘하든 못하든 큰물이기 때문에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을까? 물론 초등학교의 경우, 학급당 인원이 적고 학급수도 적은 것이 좋은 점이 더 많다는 판단이다. 아이가 분교를 연상시키는 흡사 마을 같은 작은 공동체 안에서 나름 소박하고 즐겁게 보호받으며, 초등생활을 하고 있다고 여기고 있으니까.

세 번째, 아이가 '원하는'은 고사하고 '웬만한' 학교 들어갈 성적이 안 됩니다. 라는 말을 들을 당시 꿈속에서지만, 굉징히 서글픈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쿨하지 못하다는 거 안다.

또한 이것은 쓰면서 드는 생각인데, 난 정말 아이를 진심으로 믿어주지 못한다. 내가 앞에서 끌고 뒤로 가서 밀고 하지 않으면, 뭐 하나 제대로 못할 것이라는 아이의 능력에 대한 믿음이 태부족에서 나온 생각 아닐까?

성적으로 안 되는 웬만한 대학 들어가기 프로젝트의 트리키한 비책이 학급임원이라는 것은 또 어디서 나왔나 보니, 아이를 국제중에 넣는데 유리할까 해서, 6학년 2학기 전교회장 선거에 내보내서 당선시킨 엄마가 내 측근에 있었다. 마지막 담임 선생님이 힘써 주셨다는 부분도 그렇다. 얼마전 아이의 공개수업에 참여했다가 예민한 내 촉수가 받은 느낌이 있다. 선생님도 선생님이기 이전에 온정에 좌우되기 쉬운 사람인 것이었다. 고만고만한 1학년 녀석들 중에서 선생님이 호명하여 발표를 하거나 대답을 하는 아이들은 정해져 있었는데, 그 아이들은 엄마가 몇번이라도 더 교실 청소하러 나왔던 분, 녹색 활동 교통지도 할 때, 결원이 생기면 달려가서 대신 지도를 했던 분의 자녀였다고 생각하는 것은.

또 나의 편견일까나...

아이 하나하나에 공명정대하게 대하셔야지 어찌 선생님이 그럴 수 있어 라고 말하고 싶은게 결코 아니다. 오히려 그럴 수 있겠다 라고도 생각해 보는 것이다. ㅎ 꿈 속에서 나는 다 큰 고3 아들 학급 봉사를 엄청 하고 있었나 보다.


꿈 한 편을 꿔도 이렇게 현실 기저에 깔린 맥락이 실타래로구나! 놀랍다....


신의진 교수의 이 책을 말하는데, 사설이 또 A4 한바닥이다. 신의진 저자의 책은 꽤나 읽었는데, 그때마다 잘 읽혔으나, 사실 그 책이 그 책 같다. 제목만으로도 변별이 안될 지경이다. 이번에 잡은 책도 내가 이책을 전에 읽지 않았던가 하는 데자뷰를 즐기면서(?) 읽었다.


같은 책을 읽더라도, 과거에 읽었던 느낌 혹은 생각과 지금 읽으면서 느끼는 견해가 많이 다를 것 같다. 바꿔 말하면, 육아서는 서로 다른 저자의 혹은 같은 저자의 다른 책들을 종류를 다양하게 해서 읽는 것과, 좋은 육아서 한 권을 두고 틈틈이 거듭 읽어 보는 것과

본질은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일례로 아이를 위하여 숙제를 대신해 주라, 라는 소쳅터가 그렇다.

전에 이 부분은 아이가 취학연령이 아니었기 때문에 무심히 지나갔다. 되려 저자와 반대되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숙제는 아이에게 요구되는 최소한의 학습인데, 싫은 것도 참고 하는 것이 중요한 덕목 아니던가? 일테면 아이를 학교에 보낸 엄마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 아이 방학 숙제 엄마 숙제 경쟁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그랬다.

그게 아이에게 의미있는 일일까?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했었다. 웬걸.

큰아이 여름방학 개학 전날 한 시 넘어서 까지 아이 그림 일기 바탕색 칠하고 있었던 위인이 되버렸던 것이다. 아이가 할 수 있는 것 보다 넘치게 숙제로 무언가를 잘 제출하기 위해서 그랬던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것도 제출하기에는 부족했기 때문에 도와줬다고 하면, 단순히 '숙제를 대신해줬다'는 것과 별반 의미 차이가 없겠지만.....

 

겪고 나니, 같은 부분도 다르게 읽히는 것이다. 엄마가 숙제를 대신해줬던 아이는 최소한 하기 싫은 숙제로 인해 학습에 흥미를 잃는 결과를 막을 수 있었다는 말의 의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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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 - 박혜란의 세 아들 이야기
박혜란 지음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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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약발이 떨어지면, 조만간 재독을 하게 될  것 같은, 재독삼독 거듭 찾아 읽게 될 것 같은 멋진 육아서였다.

아이들을 크게 키우는 엄마는 뭐가 달라도 다른 게 있다.

바로 자녀를 채근하지 않는다는 점 아닐까. 그런 말이 나온다. 저자(가수 이적의 어머니라고 흔히 소개되는)가, 교육적인 것들을 위해 극성을 피우는 젊은 엄마들에게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에 대한 조언을 해주면, 그들에게서 돌아오는 답은 '시대가 달라졌다'라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고는 하나, 근본적인 것은 바뀌지 않는다 라고 생각한다.

육아에 너무 열성인 엄마들은 어쩌면 아이가 저절로 크게 놔둘 만큼 참을성이 없는 엄마들인지도 모르겠다는 말에도 공감한다. 열성이라는 것에는 은연중 부모들이 자신의 뜻대로 아이를 키우려는 의지가 담겨 있고 그것 자체가 잘못일지도.

 

저자는 육아를 위해 직장을 그만두려는 후배들에게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그만두지 않기를 권한다고 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당신도 아이들이 어린 10년 동안 곁에 있으면서 전업주부로 지냈기에 아이들이 정서가 안정적으로 함양되었고 잘 큰 것이 아니냐"는 말을 한다고 한다.

그러면, 저자는 아이들의 곁에 엄마가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 정서가 안정되었다기 보다는 부부의 정서가 워낙 안정적이었기 때문이라고 말을 한다고. 좋은 말로 안정이지, 게으르고 둔한 성격의 소유자들이었기에 그랬다고. 둔하다는 것은 대범하는 바꿀 수 있을까. 상대방의 말에 촉각을 곤두세우기 보다는 자기 방식대로 무사태평한 점. 조그만 일에는 잘 휘둘리지 않는 부모였다는 말이 되겠다.

확실히 이런 부모 스타일을 둔 아이들은 스스로 움직인다는 장점이 있긴 하다. ㅎㅎ

 

 

옛말에 새술은 낡은부대에 담지 말라 하지. 여기서 낡은부대는 애석하게도 내 인생관 혹은 양육 방식이다. 이번 우리 아이들 방학동안 엄청 신났다. 잠자리 잡고, 개구리 잡고, 메뚜기 잡고, 방아깨비 잡고, 새까매져서 땀으로 멱을 감고 다녔다. 집밖에서 이렇게 즐거운 아이들을 보면서, 나날이 바뀌며 자라는 아이들을 보면서 내가 아이들에게 요구하고 훈육하는 것이 전체를 보지 못하고 한면만 보는 것은 아닌지 낡은 방식은 아닌지 섣부른 판단은 아닌지 ㅡㅡ;; 변화를 추구할줄도 알고 잘 곰삭기까지 한 부모가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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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3-08-23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 아주 오래 전에 읽은 기억이 나는데요. 개정판인가요?
저도 잘 못하면서 가끔 남편에게 이 책의 제목을 인용해서 말하곤 한답니다, "아이가 자라야 부모가 믿을 수 있는게 아니라, 부모가 믿어주는 만큼 아이는 자라는거래." 라고요.
자식을 너무 가까이에서, 근시안적으로 보려하지 않고, 한발 떨어져서 볼줄 아는 부모 되기. 사실 그게 얼마나 어려운지는 우리 잘 알지요.

icaru 2013-08-28 08:35   좋아요 0 | URL
네,, 도닦고, 수련하는 경지랄까요~ ㅎㅎㅎ
이 책 저자님이 가진 특유의 매력은 독자(대개는 아이를 둔 부모겠죠)를 참 편안하게 만들어준다는 점인 거 같아요. 엄마가 좀 느긋한 데가 있어야 아이들이 믿는 만큼 자라겠구나 하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