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6일에 가장 많은 분량을 읽고는 묵혀 두었다. 조금만 더 보면 다 읽는 건데.

 

 

19쪽

 

습관적인 행동은 우리를 둔하게 만든다. 말 그대로 틀에 박힌 행동에 얽매이게 된다. 정신학자들은 이를 '변화 기피증' 또는 '반복학습에 의한 강요'라고 말한다.

 

 

31쪽

 

괴테는 "최고의 마법은 유쾌한 기분에 있다"라고 말했고, 디킨스는 "이 세상에서 웃음이나 유쾌한 기분만큼 전염성이 강한 것은 없다"라고 했으며, 칸트는 "비루한 인생을 견디는 데 힘이 되는 세 가지가 있다. 희망과 잠, 그리고 웃음이다"라고 확신했다. 그런데 사무실은 예외인 것 같다. 늘 웃고 있는 사람에게는 '뭐가 저리 좋다고…' 하는 의혹이 뒤따른다. 간부들은 이런 직원들에 대해 주의가 산만하거나 게으르다고 생각한다. '배부른 자는 더 이상 사냥하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 문화는 엄숙할 수밖에 없다. 늘 눈치를 보고 침묵이 감돌기 마련이다. 객쩍은 농담이나 사심 없는 칭찬은 찾기 힘들다.

 

 

33쪽

 

쾌활함은 일종의 바이러스 효과가 있다. 좋은 기분은 주변 사람들에게 매우 빨리 전염된다. 나쁜 기분보다 몇 배 더 빨리 말이다.  

 

 

45쪽

 

에드워드의 법칙 : 어떤 일에 투자하는 비용은 처리하는 데 남은 시간에 비례해 상승한다는 법칙이다. 마감시간에 쫓길수록 일처리가 힘들어지고 소모되는 에너지도 더 많이 든다.

 

역사학자 토마스 칼라일은 "우리의 핵심 과제는 멀리 떨어져 있는 모호한 일을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눈앞에 놓여 있는 분명한 일을 행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51쪽

 

'인지 부조화', '양심의 가책' : 행동 변화를 위한 심리적 트릭이 성공하려면 두 가지 사항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첫째, 자신의 메시지(자신의 원칙, 자신의 목표)가 중요하고 또 옳은 것이라고 스스로 믿고 있어야 한다. 둘째, 자신들의 위선이 사회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느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이런 트릭은 무의미해진다.

 

 

61쪽

 

"어디선가 본 듯한 컨셉이에요", "무척 좋은 아이디어인데 실현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이런 말들에는 모두 반짝이는 아이디어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기 전에, 아예 점화조차 안 되게 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87쪽

 

안타깝게도 현실은 이러하다. 최고의 아이디어들은 대부분 책상과 떨어진 곳에서 탄생한다. 샤워를 하거나, 조깅을 하거나, 잠을 자거나, 밥을 먹거나, 아니면 화장실에서 말이다. 스위스의 세인트가렌대학에서 공학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기발한 착상을 하게 된 장소 중 연구실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그 대신 응답자의 76%가 휴가지나 산책로를 돌아다니는 중에, 혹은 양치질 중에 새로운 영감을 얻었다고 답했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좀 더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인간의 정신이 창의적이 되려면 심리적인 긴장 상태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압박과 단조로움, 늘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동일한 공간은 영감에 독이 될 뿐이다. 그래서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인 예술가들은 종종 자연으로 떠나거나 낯선 여행지를 방랑한다. 그들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훌쩍 떠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93쪽

 

몽상가의 임무는 최대한 상상력을 발휘해 새로운 이미지를 그려내는 것이었다. 어떤 현실적 제약도 받지 않은 채 말이다. 몽상가의 임무가 끝나면 현실주의자가 등장해 몽상가의 상상을 어떻게 현실화할 것인지 점검한다. '상상속의 이미지를 현실화하려면 무엇이 선행되어야 하는가? 비용은 얼마가 드는가? 현실화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마지막으로 비판가가 등장한다. 비판가는 그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것이 진정으로 가치 있는 일인지를 냉정하게 분석한다. 이러한 과정 전체를 몽상가가 감동하고, 현실주의자가 확신하고, 비판가가 만족할 때까지 계속해서 반복하는 것이다.

 

 

115쪽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 지방노동법원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최소한의 신체적 거리를 유지하지 않는 자, 상대방의 신체 중 일부를 집요하고 불필요하게 만지거나 접촉한 자는 성추행을 한 것으로 간주한다"라는 판결을 내렸다(3 Sa 163/03). 이러한 판결로 고소된 자는 영구적인 해고를 당했다.

 

 

119쪽

 

회사생활은 시트콤과 비슷하다. 황당한 일, 어이없는 일, 민망해서 죽을 것 같은 일들이 날마다 반복된다. 그리고 이런 상황의 빌미는 대부분 우리 스스로 제공한다. 예를 들어 '사생활 떠벌리기'가 그렇다. 순진한 신입사원과 눈치 없는 외향형 인간들은 더 웃긴 캐릭터를 연기한다. 이들은 사무실에서 너무 많은 사생활을 공개한다. 이 경우 가장 큰 문제는 소문이 퍼지는 것이 아니라 그 소문에 대한 평가다. 당신이 소문 속에서 어떠한 역할(영웅, 희생자, 멍청이)를 맡았는지는 상관없다.

 

 

125쪽

 

직장 내 인간관계에서도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존재한다. 뭐든지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은 가.치가 줄어들게 마련이다. 남의 부탁을 거절할 줄 모르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에게 줏대 없는 사람으로 불리게 된다. 오히려 제몫만 챙기는 이기적인 인간들보다 존중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일어난다.

 

 

139쪽

 

하루 일과 중 절반이 지난 뒤 가능한 오래 휴식을 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업무능력이 몇 배 높아진다는 것이다.

 

 

154쪽

 

지구상 다른 곳에서는 낮잠이 당연한 일인 곳도 있다. 일본에는 이네무리, 스페인에서는 시에스타라고 하는 낮잠 전통이 있다. 중국에서도 헌법 제43조에 의거해, 직장에서 때에 따라 취침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 그런데 독일에서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이런 이야기를 귓전으로 흘려듣고 있다.

 

 

193쪽

 

스탠포드대학의 데보라 그루엔팔트 교수는 이러한 주제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연구를 실시했다. 그루엔펠드는 인간에게 영향력이 주어지면 세 가지 사건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첫재,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일에 더 많이 집착하게 된다. 둘째, 아랫사람의 욕구에 대해 신경을 덜 쓰게 된다. 셋째, 주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는 규정을 준수하는 일이 점점 더 줄어든다.

 

 

212쪽

 

한 걸음 물러서서 상황을 인식하고 이를 대화의 대상으로 이끌어내는 사람이 더 성공적으로 협상할 수 있다. 심리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협상의 본질을 아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그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이해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전술적인 측면에서는, 이런 사람이 상대방보다 먼저 그의 문제를 받아들이고 해결해 줄 수 있으므로 자신의 진짜 요구사항을 나중에 관철시킬 수 있다.

 

 

222쪽~224쪽

 

연봉 올리는 법

1. 성과로 증명하라

2. 먼저 여우같이 굴어라

3. 선을 지켜라

4. 분명한 목표를 확실하게 표현하라

5. 상대의 반박을 예측하라

6. 다른 동료를 비하하지 말라

7.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라

 

특별 보너스를 위한 전제조건

1. 분명한 목표를 세워라

2. 현실성 있는 목표를 세워라

3. 대안을 조사하라

 

 

229쪽

 

만약 당신이 앞으로 좀 더 자주 자기 자신과 대화를 나누어야겠다고 생각된다면, 아래의 기본 원칙들을 참고하기 바란다.

 

- 스스로를 비하하지 마라 : "어쩔 수 없어", "역시 내겐 무리야", "나 같은 건…" 이런 자기비하는 자격지심만을 키울 뿐이다. 내면의 대화는 우리의 행동과 감정에 95%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나쁜 생각은 즉각적으로 때려잡아 머릿속에서 지우는 편이 좋다. "조금 더 해보자", "이제부터는 잘되는 일만 남았어" 긍정적인 문장을 말해보도록 하라.

 

- 스스로에게 솔직해져라 : 자신의 약점과 실패를 솔직하게 분석하라. 그래야만 앞으로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할지 깨달을 수 있다. 개선할 점 역시 구체적인 문장으로 소리 내어 말하는 것이 좋다.

 

- 저울질하라 : 자신을 위해 시간을 내기로 했다면 철저히 그렇게 하라. 자신에게 중요한 결정의 장단점을 논의하고, 이를 신중하게 저울질해보라. 중요한 것은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결정을 내린 후, 그 결정을 실행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앞에 놓인 장애물을 키우게 될 뿐이다.

 

 

233쪽

 

그렇다면 도대체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해야만 하는 것일까? 정기적인 휴식 외에 최선의 방법은 하나다. 바로 '몸을 움직일 것'. 스트레스는 우리 몸에서 최고의 에너지를 끌어낸 후 알람의 상황으로 몰아넣고, 우리의 신경이 후퇴 혹은 공격의 원천적인 반응을 하도록 프로그래밍한다. 그렇게 심각한 흥분 레벨은 사무실과 모니터 앞에서는 간단히 진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그간 축적된 스트레스를 풀려면 우리 몸이 정해놓은 프로그램에 따라 도주 혹은 공격의 신경을 자극하는 것이 좋다. 엄청난 스트레스로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판단되는 사람은 일단 책상 앞을 떠나라. 계단 몇 개를 올라갔다 내려왔다 하거나 건물 주변을 한 바퀴 산책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고된 하루를 마친 후에는 가벼운 지구력 운동을 하는 것이 몸의 부담을 더는 최고의 방법이다. 20분 정도의 활기찬 산책은 분노를 가라앉혀주고, 호르몬 수치를 정상으로 돌려놓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50쪽
어떤 사람은 칼럼도 요약하던데, 그래서는 안 된다. 요약하다보면 중요한 것들을 생략할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칼럼도 판타지가 된다. 그러지 말고 우리 다 얘기해보자. 끝까지 한번 가보자. (김연수)


61쪽
문제는 혼자서 꾸는 꿈이다. 인생이란 그렇게 혼자서 꾼 꿈들이 서로 부딪치면서 만들어내는 궤적이다. 친구가 타향이라면, 타인은 지옥인데 그게 다 혼자서 꾸는 꿈들 때문이다. 꿈은 본디 같이 꿔야만 한다. 1997년의 나는 이런 사실들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을 것이다. (김연수)


79쪽
최근 재미있게 읽은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에는  "따끈따끈한 최신 꼴통 제품에 구미가 당기지 않을 때, 옛것이 새것보다 좋을 때, 그건 바로 철들 때가 되었다는 뜻이다"라는 문장이 나오는데, 읽다가 무릎을 쳤다. 철이 든 게 아니라 철들 때가 된 거다. 그때가 됐는데도 정신 못 차리면 평생 철들지 못한 채 살아야 한다. 왜 남자들은 늦게 철이 들거나 아예 철이 들지 않는 걸까. 온갖 폼을 다 잡으며 인생에 대해 얘기하지만 왜 결국엔 인생을 낭비하며 사는 걸까. 그걸 내가 어찌 알겠나. 나도 남자인데. (김중혁)


89쪽~90쪽
이 영화를 본 다음날, 철거민들이 불타 죽은 용산 제4구역을 지나갈 일이 생겼다. 그 구역 전체는 거대한 의문부호처럼 내게 남아 있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 한 수 배웠다. 말할 게 있다면, 잘 만들어야만 한다는. (김연수)


95쪽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모든 것이 파일로 오가는 요즘의 문화가 불만스러울 때가 있다. 원고지에다 글을 쓸 때는 실물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쓰는 글의 부피와 노동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컴퓨터로 글을 쓴 다음 그걸 파일로 보내고 나면 뭔가 허망하다. 허공에다 글을 쓰고 바람이 그걸 지워버렸을 때처럼 허망하다. (김중혁)


107쪽
나는 그때 변변찮은 소설을 쓰고 있었고, 몇 군데의 출판사에서 거절 편지를 받았고, 문학상 응모에는 매번 떨어졌다. 책을 사면 늘 저자의 나이를 계산해봤다. 몇 년생인지, 첫 번째 책은 몇 살에 펴냈는지 늘 확인하곤 했다. '이 사람은 서른두 살에 첫 책을 냈군. 아직 내겐 7년이 남았어'라며 스스로를 위로하거나 '스물두 살에 데뷔하다니, 천재네, 천재. 부럽군'이라며 나의 재능없음을 한탄했다. 천재가 아니라는 사실에 절망했으며 천재가 아닌 채로 점점 나이를 먹어간다는 사실에 또 한번 절망했다. 요즘에도 새 책을 사면 저자의 나이를 확인해보곤 하지만 이젠 천재들의 재능을 시샘하지 않는다. 천재라는 사실은, 살아가는 데 오히려 좀 불편한 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인생을 좀 깨닫고 있는 건가. (김중혁)


145쪽
희망이라는 게, 참, 그렇다. 희망은 거대할 필요가 없다. 한 사람을 자살하게 만드는 절망의 크기가 다른 사람이 보기엔 터무니없이 작아 보일 수 있고, 한 사람을 다시 살아나게 만드는 희망이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을 수 있다. (김중혁)


163쪽
외국에서 지내다보면 아주 간단한 법칙을 하나 알게 되는데, 그건 정색하면 제아무리 많은 돈을 들였더라도 그 여행은 실패라는 점이다. 음식이 나왔는데 정색하면 지는 거다. 식은땀이 흘러나왔어도 웃으면서 먹는 사람이 여행의 승리자다. (김연수)


167쪽
모든 상황에 대비해서 모든 장르의 음악을 챙겨간다. 그런데 막상 외국에 나가면 음악을 듣는 일은 거의 없다. 여행을 하면 언제나 귀를 열어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여행을 잘하는 방법 중 하나가 귀를 활짝 열어두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도시에는 각각의 독특한 소리가 있어서 그 소리들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나는 비엔나를 생각하면 트램 지나가는 소리와 횡단보도의 째깍째깍하는 경보음이 떠오른다. 런던을 생각하면 템스 강 위로 보트가 지나가던 소리가 떠오른다. 로마는 사람들 떠드는 소리가 떠오르고, 스톡홀름은 새가 날아가는 소리가 유독 생생하다. 당연히 저마다 기억하는 소리가 모두 다르다. 정답이 있을 리 없다. 소리를 떠올리면 풍경이 살아나고 풍경이 살아나면 감정이 동영상으로 재생된다. (김중혁)


212쪽
'모험의 정신'이란 비록 자신이 틀렸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될 뿐이라고 하더라도 세상에 굴하지 않고 그 길을 가는 사람의 정신일 것이다. (김연수)


223쪽
말이 많으면 빨갱이. 양심을 자극하면 빨갱이. 국가폭력으로 간신히 유지되는 승자독식 사회가 아니어도 우리는 충분히 잘살 수 있다고 말하면 빨갱이. (김중혁)


284쪽
오늘 낮 카페에서 김연수 군을 만나 물어보았다. "왜 이런 글을 쓰세요?" 김연수 군은 이렇게 대답했다. "처음엔 멋져 보여서 시작했는데, 그 다음에는 갚을 게 많아서였고, 지금은 그냥 써야 할 글이 자꾸 생기는 것 같네." (김중혁)


299쪽
고통에 적응하고 나면 감각의 문은 닫힌다. 인간은 잊기 위해 스스로 감각의 문들 닫아버린다. 그게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무감각한 몸이 편안하긴 하겠지만 때로는 고통이 우리를 새로운 세상으로 이끌어주기도 하니까. 때로는 절대 잊지 않아야 할 고통도 있는 법이니까. (중략) 익숙해진다는 것은 편리한 일이지만 무서운 일이기도 하다. (김중혁)


331쪽
여건이 허락한다면 그렇게 살아도 재미있겠지 싶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놀기도 하는 거다. (중략) 대책이 없더라도 재미있게 사는 건 중요하다. 나는 1년 동안 재미있었다. (김중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대책 없이 해피엔딩 - 김연수 김중혁 대꾸 에세이
김연수.김중혁 지음 / 씨네21북스 / 201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짤막한 감상

 

1. 김연수와 김중혁의 책이라니, 처음에는 이 사람들이 절친한 친구라는 걸 모르고 왜 두 소설가가 만나서 책까지 썼지? 싶었다. 나중에 둘이 친구라는 걸 알았으면서도 기대했던 조합이 아니라 그런가 그냥 생소한 묶음이라고만 생각했다.

 

2. 김연수의 글은 당시 상황에 대해 좀 더 지적하고 질책하는 편이었고, 김중혁의 글은 보다 가볍고 유쾌했다.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지 않아 좋았다. 무려 40대 아저씨의 글인데 이렇게 경쾌할 수가! 역시 글에는 그 사람의 특성이 묻어난다. 김중혁의 소설을 좋아했던 것도 마찬가지의 이유였다. 번뜩이는 감각과 기발함,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가는 와중에도 잃지 않는 위트,랄까. 구어체로 술술 쓴 글이 많아서인가 더 쉽게 잘 읽혔다. 그렇다고 해서 김연수의 글이 어렵게 읽혔다는 말은 아니다. 김연수의 소설도 유명작이 많았는데 빨리 읽어봐야지.

 

3. <씨네21>에 실린 글을 모아둔 책인데, 사실 영화보다는 두 사람의 '개인의 취향'에 대해 더 속속들이 알게 된 기분이다. 물론 보고 싶어지는 영화도 있었다. 불행하게도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이건 작가들의 글이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단지 내 기억력이 너무 짧아서다.

 

4. 무엇보다 제목이 매우 맘에 드는 책이었다. <대책 없이 해피엔딩>이라니!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인생 평탄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내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과도 맞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그래서 나는 김중혁의 <뭐라도 되겠지>라는 책 제목을 발견했을 때 무릎을 탁 쳤다. 내 인생의 모토는 저거다, 라고. 어느새 아무 색깔도 없이 회색빛이 된 것 같은 일상을 총천연색으로 물들이고 싶다는 맘이 들어서 뽑아든 책이다. 왠지 휴식을 줄 수 있는 책인가 싶어서. 다행히도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마지막에 와서 늑장을 부려 그렇지, 앉은자리에서도 다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유쾌하다. 글 쓰는 사람들이 쓴 글이라(뭔가 말이 이상하다) 이야기가 물 흐르듯 자연스레 흐른다. 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본문 임시저장 기능이 사용 중이고, 3분마다 저장했다면서 왜 때문에 제 글은 없죠? 아 미친 노트북 때문에 화가 다 난다. 올리기 전에 전체복사라도 해 놓을걸. 아주 훌륭한 글은 아니었어도, 글이 날아가면 진짜 짜증부터 난다.

 

이미 빡침 게이지가 올라갔으니 간단히 써야겠다. 오늘은 두 권의 다른 책을 읽었다. 『대책없이 해피엔딩』은 하루 만에 100쪽 넘게 읽어 이제 끝이 거의 보일 정도다. 『모서리에서의 사유』는 40몇 쪽 읽은 것 같다. 전자는 좀 가벼운 마음으로 슬슬 넘길 수 있는 책이고, 후자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를 건드린 책이라 전자보다는 약간 정자세로(?) 읽어야 할 것 같은 책이다. 둘 다 재밌다.

 

『대책없이 해피엔딩』은 소설가 김연수-김중혁이 주고 받듯 나눈 영화 칼럼을 묶었고, 『모서리에서의 사유』는 문화비평가 최태섭이 그동안 매체나 블로그에 쓴 칼럼을 모은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뭔가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책을 읽거나 책 소개 메일을 읽거나 독후감을 쓰고 싶어진다.

이것이야말로 '책으로의 도피'!

 

집중력을 잘 발휘하는 하루라고 했으니 일을 미뤄두어 오늘 새벽처럼 또 기사 마무리하느라 5시 다 돼서 잠들지 말고 오늘은 제때 일을 마치고 책을 읽어야겠다. 서울도서관 대출 가능 권수가 3권뿐이라 아끼고 아끼면서 고른 책들이니, 아마 어느 걸 집어들어도 충분히 재미있을 테다.

 

늘 일 생각만 하고 있다고 일의 능률이 오르는 건 아니다. 되도 않는 여유를 부리며 더 이상 늦으면 안 될 때까지 다다라,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고 일에 매몰되게 만드는 습관은 이제 그만 버리자. 그런 건 결국 내 무능력함을 보여주는 일일 뿐이다. 좀 더 편한 마음으로 책읽기에 빠져들 수 있게, 바지런히 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