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없이 해피엔딩 - 김연수 김중혁 대꾸 에세이
김연수.김중혁 지음 / 씨네21북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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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막한 감상

 

1. 김연수와 김중혁의 책이라니, 처음에는 이 사람들이 절친한 친구라는 걸 모르고 왜 두 소설가가 만나서 책까지 썼지? 싶었다. 나중에 둘이 친구라는 걸 알았으면서도 기대했던 조합이 아니라 그런가 그냥 생소한 묶음이라고만 생각했다.

 

2. 김연수의 글은 당시 상황에 대해 좀 더 지적하고 질책하는 편이었고, 김중혁의 글은 보다 가볍고 유쾌했다.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지 않아 좋았다. 무려 40대 아저씨의 글인데 이렇게 경쾌할 수가! 역시 글에는 그 사람의 특성이 묻어난다. 김중혁의 소설을 좋아했던 것도 마찬가지의 이유였다. 번뜩이는 감각과 기발함,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가는 와중에도 잃지 않는 위트,랄까. 구어체로 술술 쓴 글이 많아서인가 더 쉽게 잘 읽혔다. 그렇다고 해서 김연수의 글이 어렵게 읽혔다는 말은 아니다. 김연수의 소설도 유명작이 많았는데 빨리 읽어봐야지.

 

3. <씨네21>에 실린 글을 모아둔 책인데, 사실 영화보다는 두 사람의 '개인의 취향'에 대해 더 속속들이 알게 된 기분이다. 물론 보고 싶어지는 영화도 있었다. 불행하게도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이건 작가들의 글이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단지 내 기억력이 너무 짧아서다.

 

4. 무엇보다 제목이 매우 맘에 드는 책이었다. <대책 없이 해피엔딩>이라니!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인생 평탄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내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과도 맞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그래서 나는 김중혁의 <뭐라도 되겠지>라는 책 제목을 발견했을 때 무릎을 탁 쳤다. 내 인생의 모토는 저거다, 라고. 어느새 아무 색깔도 없이 회색빛이 된 것 같은 일상을 총천연색으로 물들이고 싶다는 맘이 들어서 뽑아든 책이다. 왠지 휴식을 줄 수 있는 책인가 싶어서. 다행히도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마지막에 와서 늑장을 부려 그렇지, 앉은자리에서도 다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유쾌하다. 글 쓰는 사람들이 쓴 글이라(뭔가 말이 이상하다) 이야기가 물 흐르듯 자연스레 흐른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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