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지문, 그리고 마주 보는 다정함 - 오마이뉴스
불혹, 블랙홀
곤드레나물밥을 먹는다
곤드레나물밥을 먹으며 지나가는 시간을 잠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잠시 사는 것
곤드레나물밥을 먹으며 지나가는 시간을 잠시 씹어먹는
것만으르도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의 삶을 인용해서 살고 있는 것만
같은
꼭꼭 씹어 먹는다
곤드레나물밥을 먹는 일만으로도
나는 잠시 너를 사랑하는 것
발상을 소멸시키지 않고 완성까지 다다르는 데는 조각나지 않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는 말씀만은 꼭 드리고 싶다. 조각나지 않는 시간이라 함은 누구도 나를 찾지 않는, 연락도 알림도 없는, 방해받지 않는, 주의가 분산되지 않는, 분절없이 통으로 이루어진, 질이 높은, 감미로운 고요와 고독의 침잠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