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통과하는 일 - 비전, 사람, 돈을 둘러싼 어느 창업자의 기록
박소령 지음 / 북스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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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콘테츠가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있음. 바로 우리 시대의 최대 관심사인 콘텐츠를 기반으로 미래지향적인 스타트업 퍼블리(PUBLY)’를 창업한 박소령 전 CEO. 퍼블리는 콘테츠를 유료로 구독하는 획기적인 서비스임. 그리고 약 10년 동안 창업의 열정으로 회사를 운영하다가 더 이상 일에 대한 자부심이 사라져 회사를 과감 하게 매각하고 완전한 자유인이 되었음. 한편으로는 창업자의 기록을 남기고 싶어실패를 통과하는 일을 출간하였음. 여전히 콘테츠의 힘을 믿고 있는 저자의 저력이 무엇인지 궁금했음.

2. 창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님. 빠르게 변화하고 불확실한 시장 속에서 손익분기점을해야 하고 수없이 많은 결정과 전략을 선택해야 함. CEO의 책임감을 생각할수록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점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음. 그럼에도 저자는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 의 말대로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다라는 상상력과 대단한 열정으로 사업을 성장시켰음.

3. 이 책을 읽으며 공감했던 것은 제목에 나와 있듯 실패에 있었음. 겉보기에는 창업자의 성공담 같은데, 오히려 자기반성이라고 할 수 있음. 실패를 경험했던 이야기를 솔직하게 이 야기하고 있음. 저자는 자신의 수많은 시행착오로 많은 것을 배음특히 저자가 읽고 본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웠음. 그래서 용광로 같은 사업의 최전선에서 이제 창업을 하거나 조직을 관리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전하 고 있음.

4. 가령, 사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팀원들의 노동생산성의 기준으로 곱하기(x)’ 이론 을 제시 하고 있음. 만약 더하기(+)이라고 한다고 ’0‘의 능력이라고 해도 사업에는 별 영향이 없음. 문제는 0을 곱하기를 할 경우에는 모든 것이 0이 되는 결과가 됨마치 우주왕복선 첼린처 호가 발사 73초 만에 공중에서 폭발한 경우처럼 사업이 실패할 수 있음.

5. 저자의 설득력 있는 멘토는 단순한 실패 스토리나 경영 전략서가 아님. 저자 말대로 무엇이든 간에 스스로 목표를 향해 한걸음 나아가는 사람들에게 일과 돈, 그리고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고 살아왔는지를 들려주고 있음. 책장마다 삶의 버팀목이 되는 말들이 가득해 자꾸만 밑줄을 그으면서 읽었음. 그래서 박소령의 실패는 삶의 좌표를 바라보는 매우 소중한 콘텐츠가 되었음. 실패는 피할 수 없으며 통과할 때 비로소 우리에게 성공적인 자산이 라고 말함.

6. 첫째는 어떤 사업에 대한 의사결정을 반드시 해야 함.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 발코니 이론이 매우 효과적인 리더십이라고 말함. 무도회장이 현장에 직접 뛰어 들어 문제를 해결 하는 방법이라고 한다면 발코니는 현장에서 한발 물러나 전체 상황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음.

7. 둘째는 자신의 기대치를 관리해야 행복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함. 돈을 벌기 위해 억  지로 일해야 한다거나, 돈을 포기하면서까지 자유를 얻으려고 해서는 결코 만족을 느낄 수 없음. 부와 행복을 현실과 기대치라는 두 가지 원리로 이해해야 함. 다시 말하면 기대치보다 높은 결과를 얻어야 행복을 확신할 수 있음.

8. 셋째는 감사 인사를 역설하고 있음. 아무리 사소한 도움이라고 하더라도 도움을 받았으면 감사 인사를 잊지 않고 꼭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음. 이유인즉 도움을 준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임. 동시에 언젠가 자신이 감사 인사의 선한 영향력을 크든 작든 받을 수 있기 때문임.

9. 넷째는 존경할 수 있는 사람으로 행동해야 함. 어느 누구도 존경하고 싶지 않은 사람 밑에 서 일하고 싶지 않음. 그래서 사업가에게는 공동 창업자가 아니라 동업자가 필요한 사람이었음. 특히 동업자는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 아니라 나에게 좋은 사람이어야 했음. 동업 자는 나와 같이 고통을 감수하면서 동시에 내가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했음.

10.우리는 누구나 유한한 존재임을 알고 있음. 일찍이 스티브 잡스는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고 했음. 이 책의 저자는 누구보다는 자신의 삶을 사랑하며 살았음. 순응하는 삶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것과 같음. 이와 달리 주도하는 삶은 내 몸에 맞는 옷을 입는 것과 같음. 저자의 말대로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를 속이지 않아야 함을 깨달았음. 끊임없이 실패에 대해 생각하는 일이야말로 자신의 삶을 완성하는 것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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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5 - 사과와 링고
이희주 외 지음 / 북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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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여자의 섬뜩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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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5 - 사과와 링고
이희주 외 지음 / 북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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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 시대 가장 주목해야 작가와 작품의 보고(寶庫)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2025은 삶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이야기하고 있다. 수상작품집에는 대상으로 선정된 이희주의 사과와링고를 비롯하여 각양각색 다섯 편의 우수작품이 실려 있다. 그중에서도 사과와 링고는 착한 여성의 반전을 볼 수 있다. 파국적 결말을 깊이 있게 그려낸 섬뜩한 이야기다.

 


사과와 링고는 두 자매의 팔자(八字)에 질투 섞인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겉으로 보면 언니와 동생의 불편한 관계이다. 그러니까 언니(사라)는 동생(사야)를 보살펴야 하는 팔자를 타고났다는 편견 속에 놓여 있다. 소설은 사야는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하면서 사라에게 돈을 빌린다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문제는 마지막이라는 말이 화가 날 정도로 거짓말인 줄 알면서도 끝내는 가족이라는 이름 앞에서 사라의 미운 감정이 속절없이 사그라진다는 점이다. 이상하게도 동생의 거짓말이 점점 커질수록 언니로서의 깊은 걱정과 사랑이 점점 부각된다는 사실이다.

 

작가는 자매를 통해 인간의 정체성을 말하며 미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자매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사라가 아름답지 않는 평범한 여성이라면 사야는 타고난 아름다움을 지닌 고양이상 미녀이다. 또한 사라가 억척스럽게 살면서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는 반면에 사야는 아름다움에 몰입한 나머지 아름다움에 최선을 다한다. 어쩌면 궁핍한 생활속에서도 고양이 두 마리를 기르는 사야의 심리는 일종의 판타지에 가깝다.

 

작가는 사야의 정신적 위기 상황을 관찰하면서 인간은 누구나 애완동물이 되고 싶다는 것은 묘사하고 있다.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먹여주길 바라고, 재워주길 바라고, 이유 없이 사랑받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동생의 행동은 애완동물의 팔자 같았다. 자신이 원하는 걸 위해 노력하지 않고 오히려 보호받으려는 행동이라고 할까? 마치 돈 많은 여자를 만나 살면서 셔터맨이 되고 싶은 남자의 고백이나 다를 바 없다. 언니와 동생의 차이점은 단지 애완동물이 되는 팔자인지 아닌지에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특히 인상 깊었던 순간은 사라가 고양이들을 보고 돈 먹는 하마라고 말할 때이었다. 그녀가 돌보는 고양이들의 이름은 이 소설의 제목이기도 하다. 사과와 링고는 치료하기 힘든 병을 앓고 있어 돈 먹는 하마라는 핀잔을 듣게 된다. 애완동물이 되는 팔자인 그녀에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고양이들이 돈 먹는 하마가 되어도 좋을 나름대로 애정을 가지고 있으니까.

 

하지만 사라의 절망적인 입장에서 보면 정말이지 고양이가 아니라 돈 먹는 하마일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돈 먹는 하마를 감당하느라 경제적 활동이 불안한 그녀의 동생이 오히려 돈 먹는 하마가 되는 악순환은 간과할 수 없는 일이었다. 결국에는 이렇게 살아봐야 더 좋은 삶을 살 수가 없다는 불안감이 그녀의 착한 심성을 파괴하게 된다.

 

이렇듯 사과와 링고는 누구나 한 번쯤 마주하게 될 애완동물의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혼란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담아내고 있다. 사야의 고양이들을 죽이는 사라의 행동은 사랑일까? 아니면 파괴일까? 가장 강렬한 단절은 죽음밖에 없다. 고양이들의 흔적을 지워야 하는 운명은 얼마나 아름다운 복수(復讎)인가? 복수는 복수가 아닌 듯 계속된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이효석문학상 사과와링고 너는별을보자며 삽 빈티지엽서 옮겨붙은욕망 우리들의적이산을오를때 이효석문학상수상작품집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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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단어들 - 삶의 장면마다 발견하는 순우리말 목록
신효원 지음 / 생각지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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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글을 풍요롭게 하는 순우리말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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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단어들 - 삶의 장면마다 발견하는 순우리말 목록
신효원 지음 / 생각지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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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하이데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하면서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소셀 네트워크 공간에서는 본명 보다는 필명, 즉 닉네임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쉽게 말하면 별명(別名)이다. 나는 몇 번의 닉네임을 바꿔가면서 비로소 내 성격에 맞는 단어를 찾았다. 바로 오우아. 겉으로 보면 오우아는 모음의 연속이며 무엇보다도 무슨 말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오우아는 사연이 있는 단어다. 오우아는 이덕무 선생이 쓰던 오우아거사(五友我居士)’를 줄여 쓴 말이다. 풀이하면 내가 나의 벗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한글이라는 독특한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쓰는 말이 한국어라고 생각하는 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물론 정반대로 외국어라고 생각했는데 한국어인 경우도 적지 않다. 요즘같이 신조어가 다양하게 만들어지는 상황에서 한국어에 대한 정체성이 혼란스럽다. 굳이 번거롭게 정체성을 따지느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우리에게 언어적 소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상대방과 말하는 차원이 아니라 소통하기 위해 그렇다.

 


그런 면에서 신효원의우리가 사랑한 단어들은 매우 반가운 책이다. 한국어를 전공한 저자는 자연스럽게 삶의 장면에서 순우리말을 발견했다. 순우리말은 100% 우리말이다. 다시 말하면 순우리말은 한자, 일본어, 영어 등 다른 언어가 섞이지 않았다. 내가 즐겨쓰는 오우아라는 닉네임은 비록 우리말이라고 하더라도 순우리말이라고 할 수는 없다. 결과적으로, 이금희 방송인의 말을 빌리자면 순우리말은 ‘AI가 쓸 수 없는 글이라는 사실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밑줄을 그어 가며 책을 읽는다고 말했다. 마음에 새겨두고 싶은 문장, 나를 움직인 문장에 밑줄 그어 가며 자신만의 역사를 영글(영글다: 과실이나 곡식 따위가 알이 들어 딴딴하게 잘 익다)’었다. 그리고는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열망하며 드레있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데 왜 하필 드레일까? 드레의 순우리말은 인격적으로 점잖은 무게를 뜻한다. 드레와 점잖은 무게의 연결고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렇듯 저자는 잊지 못할 삶의 장면을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일상적인 단어의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특히 우리 입에 익지 못한 순우리말을 사랑하였다. 책을 읽는 사람들의 공통점이랄까? 책을 읽다가 어느 순간 내가 모르는 단어를 알게 되었을 때 흐무뭇함(매우 흡족하여 만족스럽다)’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놀랍게도 내가 모르는 단어들은 대부분이 순우리말이었다.


책 구석구석에는 저자의 순우리말에 대한 마음새(마음을 쓰는 성질)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마치 숨겨진 보석을 찾듯 숨겨진 단어를 찾는 것처럼 새삼스럽게 흥미로웠다. 또한 눈물, 웃음, 이야기 하나하나 새겨진 순우리말에 열중하는 한결같이(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없이 꼭 같다)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우리는 이토록 곰살스러운(다정하고 부드러운 사람)’에게 끌릴 수밖에 없지 않은가?

 


가령, 걸음을 부르는 순우리말은 이렇다. 기운이 없어 비틀거리며 걸을 때는 허영허영하다’, 나쁜 소식을 듣거나 울적한 일이 생겼을 때 걸음에 힘이 빠져 쓰러질 듯한 걸음은 허전거리다’, ‘저춤거리다라고 한다. 반면에 힘없는 것과 관계없이 느릿느릿 걸음은 느실느실하다’, 아름다운 산책로를 걸을 때 한 걸음 한 걸음 꼭꼭 눌러 담아 천천히 걸음은 발밤발밤하다이다.

 

순우리말을 듣고 있으면 일상적인 말보다 더욱 실감 난다. 그만큼 삶의 모습을 감각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히 순우리말을 그러모아둔(흩어져 있는 사람이나 사물을 거두어 한 곳에 모으다)’ 단어집이 아니라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는 말과 글의 향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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