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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크 - 첫 2초의 힘
말콤 글래드웰 지음, 이무열 옮김, 황상민 감수 / 21세기북스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아르키메데스가 목욕탕에서 벌거벗은 체 튀어나와 유레카! 유레카! 를 외쳤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의 놀라운 발견은 과학사에 있어 위대하다. 이렇듯 세상을 놀라게 하는 사람은 예나 지금이나 있다. 우리가 이번에 만나 볼 말콤 글래드웰도 그 중에 한 사람이다. 그는 문명화된 사회에서 최상의 생존 전략을 찾아 나서며 마침내 블링크! 블링크! 를 외쳤다.
블링크! 조금은 생소하지만 이 말은 2초 안에 일어나는 순간적인 판단을 말한다. 2초라는 짧은 시간에 아주 중대한 문제를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2초 이내에 판단하지 못하고 몇 초를 더 머뭇거린다면 우리에게 최악의 결과가 생기고 만다. 생각하기 위해서 잠시 시간을 멈춰서는 안 된다. 사업에 있어서든 대인관계에 있어서든 이 법칙은 성공하기 위한 흥미로운 아이디어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최고의 블링크를 할 수 있을까? 이런 물음에 저자는 『블링크』라는 책을 가지고 다시 한 번 대중 앞에 나타났다. 이미 그는 『티핑 포인트』로 잘 알려진 베스트셀러 작가다. 『티핑 포인트』가 ‘작은 아이디어를 빅 트렌드로 만드는’ 책이었다면 이번에 나온 『블링크』는 작은 아이디어를 실천적인 전략을 말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누구나 한 번쯤 읽어봐도 좋다. 꼭 비즈니스맨이 아니더라도 보통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저자는 다양한 삶의 패턴을 연구하고 분석하면서 세상을 움직이는 시간이 2초라고 말한다. 앞서 말했듯이 아주 중대한 문제일수록 빠른 판단을 해야 한다. 그만큼 우리는 빠른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주요 키워드 중에 ‘얇게 조각내어 관찰하기’가 있다. 매우 얇은 경험의 조각들을 토대로 상황과 행동의 패턴을 찾아내는 무의식적인 능력을 말한다. 곧 순간적인 능력이다.
하지만 블링크에도 단점은 있다. 저자는 워렌 하딩의 오류를 통해서 이 점을 경계하고 있다. 워렌 하딩의 성공 조건은 외모였다. 외모 덕택에 그는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의 최악의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낳고 말았다. 결국 그의 외모만을 믿은 나머지 그의 또 다른 모습을 도외시한 실패작이다.
왜 그랬을까? 문제는 우리가 직감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직감은 무의식의 영역에서 작용한다. 이런 무의식은 곧 ‘느낌’ 같은 것이다. 느낌이 좋으면 좋고, 나쁘면 나쁘다는 것이다. 물론 이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진실하지는 못하다. 얼마든지 느낌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나쁜 결과가 생기게 마련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좋으면 좋다는 식의 편견에서 판단하고 만다.
이는 저자가 말하는 적응 무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느낌이 좋으면 좋다는 식의 연결고리는 강력한 무의식이다. 반면에 느낌이 좋은데 나쁘다는 식의 연결고리는 약한 무의식이다. 약한 만큼 우리의 판단을 혼란스럽게 한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을 해야 한다. 약한 무의식을 거부하지 말고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면 세상의 숨겨진 진실이 무엇인지 어느 누구보다도 빠르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것이 블링크의 놀라운 힘이다. 느낌이라는 직감을 믿으면 우리는 세상에서 중심이 될 수 없다. 그보다는 직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언제 어디서나 세상을 판단하고 위험을 경고하며 목표를 설정하고 치밀하면서도 능률적으로 행동하게 한다. 즉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하여 순간적인 판단을 하는 것이다. 그만큼 통찰력이 돋보인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순간적인 판단의 가치를 느낄 것이다. 그러나 말 그대로 느낌의 차원은 아니다. 누구나 충분히 공감할 내용이다. 남들보다 더 빠르면서도 정확한 판단이 성공하기 위한 새로운 비결임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순간적인 판단을 활용하는 것도 우리에게 매력적인 능력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