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 워크 - 강렬한 몰입, 최고의 성과
칼 뉴포트 지음, 김태훈 옮김 / 민음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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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기계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대결은 놀라운 결과였다. 우리의 예상과 달리 인공지능 알파고가 승리했다. 상상했던 현실이 무너지는 불편함이 없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인공지능에 무관심했던 사람들도 다가올 미래에는 인간과 기계가 경쟁해야 한다는 냉정한 현실을 주목했다. 사회가 빠르고 복잡하게 변화되는 속도에 따라 제 4차 산업혁명이 우리 사회의 일상 언어가 된 것도 이러한 이유에 있다. 4차 산업혁명이란 제2의 기계 시대를 말한다. 지난 날 산업혁명의 증기기관이 제1의 기계 시대였다면 제2의 기계 시대는 디지털 기술이다. 기계가 디지털 기술로 진보하면서 그만큼 스마트(smart)해졌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이라는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면서 호모 사피엔스의 셈법은 복잡해졌다.인공지능 기계들이 효율적으로 일하게 되면서 무인(無人) 시스템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디지털 기술이라는 부수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인간적인 노력을 다해야 한다. 당장 일자리를 걱정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 할 일이 불가피하게 정해져 있기 때문에 우리는 필요한 기술만을 배우면 되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인공지능은 ‘딥 러닝(Deep Learing)’의 기술이다. 컴퓨터가 학습을 통해 인간처럼 생각하고 배울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거꾸로 기계처럼 살아가고 있다. 생각하지 않고 있다.

 

 

취업 전망을 좋게 하거나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해 우리 또한 스마트해진 게 사실이다. 단순히 생활의 편리함을 생각한다면 스마트한 기술 없이는 제대로 사는 게 어려우니까. 우리는 좀처럼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못한다. 스마트폰이 고장이 나서 세상과 소통할 수 없는 단 몇 분이더라도 우리가 얼마나 악몽에 시달려야만 하는지 모른다. 디지털 기계를 오래 동안 사용하는 만큼 우리는 더 이상 호모 사피엔스가 아니라 ‘호모 디지터스(Homo Digitus)’다. 그러면 호모 디지터스가 우리 모두를 위한 미래일까? 우리가 디지털 기계의 소비자라고 하면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디지털 기계의 생산자가 되고 싶다면 칼 뉴포트의 실용적이고 설득력 있는 조언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뉴욕 타임스 북 리뷰에 따르면 칼 뉴포트는 자기계발의 특별한 작가다.『딥 워크(DEEP WORK)』을 읽어보면 작가의 통찰은 예리하고 정확하다. 이 책에서 작가는 호모 디지터스의 미래를 찬미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비극적으로 다루지도 않는다. 오히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생각들은 아주 일상적이다. 이 책의 부제는 '강렬한 몰입, 최고의 성과‘다. 디지털 기계가 마법적 도구라고 한다면 딥 워크, 즉 몰입은 인간적인 도구다. 마법적 도구가 손과 눈의 예술이라면 인간적인 도구는 마음의 예술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의미 있는 행동보다 오히려 의미 없는 행동들을 훨씬 많이 한다. 과거에는 TV가 바보상자였다면 오늘날에는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이 바보상자다. 만약에 스마트폰이라는 기계와 그것에 붙여진 이름이 같다고 하면 우리는 굳이 어떠한 고민도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아이러니하게도 스마트폰의 중독은 우리에게는 최악의 삶이 되고 만다. 그래서 이러한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작가의 스마트한 생각이 궁금해졌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호모 사피엔스 디펜시스(homo sapiens deepensis)’로 거듭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몰입이 어려 모로 최선이기 때문이다.

 

 

칙센트미하이에 따르면 몰입은 “어렵고 가치 있는 일을 이루기 위한 자발적인 노력을 통해 육체나 정신을 한계까지 밀어붙일 때 최고의 순간들이 찾아온다.”는 정신적 상태를 말한다. 그러니까 최고의 순간은 몰입할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일을 하면서 최고의 성과를 달성하려면 우리는 몰입과 마주해야만 한다. 예전처럼 오래 일만한다고 해서 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보다 깊이 일하면서 집중해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그래야만 우리는 최선을 다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일상적인 직장 생활의 ‘상시 접속 문화(culture of connectivity)’가 최선이 아님을 보여준다. 직원들이 바쁘게 일해야 하는 모습이 곧 그 회사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는 결코 최고의 성과를 달성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직장에서 최소 저항을 극복하기 최선의 방법으로 딥 워크의 생산성에 주목한다. 이러한 딥 워크를 실행하기 위해서 하나, 몰두하라. 둘, 무료함을 받아들여라. 셋, 소셜 미디어를 끊어라. 넷, 피상적 작업을 차단하라는 것이다.

 

 

가령, 산만함을 일으키는 인터넷을 현명하게 활용하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 안식일을 주장하기도 한다. 이것은 마치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금식(禁食)을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 그래서 저자가 말하는 보다 구체적인 방법은 인터넷 안식일의 대안이다. 즉 “가끔 산만함에서 벗어나 집중하는 시간을 정할 것이 아니라 가끔 집중에서 벗어나 산만함을 허용하는 시간을 정하자”(154p)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인터넷을 쓰는 시간을 정해 놓고는 나머지 시간은 인터넷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인터넷은 자극이 높은 탓에 그 시간동안 우리의 활동은 가치가 낮아지게 된다.

 

 

또 하나, ‘연락하기 어려운 사람이 되라.’고 한다. 파상적 작업이란 “지적 노력이 필요하지 않고, 종종 다른 곳에 정신을 팔면서 수행하는 부수적 작업”을 말한다. 결과적으로 파상적 작업은 업무를 집중하지 못하게 한다. 많은 직장인들이 이메일을 관리하는 데도 시간낭비를 할 수 밖에 없다. 이럴 때 목적에 맞는 발신자를 제한하는 ‘발신자 필터’, 평범한 답신이 아닌 좀 더 ‘절차 중심 접근법’, 답신을 쓸 가치가 최소화라고 한다면 ‘회신하지 않는다.’는 세 가지 조언은 이메일이 일으키는 스트레스를 크게 약화시킨다. 따라서 연락하기 어려운 사람은 새로운 의사소통이며 가치 있는 일을 찾고자 하는 권리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늘 바쁘게 일한다. 그래서 ‘저녁과 주말이 있는 삶’이 가능할까? 라는 질문은 가장 어렵다. 하지만『딥 워크』의 대답은 스마트하다. 바로 몰입하라는 것이다. 문제는 누구나 알고 있으나 정작 누구나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것이며 실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몰입이 최고의 성과를 낸다고 하더라도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앞서 말했듯 몰입은 정신적 체조다. 좀 더 구체적으로 두뇌를 렌즈로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부터 나는 일을 할 때 노동자나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가 되기로 했다. ‘생산자의 시간표, 매니저의 시간표(Maker's Schedule, Manager's Schedule)’라는 유명한 글을 쓴 폴 그레이엄은 창조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생산자’의 시간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생산자의 시간이란 오랫동안 방해받지 않는 업무 시간을 의미한다. 내 방식대로라면 생산자의 시간은 곧 스마트한 시간이다. 쉽지 않겠지만 하루에 1~2시간은 연락하기 힘든 사람이 되어보는 것이다. 최선은 그런 것이다.

 

# 딥 워크, 몰입, 호모사피엔스디펜시스, 생산자의 시간,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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