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밥상
제인 구달 외 지음, 김은영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인 구달이 우리 곁에 또 한 번 왔다. 70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비행기를 타고 세계 곳곳을 누비는 번거로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러한 그녀의 열정은 무엇 때문일까? 일찍이 침팬지를 연구하는 여류학자로 알려진 탓에 ‘침팬지 엄마’라고 불렸다. 그녀를 통해 침팬지도 육식을 한다는 것이 세상에 알려졌다.
이번에 나온『희망의 밥상』을 통해 그녀는 채식주의가 되어 있었다. 채식주의가 단순히 육식을 할 수 없어서가 아니다. 그보다는 자신의 선택에 의해 채식주의가 된 것이다. 이러한 선택이 곧 우리의 희망이며 보다 나은 자연을 다음 세대에게 넘겨주기 위한 것이다.
20세기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책으로 알려진 레이첼 카슨의『침묵의 봄』이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으로 파괴되는 야생 생물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연을 통제하기 위해 살충제 같은 무기에 의존하는 것은 우리의 지식과 능력 부족을 드러내는 증거다. 자연의 섭리를 따른 다면 야만적인 힘을 사용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제인 구달의『희망의 밥상』은 그 연장선에 있다. 가령, 1헥타르의 농지에서 각각 다른 곡물을 재배했을 때 그 곡물을 식량으로 1년간 생존할 수 있는 사람의 수는 스물두 명이었다. 반면에 소나 양을 길러 고기를 생산하면 단지 한 두 명만이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생수를 담는 플라스틱 병의 물질인 PET 1kg를 생산하기 위해서 1.75kg의 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의 밥상에 오르는 동식물들이 겪고 있는 실체를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가축을 사육하면서 벌어지는 인간의 만행이 사실일까? 두려워졌다. 그래서 그녀는 밥상의 혁명이라는 메시지를 지구상에 전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패스트시대에 살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보다 빨리 살려고 한다. 우리의 밥상도 예외는 아니다. 햄버거로 불리는 이른바 패스트푸드 음식은 물론 유전자변형 식물이 우리의 입맛을 바꿔버렸다. 앞서 말했듯이 자연이 침묵하는 사이에 그 빈자리를 사람들의 탐욕과 오만함으로 인해 우리의 밥상이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것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단지 값싸고 먹기 좋다는 식으로 우리의 눈이 흐려져 왔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서서히 작은 혁명들이 일어나고 있다. 주말이면 아내와 함께 쇼핑 센터에서 각종 음식재료를 산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유기농이니 친환경이 하는 상품들이 아니면 지갑을 열지 않는다.
또한 육식 대신에 채식이 웰빙 바람을 타고 있다. 우리의 밥상이 슬로푸드로 바뀌고 있다. 서서히 우리의 생활이 슬로 라이프로 접어들고 있다. 그만큼 우리 밥상 옆에『희망의 밥상』을 놓아두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소비자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