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 스님의 행복 - 행복해지고 싶지만 길을 몰라 헤매는 당신에게
법륜 지음, 최승미 그림 / 나무의마음 / 201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득, 아니 때때로 나 자신이 낯설어지는 날이 있지요. 이렇게 살아도 될까, 싶을 정도이면 외로움을 탓할 수만 없게 됩니다. 어느 순간 지친 어깨 위로 내려앉은 단단해진 무력감을 싹둑싹둑 잘라내고 싶어도 오히려 절망감을 키우는 것은 아닌지 두렵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궁핍한 삶에서 배운 것이 있으니 바로 ‘행복’입니다. 행복은 우리 자신의 참 좋은 감정입니다. 참 좋은 감정은 자신의 머리와 가슴이 행복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모든 일을 가능하게 합니다. 모든 일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는 다시 살아갈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누구나 행복을 손아귀에 넣고 싶어 못 견딥니다. 그래서 잠시 가던 걸음을 멈추고『법륜 스님의 행복』을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행복하려고 야단법석인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 건지, 왜 행복 때문에 몹쓸 병을 앓는 건지 궁금해서 그렇습니다. 돌이켜보면 행복이라는 단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습니다. 그러면서도 세상에서 가장 무섭기도 합니다. 그만큼 행복해야만 하는 조급함 때문입니다. 행복하길 원하면서 생겨나는 또다른 문제는 행복이라고 다 좋은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깊이가 없는 행복, 즉 단순한 행복은 욕심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욱 사람을 의심하거나 두려워하는지 모릅니다.


스님의 즉문즉설(卽問卽說)에 따르면 단순한 행복이라고 해서 불행한 것은 아니더라도 행복이 단순해지면 결코 행복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가 ‘자리(自利)’에서 비롯됩니다. 자기에게만 좋다는 이기심 때문에 행복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행복은 남을 이롭게 하는 ‘이타(利他)’입니다. 하지만 궁극적인 면에서 행복을 보면 자리와 이타는 불가분의 관계이며, 어느 하나만으로는 진실로 행복할 수 없으며, ‘자리리타(自利利他)’여야 비로소 온전한 행복이라는 것입니다. ‘내가 너를 돕는 것이 나한테 좋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행복은 남을 자기처럼 여길 때 가슴이 뿌듯하며 감동을 안겨줍니다.


『법륜 스님의 행복』을 읽으면 읽을수록 몸에 좋다는 것을 느낍니다. 스님의 맑고 담백한 목소리는 '온전한 행복'을 지니고 있어 까맣게 타 들어간 마음이 회복됩니다. 오로지 성공을 위해서 사는 사람들을 보면 입맛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도 입맛이 좋다는 것만 먹은 사람들이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게는 정작 입맛이 없다는 것은 모순입니다. 이렇게 서로가 입맛이 없을 때 스님은 말합니다. 행복은 입맛이 아니라 몸이 중심이라는 것을. 좀 더 말하자면 우리는 성공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행복을 위해 산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 어제 행복하지 않았다고 해서 오늘마저 행복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잘못된 선택이라는 것입니다. 삶은 무한반복 됩니다. 오늘은 어제와 다르지 않으며 오늘은 내일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행복을 저버릴 이유는 없습니다. 우리가 선택하는 행복은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 다릅니다. 무엇보다도 오늘, 우리는 행복해야만 합니다. 삶은 영원하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겸손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런 겸손함으로 오늘의 삶을 성실하게 살아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해맑은 미소로 더불어 사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두 가지 감정을 깨달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내 마음이 더 잘 보였습니다. 바로 ‘내려놓음’과 ‘20%’입니다. 부끄럽게도 내려놓음을 마치 현실회피인양 착각했다는 것입니다. 내려놓음은 마음의 집착을 비우는 것입니다. 반대로 현실회피는 마음의 집착을 채우는 것입니다. 이렇게 집착의 질량은 가볍고 무겁습니다. 질량의 가벼움은 곧 ‘원(願)’이며, 질량의 무거움은 곧 ‘욕심(慾心)’입니다. 그리고 하루의 20%는 자기 시간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비록 80%는 하기 싫어도 해야만 하는 일을 하더라도 20%는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보람되고 재밌게 보내라는 것입니다.


일찍이 버트런드 러셀은 “객관적으로 사는 삶이 행복한 삶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사람들이 점점 더 각박해지는 세상에서 상처를 입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기 혼자만 행복하다고 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자기 혼자만 행복할 수 없습니다. 행복은 사람에게서 오는 것입니다. 사람을 만나면서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할 때 그것은 치유의 시간인 동시에 행복한 시간이라는 것을, 그래서 스님의 말씀처럼 행복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스님은 행복을 안내하는 사람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