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꿀벌의 세계 - 초개체 생태학
위르겐 타우츠 지음, 헬가 R. 하일만 사진, 최재천 감수, 유영미 옮김 / 이치사이언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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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은 곤충일까? 포유동물일까? 우리가 아는 꿀벌은 곤충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포유동물이라고 주장하는 생물학자가 있다. 그는 『경이로운 꿀벌의 세계』를 지은 위르겐 타우츠였다. 이 책에서 그는 꿀벌 군락을 두루 살피면서 우리가 미처 몰랐던 꿀벌에 관한 모든 것을 상세히 알려주고 있다.

그의 주장을 이해하기 앞서 우리는 두 명의 생물학자를 빼놓을 수 없다. 한 사람은 윌리엄 모튼 윌러(William Morton Wheeler)이며 나머지 한 사람은 요하네스 메링(Johannes Mehring)이다. 윌러를 주목하는 이유는 ‘초개체(superorgnism) 개념’에 있다. 초개체 개념이란 꿀벌은 각각 별개의 생명을 지닌 개체이지만 언제나 군락 전체가 마치 하나의 개체처럼 행동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메링을 주목하는 이유는 ‘척추동물’에 있다. 메링은 “일벌은 생명 유지와 소화를 담당하는 몸이고, 여왕벌은 여성의 생식기이며, 수벌은 남성의 생식기다.”라며 꿀벌의 군락을 척추동물이라고 했다.

이러한 꿀벌에 관한 특성을 바탕으로 하여 저자는 앞서 말했듯이 ‘포유동물’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낮은 번식률, 엄마젖과 자매젖이라 불리는 로열젤리의 유사성, 벌집이라는 ‘사회적 자궁’, 포유동물의 체온이 약 36도 관련하여 유충의 체온을 약 35도 일정하게 유지하는 점, 포유동물의 인지능력에 견줄 만한 꿀벌의 집단 지성이 각각 포함되어 있다. 이중에서도 저자는 꿀벌 군락의 생리학적 필수 요소는 벌집이라고 말했다. 꿀벌 군락에 있어 벌집은 거주공간, 저장 공간, 그리고 육아 공간이었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꿀벌 군락을 사회생리학으로 살펴보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꿀은 피보다 진하다.’라고 말하면서 꿀벌 군락의 연결고리를 분석하고 있다. 다윈의 진화론에 따르면 진화의 가장 우선적인 전제는 자신의 종(種)을 존속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꿀벌의 짝짓기를 보면 다윈 스스로도『종의 기원』에서 ‘꿀벌의 일벌들은 자신의 이론을 적응하기 매우 어려운 존재’라고 토로할 정도였다. 여왕벌에서 태어난 생식능력이 없는 암벌 즉 일벌들은 모두가 같은 엄마가 낳은 자식들이다. 그리고 암벌들은 자신의 유전자를 확산시키기 위해 스스로 자식을 포기하는 대신 자신의 어머니가 가능하면 자매들을 세상에 많이 배출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그렇다면 암벌의 생존전략은 무엇일까? 저자는 ‘혈연선택’이론으로 꿀벌의 생물학적 특성을 말하고 있다. 이는 동물들이 협동적이고 매우 이타적인 행동하는 이유를 알려주며 꿀벌들이 진화하면서 ‘외톨박이’에서 사회적 생물로 옮겨간 현상을 적절하게 설명해준다고 저자는 말한다. 특히 윌리엄 해밀턴이 대중화시킨 ‘대립유전자’을 개체군에 많이 확산시키는 데 있어 친척끼리 서로 돕는 행동은 도움을 베푸는 자와 그의 대립유전자에도 유익이 된다고 덧붙이고 있다.

이 책의 요지는 꿀벌의 진화 과정에서 성공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까닭은 초개체라는 꿀벌 군락에 있다. 다른 동물들이 개체에 직면하는 문제를 해결해나가면서 진화했다면 꿀벌은 집단 간에 협력 관계를 수립하였다. 이러한 능력에는 ‘복합적응계’라는 특성을 발휘하는데 “서로 병행적으로 끊임없이 행동하고 동료 행위자의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많은 행위자들로 이루어진 역동적인 네트워크다.”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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