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치의 기술
카네스 로드 지음, 이수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루이 14세는 “짐이 곧 국가”라고 말했다. 절대왕정의 시대적 상황을 거슬러 올라가면 일리가 있다. 하지만 오늘날까지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지금은 민주주의 시대다. 헌법의 틀 안에서 권력을 견제하고 있다. 또한 지금은 왕이 아니라 대통령이 다스리는 시대다.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을 통치하는 것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대통령은 통치의 주체인 국민을 통치한다.

이것이 대통령의 역설적인 자화상이다. 대통령은 국민이 원하고 바라는 것에 늘 신경써야 한다. 무엇보다도 중대한 결정(현재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합의나 동의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과거처럼 권력이나 권위를 앞세운 정치적 리더십으로는 국가를 제대로 경영할 수 없다. 한 마디로 대통령은 비즈니스맨이어야 한다.

요즘 새 정부가 이런저런 개혁을 외치고 있다. 기존의 잘못된 제도를 바로잡는 것을 두고 싫은 소리를 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재미가 없다. 개혁의 잣대가 통치가 아니고 다분히 정치적인 색깔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결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개혁이 오히려 구호나 슬로건에 그칠 확률이 높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우리가 이 책『통치의 기술』에 주목하는 것은 제목에 1차적으로 나와 있다. 그런데 책장을 넘기면 ‘THE MORDON PRICIPLE'이라는 원제가 나온다. 해석하면 ’현대 군주론‘이다. 이것이 이 책이 다루고자하는 2차적인 내용이다.『군주론』하면 부정적 이미지가 앞선다. 마키아벨리는 권력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고 한다. 또한 선한 군주보다는 악한 군주가 국가의 흥망성세를 좌우한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군주론』에는 또 다른 진실이 있다. 마키아벨리가 말한 군주는 이기적이거나 비도덕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좀 더 살펴보면 “필요에 따라서는 선인도 악인도 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듯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 필요에 따라서 그런 것이다. 또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와 ‘실제로 사람이 살아가는 생활방식’을 저울질하면서 그는 후자를 선택한다. 그는 강력한 통치자를 원했다. 덧붙이면 그는 이상주의적 인간관인 유토피아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위험하다고 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마키아벨리의 긍정적인 부분을 필요에 따라 통치술을 정의한다. 즉 전쟁에서의 전략과 마찬가지로 통치술은 지도자가 적대적인 요인들이 산재한 상황에 대처하는 기술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효과적인 통치술을 발휘하려면 정치가는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현실적인 도구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도구들을 변화하는 상황에 효율적이고 현명하게 사용하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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