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 마틴 루터 킹 자서전
클레이본 카슨 엮음, 이순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00년 3월
평점 :
절판


인생에서 가장 빛날 때도 있고 가장 어두울 때도 있습니다. 우리에게 마음의 상처를 아로새기는 것은 가장 어두울 때입니다. 자신의 삶을 위협하는 가난이나 폭력 그리고 부당한 차별은 고통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고통으로 단단히 뭉쳐진 적(敵)들에 대해 저항하는 것은 어쩌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일 것입니다.

보통 가벼움은 두 가지 방법으로 나타납니다. 제1의 방법은 순종적인 방법이며 정신적 자살 행위로 이어집니다. 제 2의 방법은 폭력적인 방법입니다. 이중에서 폭력이 가장 일반적인데 이유는 간단합니다. 폭력을 좋아하지 않지만 뭔가를 얻기 위해 사용해야만 하는 불가피한 수단이라고 정당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와 다른 제 3의 방법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놀랍다고 한 것은 그 방법을 알고 있으되 정작 그 의미를 모른 체 간과해왔기 때문입니다. 또한 앞서 말한 두 가지 방법이 가지고 있는 모순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제 3의 방법이 우리에게 가장 효율적입니다. 바로 비폭력주의입니다.

『나에게 꿈이 있습니다』를 읽으면 비폭력주의를 생생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역사적 인물은 마틴 루터 킹 목사입니다. 그는 미국에서 흑백분리제도가 노골적인 남부의 관문 애틀란트에서 흑인으로 태어납니다. 집안 분위기는 화목했으나 인종차별 속에서 그는 당당한 인간이고자 했습니다. 이것이 그가 간절히 바라는 꿈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흑인에게 불평등하게 퍼부어지던 폭력과 모욕으로 얼룩진 미국의 양심을 바꾸게 했습니다. 이로 인해 1964년 시민권 법령, 1965년 투표권 법령이 탄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렇듯 삶의 희망조차 없었던 흑인들에게 삶을 변화하게 가능했던 것은 다름 아닌 비폭력의 주의에 있습니다. 이 슬로건은 ‘원수를 사랑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던지는 화살을 기꺼이 맞되 상대방에게 그 화살을 되던지 마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몽상가들이 비폭력주의를 의심하면서 오히려 강력한 공격을 내세우며 블랙 파워를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는 비폭력주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 체 감정에 호소할 뿐입니다. 비폭력주의는 단순히 악에 대해 무저항하는 것이 아닙니다. 비폭력주의는 대단한 용기를 가지고 저항합니다. 그러면서도 가슴에는 증오가 아닌 사랑이 강렬합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마틴 루터 킹의 삶과 꿈을 보면서 위대한 사랑의 힘을 알게 됩니다. 만약 그에게 혹은 많은 흑인들에게 사랑 대신 폭력이 있었다면 오늘날 우리는 흑백분리제도라는 당시의 시대상을 고발하고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고자 했던 그의 역사적인 발걸음과 함께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역사학자 E.H. 카는『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지체된 성공’을 말한 바 있습니다. 역사에는 의미가 심장한 실패들이 있으며 오늘날 명백한 실패도 내일의 성공에 중요하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틴 루터 킹이 몸소 실천한 비폭력주의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의 진실에 어두운 몽상가들은 여전히 실패의 멍에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정작 타락한 실패주의자들은 몽상가들입니다. 그들에게는 자기 생존밖에 없으며 이것이 불평등의 악순환을 반복합니다.

우리는 몽상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사람을 흑백의 단순한 신체적인 논리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논리로 차별하는 것은 폭력 그 자체입니다. 우리가 바라는 사회는 서로가 조화롭게 사는 세상입니다. 그러려면 우리는 비폭력주의 즉 도덕주의자가 되어야 합니다. 도덕주의자들에게 실패는 앞서 말했듯 ‘지체된 성공’의 방법입니다. 그래야 역사는 진보할 수 있습니다.

어느 때보다 우리는 삶의 질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매순간 삶은 그런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폭력은 폭력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마틴 루터 킹이 꿈꾼 세계는 아직도 진행형입니다. 이런 답답한 현실에서 마틴 루터 킹의 고뇌를 되새겨 봅니다. 그의 휴머니즘에는 눈물만큼이나 마음을 열어주는 거대한 지혜가 섞여 있습니다.

여러분 용서합시다!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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