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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바리의 남자 오셀로의 여자 - 소설에서 찾은 연애, 질투, 간통의 생물학
데이비드 바래시.나넬 바래시 지음, 박종서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동물의 세계를 보면 수컷 사자가 자신의 제국을 만들기 위해 치열한 살육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른 수컷 사자 뿐만 아니라 그 새끼마저 죽이며 많은 암컷을 거느린다. 수컷 사자에게 성(性)은 권력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암컷 사자에게 성(性)은 관계에 있다. 사자의 사회를 들여다보면 일부다처제인 그들의 본성은 단순해보인다.
그러면 인간은 어떤가? 앞서 말했듯 수컷 사자의 엄청난 힘이 막강한 돈으로 바뀌면서 권력을 휘두른다. 또한 남녀의 성에 있어 남자가 하늘이고 여자는 땅이라고 여기면서도 일부일처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렇듯 동등한 입장에 있는 인간의 사회이지만 인간의 본성은 복잡함을 발견할 수 있다.
흔히 우리는 동물계를 포함한 남녀의 성 전략이 사회적이고 문화적이라고 한다. 즉 성 전략이 생물학적 특성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성 전략이 사회적인 영향을 받는 것을 의심할 수 없다. 그런데 다음과 같은 성 전략은 충분히 검토해볼 필요성이 있다.
예를 들면 남자가 여자의 벗은 몸을 보면 성적으로 흥분하는 반면에 여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부일체인 사회에서 여자가 간통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뜻밖의 성 전략을 사회학적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제대로 진실을 파악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런 면에서『보바리의 남자 오셀로의 여자』는 반가운 책이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저자는 남녀의 성 전략을 문화 대 DNA로 보고 있다. 그동안 인간이 적응해온 진화의 패턴를 비교하면서 그는 DNA이라고 말한다. 결국 그는 인간의 본성이 남녀의 생물학적인 특성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 주제에 아주 흥미롭게 접근하게 있다. 제목에 나와 있듯 그는 과학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문학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일찍이 C.P.스노우는『두 문화』에서 ‘과학자는 셰익스피어를 모르고’ 인문학자들은 ‘열역학 제2법칙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그의 문학 책에 대한 다독량은 웬만해서는 따라잡기 힘들다. 그 덕택에 그는 문학작품에 나타난 인간 본성을 체험하면서 우리들에게 감각적으로 전달해주고 있다.
그는 생물학적 사실주의를 주장한다. 여기에는『오셀로』의 남성의 질투,『오만과 편견』에서 여성이 원하는 것, 그리고『마담 보바리』에서는 간통,『삼총사』에서는 호혜주의를 말하고 있다. 특히 호혜주의에 대해서는 좀 더 색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진화의 관점에서 호혜주의는 이타주의이며 이기주의의 위장된 모습이라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생물학적인 문제제기와 그것을 진단하는 문학적인 해석은 신선해보였다. 저자의 전방위적 지식이 이 책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 인간 본성이 결국에는 생물학적인 한계를 벗어날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인간의 의미가 낮게 평가할 필요는 없다. 인간 본성, 그것은 인간이 적응해온 삶의 패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