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 몸, 마음, 영혼을 위한 안내서
아잔 브라흐마 지음, 류시화 옮김 / 이레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을 살면서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누구나 욕망이라는 전차를 타고 싶어 한다. 그렇다고 욕망을 온통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느 부분까지는 긍정적이다. 충분히 삶의 활력소이다. 하지만 욕망이 보여주는 우울한 서사는 상처투성이다. 자잘한 욕망의 덩어리들이 하나 둘 모여서 결국에는 우리의 행복을 비틀거리게 한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물음에 답하는 책이『술취한 코끼리 길들이기』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만의 행복한 코끼리를 갖고자 한다. 그것이 애인일수도 있고 자동차일수도 있고 멋진 집일수도 있다. 행복한 코끼리는 우리가 욕망하고자 하는 것을 마치 거대한 몸집에 어울리는 이름과 다를 바 없음을 보여준다. 이런 코끼리를 위해 우리는 밤낮으로 바쁘게 살고 있다.

하지만 행복한 코끼리는 머지않아 불행한 코끼리가 된다. 행복하다고 믿었던 것들이 오히려 불행해지면서 나약하게 만든다. 그리고 끝내 우리들 마음속으로 술취한 코끼리가 위험하게 자리를 잡고 살아간다. 이 술취한 코끼리를 불교에서는 108가지 번뇌로 보고 있다. 따라서 우리들 마음속에 108마리 코끼리가 있는 셈이다. 코끼리의 몸집을 생각한다면 상상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고통스럽다. 어쩌면 우리가 진정으로 코끼리의 주인이 되지 못하는 것은 이러한 까닭이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영적이 지혜를 말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코끼리를 포기할 수 있는 마음.’이다. 코끼리에 대한 집착은 다름 아닌 우리에게 포기할 수 없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갖는 것이 행복의 일반적인 공식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진정한 행복이란 원하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대신에 원하는 마음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덧붙이자면 그 마음을 ‘내려놓으라.’는 것이다.

우리가 마음을 내려놓으면 어떻게 삶이 변화하는지 보면 가령, 누군가가 당신에게 인생 문제에 대해 상담하고자 한다면 당신은 기꺼이 쓰레기통이 될 수 있다. 그것도 밑바닥에 구멍이 뚫린 쓰레기통이다. 왜냐면 당신에게 쏟아지는 문제를 받아들이되 그 어떤 것도 간직할 필요는 없다. 그러면 또 다른 사람의 문제를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죽음을 앞에 둔 환자 앞에서 당신은 농담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의 우리 정서에서 보면 눈물 대신 농담은 아주 비상식적으로 통한다. 하지만 우리가 믿고 있는 상식이라는 것이 오히려 환자에게 커다란 고통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환자를 진정으로 웃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 있다. 누구나 알고 있는 탓에 아주 희미해진 진실을 다시금 투명하게 보면 그 어떤 것보다 맑고 깨끗하다. 술취한 코끼리가 아닌 내려놓는 마음이 진정으로 생을 살아가는 방법이다. 더불어 우리의 마음이 한결 자유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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