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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않고 말하기 - 마음을 움직이는 소통의 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26년 5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유인원이 언어를 배우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정답은 의사소통에 있다. 겉으로 보면 유인원도 의사소통을 한다. 하지만 인간과는 달리 신호와 몸짓에 가깝다. 이러한 차이는 인간 의사소통을 연구한 마이클 토마셀로에 따르면 ‘가리키기’에 있다. 유인원에게도 가리키기의 능력은 있으나 단순히 ‘명령적’이라는 사실. 이와 달리 인간의 가리키기는 ‘진술적’이며, 더 나아가 ‘정보 제공적’이다. 결과적으로 인간이 언어를 배우는 과정은 생득적이라 아니라 사회적이다.

우리 시대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은 『말하지 않고 말하기』에서 소통의 핵심으로 ‘상호주관성’을 말하고 있다. 소통이 개별적인 사건이 아니라 관계이며 문화라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말하지 않고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으며 때로는 타인의 마음을 읽기도 한다.
우리가 사랑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의사소통의 기본 구조를 알아야 한다. 의사소통의 기본 구조는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나와 너가 몸의 언어로 서로를 공유하는 이항적 구조다. 여기에는 터치, 눈맟춤, 정서조율, 순서 바꾸기가 있다. 다른 하나는 두 사람 사이의 관계를 넘어 외부에 존재하는 대상으로 향하는 ‘삼항적 구조’다. 여기에는 함께 보기, 관점 바꾸기가 있다.
그런데 21세기 디지털 문화는 소통이 단절된 사회다. 우리는 수십 초짜리 다양한 미디어를 클릭하면서 이른바 관심을 일방적으로 소비하고 있다. 이제 SNS에서 혐오와 분노는 일상화되었다. 더 큰 문제는 자본주의 경제에서 이러한 관심에다 가격을 매긴다는 점이다. 가령, 노출 빈도뿐만 아니라 영상을 얼마나 오래 시청했는가도 중요한 지표가 되었다.

저자는 소통이 단절된 ‘포식적 관객’를 고민하면서 진정한 소통을 이야기하고 있다. 바로 삶의 목적에 있어 ‘감탄’이라는 키워드다. 우리는 소통하는 존재이다. 소통하기 위해서는 ‘근접 영역 발달’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아이에게 세상의 모든 어머니가 거짓말쟁이가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해서 어머니가 진짜로 거짓말쟁이는 아니다. 아이에게 어머니는 감탄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저자 말대로 우리는 감탄하고 감탄받기 위해 산다. 또한 감탄은 개인의 감정이 아니라 타인과 함께 느끼는 상호주관적 정서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감탄을 통해 서로를 존중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