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기원 - 최첨단 경제학과 과학이론이 밝혀낸 부의 원천과 진화
에릭 바인하커 지음, 안현실.정성철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과학에서 가장 위대한 법칙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은 뉴턴의 만유인력이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말할 것이다. 하지만 과학 전문가들은 열역학 제 2법칙이라고 한다. 이 법칙을 요약하자면 엔트로피가 항상 증가한다는 것이다. 엔트로피는 어떠한 시스템에서 무질서를 말하는 것이다. 가령, 자동차가 녹이 슬거나 사과가 썩는 것이다. 이렇듯 우주의 질서내지 구조는 시간이 가면 무질서가 된다는 것인데 이를 시간에 화살을 준 것이라고 비유하곤 한다.

그러면 경제학에서 가장 위대한 법칙은 무엇일까? 에릭 바인하커의『부의 기원』는 여기에 대해 명쾌하게 답을 하고 있다. 바로 복잡계 경제학이라는 것이다. 복잡계는 앞서 말한 엔트로피와 관련이 있는데 역동적이고 복잡한 그래서 단 한 번도 정지 상태에 접어들지 않는 시스템이다.

또한 복잡계는 진화시스템이다. 즉 진화 경제학이라고 한다. 보통 진화는 차별화, 선택, 증식이라는 3단계 공식을 따른다. 진화의 성격상 성공하지 못한 디자인은 살아남지 못한다. 대신에 성공한 디자인은 미래의 디자인이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전통 경제학에 있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 좋은 디자인이었다면 현대 경제학에 있어서는 더 이상 좋은 디자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현대의 경제는 수요와 공급이 균형적이지 않다. 이로 인해 알프레드 핸들러가 말한 ‘보이는 손’ 즉 기업이 작용해야 공진화(共進化)할 수 있다.

이처럼 저자는 부의 패러다임을 통해 전통 경제학을 비판하면서 동시에 부의 기원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 그가 주장하고자 하는 부의 기원은 대략 세 가지 방향이다. 첫째로 부는 반(反 )엔트로피라는 것이다. 부는 질서를 창조하는 것인데 적합한 질서여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로 부는 지식이라는 것이다. 이는 정보와 달리 효용적인 측면에서 적합한 정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진화를 통해 내포된 지식이어야 한다. 셋째로 부는 비제로섬이다. 죄수의 딜레마에서 한 명이 승리할 경우 다른 한 명은 반드시 패자가 된다. 이것이 제로섬이다. 반면에 두 명이 모두 승리할 수도 있는데 이것이 비제로섬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부가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부의 역사는 곧 경제의 역사이다. 따라서 오늘날 세계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은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것은 아니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최선의 선택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세계화의 경제를 모두가 장밋빛이라고 했는데 정작 현실은 과거의 경제보다 더 어둡다. 한마디로 부의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즉 과거에 비해 기술이 발전하고 사회적으로 탈규제및 서비스 부문이 확대되었는데 경기가 침체되어 있다.

지금까지 많은 경제학자들이 제시한 이론들이 생겨나고 발전하고 그리고 사라졌다. 당대의 경제현상에 대한 문제를 푸는데 있어 ‘해결사’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경제현상은 이론적인 잣대로 가늠할 정도로 단순하지 않았다. 그만큼 훨씬 복잡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경제문제에 있어 전통 경제학의 기술적인 처방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아루리 좋은 이론이라고 해도 현실을 이길 수 없는 법이다. 우리가 이 책을 주목하는 것은 여기에 있다. '부의 기원'이 보여주는  패러다임은  경제 정책에 대한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탁원한 대안을 제시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현실에 밀착한 경제학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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