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지식인의 비평노트 조선 지식인 시리즈
고전연구회 사암.한정주.엄윤숙 쓰고엮음 / 포럼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글쓰기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조선 지식인 시리즈를 읽어봐도 좋을 듯하다. 단지 옛 사람이라는 낯설음과 흥미로움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들이 말하는 글쓰기는 적절한 비유의 세계가 감칠맛이 난다.

 
이번『조선 지식인의 비평 노트』는 조선 지식인 시리즈 중 다섯 번째로 말 그대로 비평에 관한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가? 는 매우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비평의 힘이다. 만약 자신의 글을 사람들이 오해하서 잘못 전달되는 경우 혹은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근거가 미약하다고 한다면 오히려 허위성을 드러내는 역할을 할 뿐이다.


이 책을 읽는 도중에 박지원의『연암집』「소패헌」을 보면 소천암이 자신이 지은『순패』를 박지원에게 보여주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소천암은 자신의 글이 거여(유밀과)인지 아니면 개암 혹은 밤인지 평가해달라는 것이다.

조금은 뜻밖인데 각각 설명하는 바를 들어보면 촌철살인에 가깝다. 이유인즉 거여는 그 모양이 참으로 깨끗하고 아름다운데 과자 속은 텅비어 있어 아무리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에 개암 혹은 밤은 세상 사람들이 하잘 것 없다고 여기지만 실제는 아름답고 먹으면 참으로 배가 부른다고 했다.

순간, 어떻게 하는 것이 글을 잘 쓴다는 것인지 어렵지 않게 알 수가 있었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지 겉모습이 아니라는 것이다.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배가 부르게 하는 것이 진정 좋은 글이라는 옛 사람들의 비평 정신이 다른 어디서도 느껴보지 못했던 소박하면서도 깊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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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dgghhhcff 2007-07-20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 지식인 시리즈네요 ^^ 독서와 글쓰기는 봤었는데 비평노트는 처음보네요^^
지식인들의 이야기에 한번 귀기울이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될듯 하네요.

2007-07-20 1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우아 2007-07-20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실수를... 혜경님의 날카로운 비평 감사합니다. 수정하겠습니다^^